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이날 행정자치부 업무보고에서 “행자부는 정부혁신을 주도하는 부처로서 혁신모델을 세우고 이를 적극 확산해 다른 부처들이 벤치마킹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한국의 문제는 기술·경영혁신의 문제가 아니라 문제가 생기면 대화와 타협이 안 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시스템과 매뉴얼이 없다는 것”이라며 혁신의 시스템화를 위해서는 “성공사례를 매뉴얼로 만들고 기존의 매뉴얼을 끊임없이 극복하는 기반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지금 지방분권이 빠르다 늦다. 제대로 된다, 안된다 하는 분권의 속도와 수준에 대해 논란이 있다”면서 “시민과 행정차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에서 권한이양을 유형별로 분석·평가해 넘길 것과 안 넘길 것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중앙정부가 전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분권정신에) 맞지 않다”면서 “포괄적 통제제도는 분권에 역행하는 것이므로 지양해야 하고, (대신) 국민이 알기 쉽게 적절한 정보를 공개하고, 국민적 관심과 이해관계에 따라 평가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분권의) 권한 부여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하며, 책임을 부여하는 방법에는 시민적 통제, 사법적 통제와 재정적 자원배분을 활용하는 방법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어 “지방세에서 광역·기초 지자체 상호 간 불평등 문제를 면밀히 분석해 대책을 마련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집중적으로 투자해서 산업을 육성해 재원을 발굴한 경우 스스로 지방세를 거둘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행자부가 이를 분석·검토해 보고할 것을 주문했다.
경찰업무와 관련해서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폭력 등에 구조적으로 대처하고, 국민이 수사공무원을 신뢰할 수 있게 교육·연수 등 능력개발 프로그램을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재난예방체제를 구축하는 일에 대해서는 “재난관리매뉴얼 등 소프트웨어적 시스템을 서둘러 갖추고, 돈이 적게 드는 방법으로 물질적 토대를 갖춰야 한다”면서 “우선 민간자본을 유치하여 건설하고 (정부가) 점차 부채를 상환하는 BTL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영교 행자부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행자부를 고객과 성과를 중시하는 세계 일류 행정기관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혁신 전략본부’로서 선도적 노릇을 다하기 위해 △정부업무관리시스템 △고객관리시스템(CRM) △균형성과표(BSC) 등을 기초로 한 정부혁신 모델을 개발해 이를 ‘통합행정혁신시스템’으로 구현하겠다고 보고했다. 행자부는 6월 말까지 시스템을 개발한 뒤 연말까지 시범운영할 방침이다. 통합행정혁신시스템은 행자부의 ‘본부제·팀제’ 도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행자부가 갖고 있던 조직과 정원관리 권한의 부처이관도 확대한다. 부처의 정원규모, 계급별 정원은 일정 기준 안에서 부처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행자부는 중기 정부인력 운영계획에 따라 부처별 정원상한만 관리한다. 이를 위해 부처 총액인건비제도를 올해 시범운영한 뒤 2007년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지방에 정부혁신 노력을 점화하기 위해 현재 시행중인 △부단체장 등 혁신선도 그룹 320명의 혁신체험 교육을 5월까지 △지방의 4급 이상 간부공무원 2575명의 특별교육을 4월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또 지방혁신 시범 자치단체를 지정해 혁신 성공기관으로 육성하고, 지방공기업에도 선진경영 기법(BSC, CRM)을 도입해 경영혁신을 도모한다.
전자 민원시대에 맞춰 인터넷 민원서비스 발급 대상을 현행 8종에서 병적증명, 국가유공자 증명 등을 포함하는 15종으로 넓히고, 행정정보 공동이용 범위를 20종에서 24종으로 확대한다. 인터넷에 취약한 노령층을 위해 케이블TV로 행정정보와 민원서비스를 제공하는 TV-전자정부(T-GOV) 시스템은 올해 서울 강남구에서 시범운영한 뒤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한다. 기록된 행정정보에 대한 국민열람도 확대한다.
이밖에 자치경찰제는 올 상반기에 관련법을 제정하고 연말에 시범실시한 뒤 내년 12월부터 전면실시하기로 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추진과 관련해서는 내년 7월 시행을 목표로 특별법 제정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지방의회에도 정책전문위원제를 도입하고, 지자체에 대한 행자부의 기구, 정원 승인권을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다만 조직진단과 평가제도를 도입해 지자체의 방만한 조직운영을 막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