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시풍속자료집성 - 조선전기 문집 편’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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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2005-03-03 15:31
서울--(뉴스와이어)--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홍남)은 세시풍속연구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한국세시풍속자료집성 시리즈의 하나로 {한국세시풍속자료집성-삼국·고려시대편}과 {한국세시풍속자료집성-신문·잡지편(1876~1945)}에 이어 세 번째로 조선전기 문집에 나타난 세시풍속 관련 자료를 추출하여 번역한 자료집 {한국세시풍속자료집성 -조선전기 문집 편-}을 발간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세시풍속에 대한 문헌 연구는 조선후기에 집중되어 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선전기의 세시풍속은 문헌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도 되어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에 발간한 {한국세시풍속자료집성 -조선전기 문집 편-}은 조선전기 세시풍속의 유래와 변화상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당시의 생활사 연구 등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 시각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어, 세시풍속연구 수준을 한 단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집은 민족문화추진회에서 발간한 『한국문집총간』 8∼100권에 수록된 문집을 대상으로 세시풍속 관련 자료를 추출하여 번역한 것이다. 자료집의 내용은 추출한 자료를 총론, 월별·일별·주제어별로 분류하여 구성하였다.

조선전기 문집은 나오는 세시풍속은 대부분 세시에 대한 행사내용을 시로 표현하고 있으나, 그 속에는 세시풍속의 유래와 내용 등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총론에 수록된 윤선도(尹善道 : 1587∼1671)와 이이(李珥 : 1536∼1584)의 과거 답안지인 책문과 이식(李植 : 1584∼1647)이 왜인倭人의 세시풍속에 대한 질문에 답한 자료에는 세시풍속의 유래와 의미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당시 세시풍속의 존속여부에 대해서도 자세히 묘사하고 있어 조선전기의 세시풍속연구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주고 있다.

자료집에는 입춘에 관련된 내용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나타나는데, 이는 24절기 가운데 입춘의 경우는 봄을 맞는 절기이자 새해를 뜻하기 때문에 신년을 맞이하는 감회라든지, 입춘에 행하는 토우土牛, 입춘첩立春帖 등의 세시풍속 내용이 보인다. 이것은 해마다 입춘첩자를 지어 서로 나누거나 집에 걸었기 때문에 나온 현상이기도 하다. 특히 김안국(金安國 : 1478∼1543)의 문집에는 16년 동안 작성한 입춘첩의 내용이 순서대로 남아 있어 당시 사대부의 입춘을 맞이하는 태도·인식·소망 등을 살필 수 있다.(본서 196∼217쪽 참조) 동지의 경우도 양기가 비로소 시작한다는 시작의 의미로서 감회를 많이 적고 있으며, 동지에 먹는 팥죽이나 버선바치기 등의 풍속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설(1.1), 삼짇날(3.3), 단오(5.5), 중양절(9.9)도 양이 겹치는 길일이기 때문에 문인들이 각종 국가 또는 개인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세시 관련 글을 많이 남겼다. 예컨대 정조하례正朝賀禮, 삼짇날의 답청踏靑, 삼복의 피서避暑, 추석의 달맞이, 중양절의 등고회登高會 등을 들 수 있겠다.

비록 글을 남긴 주체가 사대부이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세시행위에 대해 미신적인 행위로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하지만, 설날부터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제석까지 다양한 내용을 전하고 있다. 설날의 문첩과 초백주, 대보름의 달점·귀밝이술·찰밥, 입춘의 오신채와 토우, 삼짇날의 답청놀이, 사월초파일의 관등 행사, 단오의 그네뛰기·애호·부채, 유두의 유래와 수단병의 제조과정, 칠석의 걸교와 호미씻이, 중원의 망혼일, 추석의 유래와 달맞이, 중양의 국화주와 등고, 동지의 팥죽, 제석의 수세의 유래와 폭죽놀이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겠다.

세시풍속의 다양한 내용뿐만 아니라, 한식·유두·칠석·추석·중양 등의 세시풍속에 대한 유래에 대해서 각종 전거를 통해 소상하게 밝히고 있다. 또한 각각의 세시풍속 행위의 설명과 더불어 당시의 생활상을 살 필수 있는 현장성을 드러내고 있다. 그 한 예로 김종직(金宗直 : 1431∼1492)이 남긴 사월 초파일의 관등觀燈에 대한 시를 보면 당시의 관등행사의 시간과 공간, 풍경 등을 그림처럼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관등하는 사녀士女들이 길거리를 가득 메웠는데 자못 추한 소문이 있었다.'' 라는 글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당시의 현장에서 이루어진 구체적인 생활상을 알려주고 있다. 또한 세시 행위의 기능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설명을 하고 있다. 설날에 귀신을 쫓기 위한 문첩, 노화 현상을 막기 위해 중양절에 마셨다는 국화주, 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마셨다는 초백주, 특히 수세를 할 때 행하던 윷놀이에 대해서는 그 놀이 방법 뿐만 아니라, 제작과정까지 상세한 설명을 전하고 있다.

한편 이 시기에는 농업생산력의 변화와 관련하여 시골의 농가와 농민생활 등 민중들의 풍습에 대한 많은 글들이 쓰여졌다. 즉 사계절을 농사력과 관련시켜 시로 읊어내는 작업들이 눈에 많이 띠는데, 정홍명(鄭弘溟 : 1582∼1650)의 『전가사시사田家四時詞』, 김응조(金應祖 : 1587∼1667)의 『빈가사시사貧家四時詞』와 『화전가사시사和田家四時詞』, 김휴(金烋 : 1597∼1638)의 『전가사시田家四時』 등이 그것으로, 이를 통해 구체적으로 민중생활의 단면을 볼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앞으로도 세시풍속연구의 활성화를 위해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각종 문헌자료에 나타난 세시풍속 자료를 추출하여 번역하는 기초자료집 발간을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 올 해에도 이번 자료집에 이어 『한국세시풍속자료집성-조선후기 문집 편』을 추진 중에 있다. 이번에 발간한 자료집은 전국의 도서관, 박물관, 문화원, 연구소 등 관련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국립민속박물관 개요
국립민속박물관은 우리 민족의 전통생활을 느끼고 체험해 볼 수 있는 문화와 교육의 터전이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우리 전통의 생활문화를 조사,연구하고 전시, 수집, 보존하고 교육, 민속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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