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참여연대 이슈리포터 - 이명박 정부 1년 평가 보고서

<총론>

이명박 정부 1년 - 과속(過速)과 불통(不通)의 통치방식 바꿔야

이명박 정부 1년 - 민생과 민주주의의 위기

2009년 2월 25일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1년 한국사회는 새로운 대통령을 맞아 매우 큰 변화를 겪었다. 지난 9월 시작된 경제위기는 점점 심화되고 있으며 촛불집회 이후 표현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 등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민생과 민주주의가 절박한 위기에 처한 것으로 위기의 근본 원인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적 과속과 국민과의 불통하는 통치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과속스캔들 - 대통령의 일방적 정책 추진과 혼란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정부조직 개편과 새로운 정책 밀어붙이기를 불도저식으로 추진하였다. 잘 다듬어지지 않은 정책들은 여기저기서 문제를 일으켰고, 많은 정책들이 발표되고 잉크도 마르기전에 사라졌다. 영어몰입교육이 대표적인 예이다. 정부조직개편은 취임도 하기 전에 밀어붙여 많은 반발을 샀다. 충분한 고려 없는 부처 통폐합과 위원회 통폐합으로 상당기간 국정의 공백을 초래하였다. 한편 또한 대운하사업 등 국민적 합의가 없는 정책을 밀어붙이기로 일관하였다. 대운하사업은 지난 해 6월 국민들이 반대하는 사업은 추진하지 않겠다며 중단선언을 하고도 지난 연말 녹색 뉴딜사업이라며 ‘4대강 정비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운하를 밀어붙이고, 경제성이 전혀 없는 경인운하를 일자리 창출이라는 핑계를 대며 강행하고 있다.

지난 해 초 물가가 대통령이 물가를 관리하라고 하자 정부는 소위 ‘MB 물가지수‘라는 것을 만들어 물가를 인위적으로 통제하려했다. 하지만 ’MB물가지수‘에 포함되었던 항목의 물가는 평균 물가보다 더 많이 올랐고, 지난 연말 슬그머니 폐기하고 만다. 수출을 진흥한다며 이명박 정부는 집권 초 고환율정책을 폈다. 결국 고환율로 물가가 상승하고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9월 미국발 경제위기 국면에서 더욱 위기를 증폭시키고 만다. 나중에는 고환율 정책을 편 적이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기도 하였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강한 집착과 즉흥주의가 무리한 정책 추진을 불러오고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인사파탄 - 윤리의 실종과 ‘강부자 고소영’ 인사

새 정부의 첫 번째 실패는 인사실패였다. 도덕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강부자(강남 땅부자)로 비판 받는 인물들을 대거 기용하였다. 결국 인사청문회를 해보지도 못하고 세 명의 장관 후보자가 교체되었다. 이후 임명하는 인물마다 부동산 투기나 논문표절 등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해 4월에는 청와대 수석 비서관들의 재산이 공개되자 인사파문이 재현되었다. 이동관 대변인을 비롯해, 박미석 사회정책수석, 김병국 외교안보수석, 곽승준 정책기획수석 등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논문표절 등이 문제가 되어 전면적인 교체 요구를 받게 된다. 이후 6월 말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보좌진이 대거 교체되었다.

또한 이명박 정부는 공공기관장 인사과정에서도 법적 임기를 무시하고 감사원과 검찰을 동원해 사퇴압력을 행사하여 자리를 만들고 선거공신과 측근들을 낙하산으로 대거 임명했다.

올해 1월 말 교체한 현인택 통일부장관을 비롯한 장관 후보자에게서 투기의혹과 논문표절 등 비슷한 도덕적 문제가 발생하여 이명박 정부의 윤리적 기준이 사실상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소통불가 정부 - 명박산성과 촛불시위

지난 해 5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반대하는 학생들과 시민들의 촛불시위가 대규모로 일어났다. 정부는 끝내 재협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추가협상을 통해 몇몇 위생조건을 수정하는 데 그쳤다. 결국 6월 10일 백만의 촛불이 모여들었고, 정부는 광화문에 컨테이너로 소위 ‘명박산성’을 쌓아 국민과의 단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대통령은 6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뜻을 받들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광우병 위험 쇠고기 촛불시위는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와 국민들 간의 소통이 단절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대통령은 거푸 두 번이나 사과했지만 끝내 잘못을 고치지 않았다. 저항이 거세지자 이명박 대통령의 선택은 경찰과 검찰을 활용한 공안탄압이었다. 국민과 대통령은 소통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게 된다.

공안정국과 민주주의의 위기 - 경찰과 검찰로 유지되는 정부

지난해 6월 10일 이후 촛불시위의 규모가 커지자 정부는 대대적인 강경진압과 탄압으로 대응했다. 이후 수천 명의 부상자와 1500명의 연행자가 발행했다. 경찰은 불법 폭력시위를 용납할 수 없다며 물대포와 경찰기동대를 동원해 촛불시위를 원천봉쇄하였다. 또한 경찰은 고교생과 유모차부대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소위 ‘괴담유포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조중동 불매운동을 벌인 네티즌들을 구속하고 수사했다. 처음으로 광우병 위험을 알린 MBC PD수첩을 수사하고 이후 경제 위기를 전망한 미네르바를 허위사실유포죄로 구속하였다. 검찰은 정권의 요구에 부응하는 공안검찰로 거듭났다. 집회결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경찰과 검찰에 의해 훼손되는 상황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사회 각 곳에서 제기 되었다.

부정과 부패 - 뇌물사건과 쌀직불금 사태

한나라당 출신 김귀환 서울시 의장은 동료의원 30명에게 의장 당선을 위해 금품을 돌렸다 7월에 구속된다. 대통령의 처 사촌언니인 김옥희씨는 4월 총선 과정에서 공천을 대가로 30억원을 수수하여 8월 초 구속된다. 이어 유한열 한나라당 고문은 국방부 납품을 도와준다며 업체대표로부터 금품을 받아 구속된다. 전형적인 매관매직과 뇌물사건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공직윤리의 추락이 가져온 결과이다.

10월에는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이 쌀직불금을 신청한 사실이 확인되어 공직사회에 파장이 일어난다. 수십만 명의 공직자들이 쌀직불금을 타간 것으로 확인되고 농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게 된다.

일관된 북한 무시전략과 남북관계 파탄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내놓은 ‘비핵개방 3000’ ‘통일부 폐지 논란’ ‘10.4선언 불인정’ 등 일련의 대북 무시전략은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몰고 갔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나 정부간 남북대화는 중단되었고, 지난해 8월 금강산에서 일어난 ‘관광객 피살사건’이후 상징적인 남북교류사업인 금강산 관광도 중단되었다. 개성공단에서 남한 당국자들이 추방되면서 개성공단 입출입도 제한되었다. 이명박 정부의 일관된 대북 무시전략과 기존 남북간 합의 불인정은 북한의 강경대응을 불러왔고, 급기야 2009년 1월 남북간 정치군사적 합의에 대한 북한의 무효선언으로 NLL을 둘러싼 서해상의 무력충돌의 위기까지 고조되고 있다.

경제위기의 심화와 종부세 완화

지난 해 8월과 9월 미국발 경제위기에 대한 전망이 쏟아지자 정부는 경제위기는 없다며 호언장담하였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지 않아 IMF 때보다 어렵다고 말을 바꾼다. 이명박 정부는 환율정책의 실패로 경제위기를 가속화시킨 책임이 있음에도 모든 것이 상황 탓이라며 비판받아온 정책을 강행하는 기회로 삼았다. 종부세 완화, 법인세 감면 등 부자들에게 혜택을 몰아주는 감세를 강행하였고 대운하사업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4대강 정비사업’으로 부활시켰다.

경제위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되었고 주가는 전년도 대비 절반까지 폭락하였으며, 달러 환율은 1500원대까지 치솟았다. 2009년이 시작되자 경제위기는 수출급감과 대규모 실업사태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3월 위기설이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위기비상대책회의를 운영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경제위기가 닥쳐오면서 실업이 늘어나고 빈곤층의 실질적 삶이 위협받고 있지만 이명박 정부는 오히려 복지 예산 확충에 적극적이지 않고, 최저임금법 개악 및 비정규직법 개악을 통한 취약계층에 대한 고통전가 정책을 펴고 있다.

MB악법과 연말 입법전쟁

지난 연말 이명박 정부는 국회에 소위 경제 위기에 대응한다며 100개 법안의 조기처리를 촉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법안이 경제 살리기와는 무관할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법률이 대부분이었다. 미국에서는 처리조차 불투명한 한미FTA비준안, 재벌에게 은행을 넘겨주는 금산분리 완화 법안, 방송장악을 위한 방송악법, 집회시위의 자유를 억압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집시법, 국정원의 권한을 강화하는 악법, 휴대폰 감청을 법제화화는 통신비밀보호법 등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밝힌다. 한나라당은 입법전쟁에 돌입한다며 밀어붙이기에 나섰고 이에 대응하여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가고 시민사회는 국회 밖에서 ‘MB 악법’의 강행에 반대하는 노숙 투쟁 등을 벌이고 언론노조는 언론악법에 반대하며 파업에 돌입한다. 결국 정기국회에서는 악법이 처리되지 않고 2월로 유예된다.

1% 특권층만 위한 정책 - 민생위기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경제위기 대응이 지난 IMF 위기보다 더 극심한 민생 위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가 경제위기 국면에서 서민들을 직접 지원하는 것을 획기적으로 확대하여 서민경제와 나라 경제를 살리는 정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이명박 정부는 종부세·법인세·양도소득세 인하 등 1% 특권층과 강부자를 위한 ‘부자 감세’를 추진하고, 취업유발계수가 가장 낮은 편에 속하고 환경까지 파괴하는 ‘삽질 경제’에 집착하며, 서민경제 살리기에 역행하면서 그나마 안정된 부동산 시장에 투기를 부추기는 ‘투기 조장’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서민경제는 파탄 일보직전이다. 1년 간 생계형 범죄와 생계형 자살이 속출했고, 대출 빚에 대한 연체와 체불이 급증했고, 중소기업-중소상인들 도산과 폐업이 급증하였다. 또 고환율-고물가로 인한 엄청난 고통을 국민들이 겪어야 했고, 특히 사교육비 폭증, 폭등한 등록금 사태 방치로 인한 대학생-학부모들의 고통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민생정책의 근본적 전환이 요구됨에도 정부의 정책 전환은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용산참사와 여론조작 홍보지침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더욱 거세진 개발에 대한 속도전과 새로 경찰청장에 내정되었던 김석기 청장의 과잉 충성심이 1월 20일 용산에서 5명의 철거민과 한명의 경찰이 숨지는 ‘용산참사’를 가져왔다. 검찰은 발 빠르게 수사에 착수해 모든 것이 철거민 책임이고 경찰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수사결과를 내놓는다. 며칠 뒤 민주당 김유정 의원이 청와대 행정관이 경찰에게 경기서남부 연쇄살인사건을 활용해 용산참사를 덮으라는 홍보지침 메일을 발송한 사실을 폭로한다. 이 홍보지침 메일은 작년 촛불시위 이후 새로 설치된 홍보기획관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 소속 행정관이 보낸 것이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을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정책적 과속과 국민과의 불통의 통치방식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다. 이제 겨우 1년이 지났을 뿐이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가혹할 지경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출범 초기 70%대였으나 인사파문으로 50%대로 낮아졌고, 6월 이후 촛불시위 정국을 지나며 20% 대로 주저앉았다. 1년을 즈음해서 조사된 여론조사 결과 국정수행 지지율은 30%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의 국정수행지지율이 30%대라는 것은 대부분의 정책이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과 다름없다. 최근 지지율이 소폭 상승한 것은 국정수행을 잘해서라기보다는 경제위기에 따른 안정심리와 보수층의 결집에 따른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성공에 집착하고 속도전과 절차를 무시하는 통치방식의 근본적 변화가 있지 않는다면 국정운영지지도가 더 이상 올라가기는 어렵다. 야당과 시민사회를 적으로 돌리고는 국정운영을 제대로 할 수 는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의 동반자로서 야당을 인정하고 비판세력으로서 시민사회를 존중하고 소통해야 한다. 또한 정책 추진과정에서 합의와 토론 등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 정책적 과속과 국민과의 불통의 통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한다. 이제 선택은 이명박 대통령의 몫이다.

<정치분야>

무너진 의회민주주의

17대 국회는 출범 초기 7-80%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출발했지만, 18대 국회는 개원 초부터 국민적 기대감이 높지 않았다. 총선 직전인 4월 6일, SBS-KSOI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8대 국회에 대한 기대감은 36.4%로 매우 낮았다. 역대 최저 투표율에서 어느 정도는 예견된 일이었지만 이전 국회의 개원 초기에는 볼 수 없었던 지표이다. 더군다나 2008년 말 여야가 소위 ‘입법 전쟁’을 치룬 후 무당파 층이 60%까지 올라가면서 한국 정당정치와 대의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시민들의 정치 불신과 혐오가 더욱 커졌다는 반증이다. 이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 것인가?

역사가 주는 교훈

군사독재시절 통법부 국회, 거수기 국회가 민주화 이행기를 거치면서 점차 제도화된 경쟁적 국회로 전환되었다. 물론 민주화가 이행되는 과정에서도 국회 운영에 있어 벼랑 끝 대치, 날치기, 직권상정 등 극단적이고 파행적인 국회 운영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일들은 아주 제한적으로 시도되었고, 결국 상당한 갈등과 진통을 겪은 후 되돌려지거나 민심이반, 정권몰락, 선거참패 등으로 심판을 받았다.

돌아보자. 1986년 민정당이 통일민주당 유성환 의원의 대정부질문을 문제 삼아 체포동의안을 단독 처리한 것은 결국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1996년 12월 말, 신한국당은 노동법을 날치기 처리했지만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대대적인 저항에 부딪혀 이듬해 노동법을 재개정할 수밖에 없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을 강행처리한 한나라당은 결국 17대 총선에서 참패했다. 이렇듯 과정과 절차를 무시하고, 힘과 수적 우위를 앞세운 정치는 대개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렀다.

원칙을 지켜냄으로써 결과적으로 의회의 권위를 수호한 정치인들의 선례도 있었다. 2000년 16대 국회 출범 초기 민주당은 자민련과의 공조를 위해 자민련의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안을 직권상정해 달라고 이만섭 국회의장을 압박했지만, 민주당 출신의 이만섭 의장은 끝내 이를 거부했고, 날치기가 횡행하던 시절 소속 정당의 회유와 압력에 굴하지 않고 원칙을 지켰다고 박수를 받았다. 2004년 농촌 출신 의원들의 강력한 반대로 한-칠레FTA비준안 본회의 표결은 세 차례나 무산됐지만 당시 한나라당 출신 박관용 의장은 비준안을 강행처리하지 않았고, 정치적 부담 때문에 무기명 투표를 하자는 한나라당 제안도 단호히 거부했다.

이명박 정부에는 없는 것? ① 소통

국회는 투입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산출을 만들어내야 하는 공장이 아니다. 정책결정 이후 사회가 치러야 할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국회에서의 결정과정은 대화와 토론, 설득과 협상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과정에 충실해야만 한다. 그리고 충분히 토론하여 논의가 숙성됐을 때 민주적인 원칙에 따라 결론을 내려야 한다. 여러 계층과 집단의 이해가 부딪히는 첨예한 문제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달랐다. 속도에만 집착하다보니 소통이 없었다. 야당 설득은 둘째 치고, 상당수의 여당 의원들에게조차 쟁점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

경제위기에 서민들이 살길을 만들어 달라고 아우성치는데 재벌과 부자, 특권층의 세금을 깎아주는 감세안을 밀어부쳤고, 경제와 무관한 미디어법을 ‘경제살리기 법안’이라고 우겼다. 국민을 이해시키고 야당을 설득하는 과정을 우습게 생각했고,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은 공권력으로 눌렀다.

