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추가경정예산안 총평]
부자감세, 재벌 건설사 편향의 추경안 편성
정부여당은 지난 4월 말, 부자감세와 사회·경제적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SOC증액분(24.7조원으로 2008년 대비 5.1조원, 26.0% 증가)을 일체 수정하지 않고, ‘단기 임시 일자리’와 ‘대출’과 같은 응급조치, ‘재벌 건설사 편향’의 추경안 약 29조원을 통과시켰음. 경제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서민-일자리 지원에 집중해도 부족할 상황에 부자감세 - 삽질경제(토건족 지원) - 땜질처방 정책을 고수하고 있음.
나아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 등 부동산 투기 조장과 추가 부자 감세, △금산분리 무력화를 통한 경제시스템 불안정성 증대 및 재벌편향적 정책 지속 △‘일자리 나누기’를 내세우며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방적으로 삭감하거나 해고하는 등 친부자 반서민 정책을 지속하고 있음. 이러한 정책들은 거품을 계속 유지하고, 위기극복 동력을 소진시키고, 사회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어 더 큰 위기를 부를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음.
지금 정부가 할 일은 부자감세 - 토건족 지원 - 규제완화가 아니라, 획기적인 서민 지원 - 소비 증가 - 경기 회복 - 일자리 창출로 나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임. 보육, 교육, 의료, 돌봄서비스 등 복지 분야, 환경 분야에 집중 지원하고, 그 분야에서 안정적이고 괜찮은 일자리들을 많이 만드는 데 예산 배정을 했어야 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추경안에서 대다수 국민들이 가장 크게 부담을 느끼고 있는 보육-교육 분야의 예산 증액은 아주 미미함. 심지어 저소득층 지원 예산은 깎이기까지 했음. 2009 추경안은 ‘서민 살리기, 경제 살리기’라는 현 시기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것과는 아주 거리가 먼 안임.
세수추계 오류, 부자감세 결과를 국민 부담으로 전가
총 29조 가량의 추경안 중 약 11조 2천억 원은 세수추계의 오류에서 발생했음. 세수추계 오류는 의도적인 예상 성장률 부풀리기와 부자감세에서 비롯된 것임.
정부는 추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실제 총 16.9조원의 국채 발행을 예고하고 있어, 부자감세 부작용은 먼 미래가 아니라 곧이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됨. 또 국공채 상환 부담을 질 미래세대는 현재 정책에 대해 아무런 의견개진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추경예산은 국민적 합의가 가능한 분야에 집중했어야 함.
저소득층 지원복지, 미흡한 정부안보다 더 못한 안 통과
현재 GDP대비 사회복지 비중(2005년 기준)은 OECD평균 20.5%의 1/3인 6.9%에 불과함.
뿐만 아니라 최근 극심한 경제위기로 인해 기초생활수급자는 생계까지 위협당하고 있으며, 서민과 중산층은 실직 및 폐업의 낭떠러지로 내몰리고 있어 어느 때보다 사회안전망이 시급하고 절실한 상황임.
따라서, 이번 추경의 최우선 순위는 최소한의 사회적 활동 영위가 가능한 수준의 복지 확대가 됐어야 했음. 그러나 기초생활보장예산의 경우, 미흡한 정부안보다 더 깎이는 일마저 발생했음.
단기간 최저임금 일자리는 위기를 잠시 미루는 미봉책
추경예산을 통해 정부는 직접적 일자리를 55만2천개 창출할 것으로 자평하고 있으나, 75%에 해당되는 40만개 일자리가 6개월 단기의 급여수준 83만원 최저임금 선인데다가, 미취업 청년들의 6개월 인턴 일자리, 숲가꾸기나 아이돌보미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도 최저임금 수준의 단기 최저임금 일자리임.
경제위기의 장기화가 조심스레 예견되고 있는 마당에 6개월~1년의 단기간, 저임금 일자리는 사회적 위기를 한시적으로 미루는 미봉책이 될 수밖에 없음.
