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30주년, 한국 신연극 100주년 기념 공연 ‘순교자’

서울--(뉴스와이어)--1964년 발표된 김은국의 소설 <순교자>가 한국 신연극 100주년을 기념하여 무대에 오른다.

“타인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자신의 진실을 왜곡한다면 그것은 과연 옳은 것인가?

세종문화회관 개관 30주년 · 한국 신연극 100주년을 기념하여, 5월 14일(수)부터 6월 1일(일)까지 재미작가 김은국의 <순교자>가 세종 M 시어터 무대에 오른다. 김은국은 <순교자>(1964)를 발표하며 미국은 물론 세계 문단에서 소수인종 작가로 크게 주목을 받았으며, 그는 한국작가 최초로 1969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소설 <순교자>는 미국 전역에서 2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세계 10여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연극 <순교자> (연출/각색: 정진수)는 6.25 당시 평양에서 공산당에 의해 살해된 12명의 목사와 살아남은 2명의 목사, 그리고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정보부대 소속 장교들의 이야기이다.

<순교자>를 통해 관객은 인간의 삶에서 환상이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짐으로써 인간본질의 내면세계를 깊이 탐구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연극 <순교자>의 예술감독 신일수 서울시극단 단장은 “쉽고 재미있는 연극 · 뮤지컬이 대세인 국내 연극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작품을 선정했다.”며 연극 <순교자>는 “인간본성에 대한 통찰로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깊고 무거운 메시지를 던지는 연극이다. 이를 통해 젊은 관객층에게 정극의 진한 맛을 보여주고 싶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시놉시스 ( 6. 25, 그 날, 개 같이 죽어간 열두 목사들에 관한 뼈아픈 진실...)

6.25 발발 이전에 서울에서 대학 강사를 지낸 이 대위는 전쟁 중 육군특무대로 평양에 파견되어, 육군본부 파견대 정보국장 장대령의 휘하에서 근무한다. 이 대위는 장 대령의 지시로 6.25 발발 당시 공산당에게 감금당한 14명의 목사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

이 대위가 아는 사실은 당시 감금된 14명의 목사 중, 12명은 처형당했지만 2명은 살아남았다는 것. 그리고 살아남은 2명은 신목사와 한목사이며 이중 한 목사는 정신이상자라는 것이다. 이 대위는 이 2명의 목사들을 조사하며 처형당한 12명의 순교자들의 최후 모습과 그들 신앙의 진실성을 확인하는데 주력한다. 한편 장 대령은 처형당한 12명의 순교자들을 잘 포장하여 평양 시민들에게 피폐해진 삶의 위안거리를 제공하려 하고, 이러한 목적으로 장 대령은 처형당한 12명의 목사를 위한 추모예배를 대대적으로 준비한다.

죽은 12명의 목사중의 우두머리는 박 목사였고, 그의 딸인 박 소위는 죽은 순교자들의 추모예배에 참석하기위해 평양에 온다. 박 소위는 광신적 기독교신자였던 아버지(박목사)를 증오하며 살아왔었던 인물이다. 그녀는 죽은 순교자들의 조사를 통해 과연 아버지 박 목사가 자신의 신앙을 끝까지 지키며 처형당했을지 궁금해하며, 자신의 아버지가 죽음 앞 최후의 순간에 신을 부정하며 자신과 똑같은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신과 대면했길 바란다.

한편 이 대위는 신 목사를 중심으로 사건조사를 진행하지만 신 목사는 묵묵부답이다. 이 대위는 석연찮은 부분을 곳곳에서 감지하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진실이 왜곡되고 은폐되었을지 모른다고 짐작하게 된다. 이때 마침, 12명의 신부를 처형한 북한 공산당의 정 소좌가 체포되고 정 소좌의 발언을 통해 왜곡되었던 사건의 진상이 드러난다. 정 소좌의 발언을 통해 12명의 순교자는 공산당 앞에서 신앙을 부정한 변절자였고, 신목사만이 신앙을 지키고 순교를 받아들였던 것으로 드러난다. 12명의 목사가 자신의 신앙을 변절할 때 한 목사는 이에 대한 충격으로 정신을 읽었고, 공산당은 변절한 12명은 죽이는 대신, 신목사와 한 목사를 살려주었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자신의 진실을 감추었던 신 목사는 끝내 괴로워하다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선택을 결심하고, 12명 목사를 위한 합동추모예배에 참석한다. 신 목사는 연설에서 12명의 죽은 목사는 진정한 순교자였으며, 변절한 자신은 그들로부터 용서받았다고 거짓 고백한다. 자신의 진실을 속이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신목사의 거짓고백은 어떻게 평가받을 수 있을까?