이명박 정부에는 없는 것? ② 국회 존중

지금까지 우리 민주주의의 역사를 볼 때, 국회를 무시한 대통령은 결국 국민들의 무시를 받았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는 취임직후부터 줄곧 과거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지 못하고 역사의 나쁜 길만을 따라가고 있다. 먼저 대통령이 정부와 국회와의 관계를 대등한 관계로 이해하지 않고, 자신의 정책을 관철시키는 수단, 종속적인 관계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주 위험한 전조다. 또한 자신이 속한 여당마저 철저히 무시하는 개인정치로만 일관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정부의 중점법안을 5-6개월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정부 입법절차를 우회하여 의원입법으로 추진했다. 그리고 여당을 향해 입법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다. 효율과 속도, 결과만 중시하다보니 ‘야당과의 대화와 토론’, ‘여론 수렴’ 등의 국회운영 원리는 철저히 무시되었다. 결국 폭력사태로까지 비화된 입법 전쟁, 누가 시작한 것인가?

이명박 정부에는 없는 것? ③ 민주적 절차

여당은 청와대의 지침을 수행하느라 법안상정의 절차를 무시했다. 한나라당이 입법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것은 야당과 충분히 토론할 기회를 갖지 않았다는 뜻이고, 국민을 이해시키고, 설득할 시간도 갖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중요한 쟁점법안인 방송법과 금산분리완화법을 지난해 12월 24일 국회에 제출했고, 연내 입법을 위해 국회의장에게 수차례 직권상정을 요구했다. 예외 조항이 있기는 하지만 국회법은 법 개정안이 상임위에 배정되고 15일 지난 뒤 상정·논의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충분한 숙의 기간을 거치지 않고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려 했다. 조금씩 자리 잡기 시작한 국회 운영의 민주적 절차가 무참하게 파괴되었다.

연말 국회 파행 사태, 책임은 정부와 여당에 있다.

정치권의 대립과 투쟁은 드러난 양상만 가지고 옳고 그름을 따지기는 어렵다. 국회 내에서 물리적 폭력 못지않게, 소수를 무시하는 관행, 토론과 숙의를 거치지 않고 다수당 마음대로 법안을 주무르는 관행은 민주주의의 성숙이라는 차원에서 경계해야할 제도적 폭력이다.

한미FTA 비준안을 상정하는 회의에 야당 의원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출입문을 봉쇄한 것은 야당 의원들의 권한과 책무를 침해한 심각한 위법행위였다. 폭력은 그 자체로 옳지 않지만 작년 말 야당의원이 든 해머는, 야당과의 협의절차를 무시하고 출입문을 봉쇄한 채 단독으로 법안을 상정한 여당 의원들이 자초한 일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작년 말 국회에서 한나라당의 뜻대로 이른바 쟁점 법안들의 처리가 강행되었다면, 국회는 파행과 공전을 거듭하고, 파업과 시위 등으로 올해 우리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했을 것이다. 진통은 컸지만 그나마도 연말 국회에서 정부가 밀어부친 쟁점법안이 강행 처리되지 않은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 하겠다. 이명박 대통령의 여의도 정치 혐오증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다원화된 현대사회를 행정적 접근만으로 다스릴 수는 없다. 청와대 눈치보기에 급급해 시민사회와 가교 역할을 해야 할 여당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니 번번이 시민사회는 청와대와 직접 대결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먼저, 여당이 당정 관계에서 주도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민심을 정확히 헤아려 전달하고, 청와대의 일방적 독주에는 제동을 걸어야 한다. 다음으로, 야당을 대결의 상대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생각해야 한다. 결국 야당의 협조를 얻지 못하면 그 어느 것 하나도 수월하게 추진할 수 없다. 야당과의 대화와 소통에 힘을 써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시민사회와 폭넓은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사회 갈등이 첨예해지는데 국회가 갈등 상황을 의회 내에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2009년에는 부디 독불장군 청와대, 서민을 대변하지 못하는 국회,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정당을 보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국민이 정치인에게 대표의 자리를 위임했다고 해서 우리 모두의 미래까지 맡긴 것은 아니다.

<문의 : 의정감시센터>

<인사정책>

전리품으로 변질되고 있는 공직인사

인사능력은 정부의 능력과 정비례

새 정부가 들어선지 어언 1년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 1년간을 돌이켜 보면 우리사회는 역대 어느 정권 때 보다도 격심한 사회적 혼란과 분열을 경험하고 있다. 사회 전 부문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첨예한 사회적 갈등은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전대미문의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있어서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할 현안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사회 전 부분에 걸쳐서 나타나고 있는 혼란과 분열, 갈등은 공공부문의 인사정책 역시 예외가 아니다. 어찌 보면 사회 전 영역에 걸쳐 발생하고 있는 사회적 혼란과 분열의 중심에는 무원칙하고 무분별하며, 능력보다는 오히려 정실에 바탕을 둔 공직인사의 실패가 크게 한 몫을 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과거와 달리 다양화게 표출되는 사회적인 이해관계와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안문제들을 능숙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공직인사가 해당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회적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경청태도, 상대방을 설득하는 소통능력과 함께 새로운 환경변화에 창의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두루 갖춘 인재들을 공직의 적재적소에 배치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가는 인사를 하고 있는 현 정부의 인력운영 실패가 결국은 정부정책의 실패로 연결되었다는 점에서 현 정부가 보여 준 지난 1년간의 공직인사는 “대실패작”으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예상된 인사 실패 - ‘강부자 고소영’인사

지난 1년간 되풀이되고 있는 공직인사 실패의 전조는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이루어진 내각 구성에서부터 불거졌었다. 세간에 “강부자 내각”, “고소영 내각”, “S라인 내각”이라는 용어로 회자되고 있는 현 정부 출범 내각의 특징은 능력보다는 최고 인사권자 및 주변인사와의 친소관계에 기반을 둔 인사였다는 점에서 정실인사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개발시대의 논리에 갇혀 정보화시대, 세계화시대의 흐름이나 급변하는 환경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인사를 정부의 핵심장관으로 임명했는가 하면, 특정대학이나 특정종교기관을 통해서 형성된 최고 인사권자나 주변 인사들과의 사적 관계성이 공직인선의 중요기준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정실인사가 구현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현 정부 출범초기에 나타난 이러한 정실인사의 폐해가 결국은 다른 공공기관의 인사로까지 전염되었는데, 최근에 불거진 국세청장의 인사로비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능력보다는 정실에 기반을 둔 현 정부의 공직인사 관행은 공직사회의 경쟁력과 공무원의 사기를 현저히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공직을 로비의 대상으로 만들고 공직사회에 패거리문화를 조장할 수 있다. 또한 지금은 거의 사라져가고 있는 정실주의로 인한 “공직병폐”의 망령을 다시 흔들어 깨우는 주술사의 주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된다.

공직을 권력의 사유물로 인식하는 엽관제의 망령

현 정부 인사의 두 번째 문제점으로는 공직을 권력의 사유물로 인식하는 엽관제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엽관제의 전형은 현 정부 들어서 특히 공기업 인사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미 한국농촌공사, 도로공사, 연금관리공단 등 30여개에 이르는 공기업 임원에 대한 인사가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나 경험보다는 선대위나 인수위 관계자, 국회의원 공천탈락자들로 채워지고 있어 해당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이라는 인사원칙보다는 당에 대한 기여도나 최고 정책결정자에 대한 충성심이 중요한 인사기준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에서 공사를 포함한 거의 모든 공직인사에 엽관제적 요소가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인사운용 사례를 과거 정부에서도 찾아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현 정부가 과거정부와 다른 점은 공직에 대한 부적절한 인사를 반복적으로 실시함에 있어서도 임명권자나 낙하산 폭탄 인사들 모두 죄책감이나 미안함을 찾아볼 수 없는 당당함과 대담성이 오히려 국민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행정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다수 직원들에게도 깊은 좌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엽관제적 요소를 띠고 있는 낙하산 인사에 대해 심히 우려하는 이유는 엽관제적 임용의 무분별한 확산이 공공기관들로 하여금 목표달성이나 양질의 행정서비스 제공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인사권자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심 경쟁만을 초래하고 더 나아가서는 자기개발을 소홀히 하는 조직풍토를 조성하여 종국에는 행정서비스의 질 저하와 국가경쟁력 추락이라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인사는 MB 맘대로?

현정부 인사정책의 세 번째 문제점은 엽관제적 요소가 확산되는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지만 현 정부의 인사시스템이 분권적이고 객관적이기보다는 초집권적이고 주관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장관과 차관뿐만 아니라 공직의 핵심요직에 이르기까지도 최고인사권자와 주변인사의 입김이 작용을 하는 등 부서별 책임경영제와는 동떨어진 인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등 인사권의 집중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나마 공직인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중앙인사위원회가 정부조직개편과 함께 사라짐으로써 공직인사에 있어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자체가 사라졌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중앙인사위원회 폐지에 대한 명분을 유사, 중복기능의 폐지를 통한 공직인사의 효율성 제고에서 찾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공직인사에 있어 정실주의와 엽관제적 요소를 도입하는데 있어 중앙인사위원회가 하나의 제도적 걸림돌로 작용한 점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초집권적이고 주관적인 인사시스템의 운용은 개별기관의 기능이나 업무성격에 부합되는 인물의 발탁과 임용에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개별부서의 인사권자가 소신과 책임을 갖고 창의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인력운영의 자율성을 심히 훼손시킨다는 점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 밖에도, 인사운용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요한 문제로 몇몇 부서 대한 “실세 차관”의 임용논란을 꼽을 수 있는 데, 실세 차관 거론이 해당부서에서의 일관된 공공정책 추진이 혼란에 빠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직운영의 안정성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인사운용의 기본조차 이해 못하는 무지의 소치라고 할 수 있다.

적절한 인사검증시스템 작동하지 않아

네 번째 문제점으로는 집권적이고 주관적인 인사시스템의 운영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으로, 공직인사에 대한 적절한 인사검증시스템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직자에 대한 객관적인 인사검증시스템의 부재는 공공부문에 대한 전반적인 사회적 신뢰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신뢰까지도 훼손시키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주요 공직자에 대한 인사검증은 촌각을 다투어 속전속결로 추진하는 등 공직인사에 있어 역대에 보기 드문 속도전을 보여주고 있는 반면에 주요 공직에 선임된 이후에 드러나는 공직자의 과거비리나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속도전은 고사하고 모르쇠와 버티기, 변명으로 일관하는 있다는 점에서 현 정부 인사정책의 이중성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인사검증시스템의 부재와 함께 공직인사에 있어 적용되고 있는 인사정책의 이중성은 공공정책에 대한 국민적인 합의와 이해를 구하는 데 있어서 뿐만 아니라 공공부문 정책추진의 정당성 확보와 국가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확보하는 데에도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다.

인사정책에 대한 비전 찾을 수 없어

마지막 문제점은 현 정부의 인사정책이 주로 단기적인 성과에만 급급하여 중·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인사정책에 대한 비전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인사정책에 있어 현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단기적인 성과목표는 무엇보다도 공공부문의 인력감축이 그 핵심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최근에 불거지고 있는 극심한 경기침체로 현재 인력감축에 주안점을 둔 현 정부의 인사정책이 예기치 못한 장애요인을 만나 주춤거리고 있지만, 현재 행정이 수행해야 할 바람직한 업무나 기능, 사회구성원 간의 바람직한 역할분담 및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행정수요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와 합의과정 없이 추진되어져 왔던 인력감축 시도는 오히려 사회적인 혼란을 부추기고 더 나아가서는 공공정책을 표류하게 하는 부작용을 초래하였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만을 낳았다.

공공기능에 대한 조정이나 사회적 합의 없이 단기간에 추진되는 공공부문의 인력감축 시도는 새로운 사회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공공정책 추진의 또 다른 장애요인으로 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 정부가 추진해 온 인력 감축 위주의 인사정책은 단견일 수밖에 없다.

인사원칙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법 모색해야

지난 1년간 현 정부가 보여 준 인사정책은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심각한 문제점들을 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 실패작으로 평가할 수 있다. 현 정부가 실패한 인사정책으로부터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공공부문의 인사원칙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법의 모색이 불가피하다. 우선, 공공부문의 인사정책의 근간을 재설정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 정부의 인사정책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빚고 있는 정실인사와 엽관제적 요소의 도입이 굳이 불가피하다면 그 이유와 구체적인 인사의 범위를 국민들의 이해와 양해를 구하고 이를 법제화하는 사회적인 합의과정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 이유는 공직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신망이 그 만큼 크고 깊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분권화와 자율화로 대변되는 새로운 시대에 부합되는 인사운용시스템의 구축이 요구된다. 개별 부서의 인사권자에게 인력운영의 권한을 부여하되 국민들에게 제공되는 행정서비스의 질과 성과에 따라 책임을 부과하고 인사권자와의 관계성보다는 담당업무에 대한 전문성이나 역량, 혜안을 기준으로 객관적인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공직인사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현 정부 출범과 더불어 사라진 중앙인사위원회의 역할에 대한 재검토도 대안으로 생각해 봄직하다. 이밖에도 체계적인 공직인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공공부문의 인사에 대한 최고인사권자의 자제와 자기통제가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음은 물론이다.

마지막으로 공공부문의 인사정책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 정부가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감축관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고 그 효과 또한 제한적이고 미미하다는 점에서 볼 때 공공부문의 인사정책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요구된다. 인력감축을 위주로 한 단기적 성과에 치중하기보다는 우선 공무원들이 국가적으로 당면한 행정수요나 행정 과제를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공직문화 조성에 인사정책의 목표를 두되, 중장기적으로는 현재의 행정수요와 미래의 행정수요에 대한 전망을 토대로 사회적 기능조정 과정을 거쳐 공공부문의 인력운용방향과 전략을 설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공부분의 인사정책에 대한 거시적인 관점이 필요한 때이다. (문의: 행정감시센터)

<정보공개분야>

정보공개의 퇴행은 정부 투명성의 악화

이명박 정부의 정보공개 퇴행

2008년 2월말 출범한 이명박정부에서의 정보공개는 퇴행적이었다― 지난 노무현정부와 비교하면 더욱 더 ―고 말할 수밖에 없다. (1) 정보공개위원회의 위상과 기능, 그리고 정보공개와 관련한 주무행정관청(행정안전부)의 기능과 역할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법과 조직이 개정·개편되었고, (2) 정보공개를 확대하고 내실화하는 쪽으로 진행되어 온 지난 10년 동안의 커다란 움직임과는 달리, 정보공개법제의 개선을 위한 노력을 촉구하는 외부의 소리에 귀를 닫고 있다.

정보공개위원회의 위상 격하

정보공개와 관련한 이명박정부의 태도를 상징적으로 읽을 수 있었던 것이, 2008. 2. 29. 정보공개법의 개정을 통해, 정보공개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에서 행정안전부장관 소속으로 변경한 조치이다. ‘위원회공화국’이라는 비판에 고개를 끄덕이게 할 만큼, 위원회가 과다하게 설치되고 또 정도를 넘어 위상이 부여된 이전의 상황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후술할 것처럼, 그 기능의 확대와 권한의 강화가 정보공개법 개정의 핵심사항으로 논의되고 있던, 정보공개위원회의 위상을 오히려 낮춘 것은, 위원회의 정비·효율화라는 맥락만으로는 온전히 해소할 수 없는 또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정부는 법을 개정하여 정보공개위원회의 소속을 장관 소속으로 변경하면서, 그 개정이유로 “정보공개위원회의 운영을 활성화하고 책임행정을 강화”할 목적임을 천명했는데, 과연 법의 개정으로 정보공개위원회의 운영이 활성화되었는지, 행정안전부가 책임있게 정보공개 정책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지켜볼 때, 그것이 얼마나 공허한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었는지를 새삼 느끼게 할 뿐이다. 나아가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볼 때에도, 정보공개위원회 위원들에 대한 의견청취라는 상식적인 절차조차 거치지 않고, 새 정부의 출범과 동시에 서둘러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은 정보공개에 대한 부정적 인식뿐 아니라, 적법한 입법절차에 대한 낮은 각성까지도 보여주는 것이었다.

정보공개위원회라는 비상설의 위원회의 위상을 어떻게 하느냐 보다 실제적으로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은 정부가 정보공개업무를 어느 부서로 하여금 담당하게 하느냐이다. 어느 부서로 하여금 정보공개업무를 담당하게 하느냐를 보면 그 정부가 정보공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정보공개라는 국가의 행정업무는 (중앙)행정기관에 공통적인 일반사무이고 따라서, 행정안전부가 그 업무를 담당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문제는 정보공개업무를 내부적으로 어떠한 부서에서 담당하게 할 것인지이다.

