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시장경제 관련 교육의 시작은 1970년대 일본·독일·프랑스·스위스 등 자본주의 국가들과 무역을 시작하면서부터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은 대외무역을 위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인민경제대학과 국제관계대학에서 외교관과 무역관료를 대상으로 시장경제에 대한 단편적·기술적 교육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한편 북한 내부의 시장경제 교육과 더불어, 북한은 1990년대 후반부터 해외기관의 협조를 받아 정부 관료들과 학자들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이러한 시도는 아직 많은 문제점이 노정되고 있다. 즉 교육 대상이 한정되어 있다거나, 극히 일부 사례를 제외하고 대외무역을 위한 단편적 지식 교육과 해외 선진 산업시찰 및 단기 해외연수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시장경제에 필요한 가치 교육의 부재 등이 지적되고 있다.
결국 북한의 시장경제화는 이미 시작되었으며, 앞으로 그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북한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북한 일반 성인대중에 대한 시장경제교육 기회 확대, 능동성과 능력에 기반 한 경쟁 등 바람직한 시장경제 가치관의 보급, 기업지원센터를 통한 기업컨설팅 및 경영자와 재직자에 대한 교육 지원, 사례 중심의 북한 청소년에 대한 시장경제교육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향 하에 북한의 시장경제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향후 남한과 북한 기업들의 상호협력의 토대를 마련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문제 제기
북한은 해방이후 사회주의와 계획경제 등 그들 특유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식 체제는 그 동안 북한 일반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쳐왔다. 그러나 최근 북한은 세계적 변화의 흐름에서 대내외적으로 많은 도전과 변혁의 요구를 받고 있다. 특히 경제 분야는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볼 수 있다. 사실 북한의 경제는 한때 잘 나가는 듯했지만, 결국 식량난 등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한 경제는 1950~60년대에 전성기를 맞이하였으나, 1970년대 후반부터 침체기에 접어들어 현재까지 그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1990년대에 들어서 북한 경제 수준은 매우 악화되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최근 북한은 이러한 경제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한적인 수준에서 시장경제를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변화를 촉진시키는 것은 북한의 임금 및 물가의 현실화, 노동 인센티브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을 다녀온 경험과 언론 보도를 보면, 최근 평양 시내 곳곳에 음료수나 채소를 파는 가판매점이 들어서 있으며, 평양 내에 800명 정도의 상인이 활동하는 규모의 시장이 약 40개 정도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이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 북한의 계획경제는 상당히 이완되어 있으며, 주민들이 부업 등을 통해 경제생활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7.1조치 이후, 독립채산제가 허용되면서 당 고위층 간부의 자제들이 무역업을 통해 적게는 수십만 달러에서 많게는 수천만 달러의 자본가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동북아시아정책연구센터 객원연구원인 게오르기 톨로라야 박사는 북한의 시장경제 확산은 이미 과거로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진단했고,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삼성경제연구원 등에서는 북한의 군이 차지하는 비중을 제외한 경제부문에서 시장거래의 비중이 약 30%에 육박한다고 추정하였다.
이와 같은 북한의 부분적인 시장경제화 추세와 함께 북측 관료들의 시장경제를 배우기 위한 해외 경제연수는 2000년 158명에서 2001년 186명, 2002년 227명, 2003년 237명, 2004년 220명 등으로 꾸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 내부에서도 이미 몇몇 대학의 학과를 중심으로 시장경제교육이 실시되고 있으며, 최근 갓 중학교를 졸업한 신세대를 대상으로 시장경제교육을 하는 것으로 볼 때, 최근 북한이 시장경제교육에 상당히 적극적 태도를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정부도 2008년 예산으로 ‘대북 시장경제 교육’항목으로 3억 원의 예산을 신규 편성했으며, 이 예산은 체제전환·개발경제국(베트남, 중국 등)의 사례 및 지식공유를 위한 워크숍과 시장경제 능력개발을 위한 해외 연수(유럽)에 사용될 예정이다.
본 문은 이러한 북한의 시장경제 교육에 관련한 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특히 북한의 시장경제 교육의 중요성은 북한에 대한 인적자원개발 분야의 지원과 협력, 그리고 북한 인력 활용 등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이에 대한 관심과 논의는 매우 큰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 내부의 시장경제 교육 현황
북한의 시장경제 관련 교육의 시작은 1970년대 일본·독일·프랑스·스위스 등 자본주의 국가들과 무역을 시작하면서부터이다. 북한은 대외무역을 위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인민경제대학과 국제관계대학에서 외교관과 무역관료를 대상으로 시장경제에 대한 단편적·기술적 교육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교육방법은 1·3·6·12개월 단위의 재교육이었으며, 1985년 이후 교육대상을 일반 경제부처관료와 현직 기업관료 및 일반대학 졸업생까지 확대하고, 2~4년제 정규과정을 편성하기도 하였다. 이를 통해 북한은 대외무역에서 필요한 전문가를 대규모로 양성하였다.
