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들은 지난 두 달여간 진행된 촛불집회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재협상을 끊임없이 주장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민 다수의 의사에 귀 기울이지 않은 채 수많은 경찰력을 동원해 자발적인 시민들의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억압하고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며 공권력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1,000여명에 육박하는 시민들이 연행되었고, 비폭력을 주장하며 평화롭게 시위하던 시민들은 물대포와 군홧발로 짓밟혀 수많은 부상자가 속출했다. 유엔인권이사회의 이사국으로서 모범적인 역할을 요구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야만적인 탄압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반 총장은 이 같은 한국의 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 반 총장은 지난해 버마 군정이 평화적인 시위대를 무력진압한 것에 대해 “혐오스럽고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라면서 버마 군정에 민주화와 인권존중을 위한 대담한 조처를 촉구한바 있기도 하다. 또한 올해가 세계인권선언 채택 60주년이 되는 해인만큼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지를 더욱 높이고 인권보호를 위해 유엔 차원에서 노력해갈 것이라고 밝힌 바도 있다. 반 총장은 “인권의 추구는 유엔 직무의 핵심”이라는 천명을 망각해선 안 된다.
한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반 총장의 방한을 앞두고 신문기고를 통해 “유엔과 반 총장을 도와 국제사회의 고민을 해결하고 우리의 국격을 높이는데 힘써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의 국격은 이미 경찰의 폭력진압과 인권침해로 땅에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 이미 국제사회가 한국 정부에 의한 심각한 인권침해 양상에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인권옹호자들의 조속한 석방과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반 총장도 이를 묵과해선 안 된다. 반 총장은 세계평화와 인권증진을 핵심 가치로 걸고 있는 유엔의 최고 수장으로서 현 사태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한국 정부에 국민의 기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주문해야 한다. 또한 한국의 인권침해 현실을 정확히 조사하는 등 유엔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반 총장의 적극적 역할을 다시 한 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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