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원정마 ‘픽미업’ 전종섭 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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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
2008-08-29 11:41
서울--(뉴스와이어)--국내 최초 원정마 ‘픽미업’이 미국 경마 데뷔전을 앞두고 경마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8월중으로 잡혀 있던 ‘픽미업’의 데뷔전은 현지 사정으로 잠시 연기되었지만, KRA가 9월안으로 반드시 성사시킨다는 계획이어서 한국경마사상 최초의 해외원정이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 누구보다도 가슴 두근거리는 사람은 ‘피미업’의 주인인 전종섭 마주(60)일 것이다.

대구의 중견 화섬업체 ‘삼공화섬’의 관리이사로 재직 중인 그는 휴일에도 회사로 출근하여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명절을 앞두고 수출물량이 많아요. 저뿐만 아니라 무역부 직원들이 모두 나와서 일하고 있습니다”

삼공화섬은 나일론, 폴리에스터 등 섬유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제품은 전량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전 마주는 처음에 ‘삼공전자’라는 곳에서 자금과 경리쪽 업무를 보았는데 능력을 인정받아 그 후 삼공 계열사의 요직을 두루 맡았다. 성실하고 일 처리가 치밀하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그가 마주가 된 이유는 순전히 동물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말과 같은 큰 동물을 유독 좋아했던 그는 제주도까지 가서 말을 구경하기도 했다. 부산에 경마장이 생기자 그는 두 번 생각하지 않고 마주가 되기로 했다.

“마주가 되기 전에도 경마를 좋아했습니다. 과천 서울경마공원으로 가족나들이를 가기도 했고요, 가끔 대구에 있는 마사회 장외발매소에서 경마를 즐기곤 했습니다.”

마주 생활은 그의 노년 생활에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말을 자주 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마주가 아니었다면 이처럼 말을 자주 볼 수 있겠어요. 또 경마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하게 되고......”

그는 영남지역 마주들 모임인 ‘영마회’에도 자주 나간다. 코리안 더비 우승마 ‘에버니스톰’의 김원구 마주나 오크스배 우승마인 ‘절호찬스’의 이종훈 마주와는 막역한 사이다.

“마주를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게 무척 많습니다. 대부분 경제적 이득을 위해서 마주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외국에서 마주는 성공한 사람이라면 모두가 꿈꾸는 명예로운 자리입니다.”

국내 최초 해외원정마의 주인이라는 명예를 안겨준 ‘픽미업’은 전종섭 마주의 첫 번째 말이다. 마방을 돌아다니다가 조교사들이 좋은 말이라고 칭찬을 해서 유심히 살폈더니 어깨와 엉덩이 근육이 우람하고 검은 털에 윤기가 흐르고 있었다.

“처음에 딱 보니깐 이 놈 잘 뛰겠구나 싶었어요" ‘픽미업’은 역시나 첫 느낌대로 출중한 실력을 발휘,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말로 미국 땅을 밟았다.

‘픽미업’은 무려 1년 반 동안 60kg이 넘는 부담중량을 계속 지고 달렸다. 그럼에도 꾸준히 3착안에 드는 저력을 보였는데, ‘픽미업’의 이런 뚝심은 핸디캡퍼 들이 계속해서 무거운 중량을 부과하는 원인이 되었다. 부담중량이 무겁다는 것은 그 만큼 능력 있는 말이라는 반증이지만, 마주로서는 그리 달갑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 ‘픽미업’은 체중이 460kg 안팎으로, 500kg을 훌쩍 넘는 다른 말들에 비하면 체구가 무척 왜소한 편입니다. 이런 말에게 단지 좀 잘 달린다는 이유만으로 60kg이 넘은 중량을 계속 부과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습니까”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지 경주성적에 관한 것이 아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마필 보호’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한 때 잘 나가던 말들이 부상으로 은퇴한 경우가 많습니다. 경주 편성도 좋지만 마필 보호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픽미업’은 박진감 넘치는 경주를 바라는 경마팬들의 바램과 말의 보호를 바라는 마주의 심정이 상충되는 한국경마의 딜레마를 상징하고 있었다.

전 마주는 지난 7월 ‘픽미업’을 미국으로 수송할 때 따라 갔다가 1주일 후에 귀국했다. 마음 같아서는 데뷔전 때도 현지에서 응원을 하고 싶지만, 명절과 회사업무 등으로 국내에 머물러야 한다. 그는 “데뷔전은 가까이서 보지 못하지만 10월초에 있을 두 번째 경주는 꼭 응원갈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그는 자신이 국내 1호 원정마의 주인이라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주위에서 응원이 대단합니다. 올림픽 대표팀에 자식을 보낸 부모 마음이 이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올림픽에 나간 자식이 금메달을 따기를 바라는 부모 마음처럼, 전종섭 마주도 ‘픽미업’이 좋은 성적을 거두어 귀국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는 성적에 목매는 각박한 마주는 아니다 “ ‘픽미업’은 마주로서 소유한 첫 번째 말이고, 가장 오래 동안 내 곁에 남아준 말입니다. 제발 온전한 몸으로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그는 경마를 사랑하고 말을 아끼는 진정한 마주였다.

한국마사회 개요
KRA는 국가공익사업인 경마의 시행을 통하여 국민에게 건전한 여가와 레저공간을 제공하며, 레저세,교육세 등으로 국가재정에 기여함은 물론 수익금의 사회 환원을 통하여 공익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경마는 1차산업에서 4차산업을 아우르는 복합산업으로 이들 산업을 움직이는 동력이다. 현재 1000여개 농가에서 2만여두의 말을 사육하고 있는 농업계에서는 KRA의 농축산지원에 의존하는 바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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