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현재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경제·사회·국사·근현대사 등 4개 과목의 교과서 60종을 분석한 결과 모두 337건의 개선사항이 지적돼 교육과학기술부에 원문과 수정(안)이 포함된 ‘초중고 교과서 문제점과 개선방안’ 건의서를 28일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건의서에서 “학생들이 매일 접하는 경제와 사회, 역사 교과서가 경제개념이나 시장원리를 자세히 설명하기 보다는 시장경제와 기업 활동, 세계화, 정보화 등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기술한 내용이 많다”고 지적하고 “미래의 경제주체인 청소년들이 합리적인 경제관을 갖고 글로벌 시대의 경제주역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교과서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는 지난 2003년에도 중고교 경제·사회 교과서를 검토, 총 62건의 개선사항을 교육부에 건의하여 이중 40건이 반영되었으나 여전히 수정되어야 할 내용이 적지 않은데다 최근 경제계와 학계 등 사회 각계에서 현행 교과서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수정을 요구하고 있어 이번에 검토의견을 제출하게 되었다며 건의배경을 설명했다.
대한상의가 이번에 수정을 요구한 사례를 유형별로 보면 △편향적(반시장·반기업·반세계화 등) 서술 97건 △내용보완이 필요한 부정확한 서술 160건 △부적절하거나 잘못된 사례 제시 22건 △저자의 주관적인 해석 및 훈계 21건 △단순오류 등 기타 37건으로 집계됐다.
교육과정별로는 고등학교 교과서가 266건으로 가장 많이 지적됐으며, 중학교 교과서가 67건, 초등학교 교과서는 4건으로 집계됐다. 과목별로는 경제 59건, 사회 101건, 국사 39건, 근현대사 138건으로 파악됐다.
대한상의는 건의서에서 현행 교과서가 시장경제의 기본원리나 강점을 충실히 설명하기 보다는 시장경제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잘못된 경제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나친 경제활동의 자유는 계급간의 대립을 격화시켰다’거나 ‘성장 제일주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편법과 황금만능주의를 확산’ ‘시장경제하에서 정부의 간섭이 없다면 경기변동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경제안정면에서 계획경제가 시장경제보다 우위’ 등의 표현은 학생들이 시장경제를 부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기업에 대해서는 경제성장 과정에서의 역할이나 기여도를 정당하게 평가하기 보다는 각종 경제·사회문제를 야기시키는 주체로 묘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이용해 일시적인 손해를 무릅쓰고라도 가격을 터무니없이 내려 약한 경쟁상대를 쓰러뜨린다’ ‘어떤 기업들은 상업적 이익을 위하여 유전자 조작 등 위험한 일을 서슴지 않고 벌이기도 한다’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횡포를 일삼고 있다’는 표현들은 기업 활동 과정에서 야기되는 일부 문제를 과장되게 기술하고 있으며, ‘기업은 도로나 파출소 등 공공시설의 증설과 유지에 더 많은 비용을 들게 하고 지역사회의 환경을 오염시키는 등 부정적인 역할도 한다’는 서술은 기업을 사회적 비용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어 학생들이 잘못된 기업관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경제의 고도성장 과정과 기업의 역할에 대해서도 자긍심을 심어주기 보다는 ‘수출 지향적이고 외자의존적인 경제개발정책으로 악덕 재벌의 출현 (중략)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났다’ ‘대기업 위주의 수출증대정책은 중소기업의 발전을 막는 요인이 되었다’ 등 문제점을 부각시키고 있으며, 한강의 기적도 ‘한강변의 기적’으로 표현하여 다소 폄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가 정신에 대해서는 전체 교과서중 7종만 언급하고 있을 뿐 대다수 교과서가 의미나 중요성에 대한 설명이 없는 반면 기업가에 대해 ‘지나친 이윤추구로 사회에 피해를 주어서는 안된다’고 기술하거나 바람직한 기업가의 자세에 대해 설명하면서 ‘저는 회사를 제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동료들에게 주었습니다. (중략) 직접 운전하고 기름 값도 제가 냈습니다’라는 기업가의 본질과 동떨어진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세계화·정보화와 관련해서는 의미와 중요성을 축소할 뿐만 아니라 왜곡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경제의 주요현안인 FTA에 대해서는 대다수 교과서가 언급하지 않고 있는 반면 ‘(누구를 위한 세계화인가)선진국의 의도대로 세계화가 진행되어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빈곤의 세계화가 초래된다’거나 ‘노동자를 비롯한 다수의 사람들이 경쟁의 낙오자로 전락될 가능성이 있다’ 등 반세계화 주장을 세계화의 장점보다 훨씬 많이 소개하고 있으며, 게임방을 ‘세계화의 가장 상징적인 현장’이라 표현하는 교과서도 있는 실정이다.
