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 요
(1) 분석 배경
최근 한국 사회는 잦은 경제적 충격으로 경제 활력이 저하되고 고용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가정 해체, 생계형 범죄 상승, 계층간 갈등 심화 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이러한 단편적인 사회 이슈가 경제학적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중산층을 중심으로 소득계층의 비중 변화를 분석해 보았다. 또한 중산층의 비중 변화가 어떠한 원인에서 발생하고 어떤 문제점을 유발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 보았다. 나아가 중산층 육성을 위해 정부가 추구해야 할 정책 대응 방안도 모색해 보았다.
(2) 분석 방법
(분석 이용 자료) 본 분석은 통계청의 KMDSS(Korea Micro Data Service System)에서 제공하는 ‘가계동향조사’중 2005년(87,705가구) 및 2008년(84,908가구)의 가구 표본을 이용하였다. (중산층의 정의) Atkinson 등(1995) 이후 국내외 상당수 연구결과들에서와 같이 본 분석에서도 중산층(middle class)은 표본 중 중위수(median) 소득 가구의 소득을 100%로 보았을 때, 50~150%의 소득을 가진 가구로 정의한다. (중저소득계층의 정의) 중저소득계층이란 중산층 중에서도 소득이 낮은 계층으로 저소득층으로의 이동이 우려되는 계층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소득 수준을 의미하는지는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본 분석에서는 50~100%의 소득 계층을 중저소득계층으로 보았다.
2. 소득계층별 비중 변화 분석
(‘산(山)’형 소득분포에서 ‘고원(高原)’형으로 전환) 소득 구간을 중위수 가구 소득 대비 10%p 단위로 상대도수분포도를 작성해 보면, 불과 3년 만에 중산층 비중이 높은 ‘산’형 소득분포에서 중산층이 비중이 현저히 낮은 ‘고원’형 분포로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산층 7.6%p 감소) 소득 계층을 고소득층, 중산층, 저소득층의 3계층으로 구분하였을 때, 총 표본가구수 대비 중산층 가구수의 비중은 2005년 57.5%에서 2008년 49.9%로 7.6%p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 4.9%p 증가) 이는 고소득계층에서의 하향이동과 저소득계층의 상향 이동이 없다는 가정 하에, 중산층 비중 감소분 7.6%p중에서 2.7%p의 가구만이 고속득계층으로 상향이동한 반면 저소득 계층으로의 이동은 4.9%p에 달한 셈이 된다. 이에 따라 총표본가구수 대비 저소득계층 가구수 비중은 2005년 18.1%에서 2008년 23.0%로 4.9%p가 증가하였다.
(중저소득층 1.8%p 감소) 중산층 가구 중에서 소득 구간 50~75%에 위치한 가구들인 중저소득계층의 가구수 비중은 2005년 14.8%에서 2008년 13.0%로 1.8%p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소득이 단기간 내 급증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이중 상당수는 저소득층으로 하향 이동한 것으로 추측된다.