건설사업으로 반짝 효과 노릴 것 아니라, 질 좋고, 장기적 고용효과 있는 경기부양책 마련했어야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와 ‘녹색성장’ 부문의 상당액이 주로 건물 개보수와 시설 확충, 사실상의 한반도운하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4대강 살리기 등 건설예산에 배정되었음.
1990년 장기불황 당시 도로, 공항 건설 등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중앙과 지방정부의 채무만 증가시킨 일본의 사례는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음. 건설업 지원이 즉각적, 한시적으로 경기부양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경제위기의 장기화를 고려한다면 질 좋고, 장기적인 고용 효과가 있는 경기부양책을 마련했어야 함.
대형 국책사업의 타당성 검토 절차마저 없애
국책사업은 국민의 조세부담으로 집행하기 때문에 엄격한 비용편익 분석이 선행되어야 함. 현행 국가재정법 제38조, 시행령 제13조에서는 총사업비가 500억 원 이상이고,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 원 이상인 대규모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시행을 의무화하고 있음.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가 도입된 1999년 이전의 각 부처 자체타당성 조사결과를 보면, 총 33건 중 울릉도 공항건설 사업 한 건을 제외하고 모두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나, 1999년 제도 도입 이후 2008년 말까지 예비타당성 조사가 시행된 전체 335개 사업 중 147개 사업(44%, 사업비 기준으로는 49%)이 타당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되었음. 즉 예비타당성 조사로 불필요하고 무리한 국책사업 시행을 막아 예산낭비를 줄여왔다고 할 수 있음.
그러나 정부는 지난 3월 국가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지역균형발전, 긴급한 경제, 사회적 상황 대응 등을 위해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한 사업으로서, 기획재정부장관이 정하는 사업의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서 제외’토록 하였음. 국가정책사업이라는 미명하에 무분별한 국토개발 및 건설사업의 남발에 따른 국가재정낭비가 심각하게 우려됨.
재벌특혜 금산분리 완화, 양도세 중과폐지로 서민의 박탈감 증대
정부는 추경안에서 규제완화와 민간투자 확대로 경제성장률 2%수준 제고를 기대한다고 밝혔음. 그러나 이는 당장의 효과여부와는 별개로 중요한 경제원칙인 금산분리를 훼손하고,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유지하기 위한 무리한 정책유지로 이어져 한국경제의 건전성과 안정성에 심각한 위협이 될 우려가 큼.
우선, 세계적인 금융규제 및 감독 강화 추세에 정면 배치되는 금산분리완화 등 각종 금융규제완화 정책은 한 부문에서 발생한 부실이나 위험이 즉각 다른 부문으로 파급될 뿐 아니라 훨씬 증폭될 수 있다는 면에서 매우 위험함. 또 부동산 버블 재현을 위해 관련 세제의 한시적 완화 및 전면 해제 등은 사회경제적 양극화를 더욱 악화시킴.
2008년 종부세 및 법인세 완화 등 부자감세로 인해 이미 서민의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진 상황에서 ‘재벌에게 특혜를 주는 금산분리 완화’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을 추가로 추진한 것은 다수 국민의 정부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 오히려 사회적 반감을 극대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
[추경안 3대 초점]
1. 경제위기 대책마련 추경 심사에서 오히려 저소득층 지원예산 삭감한 보건복지위
경제위기로 빈곤층이 급격히 확대될 것은 주지의 사실임. 정부의 공식자료에 의하더라도 빈곤층임에도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사각지대 규모가 410만 명으로 전인구의 8.4%나 되는 것으로 추정됨. 특히 소득과 재산이 모두 현행 기초생활보장 수급기준에 해당하는 데도 엄격한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해 수급자가 되지 못한 사각지대만도 100만 명에 달해 전체 빈곤인구의 17%에 해당하는 규모임.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가 추경안에서 제시한 수급자 확대 인구는 7만 4천명, 긴급복지대상은 8만 명에 불과한 규모임.