정보공개 업무, 부수적 업무로 전락

정보공개법이 제정·시행되던 초기, 그러니까 김대중정부에서는 (당시의) 행정자치부 행정능률과가 정보공개업무를 담당하였다. 정보공개를 행정능률의 일환으로 또는 행정능률화의 수단으로 여긴 때문이었다고 추측된다. 변화된 모습을 보인 것은 노무현정부에 들어와서이다. 행정자치부 안에 공개행정과를 만들어, 정보공개를 하나의 독자적인 행정업무로 추진하였다. 정부의 후반부에 들어 정보공개업무는 제도혁신과에서 처리하게 되었는데, 정보공개를 (노무현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의 공통분모라 할 수 있는) 정부혁신 또는 행정혁신의 주요한 도구로 삼았음을 볼 수 있다.

현재 이명박정부는 정보공개업무를, 지식제도과 및 민원제도과와 함께 제도정책관에 소속된, 제도총괄과에서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제도총괄과는 정보공개 외에 각종 제안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정보공개(법)의 목적과 가치가 독자적 의미를 가지는 행정사무가 아닌, 잉여업무의 총합으로 느껴지는 총괄사무의 일종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이는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정보공개제도의 정책수립 및 제도개선사항 등에 관한 기획·총괄업무를 관장”하도록 하고 있는 정보공개법 제24조 제1항의 요청에도 부합하지 못한다.

정부와 언론계 및 시민사회의 정보공개법 개정합의 파기

이명박정부의 정보공개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고 그 자세가 소극적임을 특히 강하게 느끼게 하는 것은 지난 노무현정부 후반 행정자치부를 중심으로 하는 정부와 시민사회의 각 구성단위가 합의하여 성안한 정보공개법개정안의 처리에 대해 아무런 공식적 대응없이 시간만 끌고 있는 모습의 탓이 크다. 주지하다시피, 2007년 상반기 터진 이른바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방안’의 후속적 보완조치로 정보공개의 활성화와 정보공개법의 개선이 논의되었고, 그 구체적 방안의 마련을 위해 행정자치부, 국정홍보처, 법제처 등의 정부측 인사와 언론계, 시민단체, 학계 등 시민사회측 인사가 모여 ‘정보공개 강화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여러 차례의 회합을 통해 정보공개법 개정과 관련한 주요쟁점을 사안별로 논의하여, 몇 개 사항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고, 합의안에 대한 정부기관의 의견수렴을 거쳐 입법안을 만든 바 있다. 정부 및 국회의 교체시기와 맞물려 정보공개법 개정안은 국회에 제출되지 못하고, 새 정부에게 넘겨졌다.

선거를 통해 새로이 선출된 대통령이 지난 정부의 수장이 한 합의에 구속된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앞의 정부에서 마감하지 못하고 넘겨받은 안건에 대하여 연속된 정부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어떠한 입장을 표명해 줄 것을 기대하는 것이 과도한 것은 아닐 것이다. 정부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를 수 있고, 추진하는 정책에 우선순위를 달리 부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정책안건과 관련해서, 자신의 입장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힐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지금의 이명박 정부는 정보공개 자체에 대해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일 뿐 아니라, 그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떳떳하게 밝히지도 않고 있다. 최소한의 설명책임조차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모든 점에서 매우 일관성 있게 비공개의 자세를 보인다고 해야 할까?

정보공개 후퇴해선 안 돼

이러한 정부에 기대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정보공개는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 정부의 경쟁력은 투명성 없이 주어지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가 추구하는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정부는 투명성을 요건으로 하며, 정보공개는 바로 그 투명성을 강화하여 보다 효율적이고 보다 경쟁력 있는 정부로 발전하는 자극과 동력이 될 것이다. 스스로는 정보공개에 부정적이면서 정부의 각 부분이 투명하게 될 것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정부 자신이 먼저 정보공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보공개라는 분야에서도, 투명성은 소통과 대화를 통해 얻어야 한다. 그 동안 시민사회에서 정보공개와 관련해 무엇을 요구해 왔고, 그것이 어떻게 구체화되어 왔는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지난 2008년 하반기 ‘정보공개 강화 태스크포스’에서의 합의에 기초해 성안된 정보공개법 개정안이 그것이다. 개정안의 핵심적 내용은 정보공개위원회에 대한 정보공개 관련 행정심판권한의 부여, 그리고 악의적 비공개조치를 취한 공무원에 대한 처벌 등 제재수단의 확보이다. 어느 하나 선뜻 수용하기 쉽지 않은 요구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1996년 말 정보공개법이 제정되던 당시를 회상해 보면, 심정적 저항과 불안은 무지와 오해로부터 빚어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무지와 오해를 걷어내려는 지속적 노력이 있었고, 불안의 원인이 되었던 불명확성을 줄이기 위한 시도가 계속되었기에 10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에 정보공개제도는 안착할 수 있었다. 10년 전의 상황과 비교하면, 정보공개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확대된 현재는, 정보공개를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할 절호의 시기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정보공개를 시급히 처리해야 할 의제로 채택해야 할 뿐 아니라,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도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로 임해야 할 것이다.

5년의 기간 가운데 1년이 지났다. 방치하였던 숙제를 하기에 늦지 않은 때이다. 정보공개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고 그를 통해 새로운 틀을 짜기에도 충분한 시간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보공개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형성하고 그를 내보이는 일이다.<문의 : 행정감시센터>

<검찰분야>

검찰, 민주주의와 인권 짓밟고 정치검찰로 돌아서다.

검찰의 변신 혹은 부활

법집행기관 및 준사법기관으로서의 검찰이 최소한의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하고 인권수호기관으로서 변모하였을 것이라는 소망이 환상에 불과했음을 확인하는 데는 MB정권 1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과거 살아 있는 권력을 향해 거침없이 칼끝을 겨누었던 기개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과거 권위주의 정부시절에서와 같이 정권안보기구를 자임하면서 그 역할에 몰입해 가고 있는 모습이다. 법집행기관으로서 각종 부패범죄와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온 사건들을 공평무사하게 사법처리하여 사회정의를 수호하는 임무 역시 정치적 편향성으로 인해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준사법기관으로서 범죄와 다양한 국가권력의 횡포·불법행위로 부터 시민들의 인권을 지키고 보호해야 할 본연의 임무에도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법질서 확립을 앞세우며 시민들의 기본권을 억누르고 공안정국을 조성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 1년간 검찰은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문제점을 다룬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수사, 대표적 보수신문인 조선·중앙·동아일보 광고주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인 네티즌들에 대한 수사, 촛불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엄정·신속한 사법처리, 정연주 前KBS사장에 대한 배임혐의 수사, 저인망식의 대대적인 공기업비리 수사,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에 대한 압수·수색·수사, 인터넷포털사이트에 대한 압수·수색,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구속, 국가보안법위반 공안사건의 부활 등으로 이미 정치권력에 유착된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前청와대비서진들의 국가기록물 유출의혹 수사, 신성해운 로비의혹 수사, 농협의 휴켐스 헐값매각의혹 수사, 부산자원 특혜대출의혹 수사, 강원랜드 수사 등 검찰을 동원한 前정권사정의 악습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대통령 영부인의 사촌인 김옥희씨 공천비리사건, 유한열 前한나라당 상임고문의 군납비리사건, 대통령 사위의 주가조작사건 등에서는 검찰이 매우 소극적인 수사태도를 보이고 있다. 용산참사에 대한 부실·편파수사도 있다. 전부 검찰수사의 정치적 편향성이 의심받지 않을 수 없는 대목들이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을 해석·적용·집행하는 법원과 검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런데 법집행기관인 검찰 단계에서 법규범의 해석이 왜곡되고 집행권한이 남용될 때 우리사회 법치주의의 모습은 심히 일그러지고 왜곡된 형태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 후퇴’에 기여한 검찰

MB정권이 가장 주목한 것이 언론사였다. 방송장악 나아가 언론장악이 보수정권 연장의 첫 단추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유로 MB정부는 대다수 언론인들과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YTN과 KBS에 낙하산 인사를 감행함으로써 방송장악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가시화 하였다.

이러한 MB정권의 언론사 장악에 총대를 메고 나선 것이 검찰이다. 검찰은 지난해 8월 12일 정연주 前KBS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혐의로 긴급체포하여 조사한 뒤 8월 20일 기소하였다. 정치권력이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반민주적인 행태에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할 검찰이 해결사로 나섰다.

MB정권의 언론탄압에 검찰이 총대를 멘 또 다른 사례는 바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광우병의 위험성을 보도한 MBC PD수첩에 대한 수사이다. 수사를 담당하던 부장검사가 명예훼손 혐의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아 결국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났다. 정치권의 지휘를 받는 검찰 수뇌부와 일선 수사진 사이에 갈등이 있었음을 드러내는 것으로 애당초 MB정부의 비판언론 재갈물리기에 검찰이 무리하게 나섰음을 반증하는 사건이다.

MB정부는 사이버 상에서도 비판적인 국민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대대적인 공세를 취하고 있다. 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미네르바에 대한 수사·구속’이다.

인권의 후퇴를 방조하고 침해하기도 한 검찰

인권의 보호와 관련해서도 검찰은 스스로의 주장과는 달리 인권수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나서 엄정한 법질서 확립을 외친 결과, 작년 서울을 뜨겁게 달구었던 촛불집회에서 경찰이 무차별적으로 연행한 시위자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기소를 진행하면서도 과잉·폭력적 진압으로 고발된 경찰관들에 대한 수사는 매우 미온적인 태도로 임하고 있다. 또한 시민 5명과 진압경관 1명의 소중한 목숨이 희생된 용산참사 사건의 수사에 있어서도 농성참가자들에 대한 기소에 있어서는 엄정하면서도 경찰의 과잉진압 및 과실부분에 대해서는 부실한 조사 끝에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 경찰의 법집행에 불법은 없는지, 그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는지를 감시함으로써 불법적인 공권력의 행사로부터 시민들의 인권을 지켜주어야 할 검찰이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도 변명할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증거가 명백하고 도주의 우려가 없는 미네르바를 구속한 것도 불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는 현대 형사절차의 기본이념에 반하는 반인권적 수사행태이다.

국민을 억누르는 ‘공안검찰’로 부활

검찰은 지난 2005년 참여정부시절 사라졌던 공안3과를 부활시켰고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격상·정례화 하는 방침을 검토하는 등 공안파트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집회시위에 대해 엄정한 대처방안을 담은 ‘2009년 공안부 운영 방침’을 천명하기도 하였다. 동시에 경찰의 법집행에 대해서는 관용 및 면책의 방침을 밝혀 경찰의 강력한 집회시위진압을 독려하고 있다. 인터넷상의 여론통제를 위해서는 서울중앙지검에 사이버전담 수사 부서를 설치하고 200명의 전산직 공무원들에게는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시절에서와 같이 분단보다는 통일을 이야기하고 남북대결보다는 남북대화를 주장하고 정부정책에 대한 동조보다는 건전한 비판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이제 다시금 친북좌익이나 사회혼란을 획책하는 세력으로 낙인찍혀 공안당국의 탄압을 두려워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MB검찰의 지난 1년은 실망 그 자체였다. MB정부가 독선적인 정치행태를 고집하면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인권을 후퇴시키며 공안 통치를 강화해 나가는데 검찰이 충실한 도구의 역할을 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과거 검찰에 쏟아졌던 ‘정치검찰’ ‘권력의 시녀’ ‘정적탄압 및 정국장악의 도구’ ‘인권침해 기관’이라는 오명을 현재의 검찰이 다시 뒤집어쓰는 것은 국가를 위해서도 국민을 위해서도 그리고 검찰 자신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는 세계경제규모 13위의 수준에 걸 맞는 ‘정치적으로 독립된 검찰’ ‘민주화의 가치와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검찰’ ‘국민을 섬기는 검찰’을 갖고 싶다. 국가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낙후된 정치수준에 검찰이 동반자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문의 : 사법감시센터>

<경찰분야>

공안통치의 부활과 경찰의 정권 사병화

용산참사와 경찰

지난 2009년 1월 20일 아침 서울 용산 재개발지역 5층 건물 옥상에서 농성을 벌이던 철거민들을 경찰이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시민 다섯 명과 경찰 한 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참혹하고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최소한의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철거민들을 새벽에 테러진압 부대인 경찰특공대를 투입하고 물대포를 이용해 강제진압을 강행하다 일어난 참사이다. 떼(?)를 쓰는 시민들에게는 본때를 보이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공안통치 강경기조와 경찰의 정권유지 사병화가 불러온 예고된 참사가 아닐 수 없다. 용산참사는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달라진 경찰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촛불집회 강경진압과 공안통치의 부활

이명박 정부가 집권한 후 경찰의 태도는 이전 정권과 확연히 달라졌다.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공직자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법질서 확립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경찰은 집회 시위에 대해 과도하게 간섭과 통제를 시작한다. 관례적으로 집회로 여기지 않았던 기자회견조차도 불법집회라며 해산을 종용하고 심지어 연행하기까지 하였다. 집회 시위에 대한 강경대응은 지난 해 5월 촛불시위이후 본격화 된다. 이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하여 김경한 법무부장관, 어청수 경찰청장 등은 발언은 인권과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경찰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공안경찰로의 회귀를 직간접적으로 지시한 것이었다.

5월 30일 촛불시위대가 청와대 근방으로 행진하자 경찰은 경찰특공대를 투입하고 소화기와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대를 제압한다. 6월 10일에는 광화문 사거리를 컨테이너 박스로 막아 소위 ‘명박산성’을 쌓고 청와대로의 행진을 막기에 이른다. 경찰은 이후 휴교 문자메시지를 보낸 재수생을 수사하고, 촛불시위를 선동했다는 혐의로 다수의 네티즌을 사찰하고 구속하였다. 또한 촛불시위에 나온 유모차 부대를 수사하는 등 무리한 수사와 사찰로 물의를 빚었다.

광우병대책회의 등의 추산에 따르면 작년 촛불시위 과정에서 경찰이 불법적으로 체포구금한 시민이 1,500명을 넘었고, 경찰에게 폭력을 당해 부상당한 시민은 2,500명에 달한다고 한다. 경찰이 여대생을 집단폭행하는 장면이 뉴스에 보도되었으며, 물대포와 소화기 등을 마구잡이로 쏜 것이 확인되었고, 심지어 촛불시위대를 검거한 경찰관에게 연행자가 불구속될 때 1인당 2만원, 구속되면 1인당 5만원씩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며 포상금을 내 걸어 비난 받은 바 있다. 경찰들의 일상적 활동으로 볼 수 없는 비정상적인 대응이었다. 경찰의 강경한 촛불시위 진압은 정당한 공권력이 행사가 아니라 정권을 지키지 위한 사병들의 폭력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 5공 시대 끊임없는 반정부시위를 막던 공안경찰로 회귀한 것이다. 지난 1년 경찰은 공권력으로서의 정당성을 상당부분 잃어버린 것이다.

민생치안에서의 무능

반면 경찰은 민생치안분야에서는 무능함을 지속적으로 드러냈다. 경기서남부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있었음에도 경찰은 애초 이를 연쇄 살인사건으로조차 인정하지 않았다. 7명 이상이 희생되고, 작년 군포 여대생 실종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서 지난 1월 말 살인 용의자 강모씨를 체포한다. 비록 살인범을 체포하였지만 그 과정에서 민생치안에 대한 안이한 대응을 확인시켜주었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용산참사로 인한 책임론에서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를 지키기 위해 경기 서남부 연쇄 살인사건을 일종의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기 까지 한다. 얼마 전에는 납치범에게 추적기까지 달린 모조지폐를 건네고도 현장에서 범인을 체포하지 못하여 모조지폐가 실제 유통되는 사건을 일으켰다. 시위 대응과 정권 안보에는 능하지만 민생치안에서는 헛발질하는 것이 지금 현재의 경찰의 모습인 것이다.

경찰은 본래의 임무인 민생치안부터 챙겨야

용산참사의 책임을 지고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사퇴하고 강희락 해양경찰청장이 경찰청장에 내정된 상황이다. 경찰은 민생을 지키기 위한 첨병이어야지 정권을 지키는 사병이 아니다. 경찰은 대운하를 반대하는 교수를 사찰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괴롭히는 조직폭력배와 무허가 사채업자, 불법도박장 개설자 등을 사찰해야 한다. 경찰에게 요구되는 것은 범죄를 예방하고 비상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다. 정권의 안위를 위해 국민들을 몽둥이로 내려치는 일이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문의 : 행정감시센터>

<민주주의분야>

“표현의 자유” 침해사(史) 1년

표현의 자유의 의미 및 현황

우리 헌법21조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허가제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헌법37조 제2항에 공공의 이익을 위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하지만 이때도 명확성의 원칙, 과잉금지의 원칙 등을 지켜야 한다.