3. 중산층 감소와 저소득층 증가의 원인
(제조업 중심의 고용 창출력 저하) 외환위기 이후 제조업 중심의 고용창출력 저하에 따른 절대적 일자리 부족을 들 수 있다. 경제 전체의 연평균 취업자 증가율은 외환위기 이전(1990~97년) 2.3%에서 외환위기 이후(2000~08년) 1.7%로 크게 하락하고 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제조업의 취업자수 증감률은 연평균 -0.6%로 전체 고용 창출력 저하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고소득층과 달리 중산층의 경우 단기간 내 현금화 가능자산이 많지가 않아 절대적인 소득 원천은 근로소득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실직은 즉각적으로 중산층으로부터 저소득층으로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가계 건전성 하락) 단기간 내 외환위기와 소비버블 붕괴의 두 가지 경제 충격으로 가계 건전성이 약화된 점을 들 수 있다. 가계신용이 개인처분가능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73.3%에서 2002년 100%를 넘어섰고 2008년에는 120.1%에 달하고 있다. 이와 같이 가계의 부채 비중이 높은 상황 하에서 실직 등의 이유로 소득 유입이 단절될 경우 가계 파산의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신용회복 신청자수는 2002년 505명에서 소비버블 붕괴가 본격화된 2004년 28만 7,352명으로 급증한 바 있다. 이후 신청자수가 지속 감소하는 추세를 이어오다가 2008년에는 7만 9,144명으로 전년대비 24.2%가 증가하였다. 특히 2008년 30~49세 사이의 주력 경제활동 연령층의 신청 비율이 70.6%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계층 상향 이동의 단절) 계층간 상향 이동이 쉽지 않은 사회 구조도 중산층 붕괴의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가계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 특유의 학력 중시 사회 시스템 하에서 자녀에 대한 교육투자가 계층간 상향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그러나 지나친 교육열, 공교육 실패 등으로 사교육비 부담이 급증함에 따라, 계층간 교육투자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가난의 대물림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 사회통계국의 2008년 자료에 따르면 월 소득 700만원 이상 계층에서 50만원 이상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가구수 비중은 39.7%에 달한 반면, 월 소득 100만원 미만의 계층에서는 0.5%에 그치고 있다.
4. 중산층 붕괴의 문제점
(전망) 중산층 감소와 저소득층 증가가 외환위기와 소비버블붕괴와 같은 대규모 경제적 충격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최근 글로벌 불황으로 우리나라의 성장과 고용창출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어 중산층 붕괴 문제가 심화될 우려가 존재한다.
(문제점) 경제 내 중산층이 감소하고 저소득층이 증가하게 되면 첫째, 내수 기반이 취약해져 경제의 안정성이 훼손된다. 소비성향이 높은 중산층의 비중이 약화되고 있는 것은 소비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2008년 기준으로 가계 소비가 명목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3%에 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소비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내수 기반이 약화되어 경제의 대외민감도가 높아질 수 있다.
둘째, 사회 불안과 계층간 갈등이 심화된다. 특히 저소득층의 상대적 박탈감으로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만연하게 되어 정책의 지지 기반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셋째, 사회 조정 비용의 급증을 가져오게 된다. 결국 정부 정책의 방향은 저소득계층에 대한 소득 보조와 조세 감면에 치중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다른 계층에서의 조세 추가 징수나 재정 악화를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5. 정책적 시사점
엷어져가는 중산층 비중을 확대하여 경제의 건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첫째, 일자리 확충을 통해 중·저소득층의 소득 감소를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기존 산업의 경쟁력 강화, 성장잠재력 확충, 민간 부문의 활력 증진 등을 통해 ‘안정적 일자리 창출’ 주력해야 한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녹색 성장 전략이 성공하고 고용 창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관련 부문의 산업 인력 양성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둘째, 효율적인 복지 정책 운용으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저소득층의 보호를 위해서는 사회안전망의 확대가 필요하다. 그러나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부 재정 부담의 증가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최근 일부 공무원의 복지 예산의 횡령 등의 사례에서와 같이 사회복지 전반의 철저한 집행 감시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 사회안전망의 사각 지대에 있는 차상위 계층에 대해서도 보다 확대된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셋째, 교육 기회의 확대를 통한 계층 상향 이동의 가능성을 열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도한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고 공평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우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교육과정 변경은 지양되어야 한다. 또한 교원 능력의 제고를 위해 실질적인 성과 평가제 도입을 통해 우수 교원에 대한 승진과 임금에서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가계의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하여 방과후 교육의 내실화, 사교육 기관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넷째, 현실성을 반영한 소득세제 개편으로 실효적인 소득 재분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조세 행정의 현실상 고소득 계층의 세원 파악이 쉽지 않다. 그러나 다양한 조세 포착 기법을 개발하고 일선 조세 공무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한다면 이러한 문제점은 어느 정도나마 완화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근로소득세제 시스템이 중저소득층의 세원 부담을 증가시킬 우려가 있다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과세 표준 제도가 경제 상황과 소득계층 구조의 현실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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