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상장기업의 부실 수준은 외환위기 대비 1/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 GDP 대비 부실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외환위기에 비해 훨씬 낮았다. 다만 최근 들어 부실기업의 차입금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부실기업의 차입금 비중이 기업 성과를 나타내는 매출이나 시가총액 비중보다 비교적 높다는 점이 우려되는 사항이다. 전체 분석대상 기업의 차입금 중 부실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시가총액 비중의 2.5배 수준으로 향후 부실기업의 채무 중 상당부분이 재조정될 수 있다.
최근 부실기업의 매출액은 증가 추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현재의 재무곤경을 타개하기 위해 원가 이하 또는 크게 할인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부실기업은 투자 축소, 재고 처분, 매출채권 회수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금상황은 계속 악화되었다. 현재의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우리 기업들은 노사관계, 협력업체와의 관계, 경쟁관계에서 상생전략을 모색하고 전개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기업 부실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중견 건설업체인 신성건설이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였고, C&중공업과 C&우방 등 C&그룹에 대한 채권은행 공동관리가 시작됐다. 최근 신용평가회사는 38개사 건설업체들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기업 부실에 대비하여 금융기관들도 자본 확충을 하고 있다. 정부는 20조원 규모의 자본확충 펀드를 조성키로 하였고, 산업은행(1조4000억원), 기업은행(1조원), 신용보증기금(9000억원), 자산관리공사(4000억원) 등 국책금융기관에 5조36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또한 시중은행들도 자본확충을 위해 후순위채를 발행하였으며, 금융지주회사는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회사인 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하였다.
국책은행에 대한 출자뿐만 아니라 부실 채권 매입 등을 통해서도 정부는 금융기관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부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을 지원하기 위해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저축은행의 대출 1조3000억원어치를 매입해주는 등 PF 대책을 발표했다. 또한 기업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재무개선 지원단을 설립하고, 기업구조조정 추진방향 및 추진체계를 마련하였다.
이처럼 기업과 금융기관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시점에서 현재 기업 부실의 수준이 어느 정도나 되고, 외환위기 시기보다 높은 것인지 낮은 것인지, 또한 현재 부실기업의 재무상황이 악화되고 있는지 개선되고 있는지, 그리고 부실기업이 재무곤경을 타개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러한 분석 후에 향후 기업의 대응방향을 모색하였다.
부실기업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분석대상은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비금융기업중 12월 결산법인이다. 분석기간은 1997년부터 2008년 9월까지이다. 2008년 9월 현재 분석대상 기업 수는 1,590개, 이들 기업의 자산 규모는 1,029조원, 부채 규모는 514조원, 자본 규모는 515조원이다. 매년 새롭게 기업이 상장되고, 상장기업이라도 재무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분석대상 기업 수는 연도별로 달라진다.
Ⅰ. 국내 기업의 부실 현황
개별 기업의 부실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미국의 경제학자 에드워드 알트만(Edward I. Altman) 교수가 개발한 Z값을 이용하였다. Z값은 기업의 유동성, 수익성, 안정성, 활동성 등의 지표에 가중치를 부여하여 산정된다. Z값이 1.81보다 작으면 부실기업으로, 2.67보다 크면 건전기업으로 판정된다. Z값이 1.81과 2.67사이에 있으면 판정이 보류되고, 이들 기업의 부실 여부를 파악하려면 자세한 분석이 요청된다. 2008년 9월 현재 Z값이 계산된 분석대상 기업 수는 1,576개 기업이다.
