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무왕의 대규모 토목공사 확인
익산왕궁리 유적은 백제 무왕(武王: A.D. 600~641)대에 조성된 궁성유적으로 지난 1989년부터 현재까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 의해 연차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의 조사에서는 대형 전각(殿閣) 건물지, 와적기단(瓦積基壇) 건물지, 대형 공동화장실, 공방 등 궁성내부의 공간 구획 및 활용 양상을 밝혀낼 수 있는 자료를 확인한 바 있다.
올해는 익산 왕궁성의 남·동벽 내·외측지역에 대한 정밀발굴조사를 통하여 궁성을 축조하기 위한 대규모의 토목공사 양상과 성벽의 전체 구조 및 축조수법을 복원할 수 있는 결정적인 자료를 확보하였다.
익산 왕궁성의 대규모 대지조성과 성벽의 구조 및 축조수법에서 보이는 세부적인 특징과 의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궁성 내부의 대지조성을 위한 토목공사는 남벽의 중앙 문지- 동서석축2의 동측 말단부-동벽 내측에 걸친 대규모의 성토층(盛土層)으로 범위는 동서 약 120m, 남북 160m에 이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성토한 두께는 동측문지에서는 현재 5m, 동벽 내측에서는 최대 7m(추정)로 확인되었다. 대지조성을 위한 삭토와 성토의 현황 파악을 통하여 왕궁성이 조영되기 이전의 지형을 파악하여 복원할 수 있게 되었고, 인력 동원의 규모 및 양상, 토목기술의 수준을 규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둘째, 성벽의 전체구조와 구간에 따른 축조수법의 차이를 확실하게 규명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였다. 성벽은 체성부(體城部) 및 지하기초시설(폭 3m)-내·외측의 보도시설(步道施設 : 0.9~1m)-내·외측의 석렬시설(2.5m)이 지상에 노출된 구조인데 이를 합친 전체 폭은 10m에 이르는 장중한 형태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남동벽 모서리에서 일반적인 토석혼축(土石混築)과는 다른 토축구조(土築構造)의 체성부가 확인되고, 구간별로 사용석재의 종류, 크기, 축조수법의 차이가 부석(敷石)시설의 접합지점에서 발견되어 여러 집단이 구간을 나누어 책임 시공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셋째, 동벽의 외측에서 완경사를 둔 성토층 뿐만 아니라 잡석과 기와가 밀집되어 있는 조잡한 형태의 석축이 확인되어 궁성의 동·남쪽의 하천으로부터 성벽을 보호할 수 있는 외곽시설을 밝혀냈다. 익산 왕궁성의 입지조건과 함께 궁성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해자의 규모와 범위를 추론할 수 있는 새로운 자료가 확보되었다.
향후 전체적으로 왕궁성 대지조성의 범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성벽 부속시설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보완조사와 연구가 이루어지면 백제 궁성 건축의 원리와 토목기술의 발전과정을 규명할 수 있는 전환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익산 왕궁성에서 확인된 대규모의 대지조성, 성벽 구조와 축조수법은 서울 풍납토성, 공주 공산성, 경주 월성 등 삼국시대 궁성 자료뿐만 아니라 중국 도성과도 비교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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