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1일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 군을 만났다.

오찬을 겸한 이날 만남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이뤄졌다. 이 자리에는 형진 군의 어머니 박미경 씨를 비롯해 마라톤 코치 박병대 씨, 초등학교 1학년 때 은사인 박경미 씨, 그리고 형진 군이 현재 취직해 일하고 있는 장애인 고용업체 (주)진호의 최병채 사장이 함께 했다.

노 대통령은 먼저 “영화 ‘말아톤’을 여러 사람이 보라고 해 봤다. 감동적이었다. 실화라서 더 감동적이었다”며 인사말을 건넸다. 그러자 형진 군의 어머니는 “우리 가족 개개인이 다 힘들었으나 영화로 인해 아픔과 상처가 많이 치유되는 것 같다”고 화답했다.

이어 노 대통령이 “많은 용기를 준 셈이다. 감동도 주고 어려운 사람들한테 격려도 됐다”고 말하자 형진 군 어머니는 노 대통령 내외에게 “형진이 평생에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저와 형진이를 만나는 자체가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며 초청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오찬에서는 장애인 정책 얘기가 자연스럽게 화제에 올랐다. 노 대통령은 “모든 정책이 다 마찬가지이지만 장애인 정책도 현장에 맞는, 실정에 맞는 정책을 집중적으로 개발해서 구체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형진 군 어머니에게 “장애인 고용촉진공단에서 하는 교육프로그램이 적응에 도움이 되느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자 형진 군 어머니는 “많은 도움이 됐는데, 아무래도 신체장애자보다는 정신지체장애자 이런 쪽에는 아직 도움이 좀 약하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형진 군의 어머니는 철인경기에 출전할 때 형진 군이 최연소로 나갔던 일과 보통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자전거 타기가 어려운데, 형진 군이 자전거를 잘 탔다는 것 그리고 형진 군을 키워오면서 어려웠던 점을 얘기했다. 특히 “어떤 집에는 많은 경우 장애 아동 한 명을 키우기 위해 한 달에 500만원이 드는 집도 있다고 들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2만불, 3만불 이런 선진사회로 가자고 하는데, 우리가 추구하는 선진사회는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부담, 가정적 장애를 사회가 함께 부담하면서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사회”라며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 메뉴는 형진 군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자장면으로 함께 했다. 권양숙 여사가 형진 군을 위해 “포크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했지만, 형진 군은 영화에서와 달리 왼손으로 아주 능숙하게 젓가락질을 해 이채를 띠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 들어가기에 앞서 상춘재 앞마당에서 형진 군을 보자 “배형진 군인가. 아주 착하게 보인다”며 반갑게 맞이했다. 또 형진 군에게 “100만불짜리 다리 한번 보자”고 말해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어 형진 군 다리를 살펴보면서 “100만불 다리가 대게 굵지는 않다. 마라톤 다리는 가벼워야 하지 않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어 노 대통령이 “청와대 구경을 잘 했느냐”고 묻자 형진 군은 “좋았어요”라고 답했다. 곧바로 “무엇이 가장 좋았느냐”는 권 여사의 물음에는 “사진을 많이 찍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은 “말투가 영화와 똑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또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형진 군과 형진 군의 어머니가 “형진이 다리는? - 백만불짜리 다리”, “몸매는? - 끝내줘요”라며 힘든 달리기 연습을 할 때마다 모자(母子)가 나눴던 실제 대화를 즉석에서 재연해보이자 “표정짓는 것도 똑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형진 군의 어머니는 “배우(조승우)가 연기를 잘 했다”고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형진 군이 다니는 악기 부품조립회사의 최병채 사장에게 “회사운영에 어려움이 없느냐”며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언제나 마음에 장애인들이 작업하는 곳을 한번 가야지 하면서도 못 갔다”면서 “올해는 꼭 시간을 내서 장애인 직업교육을 하고 있는 곳과 훈련장과 작업하고 있는 곳을 꼭 찾아 가겠다”고 말했다. 또 “(장애인정책을) 보고받을 때마다 많이 묻고 대안도 많이 제시했으나 아무래도 어려운 정책이라 쉽지 않다”며 “진척될 수 있도록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형진 군의 어머니는 형진 군이 자폐증이라는 정신장애를 극복하고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기까지의 과정을 쓴 수기 <형진아> 제목의 책을 형진 군을 통해 노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했다. 형진 군은 이 책 속표지에 자신이 직접 ‘행복하세요. 말아톤 배형진. 2005년 4월 1일’이라고 썼다.

이날 노 대통령 내외와의 만남에 앞서 형진 군은 어머니와 함께 영빈관, 본관, 녹지원 등 청와대를 관람했으며, 경내에서 관람 온 초등학생들이 자신을 알아보자 손을 흔들며 같이 사진을 찍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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