부실기업 증가 추세
올해 들어 내수 및 수출, 자금시장 등 외부경영 환경이 악화되면서 상장기업의 부실 가능성은 높아졌다. 2008년 9월말 현재 상장기업의 평균 부실지수, 즉 Z값은 2.22(분석대상 기업의 중앙값)이었다. 상장기업의 Z값은 외환위기 기간인 1998년 말에 1.59로 가장 낮았고,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05년말에 3.03으로 가장 높았고 이후 2006년 말과 2007년 말에 조금씩 하락하다가 올해 들어 크게 낮아졌다. 현재 기업의 Z값은 2~3년 전보다 크게 낮지만 외환위기 시기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상장기업의 부실 가능성뿐만 아니라 Z값이 1.81보다 낮아 부실기업으로 판정되는 기업 수도 늘어나고 있다. 2008년 9월말 현재 Z값이 계산된 1,576개 기업 중 부실기업으로 판정된 기업 수는 628개(39.8%)였다. 2007년 12월말에는 1,538개 기업 중 부실기업 수는 402개(26.1%)였다. 2008년 9월말 현재 부실기업 비중은 작년 대비 13.7%p 증가하였다. 올해 들어 부실기업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과거 외환위기 기간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낮다. 부실기업 비중이 가장 심했던 시기는 1998년 말이었는데, 당시 부실기업 비중은 57.7%로 2008년 9월말보다 17.9%p 높았다.
중소기업의 부실 가능성이 높음
기업의 부실 가능성은 유가증권시장보다는 코스닥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기업이 높았고,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수출비중이 높을수록 컸다. 2008년 9월말 현재 유가증권 상장법인의 Z값은 2.23, 코스닥등록법인의 Z값은 2.21이었다.유가증권시장의 부실기업 비중은 36.7%로 코스닥시장의 41.8%보다 5.1%p 낮았다. 기업 규모별 부실 가능성을 비교하면, 2008년 9월말 현재 대기업의 Z값은 2.34, 중소기업의 Z값은 2.13이었다. 대기업의 부실 비중은 32.1%로 중소기업의 부실 비중 43.6%보다 11.5%p 작았다. 코스닥법인과 중소기업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의 부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을 비교하면 수출기업의 부실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이면 수출기업, 50% 미만이면 내수기업으로 정의하였다. 2008년 9월말 현재 수출기업의 Z값은 2.14, 부실기업 비중은 41%이었고, 내수기업의 Z값은 2.24, 부실기업 비중은 39.4%이었다.
부실기업의 자산 비중은 37% 수준
부실이 현실화되었을 때 경제 전반에 어느 정도의 충격을 줄 수 있는지를 가늠하기 위해 부실기업의 자산 비중, 부채 비중, 차입금 비중, 고용 비중, 매출액 비중, 시가총액 비중을 살펴보았다. 2008년 9월말 현재 분석대상 기업의 전체 자산 중 부실기업이 차지하는 자산 비중은 37.2%이었다. 2008년 9월말 기준 전체 부채와 차입금 중 부실기업이 차지하는 부채 비중은 46.4%,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사채+장기차입금) 비중은 48.5%이었다. 부실기업의 부채 비중과 차입금 비중은 자산 비중보다 더 높았다. 이는 자산규모에 비해 부실기업의 부채와 차입금이 더 많음을 의미한다. 2008년 9월말 현재 전체 종업원 중 부실기업의 차지하는 종업원 비중은 31.9%이었다. 부실기업의 자산 비중에 비해 매출 비중과 시가총액 비중은 훨씬 작았다. 2008년 9월말 현재 부실기업의 매출 비중은 24.4%이었다. 매출 비중이 낮은 이유는 부실기업의 매출이 상대적으로 더 부진하기 때문이다. 부실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19.3%이었다. 기업 성과가 부진하고 미래 생존가능성이 낮은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낮은 것은 당연하게 보인다.
부실기업의 차입금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은 주목해야 할 점이다. 부실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48.5%로 자산 비중보다 11.3%p 높았고, 시가총액 비중보다 29.2%p 높았다. 이미 부실기업으로 금융기관의 많은 자금이 투입되었기 때문에 이들 기업이 생존을 하지 못한다면 경제 전반에 더 큰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
현재 부실기업의 차입금 수준은 외환위기의 1/3에도 못 미쳐
부실기업의 증가는 경제성장의 저하, 고용 악화 등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은행 등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실기업의 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사채+장기차입금)이다. 경상GDP 대비 부실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으나 외환위기 기간보다는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2008년 9월 현재 Z값이 1.81보다 낮은 부실기업의 차입금은 경상GDP의 11.2%이었다.
