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지난 달 26일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이번 위기가 1세기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전대미문의 위기인 만큼 그 대책도 전례 없이 획기적이어야” 하며, “취약 계층에 대해 의식주와 교육 등 기본생활이 가능하도록 긴급지원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일 복지부는 저소득층 노인의 최저생활보장 확대를 위하여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하 기초법)상 별도가구 인정특례를 확대하는 조치를 발표하였다. 그러나 기초법상 한두 가지 특례조치를 끼워 넣는 것은 ‘전대미문’의 위기에 대응하는 ‘획기적 대책’이 될 수 없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 김종해 가톨릭대 교수)는 최저생계비, 재산, 부양의무자 기준의 현실화를 통해 기초법이 최후의 사회안전망으로서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기초법의 전면개정을 강력히 촉구한다.

복지부가 지난 4일 발표한 저소득층 노인의 별도가구 인정특례 허용조치(기존에는 ‘결혼한 딸의 가구에 거주하는 부모’에 대해서만 별도가구로 인정되던 것이 ‘결혼한 아들가구에 거주하는 부모’로까지 확대)는 이미 일선현장에서 임시적인 조치로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서, 뒤늦게 규정으로 제도화한 것에 불과하다. 또한 복지부가 제도개선의 혜택을 받는 가구 수가 기초자치단체별로 3~4가구라고 밝혔듯이 실제 혜택을 받는 가구는 극히 미미하다. 복지부가 적용사례라고 밝힌 월 소득 160만원의 김씨 가정(5인 가구)의 경우 10년 전 도시근로자가구 소득대비 38%이었던 최저생계비의 상대적 수준이 계속 유지되어 왔다면(예상 최저생계비 약 171 만원) 특례조치 없이도 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최저생계비와 연동되는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판별 기준(최저생계비 합의 130%)도 최저생계비의 상대적 수준하락으로 현재는 10년 전의 최저생계비 수준에 불과하다. 10년 전이었다면 최저생계비 이하여서 수급자격이 있는 가구에게 현재는 부양의무까지 지우고 있는 것이다.

복지부는 실효성 미미한 특례조치만 늘일 것이 아니라 160만 명에 이르는 기초법의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수급자 선정의 기준이자 지원 금액의 기준이 되고 있는 최저생계비를 현실화해야 한다. 현재 최저생계비는 최저생계에 해당하는 필수품의 가격을 더하여 결정하는 전물량 방식으로 3년을 주기로 계측되고 있으며, 비계측년도에는 물가상승률만을 반영하여 해가 갈수록 최저생계비의 수준은 평균소득이나 중위소득에 비해 지속적으로 그 수준이 하락되어 왔다. 즉 제도 시작시점인 1999년 이래 10% 이상의 상대적 수준 저하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저생계비 계측방식을 상대빈곤 방식으로 전환하여 빈곤층의 생활보장 수준이 더 이상 하락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비현실적인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 판별기준을 완화해야 한다. 현행법은 부양의무자의 실제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30% 이상인 경우 부양능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비현실적인 최저생계비와 연동되어 있는 부양능력 판별기준은 기준 자체가 아무런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국가가 보호해야 마땅할 빈곤층을 가족이 책임지라고 하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 실제로 수급신청탈락 가구의 25.7%가 부양의무자 기준에 의해 탈락되고 있고, 이들 중에 56.2%가 부양의무자로부터 사적이전소득을 전혀 받고 있지 못한다는 결과가 있다. 최저생계비와 일반가구의 생활수준 간의 상대적 격차가 커지고 있는 만큼 부양능력 판별기준은 대폭 상향 조정해야 마땅하다.

셋째, 수급자 선정을 위한 재산기준도 합리화해야 한다. 재산조사시 총재산에서 지역별 최저주거면적에 해당하는 전세가격(4인기준, 11.2평, 방2개 기준 대도시 3,800만원)을 공제하는 기본재산액의 경우 2004년에 한 차례 조정된 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2004년과 비교하여 현재 공시지가는 42%, 전세가는 15%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몇 년간 동결되어 있는 기본재산액은 빈곤층을 실질적으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높아진 생활수준에 맞도록 기본재산액과 잉여재산의 소득환산율을 현실화해야 한다. 또한 자동차의 경우도 해당가구의 정밀한 자산조사를 통해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급자에서 탈락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전대미문의 경제위기에서 정부가 내놓는 대책들은 너무나도 단편적이고, 비현실적이다. 현재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정책, 일자리 창출정책, 조세정책 등을 제대로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최후의 사회안전망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우선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원래의 취지인 '모든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의 보장'을 위해, 나아가 본인과 자손들에게 다시 자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 임기응변의 대책, 생색내기 대책이 아닌 구조적 문제에 대한 상시적 대응체계의 구축이 무엇보다 절실한 것이다. 다시 한 번 최저생계비, 재산, 부양의무자 기준의 현실화를 통한 기초법의 전면개정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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