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미국 발(发) 금융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되고 다시 실물경제로 파급되고 있다. 선진국 경제가 일제히 침체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중국경제마저도 둔화 조짐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최대 무역 흑자 대상국이다. 만약 중국경제마저 침체 국면에 빠진다면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도 동반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 이에 본고(本搞)는 최근 중국 정부가 수출 부진을 만회하고자 펼치고 있는 경기부양책이 중국경제에 미칠 효과를 추정해보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중국경제 현황과 전망
가. 현황
(경제성장률 둔화) 2008년 3/4분기까지 중국의 누적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9.9%로 6년 만에 한 자릿수 대로 하락하여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3/4분기 성장률은 9.0%를 기록하여 5분기 연속 하락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됨에 따라 공업생산 증가율이 처음으로 10%대로 낮아졌으며, 2008년 상반기에만 6~7만 여개의 중소기업이 파산하였다.
(자산시장 가격 하락) 여기에 부동산과 주식 시장의 급격한 가격 하락으로 경제 불안심리가 더해지고 있다. 2008년 1분기 11.0%까지 치솟았던 주요도시의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10월에는 1.6%로 크게 둔화되었다. 특히 북경, 상해, 심천 등 3대 경제중심 도시의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상해종합주가지수는 2007년 10월 말 6,100을 기록한 이후 2008년 11월 현재 최고점 대비 70% 이상 하락하였다. 일별 거래량 또한 2007년 5월에는 2조 위안을 상회하였으나 최근에는 1/20인 400억 위안 수준으로 급감하였다.
나. 전망
(낙관적 전망) 중국 정부와 관변 학자들은 2009년도 중국 경제 성장률의 마지노선을 8%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최소 8%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해야만 현 실업률 수준인 4%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서다. 중국의 실업률 증가는 사회 불안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금번 경기부양책도「바오파(保八)」(8%의 성장률 유지)를 위한 중국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비관적 전망) 그러나, 중국경제에 대한 해외 기관들의 시각은 그리 밝지 못하다. UBS, Credit Swiss 등 유럽계 은행들은 2009년도 중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7% 대로 하향조정하였으며, 도이치방크는 6% 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 중국 경기 둔화의 원인
중국경제 성장률 둔화는 대외 수요 급감에 따른 수출 둔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국은 2001년 WTO 가입 이후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까지 상승하였고, 순 수출의 경제성장률 기여율은 24%까지 상승하였다. 그러나 2008년 들어 미국 발(发) 금융위기 여파로 3/4분기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5%p 정도 하락한 22.3%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경제성장률 둔화 폭은 1.2%p에 달한다. 중국의 수출 둔화는 주요 교역국과 주요 교역 품목에서 두루 나타나고 있다. 3/4분기까지 중국은 10대 교역국 중 일본, 한국, 대만을 제외한 미국, EU를 포함한 7개 지역에 대한 수출 증가율이 일제히 둔화되었다. 또한 10대 수출 품목 중 상위 4대 수출 품목인 전기제품, 하이테크제품, 데이터기기, 의복·악세사리의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미국 발(发)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의 영향이 중국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말해 준다.
3. 중국의 경기부양책과 기대효과
가. 중국의 경기 부양책
중국은 수출 경기 침체를 내수 진작으로 상쇄시키기 위해 재정지출 확대, 금리 인하, 감세 등 복합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중국은「내수 확대를 위한 10대 조치」를 발표하고 2009~2010년 동안 4조 위안(800조 원) 규모의 재정지출을 계획하고 있다. 둘째,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고 공개시장조작 주기를 연장하였다. 셋째, 수출활성화를 위해 3,770 여 품목에 대한 수출부가가치세 환급률을 인상하고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수출관세를 철폐하였다. 넷째,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감세 조치를 취하였다. 다섯째, 국유은행 주식을 매입하고, 국유상장기업의 자사주 취득을 허용하였으며 증권 매수 시 거래세를 면제하였다. 여섯째,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규제를 완화하고 민간 대부업의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나. 재정지출 확대 정책의 효과 및 한계
① 재정지출의 효과
(성장률 제고 효과) 중국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2009년과 2010년에 4조 위안의 재정투자가 민간부문 구축 효과와 수입 유발 효과를 가진다고 가정할 때, 각각 1.4%p와 1.2%p의 경제성장률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다고 추정된다.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하지밍(哈继明)은 공공투자의 2009년도 GDP 제고 효과를 1.8%p로 주장, 재정부 연구소장 쟈캉(贾康)은 GDP 제고효과를 1.5%p~1.8%p로 예측함)
(산업간 파급효과) 中华人民共和国 国家统计局(National Bureau of Statistics of China)의 2002년 기준 산업연관표를 분석한 결과, 건설업의 생산유발효과는 재정투입 금액의 3배에 달해 재정투자의 효과 극대화가 기대된다. 또 건설업 부문에 대한 투자는 금속광물과 기계 및 장비 산업에 대한 생산 유발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가가치 측면에서는 금속광물, 기계 및 장비, 광업 등 부문에 대한 유발효과가 특히 크며, 생산유발 기준과는 달리 부동산 리스 사업서비스, 도소매 음식 숙박, 운수통신, 농업 등 광범위한 산업에 걸쳐 유발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② 한계 및 부작용