작가 김은국 (Richard Kim) - 소설가 (재미교포 작가)

1932년 황해도 황주 출생. 1947년 월남하여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6.25 발발로 대학을 포기하고 통역장교로 군입대(4년간 한국전쟁 참전). 1954년 아서 트르더 장군의 도움으로 1952년 2월 부산에서 22세의 나이로 미국으로 건너가 1959년 미들배리대학에서 학사학위 취득 후 존스 홉킨스대, 아이오와주립대, 하버드대 등에서 영문학 및 창작법 전공했으며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매사추세츠대에서 창작법 강의하고, 미들배리대학 시절부터 사귀어 온 덴마크 계 2세 펜니 김과 결혼하였다.

1964년 영문소설 <순교자>를 처녀작으로 발표하여 도스토예프스키와 알베르 까뮈의 전통을 잇는 위대한 문학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되고, 세계적 작가로 인정받게 된다. 또한 이 작품을 계기로 1969년 한국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고, 1968년 군사혁명의 미화와 갈등을 그린 <죄 없는 사람>을 발표해 미국 매스컴과 평론계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밖에도 일제하의 비참한 현실을 제재로 한 <빼앗긴 이름들>을 발표했다.

그의 대표작인 이 세 작품은 모두 조국인 한국을 무대로 하면서 인간의 고난과 구제, 현실의 진리와 위선의 문제를 통해 신의 부재와 원죄 문제를 다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한국적인 배경을 통하여 인류의 보편적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작품에 대한 평가 정리

긍정적인 평도 많았지만, 혹평을 가하는 이들도 많았다.

- 국내평

· 작품의 중심적인 시대적 배경인 1950년 겨울에 평양에는 그렇게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들어 이 소설이 실제 사실과 다르다고 비판했으며,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에게 <순교자>에서 다루는 내용은 불경스럽거나 이단에 가깝다고 비판/ 작가를 배교자, 심지어 사탄이라고 몰아붙이는 이들도 있었었다.

· 작가 규탄과 더불어 작품불매운동, 10여년 만에 고국을 찾은 작가에게 김포공항에서 달걀세례를 퍼붓는 해프닝 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 대표적인 해외평

·『새러데이 리뷰』 - “<순교자>의 이야기는 신랄하면서도 사색적이고 일종의 미스터리처럼 교묘하게 전개된다. 그러나 이 작품은 추리 소설적인 감각이 아니라 종교적인 미스터리이다. <순교자는 인간 조건의 기본 특성을 포착하고 있다. 감동적이고 설득력이 있으며, 품위가 있다.”

· 펄 벅 - “훌륭한 작품이다. 하나의 사건을 소재로 신에 대한 인간다운 믿음의 보편성을 표현하고, 신을 믿으려고 갈망하는 데에서 비롯하는 의혹과 고뇌를 다룬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작업이다. 그런데 김은국은 바로 그 어려운 작업을 잘 해냈다”고 격찬.

알제리 태생의 프랑스 작가 알베르 까뮈와 실존주의의 영향

소설의 헌정문에 “알베르 까뮈에게, 그의 이상한 형태의 사랑에 대한 통찰이 필자로 하여금 한국 전선의 참호와 벙커에서의 허무주의를 극복하게 해 주었기에 이 책을 바친다”라고 기록되어 있듯이 실제로 까뮈와 실존주의 사상은 이 작품을 이해하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까뮈의 대표작중 하나인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군에 점령당한 프랑스를 우화적으로 그린 <페스트>(1947)나 그 소설을 희곡으로 만든 <계엄령>(1948)과 이 작품의 유사성은 매우 높다.

