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김종갑 대표이사 2009년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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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5 09:32
이천--(뉴스와이어)--사랑하는 하이닉스 가족 여러분,

풍요와 평화를 상징하는 소의 해, 기축년(己丑年)이 밝았습니다. 지난해 최선을 다해 주신 하이닉스 가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 올 한 해도 모두 건강하시고 가정에도 행복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위기상황은 성장의 “과정”입니다.

1929년 대공황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일컬어 지는 경제위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전반에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3년여 계속된 설비경쟁이 멈추고 반등을 시도하던 시점에서 경제위기를 맞게 되어 하강 사이클이 더 오래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금년 하반기쯤에는 2년 이상 끌어 온 반도체 하강사이클이 멈출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포도나무를 양질의 땅에 심지 않는다고 합니다. 좋은 환경의 토질에 심어진 포도나무는 쉽게 잘 자라긴 하지만 뿌리를 깊이 내릴 필요가 없어서 외부환경의 오염에 쉽게 노출 되어 열매의 품질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척박한 땅에 심어진 포도나무는 생존하기 위하여 뿌리를 깊게 내려 정화된 물을 흡수하여 품질도 좋고 열매의 맛은 오히려 더 달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잘 생긴 소나무들은 척박한 땅에 뿌리를 깊게 내려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독수리도 공기의 저항 없이는 날 수 없고 물의 저항 없이 배가 뜰 수 없듯이 저항, 즉 위기는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 주는 성장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위기를 “결론”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과정”으로 받아 들이고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하이닉스 가족 여러분,

작년 한 해, 비록 경영환경은 어려웠지만 여러분들께서 흘리신 땀은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모바일 제품 비중을 2007년 대비 두 배 이상 확대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개선하였고, 지속적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54나노 DRAM 양산 및 1Gb GDDR5 세계최초 판매 등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300mm Fab에서는 생산성 향상을 통하여 원가경쟁력을 높였습니다. 특히 2006년까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가 5%에 불과하였으나 2007년에는 6%로, 2008년에는 10%로 증가시켜 온 결과 앞으로 장기적으로 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08년은 보람 보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해였습니다.

우리는 지난해, “수익성 1위 탈환을 통한 지속가능 경영의 원년”을 경영목표로 하여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만 기대했던 수율 확보는 지연되었으며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고품질의 제품을 제공하는 데도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기대보다 경영효율이 낮을 수 밖에 없었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규명하여 향후에 또다시 동일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경기침체 및 시장회복 지연이라는 외부적 상황은 주어진 여건입니다. 경영자원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투자효율제고 · 고객관리강화 · 수익기반확충 등 질적인 개선을 이루는 것은 우리 스스로 해야 할 과제이며 우리 의지에 달린 문제입니다. 우리는 금년 경영목표를 “위기극복을 통한 재도약--경영효율 극대화”로 삼고 다음과 같은 과제를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첫째, 재무 안정성 확보에 최우선 순위를 둡시다.

불안정한 세계 경제상황과 반도체 업황을 고려하여 올해는 “현금 흐름 중심의 경영”을 할 것입니다. 현재 모든 임직원들께서 비상경영 T/F와 르네상스 T/F를 주축으로 한 원가절감 및 고통분담 활동에 전력을 다하여 주시는 점 감사 드립니다. 이에 더하여 앞으로는, 경상비용뿐만 아니라 재고·채권·투자 등 회사가 보유한 모든 경영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세계 경제나 반도체 산업의 불황탈출 시기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때 회사의 모든 조직들은 서로 협력하여 예측 정확도를 향상해야 하며 이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응능력도 강화해야 합니다. 저와 경영진은 순조로운 자금 조달과 집행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둘째, 절대우위의 수익 경쟁력을 확보합시다.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초과로 인하여 PC용 메인 메모리와 같은 범용제품으로부터는 더 이상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려워 졌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저전력 · 고용량 · 고속도 · 고품질의 모바일, 서버등과 같은 DRAM제품과 NAND 응용복합 제품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의 매출 비중을 늘여 나가야 하며 주요 전략거래선과의 장기적인 협력관계도 더욱 강화함으로써 안정적 수익창출 기반을 공고히 해야 할 것입니다.

