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孫京植)와 산업연구원이 공동으로 2일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카르텔의 국제적 규제와 글로벌 기업의 대응’ 세미나에서 심영섭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우리 산업과 기업의 위상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의 경우 경쟁법인 셔먼법 위반으로 1억달러 이상의 벌금을 부과받은 한국기업이 건수로는 4건, 금액으로는 11억8천5백만달러에 달할 정도로 집중견제를 받고 있다”면서 “외국 경쟁정책당국의 규제와 감시가 강화되는데 대응해 사전에 법위반 가능성을 차단하고 사후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심 박사에 따르면 자국의 경쟁법을 다른 나라 기업들에게 역외적용하는 나라는 미국, EU, 중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60개국에 달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에는 연루된 개인을 구금형에 처하는 비율이 90년대의 37%에서 2007년에는 87%까지 높아질 정도로 처벌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산업연구원의 고준성 박사도 주제발표를 통해 “기업에 부과되는 벌금액은 미국의 경우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수백만 달러 수준에 그쳤으나 2007년에는 6억3천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급증하고 있으며, EU 역시 연간 과징금 부과규모가 90년대에는 6천만 유로 수준이었으나 2007년에는 33억 유로로 급증하였다”고 밝혔다.
고박사는 “세계각국은 카르텔 사실을 먼저 신고한 기업에 대해서는 처벌을 면제하거나 처벌수위를 낮춰주는 자진신고자 감면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최근 카르텔에 가담한 내부자고발로 조사가 진행되는 것이 대부분”이라면서 “기업들도 혐의를 시인하고 벌금을 납부하되 그 대가로 해당 기업의 임직원에 대한 형사처벌 면제를 보장받는 유죄합의(Plea Agreement)를 통해 사건을 종결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한편 심영섭 박사는 국제사회의 이같은 카르텔규제 강화추세에 대해 ▲한국에서 적법한 행위가 외국에서는 위법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라 ▲경쟁법 자율준수프로그램(Compliance Program)을 도입하면 경쟁법 위반가능성을 낮출 수 있고, 혹시라도 위반혐의를 받더라도 제재수위를 낮출 수 있다 ▲자진신고자 감면제도(Leniency Program)를 최대한 활용하되 유죄합의(Plea Agreement)에 대해서는 전략적 접근을 해야 한다 ▲경쟁법 준수를 둘러싸고 기업과 직원간 분쟁예방조치도 긴요하다 ▲기업을 M&A할 경우에도 상대방 기업의 카르텔 리스크를 점검해라 등의 10대 대응전략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에 나선 윤세리 변호사(법무법인 율촌)는 “해외에서의 카르텔규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경쟁법 자율준수프로그램을 도입해 체계적인 사전방지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담합혐의를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신속하게 자진신고함으로써 법적 책임을 감면받는 한편 세계각국의 관련 사건들을 본사 차원에서 종합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손상수 하이닉스 통상팀장도 “최근 해외현지에서의 경쟁법 위반으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지속적인 교육과 모니터링 등 위반행위 방지를 위한 자율준수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법위반시 수반되는 결과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석호 인천대 법과대학 교수는 “기업차원에서 상대방의 경쟁법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대응조치를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며, 국가적 차원에서는 OECD 경쟁위원회 등 국제사회의 경쟁라운드 형성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외국의 재판절차에서 해당 국가의 다중배상제도로 인해 실제 피해액을 초과하여 지나치게 배상한 경우 그 초과부분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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