정보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에서의 기술뿐만 아니라 경고성 설명까지 포함되어 있다. ‘정보화가 진행될수록 수동적 인간이 창출될 우려가 있다’ ‘정보화가 진행됨에 따라 저급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 점점 줄어들어 실업이 증가하는 반면, 숙련 노동자들은 숨쉴 틈 없이 강도 높은 경쟁에 내몰리는 현상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략)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듯이 정보 네트워크가 부도덕한 권력에 의해 장악되어 사회 구성원들이 철저히 감시·통제되는 끔찍한 미래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설명은 글로벌 시대에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는 정보화에 역행하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비판적 접근보다는 호의적 평가가 두드러져 학생들이 북한의 현실을 잘못 이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자간에 권력이 세습된 것은 공산주의 국가에서 처음 있는 일로서 북한사회의 특수성을 나타내 주는 것이다’라든가 ‘북한이 심각한 경제난을 겪는 가운데에도 1960년에 비하여 10여배가 넘는 경제성장을 이룩하였다. 분단상황속에서 이렇게 성장한 점을 감안하면...’ ‘북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사회발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였다. 다만 남한과 달리 사회주의의 길을 걸어갔을 뿐이다’ 등의 표현은 북한을 이해하는데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6.25전쟁에 대해서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체제의 대립이 더욱더 날카로워지면서 양측은 마침내 무력을 동원한 전쟁까지도 서슴지 않았다. 한국에서 일어난 6.25 전쟁이 그 결과였다’ ‘38도선 곳곳에는 국군과 북한군 간에 크고 작은 충돌이 쉴 새 없이 일어났다’ 등 6.25 전쟁이 양쪽 모두에 책임이 있음을 은근히 암시하여 북한의 침략을 희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이론이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저자의 주관적인 견해를 서술하거나 훈계하는 방식의 기술도 학생들에게 잘못된 경제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개입은 차선의 해결책’을 주제로 설명하는 대목에서 ‘독과점이나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정부규제 보다는 시민의 단결된 힘과 고발정신이 더 효과적 대응이 될 수 있다’ 며 시민운동이 최선의 해결책임을 부각시키고 있으며, ‘경제문제를 포함한 현대사회의 문제들이 사회의 근본적인 개혁 없이는 해결될 수 없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설명은 경제문제가 시장자율기능과 정부정책보다는 근본적인 개혁만이 해결책임을 강조한 것으로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개념 이해를 돕기 위해 제시하고 있는 사례나 인용문, 탐구활동 등도 상당수가 편향적이거나 비현실적인 내용이 많다고 평가했다.
‘사노라면 노래가사 바꾸기’에서는 “공급자는 언제라도 많은 이윤 노리지, 같은 물건 팔다보면 서로 싸움 하더라” 등을 소개하며 반기업 정서를 유도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체 사장이 환경단체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朴과장에게 폐수 방류를 지시하자 박과장은 고민끝에 결국 폐수를 방류하고 말았다는 현장 사례도 기업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중소기업체 사장을 부도덕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북한에 진출한 남한 기업들이 환경을 파괴하고 퇴폐풍조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북한 주민과의 가상 인터뷰는 현실을 왜곡하고 있으며, 물질적 풍요와 가정의 행복이라는 주제로 ‘동수의 집이 경제적으로 어려웠을때는 가정이 화목하였으나 잘살게 되고 부터는 대화가 줄어들고 다투는 일도 잦아졌다’는 사례는 富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다수의 교과서가 사회발전을 시민운동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으며, 시민의 역할과 사회참여를 강조하는 부분에서는 기업과 시민을 적대적인 관계로 설정하여 기술하고 있다.
‘기업활동의 자유를 너무 강조하다 보면 환경오염이나 빈부격차와 같은 문제가 나타나기도 한다. 시민들은 이러한 문제가 나타날때마다 힘을 합쳐 대항하거나 견제한다’고 기술하여 기업을 대항의 대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일제에 맞선 독립운동은 이루지 못한 시민혁명의 과정이었고, 자유롭고 평등한 민주시민국가를 건설하려는 건국운동이기도 하였다’는 설명은 학생들에게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대한상의는 저속한 표현(금수강산이 쓰레기 강산으로 변했다), 기존 언론에 대한 편견(일부 인터넷 신문이나 방송은 기존 언론에 대하여 신랄하게 비판하고(중략)대안언론의 역할을 하고 있다), 반미적 표현(프랑스 함대는 ‘진로’, 미국함대는 ‘침입로’로 명기) 등도 수정해야 할 사항으로 지적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현행 교과서의 일부 문구를 수정하는 것으로는 교과서 개선에 한계가 있으므로 집필 방향과 체제, 내용 등 근본적이고 광범위한 개편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대학교수와 초중고 교사,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 발족과 세미나 개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개요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적, 세계적인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가진 국내 유일의 종합경제단체로서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우리 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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