민예총 논평-‘이명박 정부’에 바란다

서울--(뉴스와이어)--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축하한다. 극단적인 양극화와 삶의 질 저하로 인해 그 어느때보다 새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수준은 높기만 하다. 새로 들어선 정부가 국민들의 바램과 같이 경제적 안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경주해주길 바란다.

그러나 새정부에 거는 기대만큼이나 우려가 적지 않다는 것 역시 새정부가 뚜렷하게 인식해야 할 사실이다. 새정부가 그간 계속 표방해 왔던 실용주의 노선과 경제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은 일반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기보다 오히려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영어교육 문제나 부동산 문제, 파격적인 기업규제 완화 등은 이번 정부가 서민들과 경제적 약자보다는 기업과 소수 특권층으로 대표되는 경제적 강자들에게 친화적인 정부라는 의혹을 낳고 있다. 새정부는 이러한 의혹과 불안감에 책임있는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문화로 즐기고, 문화로 화합하며, 문화로 발전해야 합니다.” 취임식에서 낭독된 대통령 취임사의 한 구절이다. 대통령은 또 “문화수준이 높아지면 삶의 격조가 올라갑니다”고도 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한국에서 문화는 천덕꾸러기거나 찬밥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지난 대선에서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보고서에서도 문화ㆍ예술과 관련한 내용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문화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자는 정책은 보여도, 문화산업의 뿌리가 되는 기초예술에 대한 언급은 보이지 않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국정홍보처를 흡수통합하고 정보통신부의 기능도 일부 옮겨와 영향력이 큰 부처로 거듭날 거라는 전망이 들린다. 이것이 문화를 도구적으로 사고하고 산업화하기 위한 하나의 수순이 아니길 바란다. 문화를 환금성을 기준으로 하는 ‘콘텐츠’로 고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삶의 기반을 이루는 주요한 가치로 사고하는 기본적 상식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문화가 사회를 구성하는 주요한 가치이며 물질적 가치를 넘어서는 정신적 풍요와 삶의 질을 보여주는 척도라고 이야기해 왔다. 우리 민족예술인들은 새정부의 문화정책이 시장적 가치에 함몰되지 않고 문화적 가치를 온전히 구현하는 것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이같은 관점으로 새정부 문화정책을 평가하고 제안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새정부의 노력과 협조를 기대한다.

2008년 2월 25일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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