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개발연구원, 도시 브랜드 정체성 개발 방법론 연구
최근에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식이 이루어지면서 장소의 정체성과 브랜드 정체성을 정립하고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도시의 브랜드 에센스를 개발하고, 이를 장소마케팅 프로그램에 활용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효과적인 방법론이 개발되어 있지 못하다. 이 때문에 많은 도시와 지역에서 이미지와 정체성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적지 않은 예산과 노력을 들여서 CI와 슬로건을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도시와 관광지의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지자체의 마케팅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또한 ‘도시의 브랜드 정체성’을 어떻게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개발하고 관리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일반적 방법론을 정립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서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많은 도시들이 겪어왔던 CI 및 슬로건 개발과 그 활용을 포함한 장소마케팅 과정에서 겪어왔던 어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이론적, 방법론적 기반을 마련해줌으로써 마케팅 노력의 효과를 배가하고 도시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이론연구와 기존의 사례, 실천적 경험을 바탕으로 도시브랜드 정체성 개발의 가설적 모형을 설정하고, 그 모형을 적용하여 실제 도시브랜드 정체성 개발을 실행해 봄으로써 그 적합성을 점검해 보았다. 본 연구를 통해서 새롭게 제안된 모형은 Balmer의 AC3ID 테스트 모형에서 규정되고 있는 조직 브랜드 정체성의 다양한 구성요소인 실제 정체성, 인지 정체성, 홍보 정체성, 이상 정체성, 희망 정체성 등 다섯 가지 개념을 토대로 하고 있다.
도시에 대해서 Balmer가 정의하고 있는 다양한 유형의 정체성을 도출한 다음에, 각각의 정체성이 갖는 의미와 관계를 검토하고 평가하여 도시가 고객과 주민에게 제시하는 약속인 브랜드 정체성의 핵심가치, 즉 브랜드 에센스의 후보군을 뽑아낼 수 있다. 이 모형에서는 각 정체성으로부터 브랜드 에센스의 후보군을 어떠한 기준을 가지고 추출할 것인가를 설명하고 있다.
이 모형에 따라서 추출된 브랜드 에센스 후보군은 다시 수정된 래더링 기법을 통해서 기본속성-현상-영향-에센스(가치-포지셔닝)로 전환해나가게 된다. 즉, 기본적인 속성에 의해서 다양한 도시현상이 나타며, 그것은 고객과 주민에게 영향(이점과 불리점)을 미친다. 그 도시가 고객과 주민에게 제공하는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이점은 바로 브랜드 에센스를 구성하는 가치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외의 보완적인 이점들은 도시의 개성과 다양성을 형성하는 재료가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브랜드 에센스를 도출한 연후에, 그것을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언어적 정체성으로서 슬로건, 시각적 정체성으로서 로고를 개발하게 된다. 슬로건과 로고의 개발에 있어서는 브랜드 에센스만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주변에 포진하고 있는 다양한 개성과 보완적 가치들을 창의적으로 결합시킴으로써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제안된 모델에서는 도시정체성의 다양한 요소를 추출하고, 서로 인과관계를 설정하고 그 관계를 형성하는 변수들을 제시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찾아내고자 하는 브랜드 에센스에 이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CI, BI 개발 및 장소마케팅에 있어서 핵심적 정체성의 설정과정은 이러한 논리적이고 엄정한 과정을 거치기보다는 피상적 조사와 분석에 입각해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지역이 가지고 있는 혹은 앞으로 지향해야 하는 최적의 브랜드 정체성을 찾아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다.
한 도시의 브랜드 정체성 개발은 이러한 논리적, 전략적, 창의적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단지 디자인 업체의 시각적 작업만으로는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보다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방법론과 경험이 축적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브랜드 정체성 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그룹이 이 과정에 참여함으로써만 성공적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본 연구결과 경기도의 여러 도시들이 활용하고 있는 커뮤니케이터이자 지역의 가치증식자로서 브랜드(슬로건과 로고)는 그 적합성이나 차별성의 측면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도시마케팅과 브랜딩을 통한 이미지 개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지자체들은 향후 도시 로고나 슬로건의 개정, 홍보물 제작, 도시개발에 있어서 문화적 측면과 정체성 강화를 지향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올바른 브랜드 정체성 개발작업’을 선행할 필요가 있다. 그를 통해서만이 지금까지 많은 지자체가 안고 있는 장소마케팅의 비효과성을 극복할 수 있는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이 확립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 도출된 결론 및 정책건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올바른 도시마케팅을 위해서는 최적의 도시브랜드 정체성 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 도시의 이미지나 정체성 작업과 관련된 모든 일들, 즉 도시마케팅과 브랜딩은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올바른 정의에 입각함으로써만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궁극적 성공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도시마케팅과 관련된 모든 정책과 활동(CI 개발, 광고 홍보, 축제이벤트, 도시개발)을 통해서 도시의 이미지를 개선하려면 도시의 과거와 현재, 미래 발전 동향에 대한 온전한 파악에 입각한 도시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정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는 과거와 같이 단순히 디자인 전문가들을 고용(외주)하여 CI 디자인을 하는 작업의 차원을 넘어서는 근본적 측면의 검토와 조사 토론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도시브랜드 정체성 개발의 프로세스 모형’은 이 과정에서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델은 지자체의 도시브랜드 담당자뿐만 아니라 개발하는 민간업체나 전문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프로세스를 잘 이해하는 전문가그룹에 의해서 작업이 이루어지게 하거나 자문을 구함으로써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둘째, 도시브랜드 정체성은 있는 자산 속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새롭게 창출하고 그것을 정의하는 과정을 밟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도시 브랜드 정체성은 단순히 있는 것에서 찾는 것만이 아니라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도 필요하다. 도시의 정체성은 도시 사람들의 행동과 태도에 의해서 늘 창출되고 변화하는 생물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떠한 변화가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그것이 매우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것이어야 한다. 이는 잘 기획된 도시발전 전략과 정책에 의해서 실현될 수 있다.
셋째, 브랜드 리더십의 실행 및 관리 조직체계를 구성한다. 올바르게 개발된(혹은 창출된) 도시브랜드 정체성은 도시 발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에 적용됨으로써 효과적으로 도시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그로부터 주민들은 그 도시에 사는 프리미엄(증가된 가치만큼의)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지방자치단체, 다양한 지역 내 오피니언 리더, 이해당사자 집단은 도시의 정체성, 브랜드 정체성에 대해서 이해하고, 동의하며 그것을 일상에서 실행할 때 도시의 브랜드 자산은 극대화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도시의 수장은 ‘브랜드리더십’을 가져야 하며,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관리 및 조직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도시브랜드 정체성은 거버넌스의 산물이자 그에 의해서 강해지기 때문이다.
넷째, 주기적으로 브랜드 자산을 평가한다. 도시 브랜드 정체성의 도출, 브랜드 요소(슬로건, 로고)의 개발, 브랜딩 실천(홍보 마케팅, 도시개발, 축제이벤트)을 통해서 변화되는 도시의 이미지와 정체성은 하나의 브랜드 자산으로서 주기적으로 측정되고 관리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고에서 제시한 바와 같은 브랜드 자산 평가 및 관리모델을 구축하고, 주민과 주요 목표시장 집단에 대한 정기적 조사를 통해서 그 성과를 평가하고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서 제시한 도시브랜드 정체성 개발 방법론과 그에 입각한 네 가지 정책 건의는 도시의 ‘이미지 경영’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보다 근본적인 대안으로 활용되도록 고안된 것이다.
웹사이트: http://www.g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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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25일 1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