이마저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수급자수가 과대추계 되었다는 이유로 생계급여, 주거급여, 의료급여의 지원 대상을 4만 6천명으로 축소하여 당초 전망보다 과대 계상된 2만 8천명분, 약 1,094억을 감액하였음. 게다가 저소득층 에너지보조금은 전액 삭감하였고, 긴급복지 예산 1,573억 원 중 555억 원을 삭감하였음.
보건복지가족위원회는 ‘기초생활보장급여가 법정급여이니만큼 부족한 예산은 예비비를 풀어서라도 집행하겠다’고 한 정부 말만 듣고 기초생활보장 예산을 삭감했으나 일선 현장에서 공무원들은 확보된 예산에 맞춰 제도를 소극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현실임.
게다가 수급자수 과대추계의 구체적 근거도 미약함. 수급자 평균소득은 사실상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고, 07, 08년에 비추어 현재의 상황은 확연한 수급자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음. 또한 2009년 들어 빈곤층 및 위기계층을 위한 대표적인 사회안전망인 기초생활보장, 긴급복지지원 신청, 지원건수, 상담 건수 모두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음. 더구나 경제위기 여파는 누적으로 약간의 시간지체(lag)를 가지고 수급자 수에 반영된다고 볼 때 앞으로 훨씬 더 큰 수급자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됨.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저소득, 취약계층의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사회안전망 확충 예산도 확보하지 못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의 무능함은 비난받을 일임.
보건복지가족위원회는 저소득층 지원예산을 삭감하는 대신 ‘사회보건복지시설 개량사업, 해외환자유치활성화지원예산, 민간보육환경개선비 지원’ 등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빚을 낼만큼 시급한 사안도 아니고, 국가재정법상 추경편성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 것임. 사회보건복지시설 개량사업, 민간보육환경개선비 지원 예산은 결국 예결위에서도 삭감되었음.
2. 실효성 논란 낳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지원 예산
경기침체에 따른 비정규직 해고를 막고, 고용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음. 이에 참여연대는 2009년 7월부터 12월 사이 고용계약 기간이 2년을 경과할 것으로 추정되는 300인 미만 사업장 10만 여명의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사업주에게 기간제 근로자 1인당 월 50만원을 지원할 것’을 제안했음. 특히 이번 추경안에 2009년도 정규직 전환 지원예산 2,662억원 (1인당 월 50만원씩 2009년 7월부터 12월까지 순차로 지급)을 반영할 것을 요구하였음.
정규직 전환 지원 예산 편성은 2009년도 본예산 심사과정에서 환경노동위원회가 부대의견으로 제출하고, 본회의 결의안으로도 채택된 것임. 그러나 노동부는 이번 추경안에도 이를 반영하지 않았음.
이에 민주당은 추경심사과정에서 문제제기를 했고,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사회보험료 감면보다 행정부담이 크고, 부정수급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직접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음.
예결위 추경안 심사과정에서 한나라당은 ‘지원금과 비정규직법의 연계처리’를 주장했으나 ‘예산지원과 법개정을 연계할 수 없다’는 민주당의 반대로 논쟁 끝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관련 규정이 포함된 관계 법령의 제개정안이 국회에서 확정될 때까지 그 집행을 유보한다’는 부대의견을 달아 총 1,185억원(일반회계 목적예비비(사회보험료 감면) 285억원, 고용보험기금 고용유지지원금(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지원금) 900억원)의 예산을 통과시켰음.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고용사정과 비정규직의 고용불안을 감안할 때 ‘정규직 전환 지원금’은 꼭 필요한 재정임인데도 한나라당은 비정규직 기간 연장에만 관심을 뒀음. 실제 환경노동위원회 추경안 심사과정에서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정규직 전환 지원의 필요성은 여야가 모두 공감하는 것이니 법적 근거부터 마련하자’고 제안했으나 한나라당 조원진 의원은 비정규직법 개정안의 병합 심사를 주장했음.