헌법재판소도 판례를 통해 “민주체제에 있어서 불가결의 본질적 요소”(헌재 1998,4.30 95헌가16), 혹은, “민주국가의 존립과 발전을 위한 기초가 되기 때문에 특히 우월적인 지위를 지니고 있"으며(헌재 1991.9.16 89헌마163),”언론·출판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민주주의는 시행될 수 없으며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지 않는 나라는 엄격한 의미에서 민주국가라 하기 어렵“(헌재 1992.11.12 89헌마88)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하여 불가결한 근본요소인” 표현의 자유가 중요한 이유는, 다양한 의견이 공론의 장을 거쳐 정책으로 반영되고 그러한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민주시민이 공동체의 일원임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표현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어야 하고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표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

유엔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19조”(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도, 모든 사람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이때 권리라 함은 예술의 형태로 또는 자신이 선택한 어떤 다른 매체를 통해서, 글로 또는 인쇄물로 모든 종류의 정보와 사상들을 추구하고 주고받는 자유를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 침해 사건 및 관련 현황

이명박 정부의 출범이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사건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 촛불시위 이후 경찰과 검찰이 네티즌에게 전기통신기본법상의 허위사실유포죄를 적용하는 등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수사를 강행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 침해 주요 사건>

- 2008년 5월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문자 메시지로 ‘5·17 등교거부’라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모교에 대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장모(18)군을 불구속 입건

- 2008년 6월 경찰은 ‘여대생 사망설’을 처음 유포한 지방신문 기자 최모씨 구속을 비롯해 ‘망치남 프락치설’을 유포한 유모씨, ‘제2기동대 전경 항명’ 허위사실을 유포한 대학강사 강모씨, ‘여대생 성폭행설’을 유포한 김모씨 등을 구속수사

- 농림수산부, MBC PD수첩 제작진을 명예훼손 혐의로 대검찰청에 수사의뢰

- 2008년 7월 검찰, ‘인터넷신뢰저해사범수사전담팀’을 투입, 조·중·동 광고지면 불매운동 네티즌 수사 착수, 이후 28인 기소/전원 유죄 판결

- 2008년 8월 아고라에 촛불시위를 공지하고 경찰에 투석한 혐의로 ‘권태로운 창’ 구속

- 방송통신위원회, ‘2008년 상반기 감청협조, 통신사실확인자료, 통신자료 제공 현황’ 공개, 인터넷 감청은 320건에서 356건으로 11.3% 늘고 IP주소 등에 대한 ‘통신사실 확인자료’ 요청 또한 인터넷 부문에서 14.4% 증가한 것으로 드러남

- 2008년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장세환 의원(민주당), 문화부 홍보지원국이 지난 5월16일부터 하루 두 차례 씩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댓글들을 모니터링해 청와대·대검찰청·경찰청·방통위 등 사정·단속기관을 포함한 42개 정부부처에 메일을 통해 전달해온 것을 확인. 5월부터 정부기관에 보고된 누리꾼의 아이디 규모가 700~800명에 이른다고 함

- 법원, 집시법의 야간옥외집회금지조항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받아들임

- 2008년 11월 나경원 의원, 성윤환 의원 사이버모욕죄 국회 발의

- 2009년 1월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전기통신기본법 상 허위사실 유포죄로 구속

표현의 자유 관련 정책의 문제점

이명박 정부 이전에도 이미 정보통신망법 상 제한적 본인확인제(인터넷실명제), 권리침해에 대한 판단을 사법부가 아닌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담당하는 것, 불온통신유통 금지에서 정한 규정의 모호성 등이 헌법에서 정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집시법 상의 금지통고 및 야간옥외집회의 금지 규정 등 역시 위헌으로 개정 요구가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국회에는, 이미 정부와 여당이 발의한 사이버모욕죄, 인터넷실명제 확대를 위한 정보통신망법개정안, 집시법개정안, 집회집단소송법 등이 발의되어 있다.

표현의 자유를 옥죄는 주요 법안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현행 형법상 모욕죄가 있음에도 사이버상의 표현물에 대해 더욱 가중 처벌할 뿐 아니라 친고죄 규정을 폐지하는 사이버모욕죄의 경우, 정권에 비판적인 여론에 대해 정부가 스스로 수사를 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제출한 정보통신망법개정안은, 정보통신사업자에게 모니터링의무를 강제하고, 임시조치 요구가 있을 시 의무화 하도록 함으로써 자율규제가 아닌 강압적 규제에 의해 인터넷사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여기에 더해 정보통신위원회가 발의한 정보통신망법은, 인터넷실명제를 현행보다 더욱 확대하도록 함으로써 표현의 자유의 주요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익명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

현재 한나라당 의원들에 의해 발의되어 있는 집시법 개정안은 개악안일 뿐이다. 이들 집시법개정안들은, 위헌논란이 끊이지 않는 집시법을 개선하여 최대한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가지 않고, 오히려 더욱 개악하여 국민의 집회의 자유를 더욱 제한하는 쪽이다.

집회의 자유는 사회 정치현상에 대한 불만과 비판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게 함으로써 정치적 불만이 있는 자를 사회에 통합하고 정치적 안정에 기여하게 한다. 언론매체 등에 접근할 수 없는 소수집단의 권익과 주장을 옹호하기 위한 수단제공, 즉, 사회 경제적 약자의 의사표현 수단인 것이다. 그러나 행정기관인 경찰청장의 재량에 따라 금지통고를 하도록 한 점, 야간옥외집회를 금지한 점, 교통소통을 위해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점 등은 집회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여 위헌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다. 이런 위헌적 요소에 더해 안상수의원, 성윤환의원, 정갑윤의원, 신지호의원, 이종혁의원이 발의한 집시법개정안은, 집회물품 휴대, 사용뿐 아니라 제조관운반하는 것까지 처벌토록 하고 있다. 또 가면, 복면 , 마스크 등의 소지, 휴대 착용을 금지한다. 집회 시위 주최자에게 허가 통고만 하면 경찰관이 영상촬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소음규제 강화도 포함되어 있다.

이와 같이 집회와 시위 자체에 대한 규제뿐 아니라 집회주최자나 동조자에게 손해배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도입한다는 시위집단소송제까지 발의되어 있다. 이 같은 입법 움직임은 이명박 대통령이 기회 있을 때마다 주장한 “떼법문화청산” 주문을 여당이 입법을 통해 발맞추는 형국이다.

집회와 시위는 필연적으로 소음, 교통체증 등 주변에 불편을 끼치게 된다.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일반대중에 대한 불편함이나 법익에 대한 위험은 보호법익과 조화를 이루는 범위 내에서 국가와 제3자에 의해 수인되어야 한다는 것을 헌법 스스로에 규정”하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헌재 2003.10.30. 2000헌바67,839병합).

우리 현대사의 민주화 과정에서 집회시위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명박 대통령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이와 같은 이명박식 법치는 우리 사회 표현의 자유를 현저하게 위축시킬 것이며,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이명박 대통령은,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의 의사표현을 무시하고 다수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였으며, 민주적 의사소통의 방식이 아니라 과도한 금지와 규제를 도입하여 오히려 불법 폭력집회, 시위 등을 조장하고 사회적 통합을 현저히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표현의자유 정책 어떻게 변화해야 하나

헌법과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19조”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의 입법 및 정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양한 의견이 서로 충돌하고 설득하고 합의하면서 민주적 의사결정을 이루어 내는 과정이 민주주의의 요체이며, 이를 위해서 충분한 정보제공 및 논의의 장이 보장되어야 하는 등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으로 보호되어야 한다.

그러나 촛불 정국 이후 이명박 정부는 사이버상 표현의 자유를 강압적으로 규제하는 방향으로 정책 및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정책은 익명성으로 상징되는 사이버공간에서 표출되는 권위에 대한 도전이 오프라인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 동안 이명박 대통령은 온라인, 오프라인 상의 시민적 참여에 대해 열린 자세의 경청과 소통을 통한 화합의 정치가 아니라 권위주의적이고 독재적인 방식을 택함으로써 민주주의에 대한 후퇴뿐 아니라 삶의 질 하락, 사회 통합을 현저히 해치는 결과를 나았다. 규제일변도의 정책은 오히려 심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사회통합을 저해할 것임은 지난 1년을 통해 충분히 경험하였다.

일방적 리더십보다는 민주적 절차에 따른 소통과 화합의 정치, 성과보다는 과정의 민주주의에 가치를 두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의사의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새로운 정치참여의 길을 열고 있는 사이버상의 표현의 자유는 규제가 아닌 ‘평판에 의한 자율규제’라는 세계적 추세에 맞추어야 할 것이다. 또한 사회적 약자의 최후의 보루인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 추진 중이거나 발의되어 있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각종 정책 및 법안들은 폐기되어야 할 것이다.

<경제조세분야>

한국경제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비즈니스 프렌들리’ = 수출주도형 고환율정책

수출 대기업 위해 대다수 서민과 중소기업은 고물가로 고통받아

2008년 집권한 이명박 정부는 정권 초기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iendly)' 경제정책을 통해서 경제를 살리고, 성장률을 높여, 국민 개개인의 소득을 올리고, 세계 7대 경제대국에 진입한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사회구성원 모두가 다같이 잘 살게 되리라던 기대는 ’비즈니스 프렌들리‘의 실체가 ’수출 제조업 재벌·대기업‘을 위한 수출주도형 고환율 정책으로 드러났을 때부터 서서히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연일 급등하는 환율과 국제유가 그래프를 확인하는 부품·원자재 수입 중소기업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갔고, 공식발표되는 물가지수가 도저히 납득되지 않을 수준의 고물가에 허리띠를 졸라매게 된 서민들의 지갑은 점점 얇아져갔다.

결국 수출 제조업 재벌·대기업을 선택해 고환율 정책이라는 집중력을 발휘한 정부 덕분에 대다수 지갑이 닫혀버린 국내 경제에는 빨간 불이 켜졌다. 급하게 4조원의 유가환급금이 소방수로 투입됐지만, 이마저도 상위 2% 부자들을 위한 감세정책과 맞물리면서 사회적 박탈감을 더욱 부채질하며 사회통합력을 떨어뜨리는 데 일조했을 뿐이다. 특히, 정책실패로 더더욱 극단적인 환경에 내몰린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긴급구호나 자립지원보다는 사회적 소수인 부유층만을 위한 경제정책을 폄으로써 모든 국민을 위한 정부라기 보다는 일부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이른바 ’적하이론(Trickle-Down Effect, 양동이에서 넘친 물이 바닥을 적신다는 뜻으로 부유층을 위한 정책을 펴면 그 효과가 흘러 내려 궁극적으로는 서민층도 혜택을 얻게 된다는 논리)'을 내세워 2% 부자들을 위한 종부세, 법인세, 상속세 감세정책까지 서슴없이 추진하는 정부에 대한 사회적 반감과, 정책입안과 집행의 최고 책임자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교체요구가 나날이 높아졌다. 그 와중에도 강 장관과 경제팀은 해외 원자재값 급등에 더하여 물가급등의 또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된 고환율 정책을 “자신은 단 한 번도 구체적인 정책방향으로 직접 언급하거나 제시한 적이 없다”며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국민 다수 뿐 아니라 시장으로부터도 완전히 신뢰를 잃게 되었다.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MB정부의 재정운용

2% 부자 감세로 세수 줄여놓고, 불황극복위한 재정지출위해 빚 내달라

2008년 하반기 들어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국제적인 금융위기와 국제신용경색에 따라 국내에 유입된 해외자본의 철수, 환율 급등에 따른 환투기 세력의 준동 등으로 제2의 외환위기설이 팽배해졌다. 뿐만 아니라 수출경기가 급랭하는 등 실물경제도 끝을 모르고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런데도 강 장관을 비롯한 경제팀과 정부는 모든 원인을 해외환경 탓으로만 돌리며 고환율 정책과 ‘경제살리기’ 명목하에서 추진한 부자감세정책 등을 정당화함으로써 국민적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정부는 전국 각지에 집을 여러 채 갖고 있거나 1주택일지라도 고가일 경우에 납부하게 되는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의 적용 기준을 6억원으로 유지하되, 1세대 1주택의 경우 3억원의 추가공제를 적용해 사실상 과세기준을 9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특히 종부세의 경우 기존 1.0~3.0%의 세율을 12억 이하의 주택인 경우 0.75%, 50억 이하 1%, 94억 이하 1.5%, 94억 초과시 2%의 세율을 적용함으로써 비싼 주택에 주는 혜택을 대폭 늘였다. 게다가 기존 ‘(공시가격*세율)의 80%’에서 ‘(공시가격의 80%)*세율’로 계산방식을 바꿈으로써 실제 1% 이상의 세율을 적용받는, 50억 초과 주택소유자들에게 훨씬 큰 감세혜택을 주었다. 이에 따른 세수 감소분은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의 계산으로만 봐도, 3년동안 2조3400억원에 달한다. 예산을 전문으로 다루는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이마저도 전년 대비 방식으로 계산함으로써 상당 금액이 줄어든 것이다. 예컨대 2008년 종부세 감소분이 3750억원, 2009년 감소분이 1조4560억원, 2010년 감소분이 5090억원이라는 기획재정부의 발표는 전년도를 기준으로 함으로써, 실제 감소분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즉, 2009년 감소분 1조 4560억원에는 제도가 유지됐을 경우, 줄어들지 않았을 전년도 감소분 3750억원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3년간 종부세 감소분은 기획재정부가 발표 2조3400억원이 아닌 4조5460억원(2008년 3750억원, 2009년 3750억+1조4560억원, 2010년 3750억+3750억+1조4560억원+509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종부세는 전액이 지자체 교부금으로 지원되기 때문에, 종부세가 감소하는 만큼 지자체의 재정이 어려워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임금 등 고정 지출을 줄일 수 없는 상황에서 재정이 감소할 경우, 지자체로서는 지역사회의 복지지원 등에 사용하던 사업비를 줄일 수밖에 없게 돼 저소득계층과 지역주민들을 위한 복지수준이 낮아질 것이다.

또한, 2009년부터는 법인세도 대폭 줄어들게 된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지향하는 정부는, 기준 금액을 1억에서 2억원으로 높이고 2010년까지 2억원 이하구간의 세율은 13%에서 10%로, 2억원 초과구간은 25%에서 20%로 인하했다. 일견 모든 기업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듯 하나, 실제는 전혀 다르다. 2004년 귀속분 법인세 신고현황에 따르면, 과세표준(이익과 유사한 개념) 50억원 이상인 법인의 수는 1,685개로, 전체의 0.6%밖에 되지 않으나, 이들 1,685개 법인이 납부하는 금액은 16조 7170억원으로 법인세 전체 세수의 77.6%에 달한다. 즉, 법인세 감세의 효과가 이익이 많이 나는 소수의 기업에게 집중되는 것으로, 달리 표현하자면 법인세 감세의 77.6%의 혜택을 전체 기업의 0.6%의 기업이 독식하는 셈이다. 2009년 귀속분부터 적용되는 법인세 인하로 감소되는 세수는 2011년까지 3년동안 무려 12조9150억원에 달한다. 이마저도 전년 대비 방식으로 추정한 기획재정부의 공식 발표일 뿐이다.

