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현대경제연구원 ‘부동산발 실물경기 침체 가능성과 대책 - 한미일 부동산발 경제침체 비교와 시사점’

1. 부동산發 위기 우려감 대두

미국發 금융위기로 전 세계 금융기관이 혼돈에 빠진 가운데 현재 국내 부동산시장은 심각한 부진에 빠져있다. 버블세븐을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급감하면서 주택 호가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으며, 한동안 강세를 보였던 강북지역 마저 극심한 침체상태에 빠지고 있다. 특히 2008년 8월말 현재 전국 미분양아파트는 약 16만 채에 이르고 있으며, 수도권 지역의 미분양아파트도 2007년 하반기 이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금동원 능력이 취약한 건설업체의 부도가 늘어나고 저축은행의 PF대출관련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 2008년 6월말 저축은행 부동산 PF 대출의 연체율은 전년 동월의 11.4%보다 2.9%p 상승한 14.3%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주택시장의 침체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경우 저축은행 등 제 2금융권을 시작으로 금융권 내 신용경색 현상이 심화되면서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로 번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가계의 대출상환 능력이 저하되고 있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관련 가계부채 문제도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8년 2/4분기 현재 국내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 1997년 말 이후 450조원이 증가한 660.3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금리상승에 따르는 이자부담 부담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2005년 이후부터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가 장기화됨에 따라 주어진 거치기간이 최근 본격 끝나기 시작하면서 원금에 대한 상환부담도 가세하고 있다.

2. 일본과 미국의 부동산발 경기 침체 과정

일본과 미국 두 나라 모두 경기 둔화기에 경기회복을 위한 금융완화정책이 강력하게 펼쳐진 시기에 버블이 형성되고 이후 경기가 침체하면서 부동산발 금융·실물의 복합 불황이 전개되었다. 양국간 버블 형성 과정은 공통점과 차이점을 지닌다. 우선 공통점은 강력한 저금리 정책을 추진한 점이다.

당시 일본은 1985년 엔고를 용인하는 플라자합의 이후 경기회복을 위해 5%에 머물던 공정할인율이 불과 1년여 만에 2.5%까지 인하하는 저금리 정책을 실시하였고, 두 자리 수의 통화증가율이 지속되었다. 또한 무역수지 흑자 누적과 통화확대정책 등으로 풍부해진 시중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잃으면서 부동산 시장으로 집중되었다. 미국은 2000년대 초반 벤처버블 붕괴와 9.11사태로 빚어진 경기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저금리기조를 지속하였다. 2000년 5월 6.5%에서 2003년 6월까지 1%(-5.5%p) 인하하여 1년간 이 수준으로 유지하였고, 당시 통화량 증가율은 명목 GDP 성장률을 3%p 이상 크게 상회하였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금융기관의 과도한 부동산관련 대출경쟁도 공통적으로 버블 형성에 기여하였다. 일본의 은행들은 금융자율화가 빠르게 진행된 틈을 타 치열한 대출경쟁 과정에서 부동산관련 대출을 과도하게 실시하였다. 버블 전성기인 1986, 87년에는 향후 부동산 가격의 추가 상승을 감안하여 은행들은 관행적으로 담보 부동산 시가의 110~120%까지 대출을 실행하였다. 미국 부동산버블 형성에도 모기지 대출기관의 과다경쟁이 주요한 역할을 하였다. 모기지 대출브로커의 중간 역할이 절대적이었으며, LTV(주택담보대출비율; Loan To Value ratio)를 100% 까지 인정하거나 통상적인 대출한도를 초과하는 대출도 성행하였다.

반면 양국 간에 차이점도 있다. 일본의 경우 국토균형개발 등으로 시장참가자들의 기대심리를 크게 증대시켰다. 나카소네 내각은 1987년 수도권 인구집중을 막고 국토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다극 분산형(多極分散型) 국토개발’ 계획을 발표한 이후 전 국토가 개발 분위기에 휩싸였다. 미국은 모기지기관의 과다경쟁으로 서브프라임모기지 시장이 급성장하고 월가 투자은행들의 무분별한 수익성 추구 행동이 버블을 확대시켰다. 대형 투자은행들은 모기지업체로부터 사들인 모기지채권을 기초로 ABS, CDO(부채담보부증권: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CDS(신용디폴트스왑: credit default swap) 등 다양한 파생상품을 만들어 이를 다시 고수익을 노리는 헤지펀드나 보험사와 같은 투자자들에게 판매하였다.

3. 일본·미국의 버블과 비교한 국내 부동산 버블 특징

첫째, 한국의 부동산버블 배경에 있어서는 파생 금융상품 확대라는 미국의 서브프라임的 성격과 일본의 부동산발 담보대출 급증이라는 두 가지 성격 모두 포함하고 있다. 우선 비은행권 금융기관의 부동산 PF 대출과 LTV, DTI 기준을 넘어선 대출 등 일반은행에 비해 다소 대출채권의 질이 떨어지는 대출과 관련한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미국과 같이 부동산관련 PF 대출 등을 기초로 해서 자산유동화증권(ABS; asset-backed securities)및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asset-backed commercial papers) 유동화 증권을 발행하여 유통시켰다. 대형 투자은행들은 모기지업체로부터 사들인 모기지채권을 기초로 ABS, CDO 등 다양한 파생금융상품을 만들어 다시 고수익을 노리는 헤지펀드나 보험사와 같은 투자자들에게 판매를 할 것이다.

