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돈 카를로 Don Carlo’

서울--(뉴스와이어)--오페라는 인류가 낳은 가장 위대한 문화유산이며, 이 종합예술을 벨칸토와 베리스모시대를 거쳐 최 절정기에 올린 인물이 바로 쥬세페 베르디(G.Verdi)다.

서울시 오페라단은 거장 베르디의 작품 중 가장 빼어난 5작품을 선별하여 를 기획하였다. 2007년 안타까운 사랑의 결말 <리골렛토> 와 숨겨진 사랑의 사건 <가면무도회> 를 비롯하여 2008년에는 진실한 사랑의 드라마 <라 트라비아타>가 많은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또한 2008년 11월에는 갈등의 굴레를 절묘하게 표현한 <돈 카를로>가, 2009년에는 인간의 고뇌를 그린 대서정시 <운명의 힘>이 공연될 예정이다.

한국 오페라 역사상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우고 있는 Verdi Big 5. 오페라 관람이 생소한 일반인뿐 아니라 오페라 매니아들에게도 Verid Big 5는 G.Verdi의 대표적 작품을 정통 오페라 연출 그대로 관람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이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친절한 오페라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페라 애호가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Verdi Big 5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지만, 서울시오페라단의 최고 관심사는 오페라에 대한 선입견과 막연한 동경심을 가지고 있는 초보 관객이 오페라에 흥미를 갖게 하는 것이다. 때문에 오페라 연출 방법도 난해한 현대적 연출을 지양하고 정통 오페라 연출을 고수한다. 모던한 연출이 오페라 애호가들에게는 신선할 수 있지만, 서울시오페라단은 처음 오페라를 접하는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정통 오페라를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이번 Verdi BIg 5의 네 번째 작품, <돈 카를로> 에서도 서울시오페라단의 이러한 초보관객 친화적 노력 계속되는데, 이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1. 오페라 막이 오르기 전, 관객은 무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과 객석 LCD를 통해 <돈 카를로>의 작품 설명을 접하게 된다. 국내에서 유일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린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오페라단의 공연해설 촬영 팀은 지난 8월 <돈 카를로>의 배경인 스페인 궁정을 다녀왔다. <돈 카를로>에 등장하는 유서 깊은 스페인 궁정 곳곳과 조각상, 기타 에피소드를 찾아 촬영을 하였고 여기에 오페라 칼럼리스트 유형종씨의 해설이 곁들여진다. 공연 전 작품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초보 관객은 공연 중 오페라의 음악과 연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것이다.

2. 지금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3층은 사석에 가까웠다. 특히 오페라의 경우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건 오페라글라스를 이용하고도 불가능에 가까웠다. 3층 객석을 주로 이용하는 관객은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이 대부분이다. 큰 마음을 먹고 생애 처음으로 오페라를 관람하러온 관객도 많다. 서울시오페라단은 3층의 사석을 살리기 위해 대형 스크린 (6,600x 3,710) 과 6대의 중계 카메라 이용한다. 소외된 3층 관객에게 대형 스크린을 이용하여 생동감 있는 오페라를 보여주는 것이다. 2007년 가을 <가면무도회> 부터 도입된 오페라 실시간 중계 시스템은 3층 관객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특히, 중 · 고등학생 단체 판매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고 · 최대의 베르디 오페라 <돈 카를로>

<돈 카를로>는 최고(最高)이자 최대(最大)의 베르디 오페라다. 이 작품을 성공시킨 이후 베르디는 실제로 음악계를 등진 채 산타 아가타의 시골 빌라에 칩거했다. 1867년에 초연된 <돈 카를로>는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에서 <운명의 힘>에 이르는, 이른바 그의 ‘그랜드 오페라 시대’를 마감하는 곡이며, 이후 베르디 말기의 세 명작이 나타나기 전까지 그의 모든 주옥 같은 오페라들 중에서도 가장 크고 가장 빛나는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돈 카를로>는 베르디의 오페라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며 무삭제판의 경우 휴식 시간까지 포함 5~6시간까지 이른다. 공연을 위해서는 다섯 주역의 탁월한 가수들뿐 아니라 두 명의 베이스와 기교를 갖춘 한 명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천상의 소리)가 필요하며, 대형 합창단 및 무용단 등 많은 엑스트라가 있어야 한다.