비록 사회적 분위기와 부정적 여론에 밀려 처리하지는 못했지만, 하나 남은 부자감세문제에 대해서도 정부는 미련이 많은 듯 보인다. 약 30억원까지 전액공제되는 상속세조차 인하하거나 폐지할 계획이었다. 연간 상속재산이 30억원 이상으로 과세대상이 되는 사람이 2천명도 채 되지 않아, 상속재산이 생긴 전체 대상자 가운데 0.7%밖에 되지 않는 극소수 부자들을 위해 정부는 상속세 인하 및 폐지를 시도했다. 부정적 여론과 경기불황의 여파로 시도에 그쳤을 뿐이지 부자들을 위한 남은 하나의 숙원사업, 상속세도 조만간 손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세계적 불황을 맞아 당장 4/4분기부터 수출이 마이너스(11월 -18.2%, 12월 -17%, 2009년 1월 -32.8%)로 떨어져 국내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애초 예상했던 4% 경제성장률이 -4%(IMF 전망)로 반전되면서 2009년 세금 수입 전망도 어두워졌다. 성장률 1% 하락에 따른 세수 감소분이 평균 1.5~2조원인 것을 감안할 때, 자연 감소분이 12조~1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출부진과 내수시장 급랭이라는 경제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저소득층과 사회취약계층, 실직이나 폐업으로 단기 위급상황에 처한 사회구성원 등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넓히고, 국내경기 활성화를 위한 재정지출 확대를 위한 추경예산 편성이 제시되고 있지만 불과 2개월 전 부자감세를 추진했던 정부의 안일하고 근시안적인 정책운용에 대한 반성과 책임소재 규명이 전제되어야 할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세계적 금융위기로 각국 금융규제 강화추세에도 ‘나홀로’ 규제완화와 민영화 목소리 내

정책금융 필요성 인정하면서도 산업은행 민영화 기조 고수, 금산분리 완화 통해 금융산업 경쟁력 높일 수 있다는 것은 자가당착적 논리일 뿐

한편 이명박 정부는 임기초부터 각종 공기업 민영화를 통해 작은 정부를 구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다수 전문가들의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금융부문 공기업인 산업은행을 정책금융 부문과 투자은행 부문으로 나눠 민영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8년 하반기 들어 그동안 국내경기와 금융시장을 떠받쳐 온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국제적인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여파까지 더해져 시중에 유동성 위기가 커지고 건설·조선을 중심으로 기업 부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을 지원하는 한편,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금융의 필요성은 오히려 높아졌다. 실제 정부는 2008년 말 이런 목적으로 산업은행에 9000억원을 추가 출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은행 민영화를 서둘러 추진하려는 정부의 논리는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산업은행 민영화의 시기는 늦춰질 가능성이 있으나 민영화 추진방침은 변함이 없다며 관련법안 처리를 서두르고 있다. 이는 경제 현실의 요구와는 무관하게 시장만능주의와 연동된 공기업 민영화라는 프레임에 스스로를 가두고 논란이 많은 정책을 강행하는 이명박 정부의 모습을 방증하는 또다른 사례인 셈이다. 당장의 요구는 인정하되 정책방향의 선회는 있을 수 없다는 오만함이 어떤 화를 불러올지 심히 우려스러울 따름이다.

더욱이 정부는 외국 투자은행의 방만하고 위험천만한 자금 운용과 투자에서 비롯된 세계적 경제위기를 목도하면서도, 또 국가적 금융위기와 경제위기를 맞아 선진 각국이 은행의 국유화까지 감안한 강력한 금융규제정책을 수립하는 와중에도, 오로지 ‘나홀로’ 금산분리를 완화하고 금융 및 재벌·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을 막기 위한 출자총액제한제도 등을 폐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소기업, 자영업자, 임금근로자 등 다른 모든 경제주체들이야 어떻게 되더라도, 산업자본을 견제하고 감시함으로써 시장의 건전성을 유지할 책임이 있는 금융기관의 본연의 역할수행이 어떻게 변질되고 그로 인해 어떤 위기가 도래할지라도, 재벌·대기업만 잘 된다면 위기극복을 넘어서 한국경제가 다시 한 번 성장일변도를 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특히, 토종자본의 육성과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금산분리 완화가 필요하다는 정부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금산분리 규제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투자 확대를 기대하며 금산분리 원칙을 완화할 경우, 오히려 외국 산업자본이 국내 금융기관을 지배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사전규제인 금산분리 원칙을 완화하더라도 사후감독을 강화하면 충분하다는 정부의 주장은, 실제로 이미 산업자본의 소유가 허용되고 있는 저축은행에서 대주주와 관련한 금융사고가 빈번하다는 점과 저축은행의 부실을 메우기 위해 1997년 이후 이미 11조원이 넘는 공적자금과 예금보험기금이 투입되었다는 사실을 완전히 간과한 것이다.

특히 미국을 포함한 외국에 금산분리 원칙이 없거나 완화 추세라는 정부의 주장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금산분리 규제가 명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나라도 분명히 있으나, 이런 나라들도 여러 가지 감독원칙에 의해 금산분리를 사실상 유지하고 있다. 이는 2007년 한국금융연구원에서 발표한 ‘세계 100대 은행 소유구조 분석’ 보고서에서 세계 100대 은행중 4곳을 제외한 나머지 96개 은행에서 유의미한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산업자본을 찾아 볼 수 없다는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세계적 금융위기로 인해 금산분리와 관련한 규제의 필요성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의장을 역임한 폴 볼커(Paul Volker)가 의장으로 있는 민간금융전문가 그룹인 G30은 2009년 1월에 발표한 보고서의 첫 번째 정책제언 가운데 하나로 금산분리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정부는 세계적 경제위기로 각국의 금융규제가 강화되는 현 시점에 금융규제 완화를 통한 경제성장이라는 정부 목표가 여전히 유효한지부터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1%가 아닌 모든 국민을 위한 경제정책 펴야

2009년 한 해 한국경제는 1997년 IMF 위기 이후 가장 고통스런 시기를 버텨야 한다. 그런데, 모든 경제주체들이 고통을 나눠 위기 극복에 매진해야 할 때, 정부는 오히려 부자와 서민을 가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나누며, ‘경제살리기’라는 명분 아래 한국경제 시스템의 근간을 흔드는 정책을 ‘선제대응, 속도전’의 미명으로 사회적 합의조차 없이 추진하려고 한다.

지난해 부자들과 재벌·대기업을 위해 종부세, 법인세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감세조치를 선물한 데 이어 부동산 거품을 되살리기 위해 양도세 일시 면제혜택과 분양가 상한제 폐지, 투기과열지구 해제에도 적극적이다. 내 집 한 채 갖고 있지 않은 서민들과는 무관한 정책을 마치 모두를 위한 경기부양 정책인양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두 달 앞을 내다보지 못한 부자감세 정책의 결과, 이제 정부는 극심한 불황에 빠진 국내경기를 회복하고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재정 마련을 위해 엄청난 재정적자를 무릅쓰고 국회에 추경예산 편성을 요청하고 있다. 그마저 확대된 재정지출의 용처를 4대강 살리기와 지방도로, 교량, 항만 건설 등 주로 토목공사에 투입하려는 등 7~80년대식 경기부양의 구태를 재연하려고 한다.

오히려 극심한 소비침체와 경기불황으로 인해 고통 받는 중소 상인들, 폐업 자영업자, 청년 실업자 등 서민들을 위해 사회안전망을 보다 넓히고 사회서비스 일자리 등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정지출이 절실하다. 따라서, 정부는 일방적인 건설사 퍼주기식 토목공사에 재정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한국경제의 체질을 튼튼히 할 수 있으면서도 단기적으로 경기부양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정책을 입안하고, 사회적 합의와 국회의 동의를 얻으려는 노력을 선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건설 붐에 편승한 무리한 투자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업체에 대해서도 경영진에 대한 책임추궁이나 자구대책 마련 방안조차 없이 일단 자금지원에 나서고 있다. 마찬가지로 확대 일변도의 경영으로 급격히 부실해진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묻지마식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무엇보다 2009년 한국경제는 금산분리와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시장의 경기규칙과 관련한 최소한의 규제조차 폐지하려는 정부의 무리한 시도와 금융소비자 보호가 미흡한 것으로 알려진 자통법의 시행 등으로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2009년 2월 들어 환율급등현상이 재발하고 3월 외환위기설에 무게가 실리는 등 다시금 외환시장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의 상황은 섣부른 자만이나 현실을 도외시한 아집을 용납하지 않으며, 일부 계층만을 위한 정책의 효과가 모두에게 전파될 것이라는 신앙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의 상황은 총체적 위기이며, 이는 일부 계층의 고통전담이 아니라 모두의 고통분담에 의해 극복될 수 있을 뿐이다. 이명박 정부가 겸허한 마음으로 정책의 우선순위를 재점검하고 경제적 약자를 먼저 살피는 정책을 통해 사회의 통합을 유지하는 현명한 정책방향을 채택할 것을 촉구한다. <문의 : 시민경제위원회/조세개혁센터>

<민생① - 서민경제분야>

이명박 정부 1년은 민생 파탄 1년

잘못된 민생정책 - 민생악화 1년

이명박 정부는 그 유명한 747공약 등을 바탕으로 ‘경제도 살리고’ ‘민생도 살리겠다’고 호언장담해왔으나, 정부 출범 1년 만에 경제적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특히 나라와 경제의 근본인 국민들의 삶, 즉 민생의 위기를 더욱 증폭시키는 정책으로 일관해왔다. 세계 경제위 동반 위기라는 점을 십분 감안해도 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우리나라의 경제-민생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은 대다수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라고 할 수 있다.

‘부자 감세’ ‘삽질 경제’ ‘투기 조장’ 등 1%특권층과 강부자-토건족만을 위한 정부로서의 역할만 고집한다면 경제-민생위기는 앞으로도 더욱 심화될 것이고 결국 이 정부는 범국민적인 저항과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 정부가 서민과 풀뿌리 경제를 집중 지원하여 서민도 살고, 내수도 살아 경제도 살리기를 국민들은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닫고 있는 이 상황이 쉬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출범 전 상황 및 민생정책의 중요성

국민이 나라의 근본으로, 나라 정부의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들의 ‘민생 행복’을 증진하는 일일 것이라는 점에서 ‘민생 정책’ 만큼 중요한 것이 없을 것이다. 경제 살리기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도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계층이 중소기업, 중소상인, 서민, 취약계층 이라는 점에서도 경제 살리기 정책은 곧 서민 살리기 정책이어야 한다. 또한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부진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서민들을 집중 지원함으로서 내수를 살리는 것이 경제 살리기의 지름길이라는 측면에서도 민생정책은 나라 정책뿐만 아니라 경제 살리기 정책에서도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정부 들어서기 전에도 서민들의 삶은 고단하고 팍팍했던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더 노골적으로 서민들의 삶을 외면하고 오로지 강부자 등 1%특권층 위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거기에다가 그나마 부동산 및 집값이 하향 안정화되고 있었고, 사회복지도 점진적으로 증진되고 있었던 추세가 이 정부 하에서는 거꾸로 가고 있다. 또 나라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중소상인들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고 재벌, 강부자 위주의 경제정책을 운용하는 것도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명박 정권 1년 현황 : 경제-민생 비상상황 개요

○ 지금은 국난에 준하는 혹독한 경제-민생의 위기상황임

2009년 1월 기준, 지방의 어음부도율이 5년여 만에 최고. 전국의 부도업체 수도 작년 11월 297곳에서, 12월 345곳으로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부도난 업체들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나 도·소매업에 종사하는 개인 사업자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음. 특히 재래시장 도매업에 종사하는 개인사업자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모든 통계, 지표, 전문가들의 분석, 국민들의 체감을 종합하면 지금은 극심한 경제위기로 민생이 파탄 직전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데 아무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생계형 범죄와 자살이 속출하고, 대출 빚에 대한 연체, 실업, 체불, 중소기업도산, 소상공인-중소상인 폐업이 급증하는 등 사태가 매우 악화되고 있다. 국민들은 IMF때보다 더 어렵다고 느끼고 있으며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상황이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 ‘강부자’와 재벌 특혜정책으로 일관하는 정권

극심한 경제위기, 민생위기에도 불구하고 이 정권은 ‘강부자’와 재벌특혜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20조원이 넘는 부자를 위한 감세를 강행하고 있고, 아무런 자구노력도 취하지 않는 건설업계를 위해 무려 10조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있고, 대형건설업자들과 투기꾼들만 배를 불리는 4대강 정비 삽질 사업에 14조원을 투입하고 있다.

종부세, 법인세, 상속세, 양도소득세 등 1% 특권층과 강부자를 위한 감세로는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강행하고 있다. 부자에 대한 감세는 소비탄력성이 거의 없어서 경제 활성화와 별 연관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으로, 감세할 돈, 건설업계에 투입할 돈을 극심한 민생고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 직접 지원해야 국민들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나고 내수 활성화와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범세계적 처방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 갈수록 나빠지는 서민경제

최근 사상최악의 불황과 실업이 다가오고 있다는 진단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불황의 직격탄으로 적자 가구는 사상 최대로 가구 중 29%가 적자인 것으로 드러났고, 생활고통지수는 7년 3개월 만에 최악으로 나타났다. 물가폭등, 실업급증으로 체감 실업률 6.8%, 생활물가상승률 6.5%로 이를 합한 생활고통지수가 13.3%로 최악의 상황이다.(엘지경제연구원)

특히 소득하위 30%계층은 2가구 중 1가구가 적자여서 하위 층이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이 실증되었다.(통계청, 2008년 3/4분기 가계수지동향) 2007년에 비해 적자가구 비율 1% 늘어나, 2003년 통계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적자가구=가처분 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빼면 마이너스가 되는 가구) 고소득층(소득 8~10분위)은 적자가구가 오히려 13.6%에서 13.1%로 줄어들었다. 이를 통해 고소득층은 세금 등을 더 납부할 여력 있다는 것도 밝혀졌고, 상위 20% 가구의 평균소득이 하위 20% 가구에 비해 7.5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2/4분기 가계 빚이 670조를 넘어섰다. 가구당 4천만원 꼴로 이는 전 분기 말 대비 3.1%,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것이다. 또 2분기에만 가계 빚이 19조8336억원 증가했으며 이는 전 분기 9조7938억원, 전년 동 분기 9조9238억원 증가 대비 2배 이상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이다. 가계 빚이 가처분 소득의 거의 1.5배인 상황이다. 금융소외자 810만명과 1가구1주택담보대출자, 학자금 대출 가정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가계 빚이 서민들에게는 최대 민생현안이 된 상황이다. 가계지출 가운데 대출이자 등이 포함되는 기타 비소비지출은 3분기 기준 가구당 월 평균 18만4천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2% 증가했다.

○ 환율급등-고물가 사태 등

환율급등으로 생산 정체, 생산 중단 사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매우 큰 문제이다. 환율이 1500원 선 돌파하여 장기간 고공행진하면서 생산과 물가에 아주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더군다나 수출이 둔화되고 내수도 급감하는 상황에서는 기업 연쇄도산과 같은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폭등은 고유가보다도 악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고유가는 에너지절감 노력이나 원화 강세로도 어느 정도 부담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가 상승은 원유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기업에만 선별적으로 부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은 금리정책과 마찬가지로 모든 기업에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실물경기 불황을 차단하고 물가 안정을 위해서라도 원-달러 환율을 정상 궤도로 하루빨리 환원하는 것이 최우선 정책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지만, 이 정권은 전혀 대책을 못 세우고 있다.

2008년에만 중소기업 1,400개 부도났고, 수입 원가는 폭등했는데 납품가 연동제도 도입 안 되고, 대출 지원이나 대출 기간 연장 등도 제대로 안 되고 있어 중소기업이 최악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재벌이 아니라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중소상인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최근 다른 나라들은 경기 하강의 여파로 물가가 다 떨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만은 고환율로 인한 고물가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서민들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하되던 기름 값도 최근 다시 급등하고 있다.

주요 민생 분야별 문제점 리뷰

○ 서민경제 분야 : 서민경제는 파탄

가장이 돈 못 버는 무직가구의 비율이 16.13%로 늘어났다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 절반이 "감원 될까 불안해요"라고 호소하고 있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고충을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예상되는 2009년에는 고용사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작년 기름 값 폭등과 물가 폭등에 이어 전기요금은 산업용 4.5%, 가스요금은 가정용 5%대, 산업용은 9%대 인상되었다. 난방용 등유가 2007년 상반기에 비해 34.3% 올랐고, 취사용 LPG 역시 무려 29.6% 급등했으며, 2008년 상반기에도 도시가스 요금이 2006년에 비해 10%쯤 상승한 바 있다. 지난 IMF 경제위기 때 정부는 공공요금 억제정책을 강도 높게 밀어붙여 서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려 노력한 바 있지만 현 정부는 오히려 주요 공공서비스의 민영화 추진에 더해 공공요금 인상까지 일부 강행하고 있다. 대선 전 ‘서민 생활비 30% 인하’공약은 사라졌고, 작년 안에 반드시 통신비를 20% 인하하겠다던 약속도 사라졌다.

