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박물관 차 문화 기획전 실시
완당선생 해천일립도. 이 그림은 소치 허련(小癡 許鍊, 1809~1892)이 김정희의 처연한 귀양살이의 모습을 중국 송나라 소동파(蘇東坡)가 남해에 유배되었을 때 나막신 신고 갓 쓴 모습을 그린 <(東坡笠?圖)>에서 따와 그린 것이다. 측면상의 김정희는 수염 등의 얼굴은 세밀하게 표현한 반면 옷주름의 윤곽선은 마치 서체(書體)처럼 꺽임과 농담의 변화가 자연스럽다. 화폭 좌우에는 오세창(吳世昌, 1864~1953)이 “허소치필 완당선생 해천일립상(許小痴筆 阮堂先生 海天一笠像)”이라는 표제를 붙이고 자신의 서재인 소랑간실(小琅?室) 소장품이었음을 증명하는 낙관을 찍었다.
태평양 박물관 위치:경기도 용인시 기흥읍 보라리 314-1번지(태평양 기술연구원)
관람시간 : 월요일~금요일 오전 9시~오후 5시 / 휴관일 : 토,일요일 및 공휴일
관람문의 전화번호 : 031-285-7215 / 입장료 : 무료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은 흔히 ‘다도(茶道)’라고 하면 일본을 떠올리곤 한다. 그리곤 우리에게는 제대로 된 다도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삼국시대부터 차 문화를 영위해온 문화 민족이다. 삼국시대부터 시작된 우리의 차 문화는 화려한 고려시대를 거치면서 더욱 원숙해졌으며, 조선시대 전반기에는 잠시 주춤했지만 후기에는 새로운 도약으로 찬란한 문화의 황금기를 꽃피웠다.
더욱이 조선 후기에는 덕망이 높았던 초의선사(草衣禪師, 1786~1865)와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1856)를 중심으로 차 문화가 확산되면서, 오늘날 전해져오는 수준 높은 차 문화의 근간을 마련한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는 우리 차 문화의 대표적인 인물인 초의선사와 추사 김정희의 차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는 코너가 마련돼 있다. 차를 통해 수준 높은 문학작품을 만들어냈으며, 아름다운 우정을 가꿔나간 이들의 일화는 우리 후세들에게 아름답고 고결한 삶의 향기를 전해준다. 초의선사와 추사 김정희는 동년배 친구로서, 30세에 만나 평생을 친근한 벗으로 아름다운 우정을 나눴다고 한다. 특히 초의선사는 직접 차를 재배하여 문인들에게 나눠주곤 했는데, 이번에 전시된 유물 중에는 김정희가 초의에게 차를 보내달라는 애타는 마음을 담은 편지도 찾아볼 수 있다.
한편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시절에 초의에게 보낸 편지를 필사한 ‘영해타운첩(瀛海朶雲帖)’도 전시되는데 이것은 이번에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전시되는 귀한 자료다. 이외에도 우리나라 다도의 기본서라고 할 수 있는 초의선사의 ‘다신전(茶神傳)’과 ‘동다송(東茶頌)’ 필사본도 전시된다.
조선 후기는 무엇보다 차의 향기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퍼져서 많은 이들이 차를 사랑하고 그 문화를 즐겼던 시기이다. 때문에 차에 대한 애정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문인들은 여러 편의 다시(茶詩)를 통해 차를 즐기는 즐거움을 노래했으며, 화가들은 차를 마시는 장면을 주요 소재로 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이번 전시에는 차를 마시는 장면을 밝은 분위기로 표현해낸 정수영(鄭遂榮, 1743~1831)의 작품, ‘초당인물도’도 소개되며, 차를 좋아하고 즐겼던 흥선대원군 이하응(李昰應, 1820~1898)이 그 마음을 담은 편지도 만나볼 수 있다.
이렇듯 조선 후기의 활발했던 차 문화는 단순히 마시는 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차의 향기, 차를 따르는 소리를 듣는 것도 차를 마시는 또 다른 재미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이외에도 오랫동안 귀한 유품으로 전해져 내려온 다도구(茶道具)들도 선보이는데, 깔끔한 미를 자랑하는 백자잔 셋트와 백자철채주전자, 시(詩)를 새겨놓은 다식판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올해 8월 말까지 전시되는 이번 기획전은 총 28점의 편지와 그림, 다도구 등을 통해 조선 후기의 차 향기를 만끽할 수 있으며 당시 활발했던 차문화를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외에도 최근 박물관에서 구입한 앙증맞은 백자청화연적과 접시, 정선(鄭敾, 1676~1759)이 옛날 서울 용산의 모습을 그린 ‘용정반조도(龍汀返照圖)를 만날 수 있으며 소박하면서 세련된 소반 등 총 11점의 신수품도 볼 수 있는 코너가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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