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최근 수출경쟁력 추이
지난해 말 세계 경기의 침체와 함께 급격히 위축되었던 우리 수출이 금년 들어서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5월의 경우 조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4월에 비해 수출이 다시 줄어들긴 했지만, 이러한 계절적 요인을 제거하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전월대비 월평균 수출증가율이 3%대를 기록하였다. 작년 4분기의 수출이 워낙 급락했기 때문에 전년동기 대비로는 아직 큰 폭의 수출 감소율을 나타내고 있으나 지난1월 이후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LCD, 자동차, 가전, 휴대폰 등 우리 수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품목 군들이 이와 같은 증가세를 주도하며 해외 시장에서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상품 구성 경기침체기에 불리
사실 우리나라의 수출은 상품구성 측면에서 보면 이번처럼 급격한 경기 침체기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경제가 위기에 빠지면 가계는 소득이 감소하기 때문에 필수소비를 제외한 내구재 소비 등은 뒤로 미루며, 기업들은 사업 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투자를 최대한 자제하게 된다. 과거 미국의 1, 2차 오일쇼크, IT버블기, 저축대부조합 사태 등 주요 경기침체기를 살펴보면 가계의 내구소비재에 대한 지출증가율은 전체 소비지출에 비해 평균적으로 10%p가까이 낮았으며 내구재 수요 위축기간도 2년 이상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내구재 지출과 연계되어 있는 개도국의 중간 및 자본재 수요도 따라서 부진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내구재와 자본재의 수출 비중이 65%에 달하기 때문에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충격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주요 11개 수출품목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2000년대 평균 수입 비중은 각각 37.5%, 52.5%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의 해당제품 수출 비중은 75.9%와 65.4%에 이른다. 그러나 이처럼 불리한 수출상품 구성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우리 제품들은 올 들어 주요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요 시장에서 시장점유율*① 상승
이처럼 해외수요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력 수출품목들이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보임에 따라 주요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상승하였다. 우리나라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2%p 늘었는데 이는 지난해의 점유율을 100으로 보았을 때 올해 108.5에 달하는 수치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과인 셈이다. 다음으로는 서유럽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100에서 102.1로 2.1% 높아졌다. 반면 시장점유율이 하락한 국가는 선진국 중에서는 일본으로 2008년 1~4월에 비해 23.6%나 감소하였으며 개도국 중에서는 대만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중국을 제외한 BRICs의 시장지배력이 약화되었다.
중국시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시장점유율이 2.4% 상승한 가운데 서유럽과 미국이 각각 14.3%, 11.7%씩 점유율을 늘렸으며, ASEAN, 기타 BRICs 등 후발 개도국들의 시장점유율이 가장 크게 하락하였고 선진국 중에서는 일본의 점유율이 1.6% 떨어졌다.
*① 이하에서 사용하는 ‘점유율’ 또는 ‘시장점유율’은 각국의 무역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직접 수출한 품목만 반영됨. 반면 ‘브랜드 점유율’은 국내 직접 수출, 해외생산을 통한 우회 수출 여부에 관계없이 특정 브랜드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 전체를 나타냄. 한편 가격변동성이 큰 석유류의 수출입 금액이 전체 시장점유율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통제하기 위해 모든 수출입 데이터 사용에서 이를 제외하였음.
逆샌드위치론 대두
2000년대 우리나라의 주변국에 대한 경쟁력 상황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용어는 ‘넛크래커’ 또는 ‘샌드위치’였다. 위로는 선진국의 높은 기술과 시장지배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아래로는 후발개도국의 저렴한 생산비용을 바탕으로 한 저가 공세에 밀려 양쪽으로 시장을 빼앗기면서 입지가 좁아졌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시장 점유율 통계들을 보면 그 동안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부터 시장점유율을 조금씩 가져 오기는 하지만 개도국이 우리의 점유율을 빼앗는 속도가 더 빠르게 나타나면서 전체적인점유율이 하락하는 형태로 샌드위치 현상이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2008년 이후에는 여전히 개도국으로부터 시장을 빼앗기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선진국의 몫을 더 많이 잠식하면서 시장점유율이 다시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아직까지 수출금액 자체는 감소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살아나면서 미국이나 중국의 수입 감소폭에 비해서는 경쟁국 대비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逆샌드위치 효과가 어떠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향후 해외수요 회복기에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지 관심이 모이고 있는 상황이다.
