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 양성자기반공학기술개발사업단 박재원 박사팀은 질소를 이온 상태로 바꾼 뒤 7만 볼트(V)의 전기를 가해 초속 1,000 ㎞ 이상의 속도로 가속, 회전하는 녹즙기 기어 표면에 균일하게 충돌 주입시킴으로써 기어의 강도를 향상시켜 녹즙 안에 금속이 섞여나오는 것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녹즙기의 착즙 효율을 높이면서도 금속 양은 세계보건기구(WHO) 음용수 기준 이하로 낮출 수 있는 이 기술은 국내 특허 등록을 마쳤고 민간기업에 이전, 시제품 생산도 마쳐 곧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녹즙기는 채소, 과일, 산야초 등 식물의 섬유세포를 미세하게 분쇄해서 그 안에 포함된 비타민ㆍ미네랄ㆍ효소ㆍ엽록소ㆍ항산화 영양소 등 인체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성분을 뽑아내는 것으로 섬유세포의 분쇄를 위해 스테인레스강 재질의 기어가 주로 사용된다. 소화가 잘 안 되는 섬유질을 제거하고 유효 성분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 쌍으로 이뤄진 기어의 간격을 최대한 좁혀야 하지만, 기어와 기어의 마찰 또는 기어와 섬유질 간의 마찰로 미세하나마 금속 성분이 녹즙에 녹아내리는 문제가 있다.
지난 1994년 녹즙기 쇳가루 파동 이후 금속 양을 줄이기 위해 기어와 기어 사이 간격을 넓히거나, 금속 기어 대신 플라스틱 기어를 사용하거나, 쌍 기어 대신 외 기어로 바꾸는 등의 방법이 사용되고 있지만 모두 착즙 효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박재원 박사팀은 양성자 가속장치 기술인 입사기 기술을 응용해서 금속원소 탈락을 줄이면서 착즙 효율도 높게 유지할 수 있는 길을 찾아냈다.
완성된 녹즙기 기어 표면에 초속 1,000 ㎞로 가속한 질소 또는 탄소이온을 주입함으로써 스테인레스 강에 압축잔류응력이 형성되어 표면이 탱탱해지고, 내부로 들어간 질소 이온이 스테인레스의 크롬, 니켈, 철 등 금속성분과 결합하여 질화물 또는 탄화물을 형성함에 따라 표면이 강화되는 효과를 얻은 것이다. 이온으로 표면 처리한 녹즙기 기어로 솔잎 등을 갈아 즙내 금속 불순물을 분석한 결과 이온 처리 이전에 비해 즙내 금속 함유랑이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측정치는 모두 세계보건기구(WHO) 음용수 기준(크롬의 경우 0.05 ppm 이하)을 충족했다.
박재원 박사는 “질소 또는 탄소이온을 주입함으로써 녹즙기 기어 간격을 좁혀 착즙 효율을 높이면서도 금속 탈락율은 줄일 수 있게 됐다”며 “이온빔이 조사된 기어는 부식성도 개선되서 장기적으로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기어 표면에 형성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기반공학기술개발사업단은 이온 주입을 통한 표면처리 기술을 이용해 지난 2005년 이·미용기 날의 내구성 향상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블랙다이아몬드 등 유색 보석 생산, 기능성 고분자 제품 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여 산업체 기술이전과 실용화를 지원하고 있다. 향후 금속 날 류, 베어링 류 등의 내구성 향상 표면 처리, 반도체 식각 등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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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기반공학기술개발사업단 박재원 선임연구원 042-868-29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