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최근 식품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정부와 국회가 식품분야의 안전성 강화차원에서 5월 임시국회 회기중 식품집단소송제 도입을 추진키로 한 가운데 관련업계가 식품집단소송제 도입과 관련한 7대 문제점을 지적하며 신중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孫京植)는 8일 ‘식품집단소송제도 도입방침에 대한 경제계 의견’ 보고서를 내고 소비자 단체소송제(금년 1월 시행)와 집단분쟁조정제도(작년 3월 시행)가 시행된지 얼마되지 않은 만큼 문제가 많은 새 제도를 도입하기 보다는 기존 제도를 잘 활용하고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사전감시와 예방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상의는 식품집단소송제를 도입해도 안전사고 방지나 예방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집단소송제를 채택한 미국의 경우 식품안전사고를 이유로 집단소송을 제기하는 사례를 찾기 힘든데 이는 식품안전사고가 발생해도 피해자가 많지 않아 집단소송을 하기에 부적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신 미국에서는 대형식품회사들을 상대로 한 비만소송이 활발하다. 켈로그사는 어린이들을 주요고객으로 하는 콘 프로스트 제품의 당도가 지나치게 높아 소아비만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집단소송을 당했으며, 맥도날드도 광고내용보다 실제 칼로리가 높아 비만위험을 관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집단소송에 시달렸다. 피자헛과 KFC 등의 모회사로 세계최대의 외식업체인 얌은 채식주의자용 피자에 동물성 기름을 사용한 점 때문에 소송을 당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식품집단소송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식품안전기본법 개정안이 세 가지나 계류되어 있다. 정부가 밝힌 식품집단소송제 도입방침은 식중독 등 피해자가 명백한 경우에 국한하겠다는 것이지만 이는 불특정 다수의 피해를 구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집단소송제의 취지에 맞지 않는 면이 있어 국회심의과정에서 식품분야 전반에 적용되는 방향으로 입법될 가능성이 높다.

5월 임시국회에서 식품집단소송제 관련법안이 통과될 경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집단소송과 단체소송을 모두 도입한 국가가 된다. 영미법계 국가들은 집단소송제를 채택하고 대륙법계 국가들은 단체소송을 채택하고 있으며 일본도 지난해 단체소송제만을 도입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도 현재 기업이 피해보상안에 합의하는 경우 조정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소비자들도 동일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집단분쟁조정제도가 도입되어 있어 집단소송제와 유사한 기능을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소비자나 기업의 성장을 위해 투자되어야 할 자금이 집단소송으로 연간 2,300억$이나 허비되고 있는 만큼 집단소송제가 우리 실정에 맞는 제도인지 식품안전 보장이라는 정책목적 달성을 위해 다른 좋은 대안은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달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요구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상의는 실효성이 불분명한 식품집단소송제를 무리하게 도입하는 대신 사전 예방시스템을 확충하는데 정부와 관련업계가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제안했다. 다른 선진국의 예처럼 정부당국은 식품안전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식품업계도 소비자단체와 공동으로 식품안전 예방활동을 펼치며, 기업들도 식품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해요소에 대한 체계적 안전관리시스템을 갖추자는 것이다.

관련업계는 특히 현재 전체 식품업체의 90%가 연간 매출액이 10억원 미만인 영세사업자이며, 이들 영세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소비자 안전관리시스템이 취약하기 때문에 영세한 식품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안전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중소업체 맞춤형 모델을 개발·보급하고 적절한 지원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식품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소비자보호 및 식품안전관리 프로그램으로는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이 있는데 시스템 구축을 위한 비용부담이 커 이를 활용하고 있는 것은 일부 대형업체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 HACCP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
- 식품의 원재료 생산·유통·최종판매 등 각 단계별로 위해요소를 중점관리하는 시스템
- 현재 353개 식품제조가공업체가 식약청 인증을 받았으나 이는 전체 식품제조가공업체의 약 1.8% 수준

한편 대한상의는 (1)소비자단체소송제와 집단분쟁조정제도를 시행한지 1년도 안된 상태에서 새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무리 (2)단체소송제와 집단소송제를 모두 도입한 외국입법례 없음 (3)미국 경험상 집단소송제도의 식품안전예방효과 불투명(비만소송 등 배상금 위주의 소송이 일반적) (4)승소해도 소비자가 받는 배상은 제품구입쿠폰 등 미미(화해를 통해 변호사만 거액의 수임료를 받는 것이 미국 경험) (5)소제기사실 만으로 기업이미지 추락, 판매급감 등 기업에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 발생 (6)과거 소송결과 소송제기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진 사례 많으며, 최근 블랙컨슈머가 급증해 악의적 남소가능성 높음 (7)식품안전분야의 정부감시와 업계의 자발적인 예방시스템 구축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점 등 집단소송제 도입의 문제점을 7개 항으로 정리해 보건복지가정부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집단소송제 도입이 식품안전문제 해결의 효과적인 대책이 될 수 있는지불분명하며 최근처럼 블랙 컨슈머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소송남발의 부작용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하고 ”위해요소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정부와 소비자단체, 그리고 식품업계가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개요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적, 세계적인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가진 국내 유일의 종합경제단체로서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우리 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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