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서울남산국악당 송년레퍼토리 안숙선과 함께하는 ‘남산골 변강쇠뎐’

서울--(뉴스와이어)--한길을 걸어온 이 시대의 명창 안숙선, 깊이가 다른 감동을 만나다.

최고의 찬사만을 골라 붙여도 모자란 이 시대 최고 명창으로 평가 받는 안숙선 명창은 누구보다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악계의 프리마돈나이다. 곱고 단아한 용모, 매력이 넘치는 성음, 정확한 가사 전달과 재치 넘치며 자연스러운 연기로 국내 외 많은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안숙선 명창은 남원에서 태어나 9살 때부터 소리와 가야금을 배웠으며 김소희, 박귀희, 강도근, 박봉술, 정광수, 정권지, 성우향 등 많은 스승의 가르침을 받았다.

1986년 전국 판소리 경연 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명창의 반열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89년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 93년 핀란드 쿠모 페스티벌, 97년 독일 세계문화의집 한국축제, 98년 프랑스 아비뇽축제 등 활발한 해외 공연을 통해 판소리와 전통기악을 알리는 한편, 현대 음악과의 교류 및 음반작업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숙선은 특히 프랑스에서의 높은 인지도와 음악적 성과를 바탕으로 98년에 프랑스 문화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현재 안숙선 명창은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이다.

소리극으로 준비한 <남산골 변강쇠뎐>에서는 명창 안숙선의 도창으로 진행된다. 때로는 애끓듯 치맛자락 부여잡고, 때로는 애 간장 녹이듯이 온몸으로 혼신을 다하는, 혼을 담은 소리를 내뿜는 아름답고 감동스러운 소리를 12월 남산골에서 열흘 동안 만나볼 수 있다.

30년 전의 그 작품, 명창에게는 특별한 의미

작품의 원작인 ‘가루지기뎐’ 은 안숙선명창이 1979년 국립창극단 단원으로 처음 입단했을 때의 첫 출연작품이었다. 이번 공연을 위해 30년 전의 빛바랜 대본을 꺼내든 명창은 자신만의 색깔과 창을 담은 새로운 공연을 꺼내들 준비를 하고 있다. 강산이 세 번은 바뀌었을 30여년만에 명창의 이름을 걸고 다시 태어나는 변강쇠와 옹녀! 그녀에게 다시 다가오는 변강쇠뎐은 어떤 모습으로 다시 보여질 것인가.

명창에게 특별한 의미를 담고 남산의 반대편 필동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남산골 변강쇠뎐’은 젊은 시절 그녀의 모습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도 특별하게 다가올 것이다.

변강쇠의 스캔들 ‘통하였느냐’

영화 <가루지기>와 연극 <옹녀 이야기>는 <변강쇠전>을 변형한 작품이다. 서울 남산국악당에서도 <변강쇠전>을 <남산골 변강쇠뎐>으로 각색하여 명창 안숙선의 도창으로 해학의 무대를 선보인다. 남산골에 온 변강쇠와 옹녀가 장승으로 서 있게 된 이야기를 해학적으로 풀어내 조금은 선정적인 이야기들을 우리 소리와 더불어 웃음을 선사한다. 천성이 남달리 본능에 충실하다는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시대의 ‘강쇠’와 ‘옹녀’를 만나볼 수 있다. 또 하나의 사랑가 <남산골 변강쇠뎐>을 통해 변강쇠의 스캔들을 만천하에 알려보고자 한다.

2008년 남산에서 마침표를 찍다.

서울 남산국악당은 통쾌한 안숙선 명창의 소리가락으로 한해를 마무리 한다. 12월 19일부터 28일까지 남산에서 울려 퍼지는 안숙선 명창의 소리를 감상하며 2008년의 마침표를 찍어 본다. 서울의 중심 남산 한옥마을에 문을 열어 1년이 조금 지난 남산 국악당은 국내 국악공연장의 질을 한 차원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송년시즌을 맞이하여 해외 뮤지컬 일색의 공연계에 우리 소리로 송구영신을 얘기할 수 있어 의미가 배가 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묵은해의 막히고 답답했던 것들은 풀어버리고 새로운 해를 보다 열린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는 화합의 장으로 준비하였다.

줄거리

변강쇠전은 음담패설이 아닌, 슬픈 사랑이야기!

