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동물 아시아코끼리 ‘자이언트’ 눈을 감다

2009-03-09 11:29
서울--(뉴스와이어)--2009년 3월 8일(일) 오후 3시10분. 대한민국 동물원 10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산 최장수동물 아시아코끼리「자이언트」가 조용히 눈을 감았다.

「자이언트」의 올해 나이는 쉰여덟살(1952년생). 1955년 당시 삼성물산의 고 이병철회장이 우리나라 동물원 재건을 위해 태국으로부터 2마리의 코끼리를 들여와 기증한 동물로서 당시 3살의 어린나이였던「자이언트」는 한국에 들어온 이후 창경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곧 동물원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관람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아 온 스타동물이었다.

이러한「자이언트」가 금년 들어 보행자세가 더 불량해지고 활동성이 저하되는 등 노령에 따른 증세가 급격히 악화되어 동물원 관계자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더니 이날 오후 3시10분 동물원 식구들의 바램에도 불구하고 결국 조용히 눈을 감았다.

◦ 평생을 독신으로 서서 생활 … 죽음 맞기 위해 처음으로 편히 앉기도

아시아코끼리「자이언트」의 죽음은 우리나라 동물원역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동물원에서 가장 오래 살았으며 인간들에게 기쁨을 선사해 준 한국동물원의 산 역사적 동물이었다는 의미와 함께 코끼리의 장수수명이 사람들의 높은 기대수명에도 불구하고 50~60년 정도가 고작이라는 사실을 놓고 보았을 때 실제「자이언트」의 나이는 사람나이로 치면 백수를 누렸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까지「자이언트」의 식사시간은 보기가 애처로울 정도로 길었다. 지난 2월초까지만 하더라도 100㎏(건초 70~80㎏ 과일야채 20㎏)이나 되는 사료를 순식간에 먹어 치웠지만 2월 중순부터는 건초와 과일,야채를 모두 합쳐 40~50㎏을 먹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마지막까지 죽음을 지켜 본 모든 직원들은 "그래도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아주 강했던 것으로 느껴질 정도였다"고 이구동성 입을 모았다.

「자이언트」는 이빨도 거의 빠지고 닳아 자이언트는 마지막 남은 왼쪽이빨로 천천히 건초를 씹곤 했다.

걸음걸이 또한 속도가 아주 느렸으며 경사 또는 턱을 오를 때면 거친 숨을 내쉬며 더욱 힘들어 했다. 더욱이 발톱주변 조직에 생긴 염증과 노령에 의한 퇴행성관절염은「자이언트」를 더욱 힘들게 했다. 그 증상은 통증을 유발하여 심하게 앓는 듯한 신음소리를 내게 했다. 그래도「자이언트」는 다른 동료 코끼리들이 누워서 자는 것과는 달리 평생을 한번도 앉거나 누워 본적이 없었다.

성격 또한 친화적이고 사육사를 잘 따랐던 다른 코끼리들과는 달리「자이언트」는 주변의 접근을 일체 불허했다. 이처럼 야생성이 강한 까칠한 성격 탓인지 89년 당시 부부의 연을 맺고 살아오던 암컷 코끼리 '태순이'를 웅덩이로 밀어 폐사케 했으며 이후 다른 코끼리와는 달리 공격성이 강해 새로운 짝을 맺어 줄 엄두를 내지 못한 채 지금껏 홀로 살아 온 것이다

◦ 추억 속의 삶 … 전담 사육사와 수의사 24시간 대기 … 진통제로 고통 달래 줘

전담사육사와 수의사들은「자이언트」가 쓰러질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매일 밤낮없는 비상대기를 했다. 통증을 호소 할 때면 과일 속에 진통제와 항생제를 100알씩 넣어 통증을 완화시켜 주었으며 온열찜질 효과를 낼 수 있는 팬히터설치는 물론 세찬 물줄기를 이용한 물마사지로 통증을 달래 주었다.

또한 쇠진한 기력으로 쓰러질 것을 대비해 내실에 몸통을 들어 올려세우는 장치인 전동체인 호이스트(hoist)설치와 외부 방사장에서의 기립불능을 대비해 긴급출동 가능한 대형크레인 회사 2곳을 사전에 확보하여 비상출동 대비태세를 갖추기도 했다.

최고령 동물임에도「자이언트」의 장난기는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다. 큰소리를 지르는 관람객이 있으면 딴청을 피우다가도 흙을 뿌리는 등의 행동을 보이며 관람객들이 익살스런 행동으로 관심을 유도했다.

다른 코끼리들과는 달리 무더운 여름날이면 야외 풀장으로 들어가 물장구를 치며 코를 이용한 등목으로 시원함을 연출해 관람객들에게 시원한 여름날의 동물원의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 최고의 족적 기록 … 골격표본 공개와 동물위령비 옆에 추모비 세우기로

「자이언트」가 남기고 간 기록만 해도 단연 최고의 족적을 기록하게 되었다.

사료량만 하더라도 어린시절부터 일일평균 82.2㎏을 먹었으며, 이를 평생동안으로 계산해 볼때 174만174㎏의 먹이량을 섭취한 것이다.

사료가격 또한 12억3천4백6만2천8백10원(1일 7855원)이나 되며 배설량 또한 평생동안 2천3백28만7천㎏(1일 8회 100㎏)에 달하며 2.5톤 트럭9315대 분량의 어마어마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최고령 동물인 코끼리「자이언트」는 우리 사람들의 곁을 떠나 저 세상으로 떠났다.

서울대공원에서는 비록 동물이지만 아시아코끼리「자이언트」의 골격표본을 제작하여 일반인들에게 공개키로 했으며 현재 동물원 내 동물위령비 옆에「자이언트」의 추모비를 세워 인간을 위해 살다간 아시아코끼리「자이언트」에 대한 넋을 영원히 기리기로 했다.

웹사이트: http://grandpark.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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