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현대경제연구원 ‘신브레튼우즈 체제 발족 가능성 진단 - G-20 회담 전망과 시사점’

1. 신브레튼우즈 체제의 개념과 논의 배경

최근 금융위기 확산에 따라 새로운 통화체제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신브레튼우즈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신브레튼우즈란 국제금융 규제를 강화하고 미 달러화 이외의 대체통화를 기축통화로 하는 새로운 국제금융 질서를 의미한다. 이 용어는 1944년 7월 미국 브레튼우즈에서 44개국이 합의하여 국제통화와 금융제도의 안정 등을 위해 IMF와 세계은행으로 대표되는 국제 기구를 창설하고 이를 통해 국제통화질서를 유지하는 브레튼우즈 체제가 시작된 점에서 유래하고 있다. 이와 같이 새로운 국제금융 질서를 마련해야 한다는 논의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최근 미국의 금융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되면서 현재의 금융위기를 일국 단위나 지역 수준에서의 단편적 대응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2. 향후 논의 전망

이와 관련 11월 15일 신흥 시장국이 포함된 G-20회에서 금융위기의 사전 예방과 사후 감독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될 것이다. 논의될 주요 의제로는 금융규제 강화, 국제기구 역할 전환, 신흥 경제국 발언권 확대, 달러화의 역할 축소 등이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IMF 등 국제기구 역할 등에 대한 재검토는 90년대 후반부터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신브레튼우즈체제로의 전환에 대해 각국은 서로 다른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먼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기존 체제안이 있다. 이는 기존의 금융질서 내에서 시장의 투명성을 확대하고 국제금융감독 기구의 사전 예방 및 사후 감독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즉, 현재의 국제금융시스템을 유지하는 가운데, 금융위기의 재발을 피하기 위해서 필요한 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프랑스 등 유럽이 지지하는 새로운 통화체제 구축안이 있다. 이는 헤지펀드와 신용평가회사에 대한 좀 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달러와 유로화 같은 국제통화에 대한 재검토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IMF와 세계은행 총재 등 브레튼우즈 기구의 장을 보다 개방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선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달러에 기반을 둔 세계 금융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통화 사용을 통해 국제 통화시스템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입장이고, IMF 등에서 신흥시장국의 위상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각국의 입장 차이를 고려할 때, 이번 G-20 회의에서는 주요국 간 입장이 달라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될지는 미지수이다. 다만 국제금융기구의 금융 감독 및 감시 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재확인하는 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 브레튼우즈 체제가 1944년 7월 이전까지 실무진이 거의 4년여 동안 준비하여 만들어진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새로운 국제금융질서가 조만간 구체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3. 대응 전략

새로운 통화질서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두 가지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첫째, 현재의 국제금융시스템 내에서 우리나라의 발언권을 확대하는 입장을 취하면서 점진적인 국제금융시스템의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 즉, G-20 회의를 포함한 국제금융질서 재편 과정에서 신흥국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기존의 국제금융시스템의 개혁만으로는 한국과 같이 미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가 금융위기의 전염에 따른 파급 영향을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지역 또는 일국의 독자적인 대응 전략 또한 요구된다.

먼저, 아시아 국가 통화 협력을 발전시킴으로써 지역 내에서도 국제금융시장의 충격으로부터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1997~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IMF가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대안으로 제시한 방안이 경기침체를 오히려 심화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아시아 각국들은 역내 상황에 맞는 별도의 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이를 위해 먼저, 아세안과 한중일 공동기금을 조속히 조성하고 이를 더욱 발전시켜 AMF(Asian Monetary Fund)와 같은 기구의 설립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IMF나 미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보다는 지역 협력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지역 내에서 환율 안정을 위해 공동 통화 바스켓 제도의 도입 논의를 활성화해야 한다. 공동통화 바스켓 제도란 역내 국가 통화 또는 달러, 유로, 엔 등과 같은 기축통화까지 포함하여 아시아 국간 공동 통화바스켓을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동아시아 지역 내에서는 공동 통화 바스켓 제도로서 아시아 통화단위인 ACU(Asian Currency Unit)나 AMU(Asian Monetary Unit)제시되었다. 이를 보다 구체화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셋째, 궁극적으로는 동북아권내 단일통화 구성 방안도 추진해나가야 한다.

넷째, 대내적으로는 한국의 경제적 위상과 발언권 제고를 위해 원화의 국제화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 원화의 국제화란 우리나라 통화인 원화가 국내거래에서뿐만 아니라 국제 무역·금융거래에서도 널리 사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원화 표시로 무역 및 자본거래가 증가하면 환율 변화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고 국제통화로 사용할 수 있어 외환보유고를 쌓아두어야 하는 부담과 외화 유동성 부족 문제 등도 완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007년부터 우리나라는 원화 국제화의 중장기적 추진 방안을 수립, 추진 중이다. 원화의 국제화는 결코 짧은 시간에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금융 감독이나 시장 상황 등이 충분히 성숙되었을 때 단계별로 시행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된다. 전세계적인 차원에서 원화의 사용이 어렵다면 지역적인 차원에서 우선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역내 무역 및 금융 거래 시 원화 사용 확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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