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기쁨과희망은행’에서 실시하는 출소자 대상 창업전문교육을 무료로 받고, 1500만원을 저리로 대출받아 자그마한 양말가게를 차리고 또 양말을 팔러 다닐 트럭도 구입했기 때문이다.
조연구씨는 사실 지난해 3월 청송직업훈련교도소에서 나온 출소자다.
수감 전 개인회사를 운영하던 조씨는 사업 부도로 생활이 힘들던 차에 설상가상으로 아내가 둘째아이를 제왕절개로 출산하면서 병원비까지 더해져 생활이 말이 아니었다. 생활고에 허덕이던 조씨는 생계형 범죄를 저질렀고 징역 4년을 구형받았다.
수감기간동안 조씨는 출소 후에는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군산직업훈련교도소에서 제과제빵자격증을 청송직업훈련교도소에서 Co2용접과 아르곤용접자격증을 땄다.
하지만 출소 후 현실은 냉담했다. 전과자라는 낙인에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사회가 무섭기만 했다. 초등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루벌어 먹고 사는 일용직 뿐. 일용직으로 지하철 스크린도어 설치작업도 했지만 커가는 두 아들과 치매를 앓고 있는 장인·장모를 모시기 위해서는 고정 수입이 필요했다.
아내와 몇 날을 머리를 싸매고 궁리 끝에 마음먹은 것이 바로 양말장사였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저가의 양말판매 수입이 쏠쏠하다는 말을 들어서다. 하지만 양말장사를 하려며 트럭도 필요하고 또 고정 수입을 올리려면 가게도 있어야 했다.
이런 고민 중 알게 된 곳이 바로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기쁨과희망은행’이었다. 이곳에서는 출소자들에게 창업교육도 해 주고, 또 신용불량자가 대부분인 이들에게 담보 없이 저리로 창업자금을 빌려주고 있었다.
조씨는 2주간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의 전문창업상담사로부터 창업교육을 받았고 창업심사를 거쳐, 1500만원의 창업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었다.
이 돈으로 가게 전세계약과 차량을 구입한 그는 지금 트럭을 타고 팔도를 돌아다니면서 양말을 팔고 있다. 아내는 서울에 위치한 가게에서 양말을 팔면서 양말차량판매상에게 도매로 물건도 공급한다.
지방에서 장사를 하다 날이 늦어지면 길옆에 차를 세워놓고 쪽잠을 자기도 하고, 식사도 제때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얼른 돈을 벌어 자신을 믿어준 ‘기쁨과 희망은행’ 대출금을 갚아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조씨에게는 꿈이 있다. 가족들과 평생 행복하게 사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법무보호공단에서 추천해 준 임대주택 계약이 끝나는 3년 후에는 작지만 전셋집도 하나 마련해 가족들과 오순도순 살고 싶다고 한다.
# 수원의 한 사우나에 입점해 구두광택과 수선을 하고 있는 허종범(51.가명)씨도 기쁨과 희망은행에서 실시하는 창업교육을 수료하고 1,300만원을 대출받아 창업에 성공한 케이스다. 원래 족발집을 운영했지만 경영부진으로 사채에 손을 댔고, 식당이 부도가 나면서 특가법 위반으로 구속되어 1년 6개월여간 구속 수감되어 있었다. 허씨도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 창업상담사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후 예전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어엿한 사장이 되었다.
# 박철종(47)씨는 생활고로 인한 순간의 실수로 5년간이나 감옥에 있었다. 박씨에게는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 있는데 가족에게 더 이상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창업교육에 참가했고, 현재는 금번 창업자금 대출액 중 최고금액인 2천만원을 지원받아 중국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 25일 창립 1주년을 맞이한 ‘기쁨과 희망은행’(위원장 이영우토마스신부)은 출소자와 살해피해자 가족이 경제적으로 자립 할 수 있도록 창업교육을 실시하고 무담보로 창업자금 대출을 해주고 있는 비영리사회복지기관이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10월에 이어 올 4월에도 출소자를 위한 창업교 육을 실시했으며, 회당 교육 참가자는 40명 내외였다.
2008년에는 교육 참가자 40명중 22명이 중도 이탈해, 18명이 교육을 수료했고 이중 8명이 창업에 성공했다. 이 8명에게 저리로 대출 된 창업자금은 총 8300만원.
올해 4월 교육에는 총45명이 참가, 32명이 수료해 지난해보다 높은 수료율을 보였다. 이중 22명이 사업신청서를 냈고 신청자의 약60%에 달하는 13명에게 1억 8천 9백만원을 창업자금으로 지원해 주었다.
이들은 현재 사우나 내 구두업·이발업을 비롯해 식당, 반찬가게, 양말가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원자 중 4명이 현재 추가 심사를 받고 있으며 이들까지 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7천 8백만원이 추가 되어 총 17명에게 2억6천7백만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창업을 위한 대출을 모든 출소자들에게 해 주는 것은 아니다. 먼저 창업교육을 이수해 전반적인 이론지식을 습득한 수료자를 대 상으로 창업의지, 교육자세 및 사업 계획서를 토대로 심사를 거쳐 대출여부와 금액이 결정된다.
‘기쁨과 희망은행’에서 진행했던 첫 창업교육은 모두 외부강사가 강의를 맡아 진행했다. 그러나 비영리단체이다 보니 강사초빙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서울시에 운영하는 일자리플러스센터와 지난 3월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센터소속의 전문 창업상담사들이 무료로 창업 교육과 창업컨설팅을 실시하게 된 것이다.
서울시 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 강의를 맡아 진행하게 되니, 좀 더 체계적인 교육과 상담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 센터측에서 강의에 참가한 수강생들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교육기간 외에도 자세한 창업· 경영컨설팅도 진행할 수 있었다.
창업보다 취업을 원하는 수료자들에게는 일자리를 추천해, 실제로 취업을 희망한 5명 중 2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는 단순히 일회성 창업교육에 그치지 않고 창업 이후에도 지속적인 상담과 경영진단을 통해 성공적인 경영을 이어 나가도록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번 교육을 진행한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 이은 창업팀장은 “취업 의지와 역량을 갖춘 출소자들이 전과자라는 이유로 취업을 하지 못해 생계유지 어려움을 겪게 되고, 사회 복귀 실패감으로 범행과 재수감의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들에게 창업 및 취업교육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소자와 살해피해자가족의 자립을 돕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 교정사목위원회 소속 사회복지기관인 “기쁨과 희망은행”은 출소한 지 2년 이내의 출소자와 살해피해자를 위한 한국판 마이크로크레 디트 은행(Microcredit Bank)다. (전화. 923-4726~7)
※마이크로크레디트 은행이란 ?
신용이나 담보가 없는 빈곤층과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돈을 빌려줘 창업을 할 수 있도록 경제적 기반을 마련해 주는 목적으로 세워진 은행
서울특별시청 개요
한반도의 중심인 서울은 600년 간 대한민국의 수도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리고 현재 서울은 동북아시아의 허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시민들을 공공서비스 리디자인에 참여시킴으로써 서울을 사회적경제의 도시, 혁신이 주도하는 공유 도시로 변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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