올해의 경상GDP대비 부실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그 이전기간, 특히 외환위기 기간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이다. 외환위기 시기의 경상GDP 대비 부실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33.5%(’97), 33.9%(’98)였다.2) 현재 경상 GDP 대비 부실기업의 차입금 수준은 외환위기 당시의 1/3에 불과하다.
올해 들어 부실기업의 차입금 비중 크게 증가
현재 부실기업의 차입금 수준은 외환위기 시기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우려되는 점은 부실기업의 차입금 비중이 올해 들어 급격히 높아졌다는 점이다. 2008년 9월말 현재 경상GDP 대비 부실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11.2%로 전년도 말의 6.5%보다 4.7%p 증가하였다. 영업환경 및 자금시장 등 기업 외부 여건 악화로 부실기업 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9월말 현재 부실기업 수는 628개로 전년도 말 402개보다 56.2% 증가하였다. 또한 2007년도부터 부실로 판정되었던 기업의 금년도 차입금 증가율은 19.8%이었다.
은행 대출은 중소기업과 가계 부문에 편중
금년의 경상GDP 대비 부실기업의 차입금 비중이 외환위기 시기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해서 기업 부실이 은행 등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 것 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은행 대출 규모가 외환위기 시기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였고, 대출 대상도 대기업에서 비상장 중소기업 등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2008년 9월말 현재 경상GDP 대비 예금은행의 대출금(산업별 대출금 + 가계 대출) 비중은 93.4%(대출 잔액 900.6조원)이다.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말 경상GDP 대비 예금은행의 대출 비중은 41.4%(200.3조원)였다. 2008년 9월말 현재 경상GDP 대비 예금은행의 대출 비중은 외환위기 기간의 2배 수준이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은행들이 기업과 가계 부문에 신용공급을 큰 폭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반면 2008년 9월말 현재 경상GDP 대비 상장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23.2%로 1998년 말의 44.7%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은행의 대출 대상도 외환위기 시기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한국은행의 2008년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살펴보면, 예금은행(은행신탁포함, 산업은행 제외)의 가계 대출 비중은 45.3%(386.9조원),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47.4%(404.1조원), 대기업 대출 비중은 7.3%(62.2조원)이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의 과거 은행통계자료를 이용하여 1998년 말 은행 대출 구조를 추정하면, 가계 대출 비중은 27.7%(55.5조원),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43.1%(86.3조원), 대기업 대출 비중은 29.2%(58.5조원)이었다. 현재 은행 대출은 외환위기와 비교하면 대기업 비중은 줄어들었고 중소기업과 가계의 비중은 증가하였다. 은행의 산업대출금 대비 상장기업의 전체 차입금 비중도 크게 감소하였다. 2008년 9월말 현재 은행의 산업대출금 대비 상장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43.3%이었고, 1998년 말에는 149.4%이었다.
이상의 분석을 종합하여 외환위기 시기와 비교하면 상장기업과 부실기업의 차입금 수준이 줄었다는 것은 은행의 재무건전성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하지만 현재 은행 대출이 재무건전성이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중소기업 부문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는 점은 불안요인이다.
부실의 진행속도는 더디지만 광범위하게 진행될 수도
지금까지 분석한 상장기업의 부실 현황과 은행의 대출 구조를 외환위기 시기와 비교하여 보면 향후 예상되는 부실의 특징을 짐작할 수 있다.
첫째, 기업 부실의 대상과 수가 달라질 것이다. 외환위기 시기에는 소수 기업집단의 부실이 문제였다면 현재 상황에서는 다수 중소기업의 부실이 은행 등 금융기관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특정 업종과 일부 기업집단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부실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다수의 중소기업, 특히 중소수출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다.
둘째, 기업 부실의 충격 속도나 강도에서 차이를 보일 것이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기업집단의 부실이 일시에 불거짐으로써 국내 경제에 강한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받는 충격은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다수의 중소기업이 점차적으로 부실해지고, 이러한 부실이 계속 누적된다면 충격의 강도는 외환위기 못지 않을 수 있다.
셋째, 부실기업의 파악, 모니터링, 그리고 대응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부실이 소수의 기업집단에 집중되어 있다면 부실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하기도 비교적 용이하다. 하지만 규모가 작고 상장되어 있지 않아 재무 정보도 불충분한 다수의 부실기업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고, 부실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종합적이고 신속한 대응방안을 모색하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다.