2008년 말 기준으로 금융소외자가 810만명을 넘어섰고, 가계부채도 670조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소상인과 서민들의 자금줄이 마르고, 대부업과 사채로 인한 피해, 파산 신청 또한 급증하고 있다. 금융위의 2008년 하반기 조사에 따르면 상반기에 비해 대부업체 거래자가 22.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소비자 피해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과도한 이자율로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정부는 금융소외자 문제 해결과 대부업체 규제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있다. 금융소외자들의 신용회복과 회생을 비롯한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통합도산법인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비롯해 시중은행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법률 제정, 금융소외계층 전담 국책은행 설립 등에 나서야 할 것이다.

○ 중소상인 분야 - 경제위기의 최대 피해 계층

2009년 1월 자영업자 수는 558만7,000명으로 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 600만3,000명에 비해 41만6,000명(6.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2009년 2월 통계청). 새로 창업한 자영업자를 감안하면 문 닫은 자영업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자영업자 10명 중 1명이 문을 닫은 꼴로 자영업자 수는 한동안 600만명대를 유지하다 지난달 600만명이 붕괴된 데 이어 감소폭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다. 특히 1월 자영업자 수(558만7,000명)는 2000년2월 552만4,000명 이후 9년 여만에 가장 낮아졌다.

자영업자 중에서도 영세 자영업자의 감소세가 더욱 눈에 띈다. 종업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는 1월 412만명으로 지난해 11월(448만7,000명)에 비해 8.2% 줄어들었디. 1999년2월(406만9,000명)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이다.

앞으로도 자영업의 감소 추세는 지속될 것이다. 소상공인진흥원이 최근 서울 등 대도시를 포함한 전국 소상공인 사업체 440곳을 대상으로 '긴급 경기동향'을 조사한 결과 이익을 내고 있다는 자영업자는 22.9%로 4명 중 1명에 못 미친다. 특히 조사 대상의 28.4%는 최근 6개월 새 부채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또 최근 조사에서 평균 매출감소 비율은 21.8%로, 음식업(26.0%), 노래방(25.1%), 숙박업(25.0%), 슈퍼마켓(23.8%), 미용업(21.1%), PC방(20.6%) 등의 순으로 주된 경영 애로는 매출감소(41.0%), 내수침체(19.6%), 원재료비 상승(19.3%) 등으로 조사되었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이 몰락하여 실업자가 급증하고 내수가 침체되는 등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음에도 현 정부는 자영업자들의 숙원인,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 과감한 정책자금 지원, 폐업 중소상인에 대한 실업급여 지급 등에 대해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다. 재벌-강부자들을 위한 정성의 일부만 쏟아도 지금의 ‘자영업대란’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정책대안 및 정부가 해야 할 일

○ 지금은 실업대란-민생파탄 비상사태 선포해야 할 때

모든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는 지하 벙커에 숨어들어 갈 것이 아니라, 서민 삶의 현장 한 가운데 비상서민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비상 자영업자, 비상 중소기업, 비상 일자리 정부 등이 지금 매우 절실하다는 얘기이다. 서민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은 그 자체로도 옳고, 서민지원이 서민들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 내수가 진작되어 소비가 활성화 돼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이 살게 되게 나라 경제도 살아난다는 관점과 방향을 정확히 할 필요 있다. 그를 위해 우선적으로 부자감세, 재벌-강부자 특혜정책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현재 전 세계가 경제-민생위기 극복의 방향을 ‘서민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획기적인 지원을 통한 내수 회복과 경제 살리기’로 잡고 있다. 특히, 실업-일자리 대책에 주력해야 한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실업-일자리 대책으로 △20조 재정투입, 연봉 2천만원 100만개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 △청년 구직자, 폐업 중소상인, 고용보험 미가입 비정규직에도 실업급여 지급 △실업급여 지급 기간 확대, 급여 현실화 △취업훈련, 취업지원제도에 대한 재정지원을 통한 취업 장려정책 실질화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 ‘녹슨 삽질’이 아니라 ‘민생뉴딜’이 해법

정부는 사실상의 대운하 사업인 4대강 정비 등에 14조등 무려 50조원을 녹색뉴딜 사업에 투입한다고 하지만, 녹색뉴딜은 누가보기에도 ‘녹슨 삽질’에 불과하다. 토건족과 투기꾼을 위한 삽질 경제, 과거로 가는 환경파괴 경제를 당장 포기하고 제대로 된 민생 뉴딜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정부는 4대강 정비와, 경인운하 건설 등 ‘녹슨 삽질’을 강행하고 있다.

비상한 시기에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고,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동시 다발적이나 시급하게 진행해야 한다. 불용예산, 예비비예산, 추경예산, 공적자금, 각종 공적기금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예산을 특히, 실업-일자리 대책, 중소기업-중소상인 대책, 서민금융대책, 교육-의료-주거 대책, 취약계층-저소득층 대책 등에 집중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제대로 된 민생뉴딜이다.

녹슨 삽질 경제를 포기하고 사람과 미래에 투자하는 민생뉴딜만이 살 길임을 명심하고 이 정부가 대대적이고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해야 한다. 또 녹색뉴딜이 필요하다면, 전문가들과 환경-시민사회단체들의 조언을 중심으로 ‘진짜 녹색뉴딜’로 다시 정책을 짜야 할 것이다.

○ 소상공인-자영업자 살리기 시급한 대책

600만 자영업자 시대가 어느덧 500만 자영업자 시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그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 할 것이다. 일단, 폐업한 자영업자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 중소 자영업자에게는 실업급여나 실업수당 지급하는 사회안전망 시급하게 도입해야 한다. 고용보험법 개정이나, 실업부조 제도도 즉시 도입해야 한다. 물론, 폐업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서 대다수 국민들의 소비여력을 회복해야주는 정책이 가장 근본적이고, 기본적이 대책이 되어야 한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납품가 연동제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환율이나 원자재 수입가 변동을 고려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의 대기업에 대한 납품 시 납품가가 환율과 원자재 수입가에 연동해 책정되어야 한다. 현재 국회에 이러한 내용의 하도급법 개정안 제출돼 있는 상태이다. 또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영역을 함부로 침범할 수 없는 공정한 시장을 위한 법, 제도, 관행도 정비되어야 한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 펀드 조성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비상한 상황에서 찔끔찔끔 정책자금을 지원하거나, 대출 알선이나 대출기한 만기 연장 정도로 대책을 세우는 것은 너무나 안일한 판단이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대규모 공적 자금을 조성하여 과감하게 자금 지원해야 한다.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는 아주 기본적인 사항이다. 정부여당이 “더 많은 폭을 더 빠르게” 인하할 수 있도록 신용카드 회사와 적극 협의해야 한다. 상인들의 고통이 가장 집중되는 부분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규제도 불가피하다. 유통산업발전법 등 개정을 통해 출점 제한, 영업시간 제한, 영업물품 제한 등 실시하여 지역의 재래시장과 중소상인들을 살려야 한다.

○ 심각한 서민금융 위기 상황에 대한 대책 제시

2008년 말 금융소외자(신용평가기관의 신용 등급 기준 상 정상적 대출이 어려운 7등급 이하가 816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됨)가 810만명, 가계부채가 670조를 넘어섰음. 앞으로도 이는 더 심각해질 것임. 소득이 계속 줄어드니 당연히 금융소외자 숫자와 가계부채 액수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1가구 1주택 서민가구 담보대출과 학자금 대출의 만기연장, 이자율 인하 등의 대책은 기본이고, 820만 금융소외자 포함 서민들과 중소상인들을 위한 ‘무담보 서민전담 국책은행’과 함께, 기존 제도 금융권에 서민금융기금을 조성해야 한다. 또 현재 파산 신청 이 급증하고 있는데,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별제권으로 취급하지 않고 면책의 범위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을 하겠다고 한 것은 제대로 추진되어야 함. 즉, ‘가족 생존의 주거공간을 잃지 않은 파산-면책제도’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또 개인 회생제도에서도 미국이나 서구유럽처럼 변제기간을 3년으로 하향조정하는 것이 필요함. 파산-면책, 개인회생 시 재판기간을 줄이기 위한 사법부 차원의 조치도 필요하다.

또 불법채권추심 행위 근절하고 채무자의 방어권을 확대하기 위한 공정한채권추심에관한법률을 개정하고, 대부업법상 실제 적용 최고 금리는 현행 49%에서 30%대로, 무등록대부업자와 사인간의 거래에 적용되는 이자제한법상의 실제 적용 최고금리는 현행 30%에서 20%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비정규직 노동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강화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은 비정규직 기간 연장, 최저임금 인하 시도를 즉시 중단하고, 오히려 서민들의 내수 회복을 위해 비정규직 사용사유제한 강화,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해야 한다. 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기업 인센티브 제공도 필요하다.

또 돈 낸 만큼이 아니라 아픈 만큼 치료받는 정책이 필요하다. 2조 3천억원 건강보험 흑자 전액을 병원비 인하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사용하고, 공공의료기관을 전체 병상의 30% 까지 조속 확충해야 한다. 보육료 지원 대폭 확대 및 아동수당제도도 도입하고, 차제에 국공립보육시설 보육대상 아동수 대비 30%까지 조속 확충도 추진해야 한다.

주요 공공서비스 요금 동결 및 주요 공공서비스 기업 민영화(사유화) 시도 중단하고, 이동통신요금, 은행 수수료 등 준 공공요금 즉시 인하 유도해야 한다.

또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서, 주택임차료 인상률 제한, 주택임차인 최우선 변제금 인상, 임대아파트, 쪽방 거주자 위한 긴급주거지원제도 도입 및 지원 확대, 소득에 따른 임대료 차등부과제 도입, 전세금 무이자 대출 확대, 다주택·다가구 매입하여 싼값의 장기공공임대 공급 확대 등의 정책도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

취약계층을 위해서는, 최저 생계비 인상 및 현실화, 최저생계비 지급대상 확대, 지역아동센터 및 지역공부방 설립 확대, 운용 예산 지원 확대, 무료급식소 및 노숙지원 시설 등 예산 지원 확대가 병행되어야 한다. <문의 : 민생희망본부>

<민생② - 교육비,토지/주택 분야>

교육비는 폭등, 부동산 투기는 조장

사교육비 폭증과 부동산 규제 완화

이명박 정권 출범 뒤 사교육비 무려 23%나 폭증하였다. 통계청 2008년 3분기 가계조사 결과, 월평균 21만 9968원으로 지난해 3분기 17만 8909원에 견줘 무려 23%나 늘어났다. 자녀가 없는 가구까지 평균을 낸 것이기에 실제 자녀가 있는 가구의 부담은 훨씬 크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7월 기준으로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비경제활동인구는 2백57만6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2백38만2천명)에 비해 8.1% 늘었다. 이는 전체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율(2.0%)의 4배가 넘는 수치로 청년 실업이 특히 심각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지난 1년간 이명박 정부는 많은 부동산 정책(△지방미분양 해소방안을 담은 6.11대책 △수도권 전매제한 완화 및 재건축규제 완화 방안을 담은 8.21종합대책 △양도세 중과대상 고가주택 기준상향등 세제완화를 담은 9.1대책 △보금자리 주택건설 확대방안의 9.19대책 △종부세 개편방의 9.23대책 △수도권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을 담은 10.21대책 △11.3 경제난국극복대책 등)을 발표하였다. 그 내용들은 지난 정부에서 투기억제와 집값안정을 위해 발표했던 부동산 정책과는 180˚ 다른, 미분양아파트 해소, 분양가상한제 폐지, 양도세 완화, 신도시건설 발표, 도심주택공급확대,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등으로 거래와 투기 활성화를 통한 경기부양을 노린 것들이었다.

교육 분야 현황 : 반값 등록금, 반값 사교육비 공약 실종

이명박 정부는 대선 전 학생당 월 45만원에 달하는 일반계 고교의 사교육비(연간 총 7조원, 전체 사교육비 규모는 무려 33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음)를 절반(총 3조5천억원)으로 줄이겠다는 공약과 ‘반값 등록금’ 공약을 내걸었으나 1년 사이에 사교육비는 폭증하고 ‘반값 등록금’ 공약은 실종된 상태이다.

작년 11월 24일 통계청의 ‘3분기 가계조사’ 결과를 보면, 도시근로자 가구의 3분기 ‘보충교육비’ 지출액이 2007년에 비해 무려 23%나 늘어났다. 자녀가 없는 가구까지 평균을 낸 점, 불법과외나 미신고 고액과외가 많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자녀가 있는 가구의 부담은 훨씬 더 커진 것이다.

정부는 사교육비 경감대책으로 지난 10월 말 학원에 대한 세무조사, 학원비 인터넷 공개, 영수증발행 의무화 방안 등을 발표했지만, 영어몰입교육 지향, 4.15학교자율화조치, 국제중학교 설립 강행, 일제고사 강제·확대 실시, 특목고·자사고 확대 등의 일련의 사교육 조장형 교육정책을 현 정부가 바뀌지 않는 한 사교육비는 더욱 폭증할 것이다.

또한 사교육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소득 상위 20% 계층의 경우는 소득에서 10.1%, 소득 하위 20% 계층에게는 5.37%임. 또한 청심 국제중 신입생 가운데 제조업, 운송업, 농업, 수산업 등 일명 '서민' 부모를 둔 학생은 단 한 명도 없고 교육자, 사업가, 의료계, 금융업 등 전문직종이나 부유층 자녀들이 10명 중에 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세대, 고려대입시에서 편법적으로 특목고 출신을 우대 선발한 것이 문제가 되었는데, ‘가난 때문에 공부 못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라고 누누이 밝혀 온 이명박 대통령의 말과는 전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공약이었던 ‘반값 등록금’ 공약 또한 실종되었다. '대통령과의 대화' 토론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나는 반값 등록금 공약을 내세웠던 적 없다'고 딱 잘라 발언하여, 등록금 문제 해결의 의지가 없다는 속내를 과감하게 밝힌 바 있다. 작년 4월에는 대학총장들과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는 등록금 후불제 도입을 언급하며 "학교에서 협조해 주면 등록금이 좀 올라도 아이들이 안심하지 않겠냐" 라는 발언을 하는 등 높은 등록금에 대한 해결 의지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현재 대학생들의 대거 휴학 사태가 예고되며,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 연체건수가 작년 8월말 4만2,893건, 신용유의 정보가 등록된 학생 또한 7,454명이나 된다. 연체건수는 2006년 말 2만1,984건에서 2배, 신용유의자 수는 670명에서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대학자율화’를 운운하며 등록금 문제를 해결 하지 않고 있고, 저소득층을 위한 학생들을 위한 학자금 대출 무이자 확대 등의 소극적인 대책만 일부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 토지-주택 분야 : 투기는 전면 조장, 주거-세입자 복지는 되레 후퇴

정부가 내놓은 대책들은 이는 강남 3구를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하는 것을 빼고는(정부는 앞으로 강남3구도 해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음), 부동산 투기 근절 방안을 모두 포기하는 것으로, 수도권 전매제한 완화, 재건축시 용적률 법정 한도까지 허용 등, 그동안 부동산투기를 막았던 빗장이 사실상 모두 풀렸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거래와 투기수요를 부추겨 당장의 경기를 부양시킬지는 모르겠으나(그러나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기로 경기를 부양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혹평하고 있음), 경제회복기에는 다시 도심의 집값상승 및 투기확산을 초래하는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것이다.

또 이 정부는 양도소득세에서 다주택자들에 대한 중과세 완화, 지방 미분양주택 특례를 줬고, 종합부동산세에서는 과세기준을 사실상 9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세율은 오히려 0.5~2%로 하향 조정하는 등의 조치를 강행하였다. 이는 고가의 1주택자와 1가구 다주택자의 세금만 줄이는, 대표적인 부자감세 정책으로 조세정의와 집값 안정, 부동산투기 근절의 상징이었던 종부세를 무력화 시킨 것이다. 이로 인해 세수감소로 지방의 교부세가 대폭 줄어들게 돼, 지방자치단체가 진행해온 각종 복지사업도 줄어드는 것이 현실화되고 있다.

현재의 미분양사태의 원인은 건설사들이 분양가상한제 실시를 앞두고 재작년말 높은 분양가로 대규모 밀어내기 분양을 했기 때문이다. 집이 비싸서 안 팔리면 가격을 내려서 수요를 찾아야 하는데, 오히려 건설사는 뒷짐 지고 정부가 나서 투기의 빗장을 풀어주어 투기수요를 불러들이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 부동산거품을 투기수요로 유지하겠다는 것은 진단과 처방 모두 잘못된 것이다.

