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원/엔 환율
최근 엔/달러 환율은 급락, 원/달러 환율은 급등하여 원/엔 환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2008년 8월 18일 110.35엔까지 상승했으나 최근 하락세로 반전되면서 2008년 10월 27일에는 93.15엔을 기록하며, 2008년 8월 18일보다 15.6%나 상승하였다. 더욱이 지난 24일에는 13년 2개월만에 달러에 대한 엔화 환율이 90엔대로 진입하였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2008년 10월 27일 현재 1,442.5원으로, 전년말대비 54.1% 상승하였다. 특히 10월 1일 1,187원에서 한 달 가까운 기간에 255원이나 급등했다. 2009년에는 원/달러 환율이 1,040원대, 엔/달러 환율이 100엔대로 전망되고 있어 원/엔 환율은 1,050원을 전후로 현재의 수준보다는 낮은 하향 안정세를 보이겠지만 여전히 고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 원/엔 환율 급등의 배경
한국의 금융 불안이 심화되어 원/달러 가치는 하락하는 데 비해, 엔/달러 환율 가치가 급등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파악된다.
(엔화 안전자산 인식) 첫째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금융위기가 미국 경기를 침체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국 통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엔화가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IMF 추정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관련 상품에 의한 금융기관의 손실 예상액이 미국의 경우, 1,440억 달러이고 유럽이 1,230억 달러에 비해 일본은 100억 달러에 불과해 일본 금융기관이 안전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유로화, 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뉴질랜드 달러화, 스위스 프랑화의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엔화의 순매수 포지션이 7월에 급격히 증가하여 440만 건을 넘어섰고, 이는 2007년 7월의 420만 건을 추월한 수량이다.
(엔 캐리 자금의 축소) 둘째로 엔/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이었던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회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9년 2월 제로금리 이후 급증세를 보이던 엔화 대출 규모가 2007년부터 본격적인 청산에 진입하였다. 일본은행에 의하면 일본은행의 엔화 순유출규모는 2006년 1/4분기 10조 3,153억 엔으로 엔캐리 자금이 확대되었으나, 2007년 1/4분기에는 엔캐리자금이 청산되면서 5조 9,236억 엔의 순유입세로 돌아섰고, 2008년 1/4분기에는 9조 2,049억 원으로 순유입 증가세가 이어지며 엔 캐리 자금 축소가 2007년 이후 지속되고 있다.
(세계 2위의 외환보유) 또한 일본 역시 국제 금융 위기로 실물 경기 침체를 겪고 있으나, 2008년 8월 말 현재 중국에 이어 9,967억 달러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어 일본 금융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점도 일본 엔화 가치 상승의 주요 원인이다. 특히, 2004년 3월 이후 일본의 외환보유액은 8,000억 달러를 넘어서 1조 달러에 가까운 추이를 보이면서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3. 원/엔 환율 급등의 영향
3-1. 부정적인 영향
(대일 무역수지 악화) 원/엔 환율 상승으로 2008년 대일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8월말 현재 대일 무역적자 규모는 263억 달러로 이미 지난해 연간 적자규모인 299억 달러의 88%에 달하고 있다. 2008년 9월말 현재 무역수지 적자 누계가 147억 달러인데, 그 중 대일 무역적자액은 263억 달러로 전체 무역수지 적자액의 179%에 달한다. 이는 두 번째로 많은 무역수지 적자액을 보이고 있는 대중 무역수지 적자 누계 147억 달러에 대해서도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이다. 대일 무역적자액의 가운데 부품소재 비중이 60%를 차지하는 한국의 산업 구조 특성 상 원엔 환율의 상승은 대일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LCD용 유리의 대일 수입 의존도는 82%를 넘고, LCD 제조장비는 75%를 상회하고 있다.
(엔 차입 비용 증가) 엔 차입 기업들의 경영 부실이 우려된다. 2007년 말 엔화 표시 순기타투자액(순무역신용, 순채무, 현금 및 예금, 기타로 구성됨)은 1조 5,600억 엔에 이르고 있다. 이를 2008년 9월말 원/엔 환율로 계산하면, 최대 4조 8,600억 원의 원리금 및 이자 상환의 추가 부담이 생기게 될 것이다.
