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와이어)--남북한 대화가 진행되면서 이루어진 남북 정상회담 ‘10.4 선언’과 2007.11.16 남북총리회담에서 합의된 주요사업 내용은 남북 접경지역의 남북 공동 프로젝트 추진을 전제로 하고 있다. 만약 접경지역에서 남북한 공동개발이 이루어지게 된다면 산으로 이루어진 강원도에 비해 평야로 이루어져 있으며 분단 이전부터 교통이 잘 발달해 있던 경기도, 특히 경기도 북부 지역과 직접 연관될 것이다.

경기개발연구원은 경기도가 남북 공동 프로젝트에서 차지하고 있는 핵심적인 역할을 고려하고, 통일 이전 동서독 접경지역에서 이루어진 SOC 분야의 협력경험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하여, 우리나라 남북한 접경지대에서의 SOC 공동개발을 위한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SOC 공동개발을 둘러싼 동서독간의 관계는 세 단계로 구분될 수 있다.

제1단계(1945~1971)는 동독의 폐쇄정책 시기이다. 이 시기에 동독은 집요하게 폐쇄정책으로 일관했다. 동서독 관계는 사실상 ‘전무’ 상태였고, 동독과 서독은 각각 자신들의 체제를 굳히고 상대방과는 사사건건 대립하기만 했다.

제2단계(1971~1987)는 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에 힘입어 동서독의 냉각관계가 해빙을 맞이하게 된다. 그 일환으로 동서독은 유명한 기본조약을 맺게 되고, 이때부터 동서독이 사회 간접자본의 ‘공동개발’과 ‘공동이용’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동서독 주민들이 왕래할 수 있는 통과지점을 설치하는 등, 철도, 도로, 수로 등의 교통에서 협력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제3단계(1987~1990)는 동서독 관계가 급속한 진전 양상을 보이다가 마침내 통일을 이루는 단계다. 중요한 계기는 동독경제가 파탄에 직면하게 된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개혁’과 ‘개방’이 미진했던 동독은 자국의 생산 능력으로는 늘어나고 높아만 가는 국민의 소비성향을 도저히 만족시킬 수 없었다.

동서독 관계 가운데서도 특히 사회 간접자본의 공동개발과 이용과정은 서독의 협력을 통한 접근에 대해 벼랑 끝에 내몰린 동독의 어쩔 수 없는 호응이 배경이 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동서독의 관계 개선은 감성적 차원이 아니라 합리적 판단과 이성적 행동을 기초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또한 동서독이라는 양자 관계의 테두리를 벗어나 유럽이라는 보다 큰 틀에서 관계 개선이 이루어졌다.

동서독 SOC 공동개발 사례분석을 통한 경기도의 시사점은 여섯 개로 제시되었다.

첫째, 협상전략의 개선과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상호 이해 증진 : 공산체제의 사회간접자본 문제는 명목상의 소관부서가 다루는 일이 아니라, 군사 내지 안보문제로 보고 그 차원에서 다룬다는 사실을 동독의 경우를 통해 확인했다. 이는 북한의 경우도 동일할 것이다. 따라서 사회 간접자본의 공동 개발 그 자체가 북한에서는 ‘군사’, ‘안보’문제로 인식된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지속적인 노력, 즉 기회비용적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단기간에 목적을 달성하려는 한계비용적 협상 전략은 금물이다.

둘째,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남북한 접경지역에서 왕래 : 경기도의 어떤 군이 북측 접경지역의 군이나 시와 협력관계를 맺으려면 수많은 규제의 장벽을 넘어야 하며, 현시점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독일에서는 기본조약이 체결된 후 서독의 50개 도시와 지방자치단체가 동독의 도시들과 자매결연을 체결했다(박성조, 1991). 그렇게 보면 남북 협력의 전제조건은 남북한 기본조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현시점에서는 개성공단, 해주경제특구 등의 프로젝트를 감안하여 경기도의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 구체적으로는 경기도의 한 도시와 개성 또는 해주와 협력관계를 맺는 것은 실현성이 있다고 본다.

셋째, 한강지역 남북한 공동개발위원회 설립 : 독일의 엘베강과 한강은 대단히 흥미로운 비교대상이다. 북한은 한강 하류를 ‘활용하지 않고’ 있지만, 독일의 엘베강은 동독경제의 동맥처럼 기능하고 있으며, 특히 동독의 수출입과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분단시절 극도로 오염되었던 엘베강은 하류지역의 서독 연방주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동독과의 협력 하에 오염제거, 강 유역의 새로운 생태계 조성 등에 노력한 결과, 엘베강을 다시 낙원으로 되돌려 놓았다. 경기도의 경우에도 엘베강 사례처럼 한강을 따라 공동어장, 공동캠핑장, 공동조선소(보트생산) 및 관광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경기도는 우선 북한에 대해 ‘한강유역공동개발’을 제안해야 할 것이며, 독일의 엘베강스 정화 공동위원회(ARGE-ELBE)를 벤치마킹하여‘한강유역공동개발위원회(Working Committee for Joint Development of the Han-River Area)' 를 설립할 것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넷째, 경기도의 남북한 철도 및 도로 연결 대비사항 : 철도 연결에 있어서는 동서독을 잇는 간선인 헬름슈테트-마린보른의 경험을 심층 분석ㆍ벤치마킹해야한다. 도로교통에서 우선 교통표지판의 공동개발 및 통합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남북한의 교통법 및 관련 규정들이 다르기 때문에 면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 보험, 수리, 견인, 응급치료, 휴게소(화장실, 주유소, 면세점, 식당) 등 세부사항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철도, 도로가 북한을 거쳐 중국과도 연결되고 나아가서 시베리아 지역을 통해 유럽과도 이어진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처음부터 국제관례와 합치되는 제도와 조직 등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개성 또는 북한 접경지역에 국제 자동차 부품공단 조성 : 폭스바겐은 자사의 다양한 자동차에 장착할 수 있는 엔진 동체를 동독에서 생산해서 사용했다. 이미 북한은 독일 벤츠로 연수생을 파견했다. 또 최근에는 남한에 진출한 독일의 전기, 전자부품회사 Prettle이 개성 진출 계획을 밝혔다. 우리는 이러한 움직임을 잘 읽어 남북한 접경지역에 국제적인 자동차 부품생산 공단 조성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입지조건을 볼 때 경기도 접경지역의 국제자동차부품공단은 현실성이 있다. 이 공단은 한국 단독으로 들어가기보다는 독일부품회사들의 컨소시엄과 같이 가는 식의 국제적 협업의 형식을 취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할 것이다.

여섯째, 접경지역에 대체에너지 공단 조성 : 경기도는 접경지역에서 남북한 공동으로 태양열, 바이오 및 풍력을 이용한 대체에너지 본산지를 구축하는 방안을 연구해 볼만하다. 이미 유럽의 기독교 계통 NGO들은 북한의 농촌지역에 들어가 태양열과 바이오 가스를 이용한 전기 생산에 성공하고 있으며, 북한 당국은 이러한 지역, 지방 중심의 에너지 생산에 적극적이다(박성조, 2006). 모범적인 ‘미래지향적 남북한 협력 사례’가 아직 없다는 점은 유감스럽지만, 바로 그 점에서 경기도가 남북한 접경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조건을 활용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대체에너지 조성에 주도권을 잡아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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