한편, 이명박-오세훈 식의 막개발, 급개발, 동시개발 정책은 2009년 1월 20일의 용산 참사를 일으키는 실질적 배경이 되었다는 점에서도 엄중한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이명박-오세훈 그룹은 시장 재직 시절부터 정권을 잡은 1년 동안, 원주민, 세입자, 지역공동체에 대한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마구잡이로 개발하고, 급하게 개발하고, 동시 다발로 대규모 개발을 강행함으로서 강부자와 건설재벌들에게만 막대한 폭리를 안겨 주고 서민들은 죽음으로, 길거리로 내앉게 되거나 먼 변두리로 쫓겨나는 정책을 펼쳐 왔다. 반드시 이번 일을 계기로 토지-주택 및 부동산 관련 개발 정책을 주민 친화적으로, 세입자 및 주거약자 친화적으로 전면 전환해내야 함에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철거민-세입자들들 도심 테러리스토로 몰아가고, 이메일 신보도지침 등으로 여론을 조작하는 등에만 주력할 뿐 제대로 된 대책 및 재발방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교육비 및 주거/주택 분야 정책 대안

○ 교육비 부담 해소 대책 시급

극심한 경제위기와 혹독한 민생고로 서민들은 삶이 더욱 고단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300만 대학생들과 학부모까지 포함한 천만 명이 넘는 국민들은 대학 등록금 때문에 무척이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학 진학률이 85%에 이르는데다 등록금은 어느덧 천만 원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에는 민주당 교육위 간사인 안민석 의원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각각 제출한 등록금 상한제(등록금 책정 시 법으로 정한 가계의 일정 소득 범위 내에서 등록금을 책정하는 제도), 등록금 후불제(등록금을 졸업해서 소득이 발생한 후에 내는 제도), 차등책정제(등록금을 당사자의 소득 수준에 맞게 책정하는 제도) 관련 법안이 제출 돼 있다. 이런 법들을 빨리 통과 시켜야 한다.

또 3월말 추경예산안에 2학기 등록금 지원 예산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전체 등록금 총액이 12조에, 장학금으로 지급되는 2조 가량을 빼면, 예산 5조원이 책정된다면 반값 등록금 실현이 당장 가능하고, 그게 어렵다면 2조5천억만 책정해도 3/4 등록금이 가능하다.

사교육비 창궐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 이 정부가 강행하고 있는 온갖 사교육 창궐-사교육비 폭증 정책을 중단하고, 공교육을 중심으로 교육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현 정부의 대부분의 교육정책은 사교육비를 폭증시킬 뿐만 아니라 서열과 경쟁을 격화시키고, 학생들에게 과도한 학습노동의 짐을 지우고, 국가와 대학이 설정해놓은 입시와 성적 향상에만 초점을 맞추는 기계식-주입식 교육을 강화시킨다는 점에서 수없이 많은 문제점이 있다. 지금 당장 영어몰입교육, 국제중, 특목고-자사고, 일제고사 등의 정책을 전면 중단하고 좋은 교육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범 사회적 가버넌스를 운용해야 할 것이다.

○ 제2의 용산참사를 막기 위한 정책, 세입자-원주민을 위한 뉴타운재개발 정책 시급

지금의 막개발 식 뉴타운-재개발 정책을 전면 중단하고 세입자, 원주민 등도 살 수 있는 개발 정책을 전개해야 한다. 서울시의 14개 뉴타운 ‘속도전’ 방침은 매우 잘 못된 것으로 제 2의 용산참사를 부를 수도 있다.

세입자, 원주민, 철거민 들의 권리가 보장되는 방향으로 이른바 ‘용산 5법’을 개정해야 한다. 도정법, 공익보상법, 행정대집행법, 경비업법, 임대주택법 등 5개 법안이 지금 국회에 청원 또는 발의 중에 있다. 2월 임시국회에서 시급하게 논의해서 처리해야할 사항이다.

특히, 도시재개발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현행 도정법을 개정, 조합민주주의 실현, 공익성 강화, 세입자 주거안정 방안 확대 등의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 그 원칙은, △도시계획은 100년 대계라는 기본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공익성을 강화해야 함 △뉴타운 재개발사업에 주민참여 확대와 조합민주주의 실현으로 일부 개발세력들만의 잔치에서 주민들의 잔치로 바꿔내야 함 △주택재건축사업을 공익사업으로 편입하여 현행 17%인 임대주택 의무건설비율을 30%로 늘려 세입자 주거안정 방안 확대하여야 함 △정보공개 조항의 강화로 뉴타운 재개발지역 주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해야 함 등이다.

또 철거 시, 1997년 유엔 사회권위원회의 철거 가이드라인(①당사자들과 진정한 협의 ②철거시점에 관한 적절하고 합당한 고지 ③당사자들에게 해당 건물이나 토지가 어떤 용도로 사용될 것인가에 대한 충분한 설명 ④당사자들이 다수일 경우 정부 관리 입회 아래 철거 시행 ⑤철거 요원들의 분명한 신원 제시 ⑥당사자들이 동의하지 않는 한 악천후나 야간 철거 금지 ⑦당사자들에게 법적 구제절차 제공 ⑧당사자들에게 법률구조 제공 등)에서 정한 내용이 반드시 반영되는 방향으로 행정대집행법, 공익보상법 등이 개정되어 적어도 대안 주거 공간없이 강제철거를 일삼는 일을 근본적으로 근절시켜야 한다. <문의 : 민생희망본부>

<복지정책분야>

국민에게 절망만 안겨준 이명박 정부의‘능동적 복지’

서민에게 디딤돌 아닌 걸림돌이 된 ‘능동적 복지’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생애희망 디딤돌 7대 프로젝트’를 복지공약으로 내걸고 전 생애에 걸쳐 국가가 디딤돌의 역할을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행복한 나라’, ‘가난의 대물림을 끊는 교육기회가 열려 있는 나라’, ‘빈곤의 늪에 빠지거나 장애가 생겼을 때 진정으로 힘이 되어주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명박정부 1년이 지난 지금, ‘생애희망 디딤돌’은 ‘걸림돌’로 바뀌었고, 소득보장, 의료보장 및 각종 복지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국민의 복지권은 총체적으로 후퇴했다.

이명박 정부는 복지정책의 기조를 ‘능동적 복지’로 정하고 복지 분야 42개 세부과제를 내세웠으며 그 실현을 위한 전략으로 평생복지기반 마련, 예방, 맞춤, 통합형 복지, 시장기능을 활용한 서민생활 안정,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사회 등 4가지를 표방하였다. 그러나 지난 1년을 평가하는 현시점에서 볼 때 ‘능동적 복지’란 결국, 단순한 복지급여의 수혜자를 양산하기 보다는 경제부문의 능동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빈곤층에 대해서만 최소한의 복지정책을 구사하고 나머지 계층들은 스스로의 근로능력을 발휘하여 알아서 자신의 복지욕구를 해결하라는 대단히 소극적인 복지정책을 뜻하는 것이었다.

양극화 해소와 저출산·고령화라는 양대 사회적 위기에 대한 해결 의지가 박약해 양극화의 핵심인 노동시장 정책은 물론, 기초보장제도와 관련한 맞춤형 개별급여, 빈곤층 공직진출 확대 등은 거의 구두선에 그치거나 실효성이 없는 정책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 노인복지 및 아동, 여성분야 정책과제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정부는 복지혜택이 증가한 것처럼 선전했지만 대부분은 기존에 있던 제도이거나, 전 정권부터 계획된 사업들이었다. 새로운 정책들 역시 실제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국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생색을 내는 꼴이었고, 보편적 아동수당이나 기초노령연금 확대와 같은 정책들은 사라지고 의료민영화 등 국민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 정책에만 힘을 쏟았다.

1) 아픈 사람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킨 의료민영화 정책

이명박 정부는 보건의료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면서 영리의료법인 도입과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정책을 추진했다. 이는 공공성을 근간으로 해야 할 의료서비스를 상품화 하고 건강보험의 근간을 흔드는 정책이다. 의료법인 영리화는 환자들을 의료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킬 것이며, 민간보험 활성화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축소로 직결돼 제대로 치료를 받으려면 여러 개의 민간보험에 가입해 막대한 보험료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국민의 건강권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기업의 실손형 민간의료보험 상품개발 리스크를 줄여주기 위해 건강보험공단이 갖고 있는 개인 질병정보를 민간보험사들에게 넘기겠다는 시도 역시 국가가 기업의 이윤을 보장해주기 위해 국민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기업에게 송두리째 넘기는 것으로 ‘국민 위에 기업이 있다’는 발상에 다름 아니다. 지나친 의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하고 생계를 이어가지 못하는 국민들이 속출하는 마당에 국민 건강의 보장이 아니라, 돈벌이를 위한 의료 영리화 계획을 내놓은 것은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해야 할 국가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었다. 또한 이는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했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공약과 배치되는 것이기도 하다.

2) 보육시장화 부추길 보육바우처 도입, 무상보육은 뒷전으로

보육은 시장경쟁을 통해 적자생존의 원칙을 관철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아동들이 질 높은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받게 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보육정책에 있어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부모들의 높은 보육 부담을 낮추는 것으로, 이명박 대통령 역시 무상보육과 보편적 아동수당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서는 국공립보육시설을 확충하고, 정부의 보육지원 수준을 적정화하고,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는 특수활동비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가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수요자 중심의 보육정책 개편안’을 통해 수요자의 선택권을 내세워 보육서비스의 시장화를 촉진하려는 정책을 추진했다. 자칫 금융회사만 배불리는 꼴이 될 우려가 큰 보육바우처를 시범사업도 하지 않고 법제화했고, 5세미만 아동에 대한 보편적 아동수당 대신 저소득층 어린이집 미이용 가구만을 대상으로 한 양육수당을 도입해 아이들의 보편적 보육권리를 후퇴시켰다.

3) 국민 노후소득의 보루인 연금제도, 기초연금은 간데없고 불량대책으로 일관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노후에도 무신경했다. 애초 이명박후보시절의 공약은 기초연금제의 도입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세부 대안의 제시는 하지 않고, 오히려 국민의 노후보장을 위해 조성된 사회연대기금인 국민연금기금을 정부의 쌈짓돈으로 사용하려 하고, 민간투자전문가에게 연기금을 맡기려 했다. 신용불량자의 유일한 노후대책인 국민연금을 담보로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정책을 강행해, 국민연금에 가입해 노후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던 신용불량자를 아무런 대책도 없이 노후빈곤으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정작 그 수혜자는 몇 천 명에 그쳐, 실효성도 없는 대책이었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또한 정부는 230조에 달하는 국민연금기금을 민간투자전문가에게 맡기는 국민연금기금운용 체계 개편안을 추진했다. 이는 국민연금기금을 사적펀드로 만드는 참여정부의 안을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연기금을 안정성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경제논리로 운용하려는 위험한 개악안이다. 금융위기로 인해 2008년 한 해 동안 연기금이 주식투자로 날린 돈은 19조 3천 5백억원에 달했고,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은 더욱 거세졌지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부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국회에 여전히 계류 중이다. 한편, 이명박 정부는 공약으로 내걸었던 기초노령연금의 대상자 확대와 급여 적정화에 대해서는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2007년 국민연금의 급여를 소득대체율의 40%로 삭감해, 연금을 용돈연금으로 만든 상황에서 기초노령연금의 적정화는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4) 복지예산 확충? 한시적 임기응변적 예산이 대부분

이명박 정부는 부자감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복지예산에 있어서는 ‘복지재정의 증가속도가 너무 빨라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어 복지비 지출을 줄여야 한다’며 현실을 호도했다. 정부는 ‘2009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을 통해 ‘최근 5년 간 보건복지분야 지출 증가율이 연평균 11.3%로 빠른 속도의 복지지출 확대로 인한 비효율성이 발생했다’며, ‘복지재정을 적정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증가율은 그간 국민들의 복지요구에 비해 지나치게 적었던 복지지출을 정상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정부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복지지출은 GDP 대비 7.8%(2008년 예산기준)로, 2003년 OECD 국가 평균 수준인 20.93%의 절반에도 한참 못 미친다. 또한 주요 선진국들이 1인당 국민소득 1만 불을 달성한 시점이 1980년 전후인데, 당시 OECD 23개국의 복지재정 규모는 이미 GDP 대비 평균 17.9%였다. 따라서 정부의 말대로 복지예산을 ‘적정수준으로 관리’ 하려면 당장 20% 가까이 복지재정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당연하다. 이명박 정부는 2009년도 복지예산을 2008년보다 13.1% 증가한 18조 4,355억 원으로 확정했다. 정부는 경제위기와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해 복지예산을 대폭 늘렸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이 중 대부분은 기존제도(노인장기요양보험, 기초노령연금 등)로 인한 자연증가분이고, 그나마 확충했다는 사회안전망 예산은 한시적이고 임기응변적인 것들에 불과하다.

5) 경제위기대책, ‘돌려 막기’ 한시적 대책에 불과해

경제위기가 현실로 다가오자 이명박 정부는 빈곤층을 위한 복지대책을 내놓았다. 최저생계비 인상, 긴급복지지원제도 확충,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결식아동 급식 지원 등 얼핏 보면 굉장히 많은 대책을 내놓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실체는 빈곤하기 그지없다. 올렸다는 최저생계비는 물가상승에 근거한 자연증가분 정도이고, 결식아동 급식 지원도 한시적인 것으로, 내년부터는 어찌될지 미지수다. 긴급복지지원제도는 위험을 일시적으로 모면하게 하는 장치일 뿐 안전망으로서 충분한 기능을 하기 어렵다. 위기에 빠진 가구들이 긴급한 위기 상황에서 빠져 나오더라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그 동안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생활을 가능하게 해 주는 안전망이 마련되어야 한다.

한편, 이명박 정부는 희망복지 129센터와 빈곤아동을 위한 드림스타트 등의 사업을 대표적 성과인 냥 선전하고 있지만 이들 정책은 전달체계 개선에 초점을 둔 것으로, 복지서비스의 양과 대상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조정해 연결하는 것에 불과하다. 경제위기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복지욕구를 고려하더라도 복지재정의 양적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에서 전달체계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복지재정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복지예산 대폭 확충하고, 서민 위한 보편적 복지 구현해야

작년부터 본격화된 경제위기는 서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 건씩 서민들의 어려움에 대한 뉴스가 보도되고, 생계곤란으로 인해 자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얼마 전에는 승합차 모녀 이야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머니가 실직하고, 월세를 못 내 집에서 쫓겨날 상황에 놓인 아이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도와달라는 편지를 보내 이명박 대통령의 은공(?)으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되고 임대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게 되었다는 훈훈한 이야기다. 그 아이에게는 참 다행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씁쓸한 이야기다. 승합차 모녀처럼 생활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제도의 미비와 재정 부족으로 인해 국가의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은 160만 명에 이른다. 경제위기로 인해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이 높은 사람들까지 합치면 그 수는 수백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4대 사회보험의 시행과 각종 복지입법으로 복지국가로서의 기초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러나 생계가 어려워 가족과 동반자살을 하는 가장, 0.5평 쪽방에서 하루 한 끼로 연명하는 사람, 병원비가 없어 치료를 포기하고 죽어가는 환자가 속출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복지제도의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그 수준이 여전히 열악하기 때문이다. 국가 역할의 최소화와 시장 자율 강조를 통한 ‘능동적 복지’가 아니라, 국가 역할의 적정화와 공공성 확충을 통한 ‘보편적 복지’를 확대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임기응변의 대책, 생색내기 대책이 아닌 구조적 문제에 대한 상시적 대응체계의 구축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정부는 그간 이루어 놓은 복지제도의 기반을 다져 공공부조제도와 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의 대상과 수준을 적정화해야 하며, 복지서비스의 공공성과 질을 높이고 그 대상을 보편적으로 확대해 신구사회위험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국민들의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4대강 정비 등 녹색뉴딜에 5년간 50조원을 쏟아 붓겠다고 밝힌 이명박 대통령의 대담함(?)이 생존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복지에도 반영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문의: 사회복지위원회>

<노동정책분야>

잘못 끼워진 노동정책 첫 단추 5년 내내 갈까 두렵다

노동철학의 빈곤 : ‘노사관계 선진화’로 경제도 살리고 일자리도 창출하겠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2월 출범하면서 ‘선진 일류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노동분야 국정과제로 ▹노사관계선진화, ▹활력 있는 노동시장, ▹국민을 섬기는 따뜻한 노동행정 등 3대 기본과제를 설정하였다. 이명박 정부는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노사관계가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이 되도록 노사관계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천명하였다. 정부는 이를 추진할 국정과제로 11개의 실천과제와 23개의 단위과제로 구체화하였다. 그 중 ‘노사관계 선진화’의 실천계획으로 사업장 단위 노사협력 확산, 효율적인 분규예방 및 조정서비스 제공, 합리적 교섭관행 및 쟁의질서 확립, 노사관계 법·제도 개선 등을 선정하였다. 즉, 이명박 정부는 우리 사회 노동문제의 원인이 노사관계에 있다고 보고, 이를 개선함으로써 경제도 살리고,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노동정책에 있어 특히 ‘법과 원칙’을 강조하였다. 이명박 정부는 모든 노동쟁의와 노사갈등을 노동자측의 ‘폭력적’, ‘탈·불법적’ 행위로 규정하고 이에 엄격한 법과 원칙의 잣대를 내세웠다. 그러나 노동자에게 들이댄 ‘법과 원칙’의 서슬 퍼런 칼날은 기업에게는 효력을 발휘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의 기조와 방향은 정부 출범에 즈음 경영계가 2008년 3월 작성해 제시한 65개의「경제 5단체 노동분야 규제개혁 요구안」을 중심으로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법과 원칙을 무시한 친기업적 규제완화 조치들은 되레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훼손하고, 시장의 무질서를 초래했으며 노사관계의 갈등을 증폭시켰다.