Ⅱ. 逆샌드위치 현상의 주요 특징
우리나라 점유율 상승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진다. 우선 첨단제품, 고가소비재 산업을 중심으로 상위 기업 및 국가의 점유율을 빼앗아 오고 있다. 또한 경쟁이 치열한 산업일수록 점유율이 크게 확대되는 양상을 보인다. 반면에 저부가가치 산업에서는개도국 등 후발주자들에게 점유율이 잠식되는 현상이 계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각각의 특징들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겠다.
현상 1 : 샌드위치의 상단으로 이동
점유율 상승의 특징 중 하나는 우리보다 상위의 시장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국가, 기업들의 점유율을 빼앗아 오고 있다는 점이다. 그 동안 개도국 등 후발주자들의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점유율이 차츰 낮아진 국내기업들은 단순 기능성 위주의 저가제품에서 기술 집약적이고 디자인 강화를 통한 프리미엄 제품 전략으로 대응하여왔다. 중저가 제품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기업들의 시도가 최근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프리미엄 전략이 점유율 상승을 유도
휴대폰, TV, 자동차와 같은 첨단제품 또는 고가 소비재 산업을 중심으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휴대폰 시장의 경우 저가폰 비중이 상승되어왔던 경쟁3사들인 노키아(Nokia), 모토롤라(Motorola), 소니에릭손(Sony Ericsson)들은 올 1분기에 과거 어느 때보다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기업들이 기존의 성공방식에 안주해 스마트폰, 터치스크린폰 등 새로운 트렌드 변화에 소홀히 대응한 반면, 국내 기업들은 시장 선호에 맞춰 제품라인업을 강화하면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 기업들의 브랜드 점유율이 작년 1분기 대비6.6%p가 상승한 29%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TV 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LCD TV의 대형, 고품질화, LED TV 출시 등을 통해 고급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신제품 출시에 있어서도 가장 활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동차 산업도 우리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는 신차를 중심으로 대형차와 소형차가 골고루 인지도를 높여가며 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美시장조사 기관인 J.D.Power사의 신차품질조사(IQS)에서 국내기업들의 순위가 오르는 등 환율상승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상승뿐 아니라 꾸준한 기술 투자를 통한 품질 향상과 인지도제고를 위한 대대적인 마케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특히 최근 고급차시장으로의 진입시도가 이미지 향상을 불러 일으켰고 전체 시장의 인지도를 더욱 강화시켰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환율여건 개선이 큰 영향
우리 기업들의 고부가가치화 전략과 함께 고환율도 점유율 상승에 큰 역할을 하였다. 원화가치는 전년 동기간(1~4월) 기준으로 달러대비 약 43% 평가절하 되었다. 이에 반해 주된 경쟁국인 일본은 같은 기간 오히려8.3% 평가절상 되어 가격경쟁력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및 아세안 국가들도 우리나라와 같이 각각 4.1%, 10.6% 평가절하 되었으나 우리의 절하폭이 훨씬 커 상대적인 가격경쟁력에서 우리보다 뒤쳐졌다. 자동차 시장의 경우 경쟁기업인 일본 업체들은 높은 품질과 브랜드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엔화강세의 직격탄을 맞은 형국이다. 미 자동차시장에서 우리나라 2개사의 브랜드 점유율이 5월 들어1.3%p 상승한 반면 일본의 자동차 3사 점유율은 3.2%p 하락하였다.
TV 시장에서도 원화가치 하락이 점유율 확대 측면에서 국내기업들이 유리한 위치를 만들었다. 최근 요시오카 히로시 소니 부사장은 ‘이 같은 환율 환경에서 경쟁상대인 한국 기업과 TV 판매대수 경합을 벌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토로하기도 하였다. 이를 반영하듯 올 1분기 전 세계 TV시장 브랜드 점유율에서 국내 2개 기업이 전기 대비 1.2%p 상승한 34.8%를 기록한 반면, 소니, 샤프, 파나소닉 등 일본 3사의시장점유율은 4.6%p 감소한 26.4%에 그쳤다(디스플레이서치 참조, 2009. 5).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대미시장의 수입데이터를 통해 보았을 때도, 점유율 상승이 나타난 산업은 우리보다 상위의 시장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국가의 점유율을 빼앗아 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에는 미국 시장점유율 1, 2위인 일본과서유럽의 점유율이 각각 6.8%p, 1.0%p 감소한 것에 비해 국내기업은 2.7%p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 동안 선진국에 비해 브랜드 가치의 저평가로 5%대 후반에서 점유율을 더 높이지 못했다. 금년 들어서는 점유율이 8.2%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 산업은 시장점유율이 1.3%p 증가하였고, 반면 점유율 1위를 보이던 중국은 0.3%p 감소하였다. 노키아 등 경쟁기업들의 브랜드 점유율 하락이 이들의 생산거점인중국의 점유율 하락으로 나타난 것이다.
