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녹색 세제개편의 필요성
녹색 세제개편(Green Tax Reform)이란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재화와 서비스에는 조세를 중과하고 친환경적인 세원에는 조세를 경감하는 친환경 세제개편(Ecological Tax Reform)보다 더 포괄적인 개념으로서 경제적 효율성의 제고까지 함께 고려하는 개념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관련세(ERT)인 교통에너지환경세는 환경보호가 아니라 세수 확보 및 교통시설 투자의 목적으로 부과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과잉투자와 환경오염의 악화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환경관련 세수가 목적세 형태로 운영되어 재정의 경직성 및 재원배분의 비효율성을 초래한다고 지적되고 있는 바, 지속가능한 경제발전과 녹색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의 ‘녹색 세제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2. 주요 선진국의 녹색 세제개편 : 스웨덴, 독일, 일본의 사례
녹색 세제개편(Green Tax Reform)을 선도하고 있는 스웨덴 및 독일의 성공 사례와 녹색 세제개편이 지연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통해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해 보고자 한다.
스웨덴은 환경에 관한 가장 진보적 입장을 취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먼저 조세체계를 소득세 중심에서 에너지 및 환경오염세 중심으로 전환했다. 이를 위해 1988년 ‘환경부담금에 관한 스웨덴위원회’를 운영하여 공개적이고 체계적인 준비를 했으며, 소득세 감면 및 환경세 신설로 특징되는 ‘세수 중립적’ 조치를 통해 정책의 수용성을 높였다.
1990년 3월 1일 이후 항공연료를 제외한 모든 형태의 에너지원에 부가가치세 부과, 1991년에는 탄소세, 유황세 및 질소세 도입, 1992년에는 소각장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에 배출부과금 부과, 1993년에는 제조업에 탄소세의 50% 세율을 부과하고 일반 에너지세를 면제했다. 또한 이와 같은 환경관련 세수를 통해 소득세 한계세율을 인하함으로써 고용증진 효과도 거두었다.
독일은 UN의 주도로 1992년 5월 기후변화협약이 책정되기 훨씬 이전인 1990년 6월 환경부 장관 산하에 부처를 망라한 이산화탄소(CO2)삭감작업팀을 설치하여 면밀히 준비해왔다. 이 작업그룹의 제안에 기초하여 연방의회가 150여개의 CO2 삭감정책을 발표했고, 1994년 4월부터 환경세(Eco Tax)와 석유류 긴급비축기금을 도입했다. 이어서, 기존의 에너지세에 환경세 및 전기세를 추가하는 등의 친환경 세제개편을 점진적으로 추진했다. 독일의 사례에서 배울 점은 녹색 세제개편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고 새로운 세제에 대한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초기에는 낮은 세율을 적용하고 각종 감면 조치를 시행하다가 점차 세율을 인상하고 감면을 줄여갔다는 점이다.
일본은 지난 2004년과 2006년 환경성의 주도 하에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환경세 도입 플랜’을 발표했으나, 부처간 이견으로 소득세 법인세 중심의 조세체계를 녹색 조세체계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량 1톤을 기준으로 부과되는 에너지세율을 EU소속 주요국가와 비교해보면, 일본은 아직까지 EU최저세율에도 미달하는 수준이다. 다만, 1990년대 중반부터 환경단체와 일반 소비자들이 중심이 되어 일상생활에서 사용한 에너지의 양과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기록하는 ‘환경가계부’ 작성 운동을 전개함으로써, 절전과 절수는 물론 친환경적 생활방식을 몸에 익히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3. 국내 현실과 정책적 시사점
우리나라는 이미 ‘90년대 초에 친환경 세제개편을 시작한 북유럽 국가들에 비해 20년가량 뒤져 있다. 새로운 국가비전인 녹색성장과 저탄소사회로의 전환에 있어서, 가격과 세금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변화의 동인이다. 또한, OECD는 2012년까지 회원국들의 환경세 도입을 권고하고 있다.
위와 같은 국내 현실과 선진국 사례로부터 녹색 세제개편이 시급함을 알 수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쟁점과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녹색 세제개편의 주요 쟁점은 ①형평성 훼손과 역진성, ②산업의 경쟁력 저하, ③환경개선의 효과성 여부, ④세수의 용도 등과 관련된 4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EU집행위의 자료에 따르면, 녹색 세제개편이 최종 에너지소비 감소와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했음은 물론 고용과 경제성장에도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녹색 세제개편과 관련된 정책적 시사점은 첫째, 조세정책의 패러다임을 노동소득 중심(Earning Tax)에서 환경보호 중심(Burning Tax)으로 전환해야 한다. 즉, 1990년대 초 북유럽국가에서 시작된 녹색 세제개편의 흐름에 크게 뒤져있는 우리의 유류세 중심체계를 환경세 중심체계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근로소득세를 감면하고 친환경세를 높이는 세수중립적(revenue-neutral) 개편을 통해 정책의 수용성을 제고해야, 지구온난화 방지와 환경 보호라는 좋은 취지로 시작된 세제에 대한 반발을 최소화하고,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
셋째, 범부처적 작업그룹의 구성이 필요하다. 노동소득 중심의 세제를 환경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과 치밀한 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며, 일본처럼 한 부처의 주도로 두 번 실패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넷째, 점진적 접근이 중요하다. 환경세의 도입에 따른 반발과 산업의 경쟁력 저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사전적 충격완화 조치가 필요하며, 세율을 점차 높여가는 식의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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