한편 북한은 1990년대 초 김일성종합대학 내에 외국경제학과·국제금융학과·국제법과 등의 학과를 신설하고, 세계 주요 지역의 경제 및 통상관련 지식과 국제금융전문지식, 국제통상관련법 및 분쟁사례 등을 전문적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는 무역에 필요한 기능인력 양성에서 보다 심도 있는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북한은 1998년 유엔개발계획(UNDP)의 후원 하에 나진기업학교를 세우고, 경제무역관료와 기업 임원 및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장경제 전반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강사진은 해외유학파 또는 외국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교육내용은 관광·기업경영·통계·지역관리·복지·관계법령·과세·금융·부동산 등이다.
한편 북한은 최근 스위부 정부 산하의 개발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평양 비즈니스 스쿨’을 개설하여 2005년 첫 졸업생을 배출하였다. 이 교육기관의 특징은 기존의 정부관료나 기업가, 혹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갓 중학교를 졸업한 신세대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평양 비즈니스 스쿨에서 국제상법개론 및 전략경영론 등의 과목에서 시장조사나 구매자 행태 및 전자상거래 등의 내용을 배운다. 이 학교의 강사진 역시 북한에 진출한 서구기업 및 외국은행 종사자 등 실무담당자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평양 비즈니스 스쿨은 향후 경영학 석사(MBA)학위까지 줄 예정이다.
북한인의 해외 시장경제 교육 현황
북한 내부의 시장경제 교육과 더불어, 북한은 1990년대 후반부터 해외기관의 협조를 받아 정부 관료들과 학자들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먼저, 1998년도에는 나진기업학교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기업회계·재정·경영·재무관리 등에 대한 연수가 실시되었다. 같은 해 11월에는 북한의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조지 소로스가 설립한 ‘중부 유럽대학’에서 국제금융시장의 동향에 관한 연수가 실시되었다.
이어 북한은 1999년도에 북한의 정부관료들을 대상으로 아시아재단과 미국 뉴욕대학의 후원을 받아 상거래 분쟁시 중재방법, 외국기업에 대한 건물 및 토지임대 요령, 국제거래법 등을 학습하였다. 아시아재단은 지속적으로 북한 경제관료에 대한 연수를 실시하고 있는데, 주로 중국의 시장경제 도입 및 발전과정에 관한 교육을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3년 8월에는 스톡홀름 상과대학(The Stockholm School of Economics) 구주일본연구소(EIJS, The European Institute of Japanese studies)의 후원으로 베트남의 하노이와 호치민에서 2주 동안 화폐 개념부터 기초경영학까지 일련의 시장경제지식을 전수하는 교육이 시행되었다. 한편 같은 해 9월 초에는 SIDA(Swedish Interna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 Agency)의 후원으로 16명의 북한 경제사절단이 스웨덴을 방문하기도 하였다.
또한 북한은 2004년 8월 말부터 10월까지(약 6주), 스위스의 국제협상응용연구센터(CASIN, Center for Applied Studies in Int’l Negotiations)에서 북한 경공업성과 무역성의 관료를 대상으로 시장경제교육이 이루어졌다. 이 교육은 1997년부터 매년 시행하고 있는 교육으로 시장경제의 기본 개념과 원칙, 국제무역과 통상외교, 경제개혁 과정 등에 대해 다룬다. 또한, 같은 해 9월에는 이탈리아 개발협력처의 후원을 받아 북한 재정성, 중앙은행, 무역은행 소속 관리들이 금융분야 연수를 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북한의 해외 시장경제 교육은 그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필요성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관련 교육의 양과 수준도 향상될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 시장경제교육의 특징과 새로운 방향
앞서 살펴본 북한의 시장경제교육의 특징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교육 대상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즉 시장경제교육의 대상이 정부관료나 학자 및 기업인, 그리고 특정 대학교의 학생 등 일부 계층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은 가내방을 통해 개인이 스스로 만든 식품과 직물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일부 농촌에서 농산물 생산 및 처분을 자율화하였다. 즉 북한의 일반 성인 대중들이 시장경제를 이미 경험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북한주민들의 경제교육에 대한 요구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에게 경제와 관련된 기초 지식을 전수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래 경제활동의 주역이 될 북한 청소년에 대한 경제교육도 확대 실시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이들 청소년들은 앞으로 우리의 새로운 경협 파트너로서 활동하게 되기 때문에 시장경제에 대한 조기 교육을 통한 남북협력의 효과성 제고 차원에서도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볼 수 있다.