김은국은 인터뷰에서 “이 작품은 전쟁 속에서의 인간의 한계조건과 종교적 갈등을 다루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까뮈에게 페스트가 악이나 온갖 형태의 억압을 상징하듯이 김은국에게도 전쟁은 악을 비롯하여 온갖 형태의 폭력이나 억압 같은 ‘인간의 한계 조건’을 상징한다. 페스트나 전쟁은 이 황량한 우주 속에 던져진 존재로서의 인간이 놓여 있는 부조리한 상황을 보여주는 은유이다. 두 작품 모두 인간이 겪는 뼈저린 고통에서 어떤 신의 목적이나 임재를 발견할 수 없다. 결국 김은국의 작품에서나 까뮈의 작품에서나 개인은 ‘하나님의 형상에 따라 빚어진 찬란한 피조물’이 아니라 한낱 무의미하고 부조리한 우주에 ‘유배’온 사람일 뿐인 것이다. <순교자>와 까뮈의 작품의 가장 큰 공통점은 무신론적 경향이 강하다는 것 이다. 결국 실존주의자들처럼 내세를 믿지 않는다면 남은 것이라고는 현세밖에 없을 것이고 또한 신이 없다면 인간밖에는 남지 않는다. 까뮈는 초월적 존재의 신이 아니라 ‘지금 이순간’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에 모든 믿음을 걸고 있듯이 김은국 또한 이 작품에서 오직 지상의 인간만이 가치와 의미가 있을 뿐이라고 피력하고 있다.

결국 김은국의 사상은 ‘실존주의적 휴머니즘’이란 용어로 잘 요약할 수 있다. 그의 주인공들은 신이 없는 세계에서 절망하지 않고 인간을 신뢰하며 용기 있게 살아나가는 방법을 배운다.

연출 정진수

- 경력
· 1978 ~ 1995 : 민중극단 대표 및 상임 연출
· 1981 ~ 1997 :국제극예술협회(ITI) 한국본부 사무국장,이사 및 부회장 역임
· 1981. 3 ~ :현재 성균관대학교 예술학부 연기예술학전공 교수
· 1991. ‘91 :연극영화의 해 추진위원회 상임 간사 역임
· 1995. 2 ~ 1998. 1 : 사단법인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역임
· 1997. 세계연극제 집행위원장 역임
· 1999. 과천 세계공연예술제 집행위원장 역임
· 2001. 4 ~ 2002. 5 : 서울 공연예술제 연극부문 위원장

- 저서

영미문학입문(85년, 성균관대 출판부), 영미희곡 I, II(89년, 방송통신대 출판부), 현대 연극의 이해(99년, 도서출판 예음), 연극연출의 이론과 실제(00년, 도서출판 예음), 대중예술의 이해/공저(02년, 집문당), 새 연극의 이해(04년, 집문당), 연극과 뮤지컬의 연출(04년, 연극과 인간), 영미희곡의 세계(05년, 성균관대 출판부), 아, 선각자여!-정진수 희곡집(05년, 연극과 인간), 대중예술의 이해(공저/ 집문당, 2002)

- 연극과 뮤지컬 연출 및 번역

· 연극: 꿀맛, 지금 부재중, 칠산리, 쥬라기의 사람들, 식민지에서 온 아나키스트, 오, 선각자여!, 누가 누구?, 선인장 꽂, 연상의 여자, 이상적 남편, 무주 별곡, 카덴자, 햄릿 외
·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캐바레, 노력하지 않고 출세하는 법, 약속 또 약속, 국물있사옵니다, 써니, 바디클럽 외 등 80여편

- 수상 경력

· 1983년 한국일보 연극영화예술상 신인 연출상 수상
· 1985년 동아연극상 대상 및 연출상 수상
· 1988년 한국일보 연극영화예술상 연출상 수상
· 1989년 한국연극평론가상 연출상 수상
· 1997년 보관 문화훈장 서훈

서울시극단은 1997년 우리나라 연극인과 문화계의 기대 속에서 (재)세종문화회관 예술 단체 중 9번째로 창립된 전속단체로써 서울시민들에게 문화 향유권을 제공하는 <시민연극>(시민들을 위한 연극)을 표방하고 있다. 또한 타 국공립단체와는 차별화된 프로덕션 형태의 단체로써 극단장과 기획을 제외한 7명의 배우들로 구성되어 있다. “예술성, 공공성, 대중성”을 기본으로 일반극단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공연예술적인 과제들을 실현 해 나가면서 서울시를 대표하는 순수연극 제작단체로써 다양한 시도와 접근 속에서 수준 높은 레퍼토리로 관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개요
1978년 4월 설립된 세종문화회관은 1999년 재단법인으로 출범하였다. 2003년 시설개보수공사를 통해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공연장으로 문화예술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sejongpac.or.kr

연락처

세종문화회관 홍보팀 강봉진 02-399-1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