서울 남산골에 장승을 세우는 날이다. 장승은 다름 아닌 강쇠와 옹녀다. 그런데, 왜 강쇠와 옹녀인가. 누가 그 둘을 세운 게 아니라, 장승을 세운다는 말을 듣고는 그 둘이 제일 먼저 떡 허니, 자리를 잡은 것이다. 둘은 당대의 소리꾼 안숙선 명창과 함께 자신들의 사연을 보여준다. 모두가 익히 아는 <변강쇠전> 이야기에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무엇인가. 누군가에게 ‘변강쇠’, ‘옹녀’라는 말을 들먹거린다면 반응이 어떠한가. 누군가는 얼굴을 붉히기도, 누군가는 키득키득 웃을 뿐 진지한 표정을 지을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둘은 저 밑바닥 어딘가에 감춰둬야만 하는 본능이고, 그 본능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불편한 진실일 것이다. 전해오는 <변강쇠가>등의 자료를 꼼꼼히 읽어보면 결코 둘의 이야기가 음담패설만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슬픔마저 느끼게 하는 남녀의 이야기이다. 다만, 둘은 본능을 남보다 조금은 많이 발산한 삶이었을 뿐이다.

서방 잡아먹는 옹녀, ‘그 짓’ 잘하는 강쇠와 통하다.

둘의 사연인즉, 천성이 남달리 본능에 충실하다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열다섯에 얻은 서방부터 잡아먹기 시작하여 스물 갓 넘은 나이에 남정네라면 신물이 난 옹녀. 한편, 전라도에 사는 강쇠라는 놈은 ‘그 짓’을 하도 잘해서 전국의 여자들을 섭렵하고자 올라오던 중에 옹녀와 마주치게 된다. 첫눈에 서로를 알아 본 그 둘은 그 낮으로 혼례를 올리고 부부가 된다.

둘은 남들처럼 살아보려 하지만 강쇠는 천성인 계집질과 싸움질, 노름으로 소일하고, 그래도 옹녀는 뭔가 해보려 하지만 그것도 화냥년 꼬리표를 버릴 수 없는 것이었다. ‘터 누르기 삼삼구’로 첫 밤을 보냈는데 여기서도 강쇠는 별 수가 없다. 이런 강쇠를 견디다 못한 옹녀가 강짜를 부려 강쇠가 드디어 땔나무를 하러 나서게 된다. 그런데 강쇠가 나무하러 가서 해온 것이 그만, 함양장승이다. 옹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강쇠는 장승을 패 때고는 그것도 모자라 ‘장승 목신과 조왕신의 화해’라며 옹녀와 뜨거운 밤을 보낸다.

에로스와 타나토스 ‘옹녀’

둘이 사랑한 시대를 지나, 요즘의 시각으로 보자면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부럽기도 하다. 둘은 일단, 섹시한 존재들이니까 말이다. 아마도 그 시절에도 강쇠와 옹녀를 부러워하는 시각도 분명 있지 않았을까. 강쇠가 죽으며 한 유언은 얼마나 무시무시한가! 한마디로 ‘옹녀를 건드리는 놈은 죽는다’ 임에도 많은 남자들은 달려든다. 옹녀라는 인물은 에로스와 타나토스를 함께 지닌 존재라 볼 수 있다. 건드리면 죽는다는 데도 건드리고 죽어도 한이 없을 만큼 매혹적인 것. 그것은 옹녀가 아니라 우리 안에 꿈틀거리고 있는 본능일 것이다.

사 업 명 : 안숙선과 함께하는 <남산골 변강쇠뎐>
일 정 : 2008. 12. 19(금)~28(일), 평일 19:30 / 주말, 공휴일 17:00 (총 10회)
입 장 권 : 일반 2만원, 청소년 1만원
세종문화회관 (☎399-1114~6) www.sejongpac.or.kr
인터파크 (☎ 1544-1555) http://www.interpark.com
특별할인 : 세종문화회관 유료회원 20%, 무료회원 10%
단체할인 20인이상 30%, 대학생·씨티투어버스 이용객 30%
BC카드 10%, 장애인(경로우대자 포함) 할인 50%
장 소 : 서울남산국악당(남산골 한옥마을 내)

연주
백현호-고수 / 신현석-해금 / 신현식-아쟁 / 최영훈-거문고 / 이현주-대금

세종문화회관 개요
1978년 4월 설립된 세종문화회관은 1999년 재단법인으로 출범하였다. 2003년 시설개보수공사를 통해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공연장으로 문화예술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sejongpa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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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국악당 운영팀 이향순 02-2261-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