Ⅱ. 부실기업의 재무 현황
부실기업의 향후 대응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현재 부실기업의 재무현황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부실기업과 건전기업의 안정성, 수익성, 성장성, 자산효율성 등을 비교하였다. 부실기업은 알트만의 Z값이 1.81보다 작은 기업이고, 건전기업은 Z값이 2.67보다 큰 기업이다. 부실기업과 건전기업의 비교 기간은 2008년의 누적 실적(1분기~3분기)이다. 부실기업은 안정성, 수익성, 성장성, 자산효율성 등 모든 지표가 건전기업에 비해 현저히 뒤떨어졌다.
부실기업은 단기차입 비중이 높아
첫째, 부실기업의 안정성은 상당히 취약하였다. 2008년 9월말 현재 부실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127.0%로 건전기업(35.9%)보다 91.1%p 높았다. 또한 부실기업은 전체 부채 중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차입금이 많았다. 금년 9월말 기준 부실기업의 차입금의존도(총차입금/부채총계)는 66.5%로 건전기업(18.1%)보다 48.4%p 높았다. 부실기업은 차입금의 만기구조도 취약하였다. 전체 차입금 중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 비중이 71.2%, 전체 부채 중 단기차입금 비중은 40.5%나 되었다. 부실기업의 재무건전성에서 특히 우려가 되는 부문은 전체 부채 중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차입금이 많을 뿐만아니라 원리금 상환을 1년 이내에 해야 하는 단기차입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따라서 외부여건이 추가적으로 나빠져 경영성과가 더욱 악화된다면 대출 만기연장 등의 어려움을 짧은 시간 안에 반복적으로 되풀이할 수 있다. 부실기업은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차입금평균이자율도 건전기업보다 높았다. 부실기업의 차입금평균이자율은 7.5%로 건전기업(6.3%)보다 1.2%p 높았다.
부실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 매우 부진
둘째, 부실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였다. 수익성 지표를 효과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는 매출액영업이익률과 자산수익률(ROA)이다. 두 지표 모두 이자비용, 외화관련손익, 지분법평가손익 등 기업의 영업활동과 관련이 없는 손익에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사업 본연의 수익성을 판단하는데 유용하다. 2008년 9월말 부실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1.7%이었다. 부실기업은 제품 판매를 통해 이익을 내기보다는 오히려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건전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7.2%로 부실기업보다 8.9%p 높았다. 부실기업은 영업활동을 통해서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자보상배율도 마이너스였다. 부실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0.45배이었고, 건전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13.5배였다. 부실기업은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통해서 이자비용을 지불할 수 없기 때문에 원리금을 상환하기 위해서는 보유 자산을 매각하거나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셋째, 부실기업의 성장성도 상당히 낮았다. 2008년 3/4분기까지 부실기업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5.8% 증가하였다. 반면 건전기업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7.9% 성장하였다. 부실기업의 성장성은 건전기업의 1/3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비효율적 투자로 자산효율성 저조
넷째, 부실기업은 자산효율성도 상당히 뒤쳐졌다. 자산효율성은 기업의 영업활동에 자산이 얼마나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지로 측정된다. 자산효율성 지표로는 매출액을 자산으로 나눈 자산회전율이 많이 사용된다. 부실기업의 자산회전율은 0.62배였고, 건전기업의 자산회전율은 1.04배였다. 자산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부실기업이 투자를 효율적으로 하지 못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상의 분석을 종합하면 부실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 부진이 채무상환능력의 취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8년 9월말 시점에서의 재무비율 분석은 부실기업의 현재 상황을 이해하는데 유용하지만 부실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개선되고 있는지 악화되고 있는지를 동태적으로 보여주는 데는 미흡하다. 부실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개선되고 있는지 악화되고 있는지를 추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분기별로 성과를 파악하였다.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아
부실기업의 올해 분기별 매출액 증가율은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부실기업의 올해 1~3분기 중 전년동기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3.8%, 7.8%, 9.6%였다. 반면, 건전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4분기까지는 증가 추이였으나 3/4분기에는 소폭 감소하였다. 2008년 1/4분기 건전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3.5%, 2/4분기 18.2%, 3/4분기 17.9%이었다. 부실기업의 성장성은 개선되었으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되었다. 2008년 1/4분기 부실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0.7%, 2/4분기 0.1%, 3/4분기 -2.7%이었다. 일반적으로 매출액이 증가하면 수익성은 개선된다.
