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발생한 26일은 경찰청에서 '어린이 납치·폭행 종합치안대책'을 발표한 날이다. 누가 봐도 분명한 여자 어린이 납치미수 사건을 이렇게 대처한 것은 경찰의 어린이 치안대책이 말뿐임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다. 심지어 피해자 가족에게는 언론에 알리지 말라며 은폐를 시도했다는 보도도 있다. 한심함을 넘어서 처참하다. 해당 사건을 단순 폭행사건으로 분류하고 수사에 손을 놓고 있던 바로 그때 경찰은 등록금폭등을 해결하라는 평화 행진에 1만 4천여 명의 전경을 배치하고 300명의 체포전담조를 투입하는 등 황당한 과잉대응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정보과 형사들을 시켜 운하반대 교수들의 정보를 캐러 다녔다고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후 불법집회 엄단 운운하니 대규모 경찰병력을 동원해 공포분위기 조성에 골몰하고, 또 이명박 대통령이 운하를 강력 추진하겠다니 5공 시절처럼 반대교수들의 뒷정보를 캐며 압력을 행사하려 한 것 아니겠는가? 경찰이 대통령의 눈치나 보며 황당한 과잉충성에 목매달며 민생치안은 나 몰라라 하고 있으니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경찰의 본연의 임무는 무엇인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어린이들이 맘 놓고 나다니지도 못한다면 이를 어찌 정상적인 국가라 하겠는가? 다시 말하지만 경찰은 평화 집회를 수많은 전경들로 둘러싸고 5공시절의 백골단을 연상시키는 체포전담조를 만들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그리고 운하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대학교수들의 뒷정보나 캐고 다닐 것이 아니라 어린이 납치와 같은 강력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민생치안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국민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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