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이경태)은‘출범 5개월, 미국 신정부 통상정책 평가와 전망’보고서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당시에는 노조를 의식한 보호무역적 발언을 하였으나, 취임 후에는 오히려 의회의 보호무역 요구를 막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였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급진적 민주당 의원들은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으며, 보호무역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통상정책은 대통령의 소속당 보다는 당시의 국내외 경제여건, 미국의 산업경쟁력에 의해 좌우되어 왔다. 일례로 공화당 출신인 레이건 대통령은 지나친 친기업적 통상정책을 취했기 때문에, 오히려 가장 공격적이고, 산업보호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헌법상 의회가 통상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행정부 보다는 의회의 구성과 입법성향을 파악해야 미국의 정책방향을 전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의회에 관하여 한가지 더 눈여겨 봐야 할 점은 미 의원 개인의 성향 변화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개 회기 동안의 통상 관련 입법성향을 분석한 결과, 의원들이 성향이 자유무역자 또는 보호무역주의자로 분류되기 보다는 사안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이른바 “swing vote”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의회에 등원한지 얼마 되지 않은 소장파 의원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를 통해 대통령 취임 및 111대 의회 개회 후 5개월간 미국의 통상정책을 평가하면서, 국내외 경제위기와 자동차, 철강, 섬유와 같은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 상하원 모두 친노조 성향의 민주당이 장악한 점 등 보호무역 분위기는 팽배해 있으나, 오히려 같은 당 출신인 대통령과 행정부가 이를 최대한 억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국제무역연구원은 통상정책이 오바마 정부의 주요 관심사안이 아니었고, 지난 정부에서의 공과에 대한 검토를 막 마친 상황인 만큼, 이제부터 추진될 정책들이 남은 오바마 정권에서의 통상정책 방향을 판단하는 데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연구원 보고서는 앞으로의 통상정책에 영향을 미칠 두가지 변수로 경제회복 속도와 2010년 말 중간선거를 제시하였다. 경제 여건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도시 중저 소득계층의 지지율이 높은 민주당이 세를 불리고, 반대로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기업들의 실적도 호전되면, 공화당이 의석수를 회복할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원은 오랜 기간 일관된 소신의 노장 의원들이 물러나고, 지역구 기반의 단기 성과에 치중할 소장의원 비중이 높아지면 미 의회와 통상정책의 향방은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업계, 무역구제조치 등 무역집행 강화에 대비해야
국제무역연구원은 미국에서 아직까지는 보호무역적이라고 판단할 만한 구체적 조치나 입법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나, 향후 무역구제조치 등을 포함한 무역집행이 강화될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내다보았다. 특히 Buy American의 직접 수혜대상이기도 한 철강업과 또 다른 사양산업인 섬유산업의 경우 무역구제조치를 더욱 활발히 할용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또, 환율조작을 이유로 대중국 제재가 본격화될 경우 중국내 우리 기업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였다.
한편 협상이 끝난 후 2년이 지났으나 아직 양국 의회에서 비준되지 못하고 있는 한미 FTA의 경우, 지난 주 양국 정상회담에서 FTA의 중요성을 재확인하였으나, 아직 구체적인 비준시기나 추진 방안은 거론되지 않았고, 미국의 정치일정을 고려할 때 조기 진전은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보았다.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2010년 의회 중간선거 전까지는 여론을 의식한 보호무역 흐름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리 기업들은 통상정책 변화 요인을 예의주시하고 상황변화에 따른 대비가 긴요하다고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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