오페라 <돈 카를로>의 원작자, 독일의 문호 ‘프리드리히 실러’

실러는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이다. 14세 때 영주(領主)의 명령으로 칼 사관학교에 입학하여 처음에는 법률을 공부하였으나 후에 의학으로 바꾸었으며, 이때부터 시와 희곡을 쓰기 시작하였다. 엄격한 기숙사생활과 구속받던 젊은 시절에 그는 셰익스피어·레싱·호메로스·괴테 등의 작품을 읽으며 습작을 계속하였다. 일생에 9편의 완성된 희곡을 집필하였으나, 총괄적으로 구분하면 《돈 카를로스》를 경계로 하여, 그 이전의 작품에는 외적이며 정치적인 자유를 주제로 하여 격렬한 모습을 띠고 있고, 그 이후의 작품에서는 내적 자유를 추구하여 숭고하고 유구(悠久)한 모습이 나타나 있다. 실러는 독일 고전주의문학에서 괴테와 더불어 2대 거성으로 추앙되고 있으며, 괴테와는 대조적인 자질을 가진 국민시인이다. 오페라 <돈 카를로>는 독일의 문호 프리드리히 실러가 쓴 극시 <돈 카를로스, 스페인의 왕자> 를 원작으로 하여 이를 각색한 것이다. 실러는 16세기 스페인에서 실제 있었던 스페인 왕 펠리페 2세와 그의 아들 돈 카를로스 사이의 갈등을 둘러싼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이 희곡을 썼다. 주역들은 모두 실제 인물이지만, 포사 후작 로드리고만은 실러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다. 희곡 형식의 원작을 오페라 소재로 즐겨 썼던 베르디는 쉴러의 작품으로서는 이전에 이미 <잔 다르크>, <군도>, <루이자 밀러>의 세 작품을 썼다.

베르디가 사랑했던 오페라, <돈 카를로>

베르디는 오페라 <돈 카를로>를 무척 사랑한 나머지 무려 일곱 번이나 개작을 했다.
<돈 카를로>는 파리 오페라하우스가 위촉한 작품이며, 베르디는 완벽한 플롯과 치밀한 대사에 실러의 희곡 <돈 카를로스>를 선택했다. 2년 이상의 작업 기간을 거친 <돈 카를로스>는 1867년 파리 오페라하우스에서 프랑스어로 초연되었다. 이 후 베르디는 이탈리아 볼레냐에서의 공연을 위해 대사를 이탈리아어로 번역하고 4막으로 줄여서 <돈 카를로>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이후 밀라노 공연판이나, 다시 5막으로 확장한 리코르디 판 등 다양한 판본들이 만들어졌다.

최고의 심리 드라마 <돈 카를로>

오페라 <돈 카를로>는 사랑과 질투 그리고 의심, 우정과 신념, 부자간의 갈등, 정치적 음모와 종교적 암투 등 다양한 갈등 상황과 함께 인간 정신의 갖가지 심층들이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최고의 심리 드라마이다. 다섯 명의 주인공은 모두 막이 올라가서 내릴 때까지 인생이 그들의 어깨에 올려놓은 고통의 짐을 덜지 못한다. 아니 그들은 죽을 때에야 비로소 그것을 벗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수 밖에 없기에 더욱 비극적이다. <돈 카를로>에 비친 인간 군상의 고뇌는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돈 카를로> 음악의 특징, ‘남성 저음 가수의 두드러진 활약’

베르디는 통상적인 편성에 머무르지 않고 바순과 트럼펫을 4대로 증배하는 등 오케스트라의 규모를 늘렸으며, 극의 줄거리에 걸맞게 관현악으로 하여금 강력한 화음을 뿜어내도록 했다. 2막의 종교재판 장면에서의 화려하고 웅대한 음악에서 3막에 등장하는 필리포 2세와 종교 재판장이 부르는 2중창의 불길하고 음침한 음악에 이르기까지 절묘한 콘트라스트를 들려준다. 베이스 가수들 간에 누가 더 묵직한 소리를 내는지 경합을 벌이는 듯 한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며, 남성 저음가수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것이 오페라 <돈 카를로>의 커다란 매력이다. <리골레토>나 <라 트라비아타>에 등장하는 유명 아리아처럼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노래가 부족하다는 평도 있지만 등장인물들의 심리에 공감하면서 아리아를 감상한다면 이처럼 가슴 절절한 노래는 없다.

