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이날 국회와 여야 정당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따라서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이며, 국민의 각오와 자세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어 “그 동안 우리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스스로 자조와 냉소가 있었고, 우리가 뭘 할 수 있겠나, 그래서 어쩌라는 것이냐 하는 식의 패배주의도 있었다”며 “국민만이 힘으로, 국민의 힘을 모으기 위해 내가 가진 진솔한 심정과 각오를 이번에 (한·일관계 관련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일부 언론에) ‘외교전쟁’이라고 표현됐는데, 언론이 조금 앞서간 것 같다”며 “외교전쟁을 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고 이 일을 하다보면 ‘외교전쟁’이라고 할 만한 각박한 상황도 있으니 함께 감당해 나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우리 내부 결의가 그 수준까지는 가야 문제에 대처할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는 “독도문제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중요한 문제”라며 “따라서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아시아 차원에서 연대해 풀어야 하며 국민과 함께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를 민족문제로 보고 남북공조와 아시아연대로 해결해나가자”고 제안했다. 김 대표는 이와 함께 “일제시기 이후 과거사가 정리되지 않고 지금까지 내려온 것이 원인”이라며 “4월 국회에서 과거사법 입법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독도문제, 영토와 주권문제에 관해서는 양보가 있을 수 없다”고 전제하고, “단호하게 대처하되 일시적으로만 크게 얘기하고 끝나서는 안 된다. 시간이 흘러도 잊지 말고 냉정한 마음으로 지속적으로 외국에 알리고 자료를 정리하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다만 “우리 같은 지정학적 위치와 수출에 의존하는 나라에서는 외교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독도를 잘 지키는 것도 국제관계를 잘 가지면서 우리 목소리에 대해 공감을 얻고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정부는 완곡하게 하더라도 시민들과 국민들이 나서고 야당이 강하게 말함으로써 힘을 실어줘야 한다”면서 “여당이나 외교부는 더 낮아지고 대통령은 최후까지 조정해야 하기에 더 낮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학원 자민련 대표는 “독도문제에 대해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내고 대통령이 단호한 의지를 표현해줘 국민들이 흡족해 한다. 경제 걱정이 다소 있더라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하고 “독도문제에 대해 종합적인 연구소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낙연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독도문제는 지금 당장 완전한 해결보다 성공적인 관리대상의 문제로 장기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며 “가칭 독도협회 같이 조사연구단체를 묶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지도적인 위치의 국가를 지향하려면 가까운 아시아 국가로부터 신뢰를 얻고 과거 반성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채정 열린우리당 당의장은 “대통령이 말한 이상 정치권도 그에 맞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면서 “각자의 판단과 전망이 조끔씩 다르더라도 뒷받침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날 노 대통령과 국회, 여야 정당지부도와의 만찬은 2시간 넘게 진행됐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는 “17대 국회에 대해 국민들이 거는 기대가 큰 만큼 심기일전해서 결의를 다지는 모습으로 갈 것”을 제안했으며, 김학원 자민련 대표는 “지역주민들이 행정복합도시와 관련된 법이 과연 제대로 잘 지켜질 것인지, 공사 완공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계속될 것인지 우려하고 있다”고 전달했다. 김혜경 대표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정부 대응이 너무 미약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이 자리에서는 노 대통령과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와의 인연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가 변호사로 개업하고 맨 처음 법정에 나섰을 때 공판검사가 바로 강 대표”라며 “그 상대 검사 중에 강 대표가 그래도 부드러운 검사였고 당시 평이 아주 좋았다”고 회고했다. 노 대통령은 박근혜 대표의 발언 뒤에는 “오늘 말씀도 고맙지만 미국에 가서 활동하면서 한 얘기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이날 마무리 발언을 통해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이뤄졌다”며 “다음에도 이런 모임을 만들어 달라”고 노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