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마공원 한상원 관리사, ‘말’ 정복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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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
2008-09-08 09:00
서울--(뉴스와이어)--“이력서를 보는 순간 많이 놀랐다.” 지난 2001년 서울경마공원 마필관리사에 지원한 한상원씨 이력서를 본 때의 느낌에 대해 당시 채용담당자의 말이었다. 서울경마공원 54조에서 근무 중인 한상원 조교승인(39세)은 이력이 화려하다. 건국대학교 사범대 전체수석 입학에 총학생회장 이력이 있었으며 리라초등학교에서 쇼트트랙 헤드코치로 일하면서 쇼트트랙 국가대표인 변천사 선수를 길러냈었다. 또한 본인은 학창시절 전도유망한 육상선수였던 것.

한상원 관리사가 지원한 마필관리사라는 직업은 기초체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우선 하루 일과가 새벽 5시 반이면 시작되는 것이 그렇고 500kg에 육박하는 경주마를 다룬다는 일이기 때문에 그렇다. 또한 일정 자격이 주어지면 경주마에 직접 기승해 ‘경주로 조교’를 해야 하기 때문에 기초체력 뿐 아니라 탁월한 운동신경은 업무수행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한상원 씨는 타고난 운동실력의 소유자다. 대한민국 화랑축구대표팀(현 올림픽대표) 감독이었던 아버지(한창화)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운동을 접했던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육상을 시작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소년체전에 서울시 대표로 참가할 만큼 그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었다. 이후 한상원씨는 잠시 방황의 시기를 겪기도 했지만 고3때 다시 운동을 시작해 1987년도 국제 육상그랑프리 대회 100m에 출전하기도 했다. 당시 10.83의 좋은 기록을 올리고도 본선 2회전에 그쳐야 했지만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운동하며 많은 성취감을 느꼈던 때”라고 말했다. 당시 태릉선수촌에서 한국 육상의 간판스타인 장재근 선수와 함께 운동 했던 기억도 그에게는 소중한 추억이다.

운동을 하면서도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한상원 씨는 건국대학교 사범대 88학번(체육교육학)으로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입학 당시 실기 전과목 만점을 받으며 관계자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으며 대학 3학년 때는 총학생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학창시절 못 하는 운동이 없었고 대학에 진학한 후로 그가 마음먹어서 못 한 일이 없을 정도로 소위 잘나가던 때를 보냈던 상원씨는 대학 졸업 후 서울 모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는다. 하지만 1년을 버티지 못하고 학교를 뛰쳐나온 그는 운동과는 동떨어진 건축 일을 하며 2년여의 시간을 보낸다. 이후 서울시 모 초등학교에 빙상 보조강사로 다시 운동계에 들어온 후 탁월한 선수지도능력을 보이며 헤드코치까지 올라간다. 당시 지도했던 선수 중에는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인 변천사 선수(당시 5학년) 있었다. 선수지도에 탁월한 능력을 지녔음에도 그 일도 손에 익다보니 더 이상 그의 흥미를 끌지는 못했다.

그러던 그에게 인생의 새로운 목표가 생겨났다. 바로 ‘말’을 접하게 된 것. 2000년 KRA 한국마사회가 시행하는 무료승마강습에서 우연히 말을 접한 그는 길게 생각 할 것 없이 말을 타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그해 마필관리사 공개채용에 응시했고 멀티 스포츠맨이었던 그는 당당히 필기와 실기 공히 1등의 성적으로 합격해 이듬해인 2001년부터 관리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상원 관리사에게 ‘말’은 어떤 존재일까? “경마장 사람들 보통 ‘말 귀신이 씌었다’고 하는데 저도 그 말귀신이 씌인거죠 뭐”라며 “살아있는 말을 관리한다는 것 자체가 내겐 도전해야 할 대상이었고 지금도 그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랬다 모든 스포츠에서 출중한 성과를 올리고 항상 엘리트코스만 밟아온 그에게는 강한 그 무엇이 필요했을지 모른다. 그에게 필요한 강한 대상은 다름 아닌 생명체인 ‘말’이었다. 마필관리사 면접에서 지원동기를 묻는 면접관에 당당히 “말이란 놈을 한번 타 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는 그에게서 진정한 도전정신이 묻어난다.

하지만 막상 시작한 관리사 일은 쉽지 않았다. 새벽부터 시작되는 일과와 난생 처음 해보는 대동물을 관리한다는 건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무엇보다 그는 말을 타고 싶었지만 일반관리사는 말을 탈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경주마에 기승해 경주로 조교를 시키기 위해서는 ‘조교승인’자격이 있어야 했지만 조교승인 자격은 관리사 경력 2년이 있어야 했다. 기승하고픈 욕망을 억누르며 2년여를 참고서 드디어 2003년에 그토록 갈망하던 조교승인 자격을 획득했다. 보통 몇 번을 떨어지고야 오를 수 있는 자리지만 한상원 관리사는 단 한번에 자격을 획득했다. 이는 경마공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니 그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조교승인 자격을 취득한 그는 드디어 갈망하던 말 등에 올라탈 수 있었다. “아무도 없는 새벽, 새벽안개가 내리깔린 경주로를 내달리는 느낌은 감히 감탄사나 숱한 수식어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라며 밝게 웃는 그에게서 진정으로 일을 사랑하는 프로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아직도 ‘말’은 도전해야 할 대상이다. 우선 경주마를 자신의 스타일로 조련하고 마방을 이끌 수 있는 조교사가 되어보는 것이 가장 큰 꿈이란다. 통상 조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마필관리사 2년, 조교승인 1년 이상, 조교보 8년 이상의 경력을 쌓아야한다. 한상원 관리사에게는 너무 멀고도 험난한 길이지만 어려운 길이기에 그가 가려하는 것일지 모른다. 지금까지 한상원 관리사가 그랬던 것처럼...

한국마사회 개요
KRA는 국가공익사업인 경마의 시행을 통하여 국민에게 건전한 여가와 레저공간을 제공하며, 레저세,교육세 등으로 국가재정에 기여함은 물론 수익금의 사회 환원을 통하여 공익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경마는 1차산업에서 4차산업을 아우르는 복합산업으로 이들 산업을 움직이는 동력이다. 현재 1000여개 농가에서 2만여두의 말을 사육하고 있는 농업계에서는 KRA의 농축산지원에 의존하는 바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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