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과학관, 국내 최초의 밀납주조기법으로 선림원종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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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과학관
2005-02-24 16:10
대전--(뉴스와이어)--국립중앙과학관(관장 이헌규)은 국내 최초로 국보급 과학문화재인 신라시대 종(선림원종)의 복원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1950년 한국전쟁 때 월정사가 불타면서 파손된 통일신라 선림원종(높이 120cm, 무게 1톤)을 청동(靑銅) 밀납(蜜蠟) 주조기술로 원형을 되살린 것이다. 복원된 선림원종소리를 서울대 이장무(李長茂) 교수팀이 음향 측정한 결과 타종직후 약 0.75초부터 기본 진동수의 음파가 맥놀이 현상을 일으킴을 밝혀냈다(에밀레종 3초 맥놀이).

이러한 복원 연구결과는 그간 학계의 과제였던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 주물기술과 복원기술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성덕대왕신종 주조에 사용된 우리고유의 청동종 밀납 주조기술은 그동안 학계에서 학설로만 주장되어 오던 주조방법이었는데, 이번에 국립중앙과학관 과학기술사연구실 연구진과 주종장(중요무형문화재 112호)인 원광식씨가 함께 이 기술을 성공시킴으로써 학계의 큰 과제를 해결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종은 아름다운 모양(상대, 하대, 당좌, 비천상, 명문)과 그 소리가 서양종이나 중국, 일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맑고, 뚜렷하며, 적절한 주기의 맥놀이와 긴 여운을 두루 갖추고 있어 한국종이라는 학명으로까지 불릴 만큼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청동종에 대한 그간의 연구는 종소리나 주조, 합금, 맥놀이 현상, 도플러 효과 등의 기계학이나 재료학적 분석에 머물러 있다. 이번 연구로 고른 합금을 만들어 내는 비법과 마지막까지 공기와 불순물을 제거하는 법, 흙을 볶아 거푸집을 만들고, 기름·밀랍·송진 등 천연소재의 속성과 특성을 잘 이용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특히, 지금까지 성덕대왕신종 거푸집 제작에 사용된 흙의 소재를 규명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과학관 연구진이 경주 부근인 감포에서 구한 천연의 재료인 이암(泥岩)을 사용하여 아름다운 문양을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도가니 속의 열을 고르게 유지하고 불순물의 유입을 막기 위해 숯가루나 새끼줄을 사용하는 슬기, 무엇보다도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울음잡기 기법에는 장인의 소리에 대한 기본적인 음감과 손끝의 감각에서 우러나서 어떤 첨단장비로도 잡아낼 수 없는 독특한 과학 슬기를 찾아냄으로써 향후 성덕대왕신종 복원에 커다란 기여를 할 것으로 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복원된 선림원 종의 제작과정을 상설전시관 중앙홀에 전시하고 자라나는 어린이, 초중고학생, 일반관람객 등 종에 관심 있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선림원종 타종 체험하기’를 시간대별로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

국립중앙과학관 개요
국립중앙과학관은 과학기술 문화의 전당으로서 국민생활의 과학화를 촉진하고, 청소년 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흥미유발과 창의력 배양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1949년 서울 중구 예장동에 국립과학박물관으로 설치됐다. 1983년 과학관 확충계획을 수립했고 이후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입지를 선정하고 부지 17만6232㎡에 건물 4만3384㎡ 규모의 시설을 5년간 걸친 공사 끝에 1990년 10월 9일 완공해 현 과학관을 개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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