(물가 상승 압력 및 소비자 후생 감소) 원/엔 환율의 급격한 상승은 일본 수입재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엔 환율의 급격한 상승에도 불구하고, 일본 소비재 수요에 대한 가격 탄력성의 경직성으로 인해 한국 소비자의 후생이 감소할 것이다.
3-2. 긍정적인 영향
(수출 경쟁력 제고) 한일 양국 간의 주력 수출 산업 구조가 유사하여 원/엔 환율의 상승은 한국 수출 산업에 있어서 경쟁력 제고의 효과가 크다. 한일 양국 간의 9대 중첩 주력 수출 품목의 2008년 1월~8월 간 수출 누적액이 2,795억 달러로 한국의 동 기간 전 품목의 수출 누적액 3,292억 달러의 85%에 달한다. 특히, 세부 품목별로 살펴보면 일본을 제외한 국제 시장에서 전자, 자동차 및 통신 부문에서는 비용 경쟁력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 제고되어 전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가 기대된다. 또한, 일본 대기업 바이어들이 지적하는 대일 수출 증가 품목으로 기계류, 자동차 부품, 무선통신기기로 약 5%~10%의 수출 증가를 예상된다.
(관광 수지 및 서비스 수지 개선) 한국을 방문하는 외래 방문객 중 30% 이상을 점하고 있는 일본 관광객은 원/엔 환율의 상승에 따라 일인당 지출액도 커져, 전체 관광 수지 개선 및 서비스 수지 개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005년 1/4분기에서 2007년 1/4분기까지 일본인 관광객 수는 추세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다가 2007년 2/4분기 원/엔 환율의 상승과 더불어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2008년 8월 일본 관광객 수는 전체 관광객 58만 명 중 19.3만 명(33.2%)을 차지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의 절대 다수를 점하고 있다. 또한,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일본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은 962 달러에서 2008년 상반기 972 달러로 상승하였다.
(일본의 對한 투자 여건 개선) 엔화 강세에 따른 엔화 자본의 직접투자 및 증권투자(주식 및 채권) 등 자본시장 투자 유치 환경이 개선될 것이다. 엔화 가치가 높아짐으로써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여력이 높아지게 되면 일본 기관투자가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투자를 증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이다.
(동북아 금융협력 필요성 증대) 더불어 글로벌 달러 불안에 따르는 세계 금융 질서의 변화에 따라 동북아 금융 질서 재편 등 상호 협력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의 금융 불안에 의한 달러의 급변동 사태를 막기 위해 동북안 금융협력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으며 나아가서 아시아 경제 협력의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국제 금융 위기의 공조 방안으로 한·중·일 및 아세안 회원국들이 참여하는 800억 달러 규모의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다자화 공동기금 조성이 조기에 실현되어 동북아를 시작으로 새로운 국제 금융 질서의 재편이 가속화 될 가능성이 높다.
4. 활용 방안
(수출 마케팅 강화) 우선 엔화 강세 국면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의 기회로 삼아 기업들의 수출 마케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세계 수출 경쟁력이 높은 전자, 자동차 및 통신 부문과 대일 경쟁력이 높은 기계류, 자동차 부품, 무선통신기기 부문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한류 관광 활성화) 일본 관광객은 통상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층으로 형성되어 있어 원/엔 환율 상승을 기회로 활용해 새로운 대일 관광객 확보와 기존의 대일 관광객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 상품 개발 등이 필요하다.
(대일투자 유치 증대) 부품 공단 유치 본격화 등을 통해 엔화 자본의 국내 직접 투자를 활성화시켜야 할 것이다. 특히, 유명무실화된 경제 특구 제도를 재정비하고, 저렴한 대규모 산업용지의 공급 등을 위한 제도 개편 등이 추진되어야 한다.
(수입 구조 개선) 엔화가 급등하면 차입 비용이 증가하게 되므로 수입 구조를 다변화하는 것이 원/엔 급등에 대비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부품·소재 조달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부품 산업 육성) 정부는 부품 산업을 보다 적극 육성함으로써 원/엔 환율 급등의 피해를 축소시킬 필요가 있다. 부품 산업의 경우,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므로 펀드 등을 통한 자금 지원, 전문 기술 인력 지원 방안 등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동북아 협력 주도) 마지막으로 한중일 3국의 통화를 기초로 3국간 무역거래 시 결제 가능한 단일통화를 창출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동북아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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