하지만 부실기업의 3/4분기 매출액은 비교적 많이 증가하였으나 수익성은 더욱 나빠졌다. 부실기업이 재고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제품을 팔거나 가격을 큰 폭으로 할인하여 제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즉, 부실기업은 매출 확대를 위해 출혈판매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실기업은 재고 처분과 매출 채권 회수 노력 중
부실 가능성이 큰 기업들은 현재 재무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고 처분, 투자 축소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부실기업은 재고 처분이나 매출 채권 회수가 다소 증가하였다. 현금흐름표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의 구성요소인 영업활동 관련 자산·부채 변동에서 기업의 재고 처분, 매출채권 회수 노력을 파악할 수 있다. 매출채권이나 재고 증가, 즉 영업활동 관련 자산의 증가는 기업의 현금 축소로 나타난다. 반면, 매출채권이나 재고 감소, 즉 영업활동 관련 자산 감소는 기업의 현금 증가로 이어진다. 2008년 3/4분기까지 부실기업의 자산총계 대비 영업관련 자산 증가 비중은 3.5%로 전년동기대비 0.1%p 감소하였다.반면 2008년 3/4분기까지 건전기업의 자산총계 대비 영업활동 관련 자산·부채 변동 비중은 4.9%로 전년동기 대비 1.9%p 증가하였다. 외부 경영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건전기업의 영업관련 자산이 크게 증가하였으나 부실기업은 소폭이나마 감소하였다. 부실기업이 재고 처분이나 매출채권 회수 등에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둘째, 부실기업의 자산매각 성과는 신통치 않다. 현금흐름표의 ‘투자활동으로인한현금유입(이하 투자현금유입)’은 건물, 토지, 보유유가증권, 계열회사 주식 등의 매각으로 회사에 유입된 현금을 의미한다. 2008년 3/4분기까지 부실기업의 자산총계 대비 투자현금유입 비중은 8.0%로 전년동기대비 0.8%p 감소하였다. 2008년 3/4분기까지 건전기업의 자산총계 대비 투자현금유입 비중은 9.1%로 전년동기대비 0.7%p 증가하였다. 부실기업의 투자현금유입이 부진한 원인은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의 위축으로 제값을 받고 자산을 매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부실기업의 투자는 감소
셋째, 부실기업의 투자금액은 줄어들었다. 현금흐름표의 ‘투자활동으로인한현금유출(이하 투자현금유출)’은 설비투자, 계열회사의 주식 취득 등 기업의 투자금액을 나타낸다. 2008년 3/4분기까지 부실기업의 자산총계 대비 투자현금유출 비중은 15.8%로 전년동기대비 1.5%p 감소하였다. 반면 2008년 3/4분기까지 건전기업의 자산총계 대비 투자현금유출 비중은 15.8%로 전년동기대비 0.1%p 감소하였다. 경영여건 악화로 인해 부실기업이 빠르게 투자를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넷째, 부실기업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이 미미하기 때문에 금융기관 등에서 외부자금조달을 늘리고 있다. 현금흐름표의 ‘재무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이하 재무현금흐름)’은 금융기관 차입,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 외부 조달금액에서 채무원리금 상환, 배당금 지급 등 기업 외부로 유출된 금액을 차감하여 계산된다. 2008년 3/4분기 현재 부실기업의 자산총계 대비 재무현금흐름 비중은 7.6%로 전년동기대비 0.5%p 증가하였다. 반면 건전기업의 자산총계 대비 재무현금흐름 비중은 -0.8%로 전년과 동일하였다. 부실기업은 외부 금융기관으로부터 계속 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나, 건전기업은 경영여건이 비교적 괜찮아 자금을 상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기업은 현재의 재무곤경을 타개하기 위해 투자 축소, 재고 처분, 매출채권 회수 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반면 자산 매각 등의 성과는 신통치 않다. 부실기업의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단기유동성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2008년 3/4분기 현재 부실기업의 자산총계 대비 현금성자산 비율은 4.2%로 전년동기대비 3%p 감소하였다.