현상 2 : 경쟁이 치열한 산업일수록 逆샌드위치 현상 심화
또 다른 특징으로는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국가 간의 공급능력 확대 경쟁이 심화되어 있는 산업에서 점유율 상승이 크다는 것이다. 석유화학, 반도체, LCD 등 중간재 성격의 산업들이 이러한 범주에 들어간다. 이들 산업은 2000년대 중반 세계 경제의 호황기 중에 고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주요 개도국들이 설비확장을 통해 생산능력을 크게 늘린 바 있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급격한 위축으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과잉공급능력 문제가 심화되었고, 이에 따라 기업 간 가격경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졌다.
중간재 산업은 가격이 수요를 결정
TV, 자동차 등 소비재의 경우 제품의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 브랜드 충성도 등 가격 외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하는 것에 반하여, 품질이 표준화되어 있는 중간재의 경우 수요를 결정하는 데 있어 가격의 역할이 훨씬 크게 나타난다. 결국 최근 경쟁국과의 환율 차이가 가격 경쟁력 차이로 이어져 최근과 같은 점유율 양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경쟁기업들이 원가부담으로 가동률을 회복하기 힘든 반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유리한 환율여건이 이러한 부담을 경감시켜 주어 가동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올 상반기 가전하향 정책 등 중국發 호재와 재고소진에 따른 재확보(restocking) 등 일시적인 수요증가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불과하고, 대만, 일본 등 경쟁 기업들이 생산을 늘리지 못하였던 것에 비해 국내기업들은 수요 증가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점유율이 상승한 것이다.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국내 기업들은 PVC,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계열 등의 범용제품이 주 생산라인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범용제품은 아세안국가들이나 중국 등 개도국의 설비투자로 이미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으로 평가 받고 있다. 금융위기로 인하여 작년 말 수요가 급감하였으나, 올해 들어 중국의 재정투자 확대로 인하여 전방산업의 수요가 증가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격경쟁력은 우리 기업들의 점유율을 확대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중간재의 수입비중이 큰 중국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전년 동기간 대비 2.7% 상승하여 2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반면, 2위 그룹인대만, 아세안의 점유율은 소폭 하락하여 점유율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 게임에서 우월적 지위 확보
반도체 산업의 경우, 2001년 IT 버블 붕괴 후 3년에 걸친 호황에 따라 업체들의 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났고, 재고급증 등 과열경쟁 상황이 되었다. 2007년 이후 극심한 부진이 이어져 오던 상황에서 최근 경기침체는 결정타로 다가와 하위권 업체들의 시장 퇴출이 나타나고 있다. 올 1월 독일의 키몬다(Qimonda)가 파산을 선언하였고, 대만의 반도체업체들이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등 생산능력이 크게 감소하였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유리한 환율여건 하에서 가동률을 회복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국내 2개 업체들의 브랜드 점유율이 작년 4분기 대비 5.1%p 증가한 55.9%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LCD 패널 시장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나타났다. 제품 단가 하락에 따른 원가부담이 큰 대만기업들이 가동률을 쉽게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된 것이다. 일례로 대형 TFT-LCD 패널의 경우, 한국 기업들의 브랜드 점유율은 출하대수 기준으로 작년 1분기 40.6%로 대만 46.3%에 비하여 2위를 차지하였으나, 올 1분기에는 51.7%로 크게 상승하여 대만(38.1%)에 비하여 큰 폭의 신장을 보였다(디스플레이뱅크 참조,2009. 5). 중국 수입데이터에서도 2000년대 이후중국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고수해오던 대만이 위기이후 한국에 자리를 내어주었다. 대만은 올해 들어 점유율이 34.2%로 전년 동기간 대비 -15%p 감소하였으나, 한국은 48.6%로 13.5%p나 급등한 것이다.
