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발생한 숭례문 방화 사건은 결국 한 노인의 어처구니없는 보복성 방화로 결론이 났지만 새삼스레 숭례문과 얽힌 풍수지리가 회자되고 있다. 서울이 조선의 도읍지로 정해진 것은 태조3년인 1394년이었다. 이때부터 경복궁을 착공하고, 동서남북에 4대문을 내고, 4대문을 연결하는 내성을 축조하기 시작하여 태조7년에 1차 완공을 하였다.
조선왕조는 궁궐이나 도읍을 정할 때 풍수지리를 중요시했다. 조선 초기 도읍터를 정하는 과정에서 무학대사와 정도전의 의견대립이 있었다. 무학대사는 관악산이 풍수로 볼 때, 화기(火氣)가 강한 산으로 이를 정남향으로 바라보고 궁궐을 세우면 국가가 평안치 않다는 주장을 하였다. 그러나 정도전은 남쪽으로 둘러쳐진 큰 강물인 한강이 관악산의 화기를 막아내니 무방하다고 주장하여, 결국 정도전의 의견에 따라 궁궐은 관악산을 바라보며 정남향으로 세워졌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한양으로 도읍지를 옮긴 이후 왕자의 난과 화재가 연이어 발생했다. 결국 관악산의 화기를 끊기 위한 비보책으로 숭례문 바로 앞에 남지(南池)라는 연못을 인공적으로 조성하고 풍수지리에 따라 맞불을 놓는다는 취지로 불꽃이 타오르는 모습을 본 뜬 상형문자인 숭(崇)과 오행상 화(火)에 속하는 예(禮)를 세로로 써서 가로로 쓰는 관례를 깨고 세로로 현판이 놓여지게 된 것이다.
풍수지리란 무엇일까? 국어사전을 검색해보면 '지형이나 방위를 인간의 길흉화복과 연결시켜, 죽은 사람을 묻거나 집을 짓는 데 알맞은 장소를 구하는 이론'을 말한다. 또한 풍수지리란 글자 그대로 바람(風), 물(水), 땅(地理)에 관련된 우리의 전통 지리학이다. 공기는 흐름으로 생명력을 유지하는데 그 흐름이 바로 바람인 '풍(風)'이다. 물 또한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조건으로 물의 활용과 관리가 바로 '수(水)'이다. 그런데 바람과 물의 흐름은 산과 땅의 모양에 따라서 변화를 달리한다. 이처럼 산과 땅 즉 지리에 의해서 바람과 물, 즉 풍수가 변하므로 이를 풍수지리라고 하였다.
풍수지리는 크게 음택과 양택으로 나눌 수 있다. 음택이 죽은자를 위한 "뫼자리"라면 양택은 살아있는 자를 위한 "집터"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대부분 알고 있는 것은 음택에 해당한다. 누구의 뫼자리를 잘 써서 잘되었다는 둥, 잘못 써서 큰 흉을 치루었다는 둥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물론 후손에게 바람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기왕이면 살아있는 사람에 관계된 양택이 보다 현실적이고 매력 있는 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양택이란 어떠한 터를 말하는 것일까? 하나의 사례를 들어보고자 한다.
"마치 강남의 압구정동의 축소판 같군요" 4월 분양을 앞두고 있는 '광주 광천 e-편한세상'의 풍수지리를 살펴본 사단법인 정통풍수지리학회장인 인하대학교 정경연 교수의 말이다.
정경연 교수의 말에 따르면 "호남정맥의 중간에 우뚝 솟은 무등산의 정기가 순화되어 물이 평지맥을 감싸주며 명당을 이룬 득수국에 해당되어 부가 많이 고이는 곳이다. 또한 광천동의 지세는 옛날부터 조리 형국으로 알려줘 왔는데 조리란 쌀을 일어내는 것으로 풍요로움을 뜻하며 생기와 재물이 모이는 곳"이라고 하였다.
또한, "이 곳은 여러모로 보나 서울 강남 압구정과 흡사하다. 서울에 강북과 강남을 가로지르는 한강과 우면산에서 매봉산을 거친 산맥이 이어지듯이, 광주에는 광주천이 북부와 남부를 가로지르고 무등산에서 수래바위산과 분적산을 거쳐 내려오는 지맥이 거의 유사하다. 압구정동 주변에 고속버스터미널과 현대백화점이 있는 것처럼 광천동에도 고속버스터미널과 신세계백화점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나?" 라는 말을 하였다.
풍수지리란 과학적 또는 논리적으로 명쾌하게 해설이 될 수 없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과거 지혜로운 조상으로부터 국운을 다루는 중요한 일에 풍수지리가 사용했던 것을 이해한다면 일상에 전혀 관계가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기왕이면 "명당(名堂)"이라는 곳에서 기분 좋게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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