Ⅲ. 기업의 대응방향
지금까지의 분석을 종합하면 부실기업 수나 차입금 비중은 외환위기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만 최근 들어 부실기업의 차입금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부실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기업 성과 대비 비교적 높다는 점이 우려가 되는 사항이다. 부실기업은 투자 축소, 재고 처분, 매출채권 회수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금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세계경제 침체, 내수 부진, 자금시장 불안 등 기업 외부여건의 악화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보다는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기업 성과가 일반적으로 경기에 후행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향후 기업의 재무건전성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외환위기 극복 이후 기회요인 적극 탐색
우리 기업들이 재무적 곤경을 사전에 예방하고 원활한 경영활동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현재상황의 부정적 측면만이 아니라 기회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과거 우리나라의 외환위기는 커다란 고통이었지만 위기 극복 이후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기업들이 많이 생겼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재 기업의 외부여건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상대적으로 본다면 우리에게 유리한 측면도 꽤 있다. 이번 금융위기는 신흥국 시장보다는 선진국 시장이 더 많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우리기업들은 선진국 시장의 노출 정도가 더 작다. 예를 들어, 미국의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의 2007년 미국과 유럽 판매 비중은 56%, 도요타의 선진국 비중은 44%,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선진국 비중은 29%이었다(중앙일보 2008년 12월 4일자 참조). 또한 원/달러 상승, 원/엔 환율 상승으로 다른 국가의 경쟁사 대비 원가경쟁력이 개선되는 측면이 있으며, 우리기업들이 다양한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도 경기 침체기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경쟁관계에서 상생전략을 고려할 필요
현재의 위기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상생전략(cooperative strategy)을 다각도에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노사관계, 협력업체와의 관계, 경쟁관계에서 상생전략을 모색하고 전개하는 것이다. 노사관계의 상생은 일자리 나누기 등 고통분담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통해 혁신적 제품 개발과 획기적인 원가 절감으로 위기를 타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또한 재무건전성이 비교적 양호한 대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를 지원하는 것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협력네트워크’ 차원에서 대기업은 협력업체에 자금지원, 대금지급조건 개선, 국산화 및 신기술개발지원, 신제품 공동개발지원, 기술개발비 및 인력지원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
기업간 경쟁관계에서도 다양한 상생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한 경쟁방식에 있어서도 가격 할인 등 출혈경쟁보다는 신제품 개발, 원가 절감 등 가치창출경쟁이 바람직해 보인다. 상생전략은 연구개발, 생산, 마케팅 등 다양한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시장과 적극적 소통
우리 기업들은 상생전략을 다양한 각도에서 모색하면서 이와 동시에 기업의 목표를 매출 성장(top line growth)이 아닌 이익 성장(bottom line growth), 중점관리 사항을 성장성이 아닌 수익성과 현금흐름 중시에 둘 필요가 있다. 이익 성장과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방향은 기업의 재무건전성 강화, 즉 현금확보 수준 증대로 나타난다. 미국기업은 1980년대부터, 일본기업은 1990년대 중반부터 현금흐름 중시 경영으로 전환하였다. 사업부와 해외법인의 영업활동과 투자활동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함에 있어서도 손익정보뿐만 아니라 현금흐름을 중시해야 한다. 경기 침체기에는 영업현금흐름이 영업이익보다 성과정보로서 유용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과 투자자의 신뢰를 얻는 것은 ‘흑자 도산’을 피하기 위해 중요하다. 시장과의 의사소통 실패는 예기치 않게 커다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채권자, 주주 등 투자자에게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기업, 특히 부실기업은 자체 노력과 병행하여 금융기관의 지원을 얻는 것도 중요하다. 돈은 미래가 없는 부문으로는 유입되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금융기관의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기업이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금융기관에게 회사의 현재 재무구조와 수익상황, 그리고 미래 가능성 등을 제시하여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것을 납득시켜 채무 연장, 자금 재조달이 무리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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