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대전시 대덕구에서 10년째 보습학원을 운영해오고 있는 최모(48) 대표는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예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다니는 원생들마저도 학원비를 체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민은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다른 업종보다 시설 유지비 및 임대료가 만만치 않게 드는 데도 학원의 특성상 강사를 줄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시간이 흐르면 회복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적자상태를 유지해 나가고 있지만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 너무 힘들고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한계상황에 내몰린 소상공인들의 경영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전국 소상공인 500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상공인 경영실태 및 애로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84.8%(매우 어려움 26.2%, 다소 어려움 58.6%)가 최근 경영여건을 ‘예년보다 어렵다’고 응답했다.
소상공인들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은 ‘매출감소’가 60.4%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원자재가 상승(12.2%)’, ‘자금난 심화(11.8%)’ 등의 순이었다.
소상공인들의 경영애로는 매출액·영업이익·상시종사자수를 통해 명확하게 나타났다. 2008년 업체당 평균 연매출액은 651.2백만원으로 전년도 (710.8백만원)에 비해 8.4% 줄어들었으며, 평균 영업이익도 87.1백만원으로 전년도 (97.9백만원)에 비해 11.0%나 감소했다. 또한 평균 상시종사자수도 3.72명(2007년)에서 3.51명(2008년)으로 줄었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불황의 지속으로 매출은 줄어들고 있는 데 반해 원자재 가격과 임대료 등 비용은 인상되고 있어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의 실적만 분석한다면 더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금사정도 좋지 않다. 조사대상 소상공인들의 77.2%가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응답했으며(매우 어렵다 19.0%, 다소 어렵다 58.2%), 자금사정의 어려움은 주로 ‘판매부진’(66.3%)과 ‘판매대금 회수지연(12.4%)’, ‘신규대출 어려움(7.5%)’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경기에 대한 향후 전망도 밝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조사대상 소상공인들의 75.4%(매우 악화 15.6%, 다소 악화 59.8%)가 올해 전반적인 경기가 ‘전년도보다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비슷할 것 21.2%, 다소 호전될 것 3.4%>
소상공인 두명 중 한명(55.8%)은 극심한 불황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비용절감’을 주로 활용하고 있었고, ‘판촉전략 추진(26.2%)’, ‘인력감축(4.8%)’이 그 뒤를 잇고 있었다. 한편 대응방안을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는 소상공인도 3.6%나 있었고, 전업·폐업 등을 추진하고 있는 소상공인 비중도 2.0%를 차지해 영세소상공인에 대한 지원방안 강화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가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정책자금과 신용보증 규모를 늘리고 유동성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현장의 소상공인들은 정부지원제도에 대해서 59.6%가 ‘잘 모른다’고 응답해 소상공인지원제도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소상공인지원제도를 알고 있다고 응답한 소상공인들도 정부의 자금지원규모(연간 5,000억원, 1인당 5,000만원 한도)에 대해 67.3%가 ‘부족하다’고 응답해 자금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소하기에는 충분치 못하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소상공인들은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추진해야할 과제로 ‘자금 및 보증지원 확대(55.4%)’를 꼽았으며, ‘세제지원(29.4%)’, ‘소상공업관련 규제개선(6.0%)’ 등의 과제가 추진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추경예산안을 내놓고 소상공인에 대해 정책자금과 신용보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생각된다”며,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 극심한 불황에 허덕이는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틔여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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