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지난 3월 31일 파주의 아트서비스 영화촬영소에서 <친절한 금자씨> 현장공개가 진행되었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 홍콩 등 19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영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읽을 수 있었다.

이 날 촬영된 장면은 금자가 교도소에서 출소 후, 자신의 아파트에서 처음 밤을 보내는 씬. 독특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아파트 내부, 평범하지 않은 잠옷을 입고 기도를 하는 금자의 모습. 자신의 죄를 뉘우치기로도 하는 듯 기도하는 금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영화 촬영에 이어 ‘예술마을 헤이리 커뮤니티 하우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자리에서는 이 날 촬영된 장면 및 감독, 배우에 대한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다.

2005년 가장 보고 싶은 영화로 손꼽히고 있는 <친절한 금자씨>. 언론과 관객의 열렬한 관심 속에 현재 85% 촬영을 마친 상태이며, 오는 7월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친절한 금자씨> 인터뷰 질의 응답

장소 : 2005년 3월 31일 파주 예술마을 헤이리 커뮤니티 하우스
참석 : 박찬욱 감독, 배우 이영애

Q. 이영애에게 묻겠다. <친절한 금자씨>는 어떤 내용이면 어떤 캐릭터인가?
A. 아시는 분은 다 알겠지만 금자는 13년 동안 남자로 인해 복역을 하고 그로 인해 처절한 복수를 준비하는 인물이다. 금자의 캐릭터는 하나로 규정하기 어렵다. 복잡하기도 하면서 재미있기도 하고… 다양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다.

Q. 박찬욱 감독에게 묻겠다. 오늘 현장을 통해 공개한 촬영은 어떤 장면이며 의상과 세트의 컨셉은 무엇인가?
A. 영화의 초반에 해당하는 장면이다. 150개 씬 중에서 11번째 씬 정도에 해당하니 매우 앞선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금자가 갓 출소해 처음으로 친구를 찾아와 도움을 청하고 거처를 정하는 장면이다. 자신이 살 집으로 온 첫날 밤 기도하는 장면이며 의상은 물론 잠옷이다. (웃음) 근데 교도소에서 갓 출소한 사람이 입고 자기에는 요란한 잠옷이다. 극중에서 금자를 돕는 친구가 집과 옷을 제공하고 처지에 맞지 않는 화려한 잠옷을 입는다. 티저포스터와 비슷한 느낌으로 복수를 준비하는 여자이지만 천사처럼 아름다워 보이는 컨셉이다. 이번 아파트 세트는 한국 영화 사상 가장 좁은 세트라고 할 수 있다. 답답할만큼 좁은 세트에서 촬영하는 새로운 시도를 해봤다. 벽지도 보통 사람은 사용하지 않을 화려한 패턴을 사용했다. 불꽃과 같은 화려한 지옥의 느낌이 나는 세트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Q. 이영애에게 묻겠다.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육체적,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점, 그리고 영화를 찍으면서 배우로써 얻은 성과에 대해서 말해달라.
A. 생각보다 힘들었다. 이전의 복수시리즈에 비하면 여배우라 그런지 육체적으로 힘든 씬은 약했다. 그러나 액션씬이나 강한씬을 촬영한 것은 처음이어서 예상보다 더 힘들었던게 사실이다.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점은 감독님의 전작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너무도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고 여배우로써 이런 작품을 만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더욱 공부하고 노력했다. 그 결과 힘든만큼 도움이 컸다. 90%정도 촬영이 진행됐는데… 연기를 하면서 선택하기를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고 만족하면서 하고 있다.

Q. 시놉을 보면 이영애가 맡은 역할이 매우 아름다운 여인으로 나온다. 그에 반해 극 중 이름은 ‘금자’라는 약간은 촌스러운 느낌이다. 제목을 그렇게 지은 이유가 있나? 그리고 개인적으로 억울한 일이 있으면 복수를 할 것인가?
A. (박찬욱) 만약 여배우가 이영애가 아니었더라면 그 이름을 안썼을 것이다. 미란이라던가… 다른 이름을썼을 것이다. (웃음) 이영애처럼 아름다운 사람이 주인공인 영화의 배역 이름이 금자라면 웃길 것 같았다. 그래서 이런 이름을 선택하게 되었다.
A. (이영애) 영화 같은 상황의 일은 없어야 하겠다. (웃음)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모르지만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감정이입을 하려니 더욱 어려웠다. 영화를 보고 나면, 복수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생각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영화의 결말이 결국 내가 생각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많은, 생각할만한 여운을 남길것이다. 당해보지 않은 경험을 금자의 역할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복수를 하려면 금자처럼 하지는 않을 것이다.(웃음) 영화를 보고 나면 모든 전말이 밝혀지게 될 것이다.