결국 정규직 전환 지원금은 추경안에 일부 반영됐으나 소액(1,1850억원)에 그쳐 정규직 전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임. 게다가 중소사업장의 상당수가 사회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사회보험료 감면보다 사업주에 대한 직접 지원이 더 효과적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예산을 턱없이 부족하게 배정(900억원)하여 돈을 쓰고도 실효성 논란을 낳게 되었음.
3. 반값 등록금 공약해놓고, 추경예산안 찔끔 증액으로 생색
1천만 명이 넘는 대학생, 학부모들이 ‘등록금만 천만원 시대’에 엄청난 부담과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은 널리 확인된 사실임에도 대선 전 반값 등록금 공약으로 큰 호응을 얻었던 이명박 정부는 공약을 이행하지 않고 있음.
이번 추경안에서도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최소 1조원에서 3조원 가량의 추경예산안을 편성하여 획기적인 등록금 지원을 촉구했지만, 결과적으로 2500여억원 증액에 그쳤음. 이는 대학생-학부모들의 고통과 부담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예산임.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국민이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분야에 지원을 집중해야 하고, 교육지원은 사람과 미래에 대한 투자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여당은 미흡한 대책으로 일관하고 있음.
정부는 애초에 등록금 지원 관련해서, 학자금 대출이자 인하 추가지원 147억원(72만명), 한국장학재단 자본금지원 1300억원, 미취업 졸업자 원리금 납부유예 520억원(4.6만명), 대학생 근로장학금 지급대상 확대 105억원(3,500명) 등 2072억원의 추경예산안을 편성했음.
민주당·자유선진당·민주노동당은 추경심사 과정에서 각각 1조 1298억, 1조 970억원, 3조원의 예산 배정을 요구했고,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3.4조원을 반영하면 소득별 맞춤형 등록금 지원으로 사실상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이 가능하다고 제안했음.
교과위 심사과정에서 야당의 요구로 정부안의 약 4배인 8230억원을 증액했지만,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삭감되어 본회의에서는 결국 2500여억원의 증액안이 처리되었음. ▲교과위가 신규 배정한 차상위계층 무상장학금 2,575억원은 710억원(차상위계층 11만명 중 대상자 선정하여 현행 무상장학금의 1/2 (215만원)을 '09.2학기부터 2년간 지원)으로 삭감되었고, ▲소득 5분위까지 학자금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기 위해 증액한 86억원은 예결위에서 대출대상을 3분위(3.7만명)로 줄여 11억원(‘09.2학기부터 대출일로부터 2년간)을 지원하기로 했음. 한편 이번 추경에는 한국장학재단 출연금 1300억원과 같이 본예산 편성과정에서 반영했어야 하는 예산도 상당수 포함됐다는 지적이 있음.
고액 등록금으로 올 한해 세상을 버린 사람이 4명에 달하는 상황인데도 고등교육 예산지원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매우 미약함.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이 예결특위에서 “청년들이 일하면서 장학금 받아야지 공짜로 대학등록금 주는 게 맞습니까? 청년을 버리는 것이지.”라고 발언한 것만 보더라도 정부여당이 비정상적으로 폭등한 대학 등록금에 대해 어떤 이해와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음.
일부 증액된 것은 그나마도 다행이지만, 1천만 대학생들과 그 가족들의 고통분담을 위해 고작 2500여억원의 예산을 증액한 것은 생색내기에 불과함. 2009년도 교육과학기술부 소관 세출예산안의 부문별·기능별 규모를 살펴보면, 총 41조 5,810억 4,400만원 중 유아 및 초·중등교육에는 34조 1,828억 4,100만원(82.2%)이 지원되는 것에 반해 고등교육(대학)에는 4조 2,933억 6,700만원(10.3%)만이 지원되고 있음. 교육예산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고등교육예산 지원의 비중도 OECD 수준으로는 높여야 할 것임. 윤증현 장관이 얼마 전 밝힌 것처럼 필요하다면, 2차 추경이든, 2010년 본예산이든 반값 등록금을 포함한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예산 편성을 해야 할 것임.