현상 3 : 저부가가치 산업에서는 아래로부터의 잠식 지속
노동집약적 산업이나 기술력의 격차가 크지 않아 우리나라가 후발 개도국에게 시장을 꾸준히 잠식당해온 산업에서는 샌드위치 현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고환율로 가격경쟁력이 향상되었다고는 하나 저임금 등 개도국의 저원가 생산능력에 원천적으로 뒤쳐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섬유산업의 경우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추세적인 점유율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점유율이 2000년 4.4%에서 2008년 1.6%까지 하락하였고, 올해 들어서는 더욱 낮아진 1.3%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의 경우 2000년대 초반 10%대에 불과하던 점유율이 2007년 이후 30%를 넘어서고 있으며, 최근 위기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3.8%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세안6개국의 점유율도 중국보다는 완만하지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기술력 제고를 통하여 고급원단 등 프리미엄 제품 강화 등에 나서고 있지만, 산업특성상 아직까지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 산업의 경우에도 전형적인 넛크랙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컴퓨터 시장에서 HP, 델(Dell), 에이서(Acer) 등 미국기업이나 후지쯔, 도시바 등 일본기업이 여전히 시장지배력을 보이고 있다. 또한 개도국의 경우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조립가공 형태로 이들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국내기업들이선발기업들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는 동시에 개도국의 저원가 생산에 뒤쳐져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시장을 보면2000년대 추세적으로 하락했던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올해 들어서도 전년 동기간 대비 0.5%p 감소했다. 2000년 9%대의 점유율이 올해 들어 2%로 하락한 것이다. 이에 반해 중국의 경우 2000년10% 초반에 머물렀던 점유율이 올해 들어 더욱 확대되어 55.7%의 점유율을 보이는 등 섬유산업과 유사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Ⅲ. 맺음말
요약해 보자면 현재의 시장점유율 상승은 첨단제품 및 고가 소비재 산업, 그리고 공급과잉이 심화되었던 중간재 산업에서 크게 나타났다. 지난해 말 세계금융시장의 혼란 속에서 급등했던 원화 환율이 큰 기여를 했지만, 우리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와 기술개발, 고부가가치화 노력이 맞물리면서 세계 1등 기업과 국가의 점유율을 빼앗아 올 수 있었다. 미국시장에서 고환율 효과가 나타나기 이전인 2008년부터 점유율의 상승세 반전이 나타났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반면 노동집약적 산업, 저부가가치 산업 부분에서는 점유율의 하락 추세가 지속되었다.
점유율의 상승은 우리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이지만 이는 다시 우리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일단 시장에 우리 제품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져 제품에 대한 간접적인 홍보효과가 커지게 된다. 제품의 생산과 유통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면서 생산 및 유통 단가가 하락하고 시장지배력 확대에 따른 이점도 누릴 수 있다. 더욱이 이익규모가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기업들이 과감하게 설비투자를 늘릴 수 있는 여지를 주며, 기술개발, 마케팅 등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경쟁력 유지를 위한 노력 지속해야
하지만 최근의 현상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환율여건은 점차 악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분기 이후 원화가 빠르게 절상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이나 품질에서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한 제품군이나 가격에 민감한 중간재 산업을 중심으로 고환율에 따른 상반기의 유리한 여건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상승한 점유율이 환율하락으로 단기간에 낮아지지는 않겠지만 경쟁국들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M&A를 통해 재도약할 기반을 준비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은 최근의점유율 상승에 안주해서는 안될 것이다. 일례로 대만 D램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정부주도하에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본 TV업체들은 해외공장 조립라인 중단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또한 LCD 산업에서는 대만 등 경쟁기업들이 재정비를 통해 가동률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러므로 최근의 점유율 상승효과에 취하여 고부가가치 제품개발 및 마케팅 투자 등 경쟁력 유지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주요 수출산업에 있어 최근 나타나고 있는 逆샌드위치 현상은 분명 경기회복시기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만약 수출경쟁력을 통해 점유율을 높게 유지할 수 있다면 향후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보다 더욱 빠른 반등을 보일 것이다. 오일쇼크이후 일본이 그러하였듯이 세계경기 회복 시 높아진 점유율을 발판으로 더욱 큰 폭의 수출 신장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www.lgeri.com) 강중구 책임연구원·윤상하 선임연구원]
웹사이트: http://www.lg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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