또한 모기지회사에 자금을 공급한 월가의 투자은행이 큰 역할을 한 미국과 달리 한국과 일본은 상업은행을 통한 부동산관련 대출이 버블을 형성된 점에서 유사하다. 그 결과 2008년 6월말 기준 은행권의 총 원화대출에서 부동산담보 대출비중은 46%이며 저축은행의 경우 80% 수준이다. 부동산버블 붕괴 직전 일본 도시은행의 경우 총 대출 중 부동산대출 비중이 23%, 지방은행을 포함한 전 은행이 약 26% 수준으로 일본보다 높다. 한일 두 나라 모두 부동산에 대한 강한 믿음 위에서 국토균형개발을 진행한 것도 공통점이다. 일본의 ‘토지신화’와 한국의 ‘부동산불패’라는 농경시대에서 비롯된 뿌리 깊은 부동산 철학이 크게 작용하였다. 이러한 믿음에 근거하여 당시 나카소네 정부에 의해 추진된 일본의 국토균형개발과 참여정부 이후 추진된 한국의 국토균형개발 정책이 지가를 상승시킨 점도 닮았다.

둘째, 한국의 부동산버블은 대상과 형성주체, 버블의 정도 측면에 있어서 양국과 다소 차이를 보인다. 한국과 미국은 가계들의 무리한 주택구입에 따른 주택에 대해 버블이 형성되었지만, 일본의 경우 부동산사업자 등 법인을 중심으로 토지에 대해 형성되었다. 그리고 부동산버블의 깊이와 넓이에서 보면 일본은 1986~1991년 5년간 6대 도시지가 평균지수가 3.07배 상승하였으며, 미국의 S&P Case-Schiller 20대도시 주택지수는 2002~2006년 6월 약 1.83배 상승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2~2008년 8월 전국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는 1.50배, 강남지역 11개구 아파트는 2.26배 상승하였다. 그리고 일본의 부동산버블은 전국적으로 퍼졌으나, 미국은 대도시와 그 인근 지역과 휴양지의 제 2주택을 중심으로 버블이 크게 형성되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버블 세븐지역의 아파트와 개발지역에 대해서만 지가가 크게 상승하였다.

셋째, 한국의 금융 여건은 아직 일본이나 미국보다는 양호하다. 우선 파생상품측면에서 보면, 한국은 부동산 PF를 기초로 발행된 ABS와 ABCP 등을 발행하였으나 그 규모가 2007년 말 기준으로 6조원 수준으로 미약하다. 뿐만 아니라 이를 근거로 CDS, CDO 등 파생금융상품을 발행하지도 않았다. 또한 부동산담보대출 측면에서도 여건이 양호하다. LTV, DTI(총부채상환비율; Debt To Income ratio) 등 은행 대출규제에 있어서는 한국이 더욱 엄격히 적용하였으며, 그 결과 은행의 건전성은 당시 일본의 은행에 비해 매우 튼튼하다. 부동산버블이 절정이었던 1990년 일본 은행권의 리스크관리채권(우리나라의 무수익여신에 해당)은 6%를 상회하였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 6월말 현재 은행권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7%에 불과하다.

4. 시사점과 과제

우리나라의 경우 서브프라임的 대출에 따른 위기는 관련 경제주체의 적정한 조치가 취해질 경우 그 발생 가능성은 낮다. 비록 미국의 서브프라임的 성격은 존재하고는 있으나 제 2금융권의 모기지 대출 규모가 차지하는 비중과 유동화 상품규모가 작고, 이와 연관된 파생금융상품 규모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과 미국 모두 부동산 경착륙 이후 복합불황을 맞이했던 것처럼 갈수록 악화되는 가계부채 문제와 자산디플레 현상에 따른 복합불황 위기 가능성은 크다. 따라서 부동산발 위기가 최대한 현재화되는 것을 막고, 확대되더라도 철저한 준비로 이를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

첫째, 거래활성화를 통한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이 절실하다. 정책당국은 부동산시장 연착륙 기회를 놓친 현 상황에서 일본과 미국 두 나라 모두 급격한 긴축정책 전환으로 부동산버블이 붕괴되기 시작했음을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현재의 위기 가능성을 사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면 부동산 PF관련하여 건설사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에 대한 부실화 방지 대책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책당국은 건설사와 금융기관에 대한 유동성 지원규모와 구조조정 등에 대한 조기협약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미분양아파트 해소를 위해 기 입주자 또는 계약자와 마찰 없이 시장에서 결정하는 가격에 거래될 수 있도록 분쟁 해결을 위한 법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둘째, 가계부채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은행에 대한 신속한 원화 유동성 공급을 통해 일시적인 재정압박 현상을 완화시켜야 한다. 하지만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 지원 시 부실 위험에 대한 책임은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가계의 대출 원리금 상환 구조를 선진국 수준의 장기화(20~30년)함으로써 가계의 부담을 경감시키고,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연체율을 축소시킬 필요가 있다. 금융기관의 가계여신에 대한 규제도 탄력적으로 운용되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주택을 담보로 과도하게 대출받은 사람의 경우 개인 파산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대비한 사회 안전망 구축도 시급하다.

셋째, 보다 근본적으로는 적극적인 내수경기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 경기가 급랭하지 않도록 11·3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을 신속 추진하고 2009년부터 3년간 과감한 적자재정을 시행함으로써, 재정의 경기조절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가계부채가 많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늘려야 하며, 이 경우 경기부양책은 신도시 건설보다는 시급한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SOC 확충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조속히 신용경색 현상을 해소하고, 자본시장 개혁으로 자금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여 이탈하는 외국인 자금을 대신하여 개인의 자금이 실제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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