Q. 서로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나?
A. <공동경비구역 JSA>에서는 혼자 나와서 여주인공이었지만 사실 여주인공이라고 하기가 힘들긴 하다. 남자가 네 명이나 출연하고, 이영애까지 다섯 명이 출연하는, 다섯 명 주연의 흔치 않은 영화였고, 이영애만의 매력이나 능력을 깊이있게 파고들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해 늘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친한 친구이기도 한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봄날은 간다>를 보면서 이영애에게 매료됐다. 근래 한국에서 본 영화 속 여배우 연기 중 탑클래스였고, 그런 의미에서 한 번 더 기회가 오기를 바랬다. 이 영화는 이영애씨를 위해서 기획되고 쓰여졌다. 이영애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여러 복잡한 내면의 풍경을 끝까지 파고들어가보려고 한 작품이다. 조용하고 얌전하고 말할때도 소곤소곤 하지만 이 영화에는 보는 사람들이 놀랄 만큼 섬뜩하게 만드는 장면도 있고 아주 우수꽝스러운 모습도 있다. 연기를 잘하기도 하지만 그런 연기를 하는데 주저함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A. (이영애)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감독님과 교류가 적어서 아쉬움이 있었다. 감독님의 그 다음 작품인 <복수는 나의 것>을 잘 봤다. 그런 영화를 한번쯤 하고 싶었다. 이전과는 다른 역할을 하고 싶어 하던차에 운이 좋아 좋은 작품을 만났다. 감독님의 장점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박식하고 배우를 잘 이끌어준다는 점이다. 주저하는 면도 없지 않아 있었던 영화였지만 감독님에 대한 믿음으로 잘 촬영했다.

Q. 이번 영화가 복수3부작의 끝인지, 다음 작품은 구상하고 있는지 말해달라.
A. 복수극은 3부작으로 완료 된다. 몇 년 후 또 복수 얘기를 만들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이후 두 작품 안에는 복수극은 없을 것이다. 왜 자꾸 복수 이야기를 하는지는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사회적으로 사적인 보복이라는 것은 금지 되어 있고, 또 여러가지 금지 된 것들 중에서 가장 일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욕망이 복수이기 때문이다. 어떤 금기보다도 생활속에서 자주 일으키는 욕망이며 금지되었기에 더욱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소재이다. 근데 사실 3부작이라고 하고 연작으로 만드니 유난스러워 보이는 점이 있지만 많은 영화들이 자주 다루는 주제가 복수이지 않은가? 얼마 전에 본 <달콤한 인생>도 그렇고 <본 아이덴티티>도 복수를 주제로 하고 있지 않나.
이름을 이렇게 붙여서 더 그렇게 보인다.

Q. 이영애씨를 캐스팅할 때 감독님이 무슨 말을 했나?
A.(이영애) 감독님이 더 잘 아실텐데
A.(박찬욱) 이영애씨와 <효자동 이발사> 시사회를 함께 보게 되었는 데, 그때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여자가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말했다. 마침 이영애도 새로운 영화, 독특한 영화를 하고픈 눈치였다. 예를 들자면 저예산 독립영화 등에도 출연하고 싶다는 얘기도 했었다. 거기다가 <복수는 나의 것>처럼 이영애씨가 혐오할 것 같은 영화를 몹시 재미있게 봤다는 얘기를 하길래 이번 영화를 함께 작업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박찬욱 감독에게 묻겠다. 만약 살인이 합법화 된다면 죽이고 싶은 대상이 있나?
A. (한참 생각) 예전에는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그런 사람은 질문을 듣자마자 떠올라야 하는데 생각나지 않는 걸 보니 없는 거 같다.

Q. 복수의 대상인 백선생의 촬영분이 끝났다고 들었다. 최민식과의 연기호흡은 어땠나?
A. (이영애) 한마디로 재미있었다. 대선배라 긴장되고 떨리는 것보다 친구처럼 재미있고 편안하게 이끌어주셔서 좋았다.

A.(박찬욱) 이영애가 최민식을 때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아플까봐 이영애가 주저할 때, 최민식이 먼저 안 아프니 마음껏 해라고 말해줬다. 나중에 뒤에서 살짝 물어보니 “죽겠으니까 빨리 끝내 달라”고 부탁하더라. 이영애가 생각보다 손이 맵다라고 하더라. (웃음)

Q. 이번 영화는 등급을 몇세로 보는가?
A. 등급은 15세가 목표다. 물론 내가 이런말 하면 아무도 안믿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아주 잔인한 묘사는 없다.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한데 이영애가 주인공인 복수극이라면 더 잔인하고 무서운 폭력행위를 더 보고싶어하지 않을까… 그럴때 더 관심이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해서 폭력을 부각시킨다는 건 품위를 잃는 행동 같았다. 폭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시각적 묘사는 자제했다. 12세로 심의를 넣었다가 15세로 나오면 승복할 생각이다.(웃음)

Q. 이영애에게 묻겠다. 이 순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A.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모든 장면들이 다 새로운 장면들이고, 또 인상적인 장면들이 너무 많다. 딱 하나를 짚어 말하기는 어렵다. 한 장면 한 장면을 찍으면서 나 자신도 내 모습이 낯설고 놀라워서 모든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왜 이렇게 말하는 지 이해할 것이다. 하지만 보람 있는 작업이었다.

Q. 마지막으로 한말씀씩.
A.(박찬욱) 먼저 이렇게 현장공개와 와주셔서 고맙다. 전작들에서는 여러 인물이 주인공으로 부각돼 이런 자리에도 여럿이 나와 사람들을 만났는데 지금은 둘 뿐이라 어색하고 썰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이 느낌이 이번 영화의 느낌 같다. 이영애가 거의 모든 장면에 나오며 보여주지 않았던 모든 것을 보여줄 영화인만큼 에너지 소모도 컸고 잘못하면 단조롭게 느껴지기도 한데, 현장에서 즐겁게 의논하며 촬영하고 있으니 영화를 보고 나서 이야기를 많이 해달라.
A. (이영애) <친절한 금자씨>는 배우 이영애에게도, 그리고 한국 영화계에서도 특별한 영화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끝까지 지켜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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