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우리나라 산업, 희망 있다”

서울--(뉴스와이어)--한국산업은행(행장 민유성, www.kdb.co.kr)은 최근 글로벌 금융경색으로 인해 국내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비관적이지는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IMF 외환위기 당시와는 국내경제의 체질이 크게 다르고 과거에 비해 시장불안에 대한 국제적 공조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원화약세의 지속여부에 따라 수출산업을 중심으로 경제가 단기간 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산은은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내년도 경제의 주름살이 커지겠지만, 금년 중에 시장이 안정화되고, 최근 수립되고 있는 정부의 경제안정화 대책이 조기에 실행될 경우 국내 실물경제의 회복속도는 예상외로 빠를 수 있다고 밝혔다.

산은은 최근 경제위축을 둘러싼 전문가들의 많은 우려가 금융시장에서의 군집적 쏠림현상이 지나치게 강조된 여파로 인한 것이며, 그 여파는 건설업 등 구조적 불황을 겪고 있는 업종과 한계기업에 해당하는 일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금번 위기가 영미계 은행의 신용위기에서 발생된 것이므로 국제적 공조가 빠르게 진행되면 국내 금융시장의 자금중개도 빠른 속도로 정상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산은은 지금 시점에서 대두되는 큰 문제점이 국제금융시장의 수급불균형이라고 지적하고, 그 예로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관리가 원활하지 못하고 환율의 변동성이 심한 가운데 외화금리가 지나치게 높다는 사실을 들었다. 그러나 이 문제 또한 자국경제의 회복을 최우선시 하는 선진국들이 국제적 정책 공조를 앞당기려는 움직임이 있어 내년 상반기 이내에 해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산은은 최근 큰 폭의 환율상승과 국제 원자재가격 폭락은 대외의존형 경제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에게는 호재라고 지적했다. 국내업종 중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으면서 내수판매비중이 높은 업종의 경우 채산성 악화가 심각한 상태이며, 환율상승과 최근의 원자재 가격 폭락은 수출산업과 내수산업 간의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지만, 환율과 원자재 가격의 최근 움직임은 국내 수출업체들에겐 당분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국내 산업정책이 수출주도형 중화학공업과 IT산업의 육성에 초점을 맞추어 온 결과, 대부분의 주력 수출상품들이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경합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국제적 환율 공조로 엔화가치 상승추세가 일부 꺾어지더라도 이미 크게 오른 엔화가치로 인해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이 한층 높아졌다는 얘기이다. 그리고 수출시장에서 중국과 경합하고 있는 중저위 기술의 제품들도 최근에는 중국산 제품의 신뢰추락과 위안화 강세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고 전망했다. 지난 80년대 후반 자동차, 전자제품, 철강 등 국내 주요업종의 제품들이 선진국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시장점유율과 명성을 확보하게 된 것이 당시 엔고현상 등 유리한 환경 때문이라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산은은 최근 수출시장의 위축 가능성에 대한 업종별 내성분석(耐性分析) 결과를 제시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세계경기 둔화시 기술진입장벽이 낮고, 기술에 의한 품질차이가 적은 업종에서 수출둔화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국가간 제품의 품질차이가 크지 않을 경우 가격경쟁력이 주요한 경쟁력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수출둔화의 타격은 저위기술 → 중저위기술 → 중고위기술 → 고위기술 순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수출업종의 기술수준별 비중은 2007년 기준 중고위기술 이상이 77%, 중저위기술 이하가 23% 수준이다.

또, 산은은 최근 수년간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현상이 한국경제로서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주장했다. 선진국들은 경기 둔화로 성장률이 1%대 또는 그 이하에 머물더라도 중국경제는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아 아무리 경기가 후퇴되더라도 7%대 이상의 실질성장이 가능하여 국내 완성품과 부품소재 생산업체들의 생산유발을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의 인플레와 위안화 절상, 엔화강세는 국내기업들의 중국 수출여건을 밝게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부품소재산업에서 만성적인 대일무역 역조현상을 지적해왔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은 동 부문에서 그 이상으로 대중국 무역흑자를 거양하고 있고, 부품소재부문의 육성은 단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장기간에 걸쳐 체계적 기술개발을 유도해 다시 한번 일본과의 품질격차를 줄이는 데 산업정책의 중점이 두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산은은 세계 경기침체로 인해 대부분의 주요산업에서 단기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되지만, 2010년 이후에는 수요회복에 따라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산업은 2010년 이후 신규시장 확대, 교체수요 발생 등 수요회복으로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가전, 자동차의 경우에도 단기적으로 성장이 정체되더라도 중국, 인도 등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될 것이며 국내 기업의 해외생산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은 이미 5년분 이상의 수주물량을 확보한 상태여서 당분간 수주가 감소하더라도 몇 년간 높은 수준의 생산설비 가동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일반기계와 철강은 해외 건설시장 호조, 신흥국의 고성장에 힘입어 수출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석유화학의 경우 중국시장에서 그동안 공급능력이 확대된 중동지역의 업체들과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여 정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은경제연구소의 김상로 소장은 “그동안 수출주도형 산업정책으로 인해 우리 경제는 급속한 성장을 구가하고 생활의 질을 높여 왔으나 그 반작용도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우리 경제가 대외환경에 민감한 체질로 고착화되고,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로 바뀐 데다, 최근에는 산업구조가 고용유발효과가 낮은 자본·기술집약적 형태로 변모하면서 고용흡수력이 저하되고, 서비스산업의 영세성이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향후 산업정책의 대상을 내수산업위주로 재편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으나, 가급적 대외환경에 민감한 경제체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정책수단을 강구하여야 하며 이와 함께 산업 안정화 및 고부가가치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환경산업을 포함한 신성장 동력부문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면서도 재정부담을 최소화하는 생산적 복지산업의 육성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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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은행 산은경제연구소 홍양표 연구위원 787-7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