[5대 모니터링 법안 평가]
1. 재벌편향적 정책의 또 다른 주자, 금산분리 완화로 한국경제 불안정성 높아질 것
산업자본과 금융자본간 장벽(금산분리)을 쌓음으로써, 시장(산업자본)에 자원을 배분하는 한편 대출심사를 통한 감시기능을 담당하는 금융산업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경제시스템의 안정화를 꾀하는 금산분리 정책을 전격 허무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음.
관련하여, 은행에 대한 산업자본의 소유 지분 제한을 대폭 완화(4%→10%, 수정안 9%)하는 은행법을 임시국회 마지막 날 여야 합의로 통과시킴으로써 사실상 경제의 불안정성이 커지게 되었음.
한편, 금산분리의 또 다른 축인 비은행지주회사의 행위제한 규정을 완화하기 위한 시도가 한나라당에 의해 전격 추진되었는데, 비은행지주회사에 제조업자회사 및 제조업손자회사를 허용하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공성진 의원 발의)이 본회의 안건으로 끼워졌다가 야당의 항의로 인해 철회되는 해프닝이 있었음.
특히, 공성진 의원이 대표발의한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은 삼성의 불법적인 소유지배구조를 비용 없이 또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합법화시켜 주기 위한 법개정이라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음. 더욱이 현재 은행 지분 확보에 자금을 투입할 여력이 있는 산업자본이 재벌대기업이라는 점에서 금산분리 완화정책이 또 다른 재벌편향적 정책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임.
2.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로 또 다시 부자감세, 부동산 투기 조장
지난 4월 30일,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 김형오 국회의장은 법사위에 계류 중인 쟁점법안을 일괄 직권 상정 처리하면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도 강행처리 했음. 심지어 여당 내에서도 논란이 많아 검토와 토론이 필요했던 법안을 시급하게 직권상정하여 처리한 것은 비판받을 일임.
종부세 무력화에 이은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는 추가적인 부자 감세조치로 부동산 거품과 투기를 조장하여 주거 안정, 집값의 하향 안정을 더욱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임.
한나라당 일각에서 양도세 중과 폐지를 반대하자, 청와대와 경제 관료들은 여당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면서 여당 내의 다양한 검토와 토론을 가로 막았고, 법안이 통과되기도 전에 제도시행을 발표하여 조세법률주의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행태를 보이기도 했음. 이는 사실상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여 헌법의 삼권분립 원칙을 무색하게 한 것임.
경제가 어렵고 서민들의 삶이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는 부자 감세와 부동산투기 조장에 매진하고 있고, 여당은 형식적인 거수기로 전락하고 있음.
3. 고용 의무를 명시하지 않은 청년실업해소특별법 개정은 실효성 없어
청년실업해소특별법은 ‘청년미취업자의 고용 확대, 직업능력개발훈련 지원 등을 통해 청년실업 해소’를 목적으로 제정된 법안임. 이법은 정부투자기관 및 정부출연기관의 경우, 정원의 3% 이상을 청년미취업자로 채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권고사항에 불과해 사실상 사문화되어 있음.
참여연대는 ‘행정인턴제’와 같은 한시적 저임금 일자리 대책이 아닌 양질의 일자리 대책으로 청년실업을 해결하자는 목적 하에 청년실업해소특별법에 규정된 청년미취업자 채용 대상기관을 정부투자기관 및 정부출연기관에서 지방공사 및 지방공기업 등으로 확대하고, 채용도 의무화 할 것을 요구했음.
이번 4월 임시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는 5건의 청년실업해소특별법 개정안과 1건의 청원안을 심사하여 ‘청년실업해소특별법 제명을 청년고용촉진특별법으로 변경’하고, ‘노동부 산하에 청년고용촉진특별위원회 신설’했음. 특히 청년미취업자 고용확대를 위해 ‘청년미취업자 채용 대상기관을 정부투자기관에서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으로 확대’하고, 노동부장관이 청년고용실적이 부실한 공공기관에 대해 청년미취업자 고용확대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였음.