다사다난(多事多難) 이명박 정부 1년, 아마추어 노동정책 1년

이러한 배경 속에 이명박 정부가 지난 1년간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주요 사안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노동부는 노사관계의 안정화를 목표로 노사관계 실적에 따른 ‘지방교부세 차등지원’을 설정하고, 무파업을 지향하고자 하였다. 둘째, ‘최저임금제’ 개정을 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중요 정책사항으로 추진하였다. 셋째, 작년 하반기 이래 노동 분야의 주요 쟁점의 하나로 경제위기 도래와 함께 비정규직법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근로의 허용업종 확대 등을 추진하고자 하였다. 넷째, ‘공공기관 선진화’를 천명하며 정부 산하 69개 공공기관의 정원의 13%인 만 9천명을 향후 3~4년 내 감축하여 경영효율화를 기하겠다고 하였다. 다섯째,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청년인턴제’를 실시하고 1,590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으며, 100여 개 공공기관의 신입사원 초임을 최대 30%까지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요 노동정책의 기조는 여러 가지 논란을 야기하였다.

1) ‘친기업적’ 규제완화 정책, ‘친시장’도 아니고 ‘친노동자’도 아니다

‘비지니스 프렌들리’를 넘어선 기업 편향적 정부의 태도는 기업과 시장에 그대로 전달되었다. 그 결과 노동자의 노동권과 생존권과 같이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은 기업 활동의 편의성, 이윤추구 활동 앞에 한낱 구호에 불과한 가치가 되어버렸다. 정부와 경영계는 ‘비효율적이며, 불법적인 극렬한 노동운동’과 ‘합법적이며 합리적인 노사간의 교섭과 단체행동권 보장’을 구분하지 않은 채 노동조합과 노동운동 전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표출했다. 노사간의 실질적 평등을 위한 노동자의 정당한 방어권인 단체행동권조차 공권력을 앞세워 불법으로 내몰면서 헌법의 기본 취지에 역행하고 있다.

2) 전례 없는 고용위기, 전례 없는 이명박식 위기대응

정부 스스로 현재의 경제위기를 전례 없는 고용위기라 말하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하지만, 정작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정부의 정책은 변죽만 울리는 수준에 불과하다.

고용위기 대책1. 최저임금법 개정?

정부 및 여당이 추진하려는 최저임금법 개정방향은 큰 논란이 되었다. 최저임금이 10% 감액 적용되는 수습근로자 수습기간 연장(3개월→6개월), 노동자 동의가 있을 경우 60세 이상 고령자에게 최저임금 감액적용, 숙식비를 임금에서 공제, 노사정 및 공익위원이 합의해 결정하는 최저임금결정방식을 공익위원이 최종결정하는 방식으로의 변경 등이 지금까지 발의된 내용의 주요 골자이다. 이와 같은 최저임금법 개정방향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최저생계보장이라는 제도의 근본취지를 훼손하고 있다. 법정 최저임금액이 여전히 국제기준의 평균에도 못 미치고 있음에도 청년, 여성, 중고령, 비정규 및 이주노동자와 같이 우리사회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임금은 간신히 법정최저임금액 수준의 임금을 받는 실정이다. 또한 경제위기시에는 이들 취약계층 노동자들이 가장 먼저, 가장 크게 고통 받는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정부·여당의 법 개정 방향은 취약계층 보호 및 사회안전망 구축이라는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러한 사회적 현실에 역행하고 있다. 또한 노동자의 가처분소득을 늘려 내수시장 활성화를 시도해야 하는 상식 수준의 위기대응 방식과 크게 동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고용위기 대책2. 비정규직법 개정?

고용대란 대비책으로 정부가 내놓은 기간제 근로의 사용기간연장과 파견근로 허용업종 확대 역시 그 내용이나, 시기, 방향에 있어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공신력 있는 여러 연구·분석 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법 시행 1년간 비정규직 수의 감소는 비정규직법 시행 때문이 아니라 경기침체의 요인이 크며, 법 시행 1-2년 만에 그 효과에 대해 논의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비정규직법 시행으로 인해 7월 100만 고용대란설을 앞장서서 유포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종 편법·불법적인 사내하도급과 불법파견근로의 정비 없이 파견근로 허용업종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규제완화가 아니라 정부 스스로 시장의 무질서를 야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즉 정부의 비정규직 기간연장과 파견업종 확대가 고용대란의 해법이라는 주장은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식’의 발상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비정규직법의 개정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 개정방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비정규직의 교체사용의 규제, 차별시정제도의 개선, 간접고용의 규제, 중소사업장 정규직 전환지원 대책마련 등을 실현하기 위한 법 개정이 되어야 한다. 파견법과 관련해서도 2004년 파견업종이 확대된 후 급증한 파견근로자와 함께 고용관계의 상당한 혼란이 초래되고 있는 일본의 사례 등을 신중히 검토하여 우리 현실에 부합하는 대응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비정규직법 때문이 아닌 경제위기로 인한 고용위기 극복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고용위기 대책3. 공공기관 양질의 일자리는 감축, 임시직·비정규직 일자리는 증대

고용위기에 대처하는 이명박 정부의 대책은 상호모순적인 부분이 크다. 이명박 정부는 공공부문 1.9만 명 인력감축, 공무원 1만 명 감축, 지방자치단체에 총인건비 5% 절감, 지방공무원 1만 명 감축 등 공공부문 구조조정에 앞장서고 있다. 동시에 경제위기 하 고용대란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지원 청년인턴제에 1,591억 원, 공공기관 인턴제에 1,019억 원, 4대강 살리기 등 9개 핵심사업의 녹색뉴딜에 50조원을 투입해 95만 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즉, 정규직과 같은 양질의 일자리는 줄이면서, 실업대책의 일환으로 임시직, 비정규직, 단순노무직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모순적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공공부문 개혁의 경우 공공부문의 방만한 경영과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대량해고와 비정규직 사용을 독려하는 방식의 구조조정은 진정한 공공부문의 개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임금구조개편과 기능재편 등을 통하여 공공부문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의료, 교육, 주택부문 등과 같은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확충을 통하여 공공부문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국민에 대한 양질의 서비스를 모색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잘못 끼운 첫 단추, 지금이라도 바꿔야

비정규직 관련 중소기업 지원금이나, 기타 적극적 고용대책을 추진할 예산확보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에서 향후 노동정책의 성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럼에도 참여연대는 2년차 이명박 정부에게 경제위기 하에서 노동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한 적극적 실업대책과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정책을 시급히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땜질식 실업대책이 아니라 실업급여의 대상, 기간, 수준의 총체적 향상을 통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제도 개혁을 단행해야 하며, 인턴이나 단순노무직이 아닌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경제위기시에 중산층 이하 임금근로자를 포함, 저임금근로자, 사회적 취약계층 등에 대해 경기침체를 극복할 적극적인 수요촉진 방안 역시 강구해야 할 것이다.

중·장기 대안적 노동정책의 기조로는 노사관계 선진화, 노동시장 유연화가 만병통치약이라는 식의 노동정책 철학을 제고할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법과 원칙을 내세우며 노사대립을 유발할 노사관계중심의 노동정책보다는 노사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생산성 제고를 모색하고, 기업과 산업 그리고 국가적 차원의 상시적, 체계적인 고용전략을 수립하며, 유연하면서도 안정성이 높은 노동시장을 육성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노동시장의 경우 일부 대기업 정규노동자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중소영세사업장 근로자, 비정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경우 노동시장 유연성이 부족하기보다는 노동시장 내 계약관계의 질서를 바로잡는 일이 우선임을 유념하고, 노동시장내 차별이 구조화 되지 않도록 이들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 안전망 확충과 노동기본권 보장에 치중하여야 할 것이다. <문의 : 노동사회위원회>

<대북정책분야>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성적표만 남긴 대북정책 1년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1년.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성적표만 남겼다. 지난 10년의 포용정책이 한계가 있었다손 치더라도 어렵게 거두었던 남북화해의 성과물들이 모두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작년 3월 26일 통일부 업무 보고 자리에서 “국민의 뜻에 반하는 대북협상은 없다“고 말했는데, ‘국민의 뜻’과는 무관한 대통령의 의지는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현실화되었다. 지금까지 남북간의 대화는 한 번도 재개되지 못했음은 물론, 대화 창구조차 완전히 막혀버렸다. 군사독재 시절에도 이루어졌었던 이산가족 상봉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후퇴에 후퇴를 거듭한 대북정책

2007 10월 남북정상선언 당시를 되돌아보면,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기조는 되돌릴 수 없는 확고한 정책기조로 자리 잡는 듯 했다. 군사분계선을 넘나들며 문산과 봉동을 오가는 남북화물열차가 개통되었고 남북간의 경제협력이 대폭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또한 10.4 정상선언 후속조치로 남북총리회담 및 남북국방장관회담이 개최되면서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논의가 시작되는 등 이제 남북이 주도하는 한반도 평화체제가 가능할 것이라는 염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남북관계는 급속도로 후퇴하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통일부 폐지 시도였다. 인수위는 통일부를 폐지해서 그 역할을 외교부와 경제부처 업무로 이관하려고 했다. 남북관계의 특수성에 따른 대북협상 창구로써 통일부 역할을 부정한 것이다. 가까스로 통일부는 살아남았지만, 사실상 통일부의 역할과 입지는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고, 대북포용정책을 전면으로 부정하는 남주홍 교수를 이명박 정부의 첫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한 것이나, 청와대 눈치를 보느라 실제 대북정책을 거의 펴지도 못했던 김하중 장관, 그리고 북한의 반발만 살 뿐, 현실적용 가능성이 거의 없는 ‘비핵·개방3000’를 입안한 현인택 장관을 입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10.4 정상선언, 정신은 존중하지만 이행은 할 수 없다?

앞서 언급한 3월 2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통일부는 '비핵·개방 3000' 이행 준비와 '상생 경제협력 확대' '호혜적 인도협력 추진' 이라는 3대 목표 외 12대 과제를 밝혔었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10.4 정상선언 이행과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 정부는 국회와 국민에게 왜 10.4 정상선언을 이행하지 않는지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으면서, ‘그 정신은 존중한다. 그러나 이행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만을 주술처럼 반복하고 있다.

이렇듯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드러나면서 남북관계는 급랭선을 탔고 여러 불행한 일들이 벌어졌다. 통일부 업무보고 다음 날인 3월 27일, 북한은 남북경제협력사무소 남측 정부 직원들을 철수시켰다. 이날은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임기연장에 찬성표를 던졌던 날이기도 하다. 더구나 정부는 노무현 정부 때 약속했던 옥수수 5만 톤 지원을 미루면서 “북한이 요청하면 주겠다”는 입장을 밝히다가 결국에는 지원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마치 북한이 애초부터 이명박 정부의 식량 지원을 거부한 것처럼 국민들을 호도했다.

점점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북한의 비난 강도가 세지고, 남북관계가 삐걱거리더니 7월에는 금강산 관광객에 대한 피살 사건이 발생했다. 민간인 피살사건에 대한 북 측의 공식 사과가 없는 것도 문제지만,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 이명박 정부는 민간인 피살문제에 대한 어떠한 해결조치도 얻어내지 못했다. 남측의 유일한 조치는 금강산 관광을 중단하는 것뿐이었다. 여기에 일부 민간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가 강행되면서 남북 간의 긴장감은 크게 높아져 갔다. 정부는 이러한 대북전단 살포가 북한의 강경한 반발의 빌미를 제공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애써 막으려하지 않았다. 게다가 11월 정부는 유엔에서 있었던 대북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처음 참여하는 행보를 보였다.

결국 12월 1일, 북한은 개성공단에 대한 출입조치를 제한하는 등의 12.·1 조치를 취했으며, 2009년 들어서는 북한 총참모부와 조평통에서 군사대결도 불사하겠다는 강도 높은 성명들을 쏟아냈다. 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와 조선협력단지 등과 같은 사항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남북 합의사항이 허공에 떠버린 상황에서 급기야 정치군사분야에 대한 남북간 모든 합의가 무효라는 북한의 선언으로 이어졌다. 이제 국민들은 서해상의 평화협력지대 건설이 아닌 남북간의 군사적 충돌을 노심초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창조적 실용주의? 경직된 이념에 경도된 이명박 정부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긴장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변화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잃어버린 10년’이라며 지난 정부의 성과를 부정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는 남북간의 극한의 대결 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현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적 실용주의’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도리어 전형적인 이념적 경직성만 확인되고 있을 뿐이다.

냉전적인 대북관이나 한반도 평화에 대한 철학부재도 문제이다. 정부 부처 간에도 손발이 맞지 않아 한쪽에서는 북한과 대화를 원한다고 하면서 다른 한 쪽에서는 ‘선제타격’도 가능하다는 발언도 나왔다. 평화교육, 통일교육은 지양하고 남측 체제 우월성과 북한 체제의 반인권성을 강조하는 이념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가안보회의(NSC)와 같은 통일외교안보정책의 컨트롤타워도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대미정책 기조 하에, 외교나 국제관계 전문가가 남북간의 특수관계를 좌지우지 하고 있다.

‘남측 발 외부개조론’으로 인식될 ‘비핵개방3000’ 전면 재검토 필요

주지하다시피 남북관계 위기 상황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정부의 진심어린 노력이다. 그러기 위해서 정부는 지난 10년을 부정하는 태도를 버리고 북한과 신뢰를 쌓는데 노력해야 한다. 양 정상간에 맺은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을 부정하면서 북한과 대화를 원한다고 한다면, 북한이 대화에 나올 가능성은 전무하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 해 12월 31일 통일부가 제시한 ‘「새로운 남북관계로의 전환」을 위한 2009년 통일업무 추진계획’ 내용은 여전히 남북관계 진전을 기대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지금도 정부는 북한의 대남 비난과 대화 제의 불응이 남북관계 악화의 근본 원인인 것처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북한을 대화와 협상의 대상으로 인정한다면, 북한에게 ‘남측 발 외부개조론’으로 인식될 ‘비핵개방3000’에 대해서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북한의 호응없이 실현가능하지 않는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것은 ‘비핵개방3000’이 북한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가 아닌 다분히 국내정치용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이 대화에 응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은 사실상 남북관계 돌파구를 만들기 위한 선제적인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나아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남북간의 군사적 충돌위기를 막고자 하는 의지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정부의 엇나간 대북정책으로 인해 초래되는 남북간의 긴장과 군사적 대결로 인한 모든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 대다수는 민생악화로 고통받고 있다. 그런 국민들에게 남북간의 대립과 갈등이라는 또 다른 불안까지 안겨주어서야 되겠는가. 정부가 지금의 남북관계 파탄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대북정책 전환의 결단을 보여줘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문의 :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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