개발 · 제조 · 판매 등 전 부문이 고품질 확보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업무에 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현재와 같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작은 경쟁력 차이가 커다란 수익 차이를 가져오게 됨을 인식하고 ‘연구개발’단계에서부터 원가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적기에 창출해낼 수 있도록 총력을 다 합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R&D 경쟁력 향상 없이는 미래가 없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원가경쟁력의 질적인 향상을 도모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효율 · 성과중심으로 경영체질을 혁신합시다.

우리는 지난 2000년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성공한 기업이라는 칭찬을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하이닉스라는 포도나무는 뿌리를 아주 깊게 내리지는 못했었습니다. 다른 나라 메모리반도체 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는 견고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아직 거센 바람에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것이 사실입니다.

세계최고 기업을 대상으로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벤치마킹을 통하여 성공인자를 발굴하여 우리에게 최적화 될 수 있도록 활용하고, 회사의 문제점을 조기에 발견하고 개선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비효율적인 일, 쓸데없는 일을 과감히 버리고 성과를 창출해 낼 수 있는 과제들을 발굴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시킬 것이며, 과제별 PM제도를 활성화하는 등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각자 맡은 업무에 대하여 주인의식을 가지고 책임 있게 임해주시되 모든 조직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 협력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넷째, 미래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합시다.

우리가 추구하는 비전은 수백년 후에도 지속 가능한「세계 최고의 반도체 전문회사」입니다. 모든 메모리 반도체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욱 미래 먹거리에 대하여 철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사실 오늘 우리의 문제의 상당부분은 과거에 미래투자를 소홀히 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차세대 메모리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때 필요기술 및 인력, 거래선 확보, 누구와 힘을 합쳐 진행해 나갈지 등에 대해 철저한 검토와 체계적인 계획을 갖추고 실행해 나갑시다. 특히 시장상황에 따라서 계획의 골격이 바뀌는 미봉책이어서는 안됩니다.

또한, 회사가 어렵더라도 반드시 사회적 책임을 다하여 진정으로 존경 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친환경, 윤리경영, 상생경영을 적극 실천해 나갑시다.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모범사례를 만들어 갑시다.

하이닉스 가족 여러분,

불굴의 도전정신과 강력한 실행력이 있는 한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열정”을 한 데 모아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사람들은 처해 있는 환경이 어려울수록 “열정”을 지속적으로 간직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주위의 “격려와 칭찬”입니다. 비록 경영환경은 어렵지만 내부적으로는 더욱 더 결속하여야 할 것 입니다. 본부간, 담당간 그리고 팀간에 건설적인 논쟁을 활성화하되 일단 방향이 결정되면 모두 한길로 달려가 주시기 바랍니다.

사람들은 소를 가장 근면하고 끈기 있으며 희생할 줄 아는 동물이라고 합니다, 이중섭의「황소」에는 조선독립을 향한「민족 혼」이 담겨있습니다. 비록 외모는 볼품없이 말라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을 꼿꼿한 정신이 보입니다. 황소 같이 굳센 의지와 끈기로 앞을 향해 나아갑시다. 우리가 최선을 다한다면 이 불황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우리는 더욱 맛 좋은 열매를 맛 볼 것이며, 땅 속 깊숙이 뿌리를 내려 이후 어떤 바람에도 뽑히지 않는 단단한 거목으로 자라게 될 것입니다.

끝으로, 언제나 애정을 가지고 도와주시는 주주, 투자자, 정부, 지자체, 사회단체, 협력업체들에게 깊은 감사 말씀 올리며 무엇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회사를 위하여 솔선수범으로 헌신하고 협조해주시는 노동조합을 비롯한 동료 여러분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09년 1월 1일

하이닉스반도체

대표이사 김종갑

웹사이트: http://www.skhyni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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