<돈 카를로 >의 주요 아리아 소개

○ 제1막1장 “Io l’ho perduta” (나의 여인을 잃었네)
- 결혼을 약속했던 연인이 아버지와 결혼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부르는 카를로의 아리아

○ 제1막1장 “Dio, che neii'alma infindere” (함께 살고 함께 죽자!)
- 죽고 살기를 함께하자며 부르는 카를로와 로드리고의 2중창. 오페라 <돈 카를로>에서 가장 유명한 선율이며 처음 들어도 멜로디가 귀에 맴도는 아름다운 아리아다. 돈 카를로와 그의 친구 로드리고가 부르는 이중창 선율은 3도와 6도의 어울림 음정으로 죽고 살기를 함께 하자는 우정이 넘쳐흐른다. 이 선율은 돈 카를로와 로드리고의 형제애를 뜻한다.

○ 제3막1장 “Ella giammai m'amo” (그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네)
- 아내의 사랑을 얻지 못한 외로운 영혼을 지닌 필리포 2세의 슬픔이 절절히 표현된 아리아

○ 제3막1장 “O don fatale” (오, 저주스런 미모여)
- 자신의 미모가 결국 허영과 오만으로 빠지는 길이 됐다며 부르는 에볼리의 아리아

○ 제3막2장 “Per me giunto il di supremo... Io morro”(내게 최후의 순간이 왔네... 나는 죽지만)
- 로드리고가 죽음을 앞두고 부르는 감동적인 아리아

○ 제 4막“Tu che le vanita conoscesti del mondo”(당신은 알고있지요 세상의 허무함을)
- 카를로에 대한 그리움과 이젠 그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엘리자베타의 비운의 아리아

돈 카를로의 무대 공간 소개

전체적으로 중세의 스타일, 즉 고딕 양식을 채택했다. 수도원에서의 만남과 운명은 극적으로 발전, 전개될 것이기에 무대도 역시 정지하지 않고 변화 · 진행된다. 서재에 있는 책들은 진실을 의미한다. 서재에서 카를로는 필리포 2세와 대립하고 에볼리는 엘리자베타에게 자신의 잘못을 고백한다. 서재는 진실을 이야기 하는 공간이 될 것이고 무대는 책으로 가득차게 될 것이다. 대관식은 화려한 무대장면만을 연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대관식은 군중과 왕권과 종교가 갈등하는 구조를 표현한다. 또한 대관식은 종교성이 강하기 때문에 더욱 고딕 양식이 필요하다. 이 무대에서 치솟을 것 같은 장엄한 건축구조의 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감옥은 보통 꽉 막히고 속박된 공간이지만 카를로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 공간은 육체만 소유 할 수 있을 뿐 그의 정신은 속박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돈 카를로가 갇힌 감옥은 자유로운 새가 되어 날아가고 싶은 그의 마음을 대변하여 표현되었다. 카를로가 그의 할아버지인 카를로 5세의 부름을 받고 현세를 떠나는 장면은 수평적 구조가 아닌 수직적 구조로 표현된다. 높은 계단이 형성되며 카를로는 그 계단을 올라가게 될 것이다. 카를로 5세가 카를로를 부를 때는 극적으로 열린 공간이 되며, 스모그와 같은 효과도 연출된다.

세종문화회관 개요
1978년 4월 설립된 세종문화회관은 1999년 재단법인으로 출범하였다. 2003년 시설개보수공사를 통해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공연장으로 문화예술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sejongpa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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