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분자 0.1nm 까지 분석할 수 있는 중성자 바이오계면측정장치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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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
2008-04-15 12:00
대전--(뉴스와이어)--세포막을 공격하는 AIDS 바이러스의 침입 구조나, 생체 세포막에 포함된 단백질과 신호전달물질 등 생체분자의 구조적 정보를 중성자를 이용해서 0.1nm(나노미터) 단위까지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중성자 바이오계면측정장치가 국내 최초로 서강대학교(총장 손병두)와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의 학ㆍ연 공동연구로 개발되어 시험가동에 들어간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서강대학교 화학과 및 바이오융합기술 협동과정의 신관우 교수 연구팀과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기초과학본부 중성자과학연구부 이창희 실장팀이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04년부터 3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국내 최초로 액체를 포함한 다양한 계면에 형성된 수 nm 급 생체분자를 0.1nm의 정밀도로 분석할 수 있는 ‘수평형 중성자반사율측정장치(REF-H)’의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수평형 중성자반사율측정장치(REF-H)’는 원자로에서 발생된 중성자 빔을 수평으로 설치된 시료 표면에 아주 작은 각도로 입사시켜 반사되는 중성자의 세기를 입사 각도에 따라 검출하여 박막의 정밀한 두께와 구성성분, 밀도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다. 고출력의 원자로와 고도의 광학장치가 결합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미국 유럽 등 전세계적으로 운영중인 장치가 몇 대 안 되는 최첨단 설비다.

이 장치는 X-선이나 전자현미경 등 다른 측정장치보다 투과력이 높아 실리콘과 같은 고체 내부에 조성된 계면을 외부에서 감지할 수 있으며, 바이오 시료와 같이 연약한 물질에 거의 손상을 입히지 않아 생체물질의 생물-화학적 반응이 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비파괴 관찰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전자현미경처럼 진공과 같은 인위적인 환경이 없이도 분석이 가능해 고분자나 전자소재 박막 구조부터 생체세포막를 공격하는 바이러스의 침투구조, 생체세포내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 및 유전자 분자체, 세포와 결합하는 나노입자 및 약물전달체 등의 구조를 다양한 환경에서 나노미터 이내의 정밀도로 관찰, 분석할 수 있다.

중성자반사율측정장치는 중성자원을 발생시키는 소스에 따라 크게 원자로 기반 장치와 양성자가속기에서 발생시키는 파쇄중성자원을 이용한 장치로 나뉜다. 1980년대 중반에 중성자를 이용한 나노 박막 구조 분석의 개념이 정립된 이래 현재 전세계적으로 10여대의 중성자반사율측정장치가 가동중이지만 그 대부분이 고체시료를 수직으로 올리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지난 2006년 고체 시료의 박막을 분석하기 위한 ‘수직형 중성자반사율측정장치(REF-V)’를 하나로에 설치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새로 구축한 ‘수평형 중성자반사율측정장치’는 생체막과 같이 액체 계면에 형성된 바이오 분자막의 구조 분석을 위해 액체계면을 수평으로 유지시킬 수 있는 장치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수평형 중성자반사율측정장치는 원자로 기반 시설인 △미국 표준기술연구소(NIST)의 NG7 장치(가동중) △호주 원자력연구소(ANSTO)의 Platypus 장치(장치 완공/ 미가동) △프랑스 ILL의 FIGARO 장치(2008년 가을 완공 예정) △독일 HMI의 V6장치 등이 있다. 이밖에 파쇄 중성자원을 기반으로 한 장치가 일본의 J-PARC와 미국 SNS 등 양성자가속기 시설에서 현재 개발되고 있다.

중성자 바이오계면측정장치에 대한 국내 바이오분야 연구자들의 요구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서강대-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003년 미국 브룩헤이븐국립연구소(BNL)에서 일부 핵심 부품을 이전받은 뒤, 국내 유일의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에 최적화될 수 있도록 중성자 광학장치 및 계측, 분석 시스템 등 주요 장치들을 새로 개발하여 ‘수평형 중성자반사율측정장치(REF-H)’를 완성했다. 이 장치는 하나로에 설치된 중성자 이용 장치 가운데 외부의 대학 연구진이 개발을 주도한 첫번째 장비이자, 바이오 연구를 위해 특화된 최초의 장치이다.

서강대-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장치 개발 초기부터 국내 연구자들의 요구와 장치의 성능 및 시료환경을 최적화했으며 국내의 KAIST, 광주과학기술원,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단과 미국의 NSF-PIRE, 뉴욕주립대 등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주요 연구자들을 이용자 그룹으로 사전 확보하여 향후 활발한 이용 연구가 기대된다. 연구와 교육을 아우르는 양 기관의 유기적 협력은 정부조직 개편에 따른 새롭게 출범한 교육과학기술부의 방향과도 일치하여 향후 학연 협력 모델로 향후 성과가 주목된다.

서강대-한국원자력연구원은 ‘수평형 중성자반사율측정장치(REF-H)’의 운영 및 이용을 관리할 ‘서강대학교-하나로 바이오 계면 연구센터’를 설치하기로 합의하고 4월 15일 손병두 총장과 양명승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상호협력 협약 체결 및 연구센터 현판식을 가졌다. 또한 양 기관은 이번 장치 개발을 통하여 얻은 기술을 바탕으로 이번 장치보다 10배 이상 뛰어난 성능을 가진 세계 최고 성능의 바이오계면측정장치를 2010년 완공될 하나로 냉중성자연구시설 내에 구축하기로 하고 이미 장치 개발에 착수하였다.

‘수평형 중성자반사율측정장치’ 개발 책임자인 신관우 서강대 교수는 “최근 일본의 J-PARC 등 각국이 초거대규모의 중성자 연구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바이오기술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장치를 보유하게 됐다”며 “‘수평형 중성자반사율측정장치’가 바이오 분야 연구에 기여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원자력 이용 분야를 선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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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 중성자과학연구부 이창희 책임연구원 042-868-8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