민주당 김재윤, 최철국, 한나라당 홍일표,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이 ‘청년미취업자 채용 의무화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고, 법안심사과정에서도 홍희덕 의원 등이 의무화를 강조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조원진 의원의 ‘사업주에 대한 압력이 크다’주장에 밀려 반영되지 않았음.
정부는 청년실업대책으로 인턴 채용을 공공기관에 할당하고 있음. 그러나 인턴제가 정규직으로 채용할 인력을 인턴으로 채용하게 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인턴제와 같은 한시적 대책이 아닌 정규직 채용을 통해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함.
고용의무를 명시하지 않는 한 이 정책은 권고에 불과해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려움.
4. 건강보험공단 중심으로 4대 보험 부과징수통합, 보험 사각지대 해소 포기한 것
건강보험공단 4대 사회보험 부과징수통합법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소득인프라 구축과 운용 효율성 제고에 기여하는 바가 적다는 점에서 처리되어서는 안 될 법안이었음.
여야는 이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정부 입김에 휘둘리는 무기력한 태도를 보였음. 우선 민주당은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당 차원의 입장이 없었고, 관련 상임위 간의 공조도 시도하지 않았으며, 결국 중요한 법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음.
국세청 중심의 통합을 주장했던 한나라당 소속 기획재정위 위원들은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국세청 중심 통합의 이혜훈 의원 법안을 심사하지 않았고, 체계자구심사 과정에서 내용심사 권한도 없는 법사위에 “국세청 중심으로 통합하는 안이 좋다”는 대체의견을 제출하여 면피만 하려고 하였음.
결국 여당의원 정부 눈치보기, 야당의 무능력으로 사회보험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국민의 건강, 노후, 고용 등에 심대한 영향을 끼칠 중대한 사안이 졸속으로 처리하고 말았음.
5. 비정규직 사용기한 4년 연장, 결국 폐지 효과 초래할 것
정부와 한나라당은 ‘사용기간 제한(2년) 규정 적용에 따라 정규직 전환이 이루어지는 2009년 7월 이후 비정규직이 대량해고 될 수 있다’며 비정규직법 개정안의 4월 국회 상정을 요구했음. 특히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비정규직법 개정을 강조함. 한나라당 역시 정규직 전환 지원 예산과 비정규법 개정안의 연계처리를 주장하면서 비정규직의 차별시정, 고용안정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음.
그러나 추미애 환노위 위원장은 ‘여·야 합의와 정치권, 노동계의 사회적 합의로 통과된 비정규직법을 한번도 시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권은 이해관계에 따라 말 뒤집기를 하고 있다’면서, ‘노동부가 사회적 논의 없이 노동부 장관의 그릇된 인식과 엉터리 통계(100만 대란설)를 가지고 여당 일방적으로 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하는데 거수기 역할을 할 수 없다’고 버텼음.
이에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국회 환노위가 “법안상정을 미루며 태업을 하고 있다”, “불량 상임위”라면서, 추미애 환노위 위원장에게 “일하기 싫으면 집에 가서 애나 보든지 배지를 떼라”는 발언을 하였음. 홍 대표는 내용 있는 비판이 아닌 원색적인 비난으로 여당 원내대표의 위신을 떨어뜨렸음.
홍준표 원내대표가 제안한 “사용기간 제한 규정 적용 4년 유예”는 사실상 비정규직의 사용기간을 6년으로 늘리는 것으로 정부안보다 더 후퇴한 것임. 더욱이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규정 시행이 3차례나 유예되었던 것을 감안할 때 첨예한 쟁점조항을 부칙으로 처리하면 얼마든지 더 유예될 가능성이 있음. 이것은 사실상 사용기간 제한을 폐지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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