(한계) 그러나 중국 경기부양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재정지출 확대 정책은 많은 한계점을 안고 있다고 판단된다. 첫째, 중앙 부처 간 마찰로 계획의 실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경기부양책이 포괄하는 범위가 광범위하여 중앙 부처간 또는 중앙-지방정부간 이견과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투자계획 집행에 있어 자금 투입이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둘째, 중국이 발표한 4조 위안 중 중앙 정부의 직접 투자 규모가 불분명하다. 중국의 일부 국책 연구기관에서는 중앙 정부의 재원조달계획이 1조 2,000억 위안에 불과하고 나머지 2조 8,000억 위안 가량은 이로부터 유발되는 지방정부와 민간 부문의 승수 효과라는 언급을 하고 있다.(중국 재정부 재정과학연구소 쟈캉(贾康)소장은 "从过去的经验看,1/3的资金由财政投入就可以了,因为财政投入的放大效应至少有2至3倍,能带动其他配套资金" :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재정투입은 전체 투입의 1/3이면 족하다. 그 이유는 재정투입의 승수 효과가 2~3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 新华社) 만약 중앙 정부의 직접투자 규모가 2년에 걸쳐 1조 2,000억 위안(연도당 6,000억 위안)이 전부라면 경기부양책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셋째, 이번 경기부양책은 졸속처리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개혁위가 작성한 경기부양책은 제출 2주 만에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음으로써 관련 부처간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이는 아직도 구체적인 재원조달계획이 발표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미루어 판단해 볼 수 있다. 방대한 투자 계획에 관련 부처, 지방정부, 민간 부문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지 못한다면 계획의 실효성은 의문시 될 수밖에 없다.
(부작용) 또한 경기부양책이 계획대로 집행되더라도 첫째, 민간부문에 대한 구축효과(crowding-out effect)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주도의 막대한 공공투자 확대는 인프라 건설에서 민간 부문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 둘째, 재원조달을 위한 대규모 국채의 추가발행은 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사회 전반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 GDP의 약 3% 수준을 중국 경제가 감내할 재정적자 규모로 설정하고 있다. IMF가 추정한 2010년 중국의 명목 GDP가 33조 2,200억 위안이라 할 때 중국의 재정적자 상한 규모는 약 1조 위안 규모에 불과하다. 따라서 4조 위안을 전액 국채로 충당할 경우 2010년 재정적자/GDP 비중은 12%에 달한다. 셋째, 자산시장의 버블 붕괴 리스크를 증폭시킬 수 있다. 경기부양의 대표적 부작용으로 통상 자산시장 버블이 언급된다. 특히 중국 자산 시장이 주가 하락과 부동산 가격하락이 진행중인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경기부양책으로 시장원리에 의한 버블해소 과정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국의 잠재적 불안 요인으로 내재되어 언젠가 중국 경제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4. 정책적 시사점
첫째, 수출 기업들의 대중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안 시장을 발굴해야 한다. 한국의 대 중국 수출경기는 중국경제의 자체적인 경기하강과 이에 따른 중국정부의 무역 역조 개선 요구로 급격하게 둔화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자원부국인 중동, 중앙아시아 지역과 신흥경제 세력으로 부상하는 BRICs 지역(중국 이외)의 시장 개척에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둘째, 중국 진출 한국기업들의 위기관리가 필요하다. 중국 내수시장 급랭 가능성이 상존하고 인건비 상승, 세제혜택 축소 등 기업환경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동부연안 대도시 지역에 산재해 있는 중국 진출 기업들을 인근의 2, 3선 도시로 유도하여 한국기업 클러스터를 조성함으로써 위기 내성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중국 진출 기업들의 건전성 제고를 위해 위기관리 매뉴얼을 제공하고, 국내 금융기관 현지법인을 통한 금융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셋째, 중국에 대한 간접투자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중국 자산시장 침체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고 최근 중국 정부의 자산시장 부양책도 장기적으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국내 금융기관들의 대 중국 간접투자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 축소 등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
넷째, 바오파(保八)정책의 한국경제에 대한 차이나 효과(China-Effect)를 극대화해야 한다. 8%의 경제 성장률을 지키기 위한 SOC 건설에 대한 중국의 재정지출 확대는 국내 건설업, 건설장비, 건설 자재 등 연관 산업에는 기회요인이라고 판단된다. 정부간 SOC 개발 계획을 공유하고 '새마을 운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농촌 인프라 건설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국내 기업들이 중국 내 SOC 프로젝트 참여 시 행정적 지원과 금융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세계 시장에서의 한중 간 경쟁심화에 대비해야 한다. 중국은 수출경기 둔화를 우려하여 덤핑 등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수출 확대 조치에 상응한 수준의 수출 관세 인하 조치를 취하고 무역금융의 지원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정부 차원에서 국가 브랜드 프리미엄 제고 전략을 실행함으로써 한국 제품의 브랜드 경쟁력 우위를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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