둘째, 현재 북한에서 실시되고 있는 시장경제교육은 극히 일부 사례를 제외하고 대외무역을 위한 단편적 지식 교육과 해외 선진 산업시찰 및 단기 해외연수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즉 교육의 내용이 불충분하거나 교육 기간이 짧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향후 북한 내부의 산업을 발달시켜 국제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보다 심도 있는 경영지식 및 경험의 전수, 그리고 지금보다 장기적인 교육 기간 확보가 필요하며, 또한 교육과정에서 경제 전문가와 기업인 간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셋째, 시장경제에 필요한 가치 교육의 부재이다. 시장경제 하에서 중요한 것은 국가나 당에 대한 충성이 아니라, 개인의 능력과 이에 근거한 경쟁이다. 그러나 현재 북한 내외부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단편적인 시장경제 지식과 사례만을 다루고 있으며, 시장경제에서 중시하는 능력주의·경쟁·자율성·능동성 등의 가치는 제대로 전수되지 않고 있다. 또한 최근 북한의 제한적 시장경제 허용 조치로 북한주민들의 돈에 대한 인식이 급변하고 있으며, 물질주의나 배금주의와 같은 그릇된 가치관이 퍼지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북한사회에 시장경제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 북한의 특성상 일시에 시장경제의 근본 사상을 교육하기는 힘들겠지만, 기존의 교육내용과 방법에서 점진적으로 시장경제의 가장 기초가 되는 개념과 정신 등 올바른 가치관을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의 시장경제교육 방안 모색
일반인에 대한 시장경제 교육프로그램 제공
① 남한 사회의 일반인 대상 시장경제 교육프로그램 노하우 전수
현재 남한에서는 일반인에 대한 다양한 시장경제 교육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는데, 이 중 새터민(탈북자)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시장경제 교육프로그램이 세간의 이목을 받고 있다. 현재 성신여자대학교와 국민대학교에서는 새터민 대학생들에게 시장경제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성신여자대학교는 2006년 새터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자유시민교육프로그램’을 시작하여, 2007년 말 현재 1기와 2기 수료생을 배출한 상태이다. 여기서 다루어지는 내용은 체험으로 보는 시장경제, 자유시장경제, 민주주의와 시민의 역할, 우리역사 바로알기, 국제정치 등 10여 가지이다. 또한 교육을 받은 후 기업이나 공기관에서 직장체험도 할 수 있다. 국민대 경영대학원에서는 새터민들을 시장경제전문가로 육성하기 위해 정규 MBA 학위과정을 무료로 제공하고, 생활비 일부를 보조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남한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경제 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자유기업원·전경련·한국은행 등의 기관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나 CEO특강, 그리고 각종 토론 및 경시대회 등을 개최하여 대학생들의 경제지식 강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 기관들은 군장병·중고교 경제/사회과 교사, 사법연수생·경찰관·방송작가·국회보좌관·공군 예비장성 등 다양한 계층의 일반인들에게도 시장경제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표에 제시되어 있다.
이처럼 남한은 대학과 민간단체들의 주도 하에 일반인에 대한 시장경제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들 기관의 운영방식과 노하우를 북한주민들에 대한 시장경제교육 프로그램 설계 시 참고하거나 수정·보완하여 전수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② 북한 사회의 특성을 고려한 시장경제교육 프로그램의 설계
또한 북한 주민들에 대한 시장경제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남한 사회의 시장경제교육 프로그램의 노하우를 접목함과 동시에 북한 사회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바람직한 시장경제 가치관에 대한 교육은 이러한 맥락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북한 사회 특성 중의 하나가 주민들은 상부의 명령에 대한 복종, 즉 타율적·수동적으로 행동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이는 북한이 탁아소에서부터 집단에 대한 충성이나 규율에 대한 복종 및 단결 등 집단주의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새터민들에 따르면, 많은 북한인들이 ‘마지못해 살아가는 습관’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이 처음 남한사회에 와서 적응하기 힘들었던 부분이 바로 자율과 경쟁이라고 한다(김영화, 2005). 이처럼 북한의 개인의 창의성이나 자발성·능동성을 억압하고, 집단을 강조하는 교육은 명령과 지시에 의해 행동하는 수동적 인간형을 만들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시장경제가 발전할 수 있도록 북한 주민들에게 자발성·능동성·창의성 등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내용과 방법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당에 대한 충성이 아닌 능력에 의한 경쟁을 통해 선발되고, 보상받는 능력주의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이 시장경제체제를 받아들이면서 자율 경쟁을 통해 기업에 취업하도록 하고, 능력과 업적에 따라 봉급을 차등 지급하며, 공개경쟁을 통해 교수를 선발하고, 국가는 공정한 심사과정을 통과한 우수 대학을 중점 육성하는 등 교육부문에 능력과 경쟁원리를 도입했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조명철, 2001). 결국 기존 북한사회의 특수성을 보편적 시장경제 교육을 통한 새로운 돌파구 모색이 필요하다.
