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잎 자가세정 효과 갖는 ‘탄소나노튜브 이용 초발수 투명전도성 코팅기술’ 첫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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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연구원
2008-09-08 11:38
창원--(뉴스와이어)--높은 빛투과도와 전기전도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표면에 먼지가 거의 묻지 않고, 묻더라도 물만 뿌리면 쉽게 먼지가 제거되는 자가세정(self-cleaning) 능력을 지니는 획기적인 재료 코팅기술이 국내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재료응응연구단 이건웅 박사팀은 자체 기본연구사업을 통해 개발한 바 있는 탄소나노튜브 바인더 혼합 잉크를 이용하여 연잎ㆍ나비나 매미 날개 등에서 발견되는 초발수(超撥水) 자가세정 효과를 가지면서도 매우 투명하고 전기가 잘 통하게 하는 코팅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건웅 박사팀은 지난 3월 탄소나노튜브를 결합제 등과 혼합한 ‘탄소나노튜브 일액형 코팅액’(투명전극 제조용 잉크)과 이를 이용한 투명전도성 필름 개발에 성공하여 기술이전을 앞두고 있으며, 여기에 자연계에서 발견되는 초발수 특성(유리 등의 표면이 물을 흡수하지 않고 튕겨내는 현상)을 이용한 자가세정이라는 기능성을 부여하여 그 응용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물이 닿아도 표면을 적시지 않고 또르르 굴러 떨어지는 연잎이 자가세정 능력을 지닌 것은 표면에 형성된 나노수준의 물 반발성 코팅막(왁스)으로 덮인 나노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돌기에 의한 초발수성 때문이다. 나비나 매미 등의 날개 등 자연 생물의 일부분을 크게 확대해 봐도 유사한 돌기형태가 발견된다. 이러한 돌기 구조는 물이 접촉하는 면적을 최소화하고, 물 반발 코팅은 돌기 사이의 골에 물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게 된다. 따라서 물은 연잎의 표면을 적시거나 달라붙지 않고 둥근 물방울 형태로 굴러 내려 떨어지게 되며, 이때 표면의 먼지 등 오염물을 함께 씻어낸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잎의 자가 세정능력을 모방하기 위해 물을 싫어하는 플루오로기를 지닌 실란(Silane. 수소화규소의 계열의 하나) 물질을 함께 사용하여 탄소나노튜브/결합제(binder) 혼합액을 제조했다. 이 용액을 유리 등 기판 표면에 코팅할 경우 탄소나노튜브는 초발수의 조건인 나노에서 마이크로 수준의 돌기 또는 기공을 형성시키고 표면에너지가 작은 플루오로 실란은 물을 싫어하므로 연잎의 초발수 표면을 구현할 수 있다. 반면 유사한 방법으로 물을 좋아하는 실란 물질을 바인더로 사용할 경우 물이 표면에 완전히 퍼지는 초친수성 코팅도 가능하다.

또한 높은 투과도에서 초발수성을 구현하기 위해서 연구팀은 나노미터 크기의 실리카 입자를 탄소나노튜브/결합제 혼합액에 추가로 첨가하여 더욱 미세한 나노미터 크기의 기공과 돌기를 형성시켜 물의 퍼짐현상을 극단적으로 제한함으로써 고투과도의 초발수 표면을 구현하였다.

기존에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초발수 코팅은 기판에 탄소나노튜브를 직접 성장시키거나 전도성 고분자로 분산된 용액을 코팅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들은 모두 투과도를 고려하지 않은 불투명한 코팅방식으로 투과도를 요구하는 광소자, 투명 원도우에는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해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하여 고투과도를 유지하면서 전도성과 자가세정 능력을 동시에 발휘하는 세계 최초의 코팅기술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신재료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 (Advanced Materials) 8월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주요 개발자인 한중탁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투명 초발수 전도성 코팅 기술은 기존의 대전방지, 전자파 차폐 등의 기능성에 고투과도와 자가세정 능력을 부여한 것으로 각종 광소자 및 기능성 유리 등의 코팅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며, “또한 고투과도와 자가세정 능력 그리고 발열히터 특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자동차의 열선(熱線) 유리, 스마트 윈도우, 대전방지 코팅, 전자파 차폐 코팅 등에도 다각적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발표논문 : Joong Tark Han, Sun Young Kim, Jong Seok Woo, Geon-Woong Lee, “Transparent, Conductive and Superhydrophobic Films from Stabilized Carbon Nanotube / Silane Sol Mixture Solution”, Advanced Materials, Published online Aug 2008 DOI: 10.1002/adm.200800239

[용어설명]

ㆍ일액형(一液形) 코팅액(One-component Solution) : 이질적인 다양한 성분들을 하나로 통합하고 안정화를 이루어 그 사용과 응용을 편리하게 한 코팅 솔루션(액체).

ㆍ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 : 탄소들이 벌집처럼 연결돼 다발형태를 이룬 것으로 지름이 1나노미터(10억분의 1m) 단위로 머리카락의 10만분의 1에 불과하다. 구리보다 전기를 1,000배나 잘 흘리고 강철보다 100배나 강해 다양한 전기전자 소재로 활용이 기대되는 꿈의 신소재다.

ㆍ결합제(binder) : 투명전극 등의 제조공정에서 투명 기판 위에 탄소나노튜브를 결합시키기 위한 물질.

ㆍ스마트 윈도우 : 스마트 윈도우 또는 스마트 글래스라고 하며, 태양광 발전 등에서 사용자가 통과하는 빛과 열의 양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게 해준다. 과거 대부분의 태양광 투과율 조절기술은 특정 투과율을 가진 필름을 윈도우상에 장착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으나 스마트 윈도우는 빛의 투과율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하여 삽입함으써 투과율과 사용자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개요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1976년 국가공인시험기관으로서 첫 출발한 이후 2017년 기관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획득하는 등 최고 수준의 전기전문연구기관이자 과학기술계 대표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성장했다. 현재 경남 창원에 소재한 본원 외에 2개의 분원(안산, 의왕)이 있으며, 전체 직원수는 620여명에 달한다. KERI는 실현 가능하면서도 대규모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연구과제를 집중 선정하여 국가사회에 기여하는 대형 성과창출을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주요 업무분야는 차세대전력망 및 신재생에너지,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기추진 및 산업응용 기술, 나노신소재 및 배터리, 전기기술 기반 융합형 의료기기, 중전기기 시험인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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