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핵연료 양립성 시험 시설’ 세계 4번째로 구축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 선진핵연료기술개발부 오동석 박사팀은 원전에서 사용하는 핵연료 집합체 2다발을 실제 원자로 내부와 동일하게 장전하고 원자로 내부와 유사한 온도와 압력, 유량에서 내구성과 건전성을 실험할 수 있는 ‘핵연료 양립성 시험 시설(PLUTO; Performance Test Facility for Fuel Assembly Hydraulics and Vibrations)’의 구축을 완료하고 12월 3일 준공식을 갖는다. 지난 2005년부터 3년간 지식경제부 전력산업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미국, 프랑스, 일본에 이어 세계 4번째로 구축한 이 시설은 현재 사용중인 경수로용 핵연료의 성능 개량은 물론, 미래형 원전용 핵연료의 설계 검증에도 활용돼 핵연료 기술 완전 자립 및 미래형 원자력 기술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전 20기 가운데 16기를 차지하는 경수로의 경우 1기당 약 170개의 핵연료 집합체(다발)가 장전되는데, 한번 장전된 집합체는 평균 18개월 이상 연소되는 반면 4~5년 주기로 성능이 향상된 새로운 핵연료가 개발됨에 따라 원자로 내부에 서로 구조가 다른 핵연료가 인접하여 장전되는 경우(이를 '천이노심'이라 함)가 있다. 이 경우 집합체 다발 주위를 고온고압으로 흐르는 냉각재와 서로 구조가 다른 집합체 간의 저항(열수력적인 거동)의 차이로 인해 안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양립성(compatibility)을 확보하는 것이 핵연료 성능 및 디자인 개선 등 신형 핵연료 개발의 필수적인 선결 요건이다.
이번에 구축된 PLUTO은 구조가 다른 2개의 핵연료 집합체를 실물 크기(0.2×0.2×4.5 미터)로 맞대어 장전해 집합체 다발 주위로 흐르는 냉각재와 집합체 간의 간섭에 따른 건전성을 실물 크기로 검증함으로써 핵연료의 건전성을 실증적으로 입증할 수 있도록 한 국내 최초의 시설이다. PLUTO는 집합체 2다발을 원자로 노심과 동일하게 나란히 배열하고 유량 1,400 m3/hr, 온도 210 ℃, 압력 3 MPa의 최대 운전조건으로 노심과 유사한 조건을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PLUTO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의 유사한 시험시설에 비해 △운전 온도 및 압력을 각각 10℃, 0.5 MPa 이상 높이고 △시설 기동에 필요한 시간을 24~4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대폭 단축하고 △500시간 연속 운전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성능을 대폭 끌어올려 현존하는 핵연료양립성시험 시설 가운데 최고의 성능을 갖췄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기본성능이 확인된 PLUTO 시설에 대해 2009년 10월까지 한계성능시험을 완료한 뒤, 국내 원전에서 사용되는 핵연료를 전량 생산하고 있는 한전원자력연료(주)가 중심이 돼 개발중인 ‘고성능 고유핵연료’의 양립성 시험을 2010년 2월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오동석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진핵연료기술개발부 책임연구원(박사)은 “지금까지 핵연료 개발시 양립성 시험을 전량 외국에서 수행함에 따라 핵심 기술의 유출 우려가 상존해 왔다”며 “PLUTO의 구축으로 이 같은 우려를 덜고 연간 200만 달러의 시험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외국으로부터 시험 수주를 받아 외화 획득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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