기업지원센터의 설립 및 운영
북한의 자생적 발전을 위해서는 북한인들이 직접 기업을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담기구가 필요하다. 2002년 7.1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북한사회에 적게는 수십만 달러에서 많게는 수백·수천만 달러의 ‘붉은 자본가’들이 등장하는 것을 볼 때, 이들이 신규 사업에 진출하고, 성공적으로 기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수준 높은 컨설팅과 관련 정보를 지원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또한, 창업 혹은 기업규모 확장에 따라 필요한 인력을 재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서는 독일과 알바니아의 경우를 참고할 수 있다. 독일은 통일 후 동독지역에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RKW(알카베, Rationalisierungs-Kuratoriums der Deutschen Wirtsachaft e.V.)를 설립하고, 중소기업 컨설팅과 경영자 교육 및 재직자 능력개발 교육을 실시하였다. 컨설팅의 경우, RKW는 기업의 생산 및 판매 과정과 조직구조 등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기업이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구체적인 시행방안 중 하나로 경영자와 종업원에 대한 교육이 시행되었는데, 해당기업이 자체적으로 교육을 시행하도록 지원하거나, 기업외부에서 세미나 개최나 전문가 회의 및 전문기술교육과 워크샵 등을 지원하였다.
알바니아의 경우 1992년 공산주의에서 시장경제주의로 전환하면서 미국 국제개발 지원국(USAID: United States 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의 지원을 받아 주요 거점 대학을 중심으로 기업지원센터(Business Assistance Center)를 설립하였다. 알바니아의 기업지원센터에는 경영수업을 위한 각종 교육자료(예. 책이나 비디오테이프 등)가 비치되었으며, ‘경영 및 기업가 정신 확산 프로그램’등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였다.
실제 사례 중심의 청소년에 대한 경제교육 필요
북한은 대학에 진학해야 할 사람들의 80% 이상이 고등중학교 졸업 후 군대 복무를 마친 다음 대학에 진학한다. 북한의 군 복무기간은 약 10년이며, 이 때문에 북한 대학생의 상당수가 고등중학교에서 학습했던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전반적인 학습 능력이 많이 저하되어 있다. 최근 북한이 갓 중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양 비즈니스 스쿨을 운영하는 것도 이와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양 비즈니스 스쿨의 경우 수혜자가 한정되어 있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시장경제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청소년 시장경제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의 경우 시장경제에 대한 실제 경험이 부족하므로 가상의 공간에서 시장경제를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실제 사례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의 경우 뉴욕증권거래소는 가상의 주식시장게임(The Stock Market Game)을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매년 70만 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참가한다. 한편 대학과목 선이수 제도(AP)를 통해 고교생들이 대학에서 배우는 거시경제학과 미시경제학을 미리 배울 수 있다. 또한 비영리 경제교육단체인 JA(Junior Achievement), 공공기관인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 등에서 청소년 대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 교육의 특징은 개념 위주의 교육이 아닌 실제 사례에 기반 한 교육이며,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카트리나 사건을 통해 본 보험과 은행계좌의 중요성’이라는 강의는 DVD로 제작되었으며, 실제 카트리나 피해자가 등장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식이다. 이처럼 시장경제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가상공간을 마련하여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실제 사례를 제공하는 것은 북한의 청소년들에 대한 경제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결 어
북한의 시장경제화는 이미 시작되었으며, 앞으로 그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북한의 경제난과 2002년 시행된 7.1경제관리개선조치로 독립채산제와 인센티브제 등이 도입되면서, 이미 북한주민들은 시장경제를 경험하고 있다. 또한 고위 간부의 자제들은 대외무역과 관련된 특권 등을 독점하면서 수십만 달러에서 수천만 달러까지 소유하는 자본가로 성장하고 있다. 이는 북한 사회 전반이 시장경제를 경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들에게 시장경제에서 필요한 지식과 가치관을 교육하는 일은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시장경제교육과 관련하여 북한은 자체적으로 몇몇 대학에 경제관련 학과를 설치하여 정부 관료와 일부 대학생 및 기업인 등에게 경제관련 지식을 교육하였고, 이들을 중국·베트남·헝가리 등 경제개혁에 성공한 국가에 해외연수를 보내고 있으며, 최근 청소년에 대해서도 시장경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교육은 북한의 일부 엘리트 계층을 대상으로 시행된다는 한계를 지닌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북한 일반 성인대중에 대한 시장경제교육 기회확대, 능동성과 능력에 기반 한 경쟁 등 바람직한 시장경제 가치관의 보급, 기업지원센터를 통한 기업컨설팅 및 경영자와 재직자에 대한 교육 지원, 사례 중심의 북한 청소년에 대한 시장경제교육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향 하에 북한의 시장경제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향후 남한과 북한 기업들의 상호협력의 토대를 마련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강 일 규 /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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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산업전략본부장 02-3669-40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