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자 시인 첫 시집 ‘단단하면 깨지고 예리하면 꺽이고’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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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출판사
2009-07-08 17:17
대구--(뉴스와이어)--‘단단하면 깨지고 예리하면 꺽이고’는 정미자 시인의 처녀 시집으로 시인의 인생에 녹아있는 삶의 깊이와 부피를 초록의 잎사귀들이 바람에 흔들리듯 신선하고 상큼하지만 낮은 목소리로 들려주고 있다.

우리가 삶속에서 지나치는 천편일률적인 형태의 모습을 시인은 특유의 섬세한 시안으로 이끌어 내어 우리의 삶이 어느 쯤에서 물러서고 나아가야함을 절실하게 해 준다. 무료하게 진행되는 삶의 시간 속을 시인은 논두렁 저녁놀 영혼 붉은 홍시 등 하찮은 일상의 물상에서 삶의 지혜와 기쁨을 발견하여 아득한 서정의 목소리로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삶의 기쁨을 들려준다.

제목 : 단단하면 깨지고 예리하면 꺽이고
작가 : 정미자
판형 :국16절
면수 : 128
출판사 : 한비 출판사
값 : 8,000

<정미자 시인 소개>
월간 한비문학 시 부문 신인상
월간 한비문학 작가
한국 한비문학작가협회회원
詩와 늪 문학회 회원

<작가의 말>
불치병자가 밤중에 아이를 낳고 급히 불을 켜 아이를 살펴 보았습니다.
혹시 아기가 자기를 닮았을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어설프고 부족했던 마음들을 담아보매 두려움이 설레설레 돌아보니 빈손입니다.
그 세월 한바탕 꿈같고 늘 미혹했던 자신을 보게 되어 부끄럽습니다.
내 부족한 언어의 빈곤에 이름 석 자 뭉글뭉글 맺힌 아린 추억과 부족한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깊어서 앙금 된 사연들은 가슴에 박혔으매 먼저 가신 애틋한 분들께 첫 시집을 바칩니다.

오늘도 달이 밝습니다. 진정으로 혼자가 되는 시간 결국, 부족함에 여지없는 까닭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삼가 님들의 건승을 기원하며 격려해주신 은혜의 님들께 큰 감사드리며
문향의 문우님들 한비문학 편집님 시를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께 부족한 인사를 가름합니다.
기축년 소망의 계절에 詩人 정 미자

<해설 일부>

=시의 서정과 사유
시의 본류는 언제나 서정에 있다. 그리고 그 서정의 고삐는 대게 여류들의 것이 더 단단하기 마련이다. 오늘 새로운 시집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는 정 미자 시인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시인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늘 아침이슬처럼 청순하고 앳된 서정. 그리고 이미지가 우리들의 딱딱한 생활을 적셔주는 반드러한 물기가 되어 주리라 믿기 때문이다.

가을 서성이다가
개 망 풀 스러진 들길에 앉았다.

자빠진 논두렁에
저녁 해가 기울었다.

들길 가으로 서성이다가
그 가능성의 무게에
짓눌린 영혼이 훔쳐 올수 있었던
여유?

붉은 땡감 하나.
ㅡ<가을 들판에서 >ㅡ 전문

“개망풀 스러진 들길”에 “논두렁” “저녁 해” “영혼” “붉은 땡감” 으로 이어지는 것은 서정의 기본적인 틀에 놓이는 소도구들이다. 시의 틀을 보면 서정이지만 묻어나는 것은 밝은 서정이다. 소녀시절의 순수함이 나 성장기나 그 이후의 서정 용량을 다 수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진폭이 예사롭지 않다. 그런데, 그 정 미자 시인의 서정은 그대로 생활로 연결되는 것들이다. 용량이나 진폭을 지니는 서정이 일상으로 그 외면을 넓히고 있음을 주목할 수있다.

거창 사과랑
신고 배랑
수복딸기가 수북이 모였다.
개구리참외 무등산 수박 머루 포도랑
진주백도도 맛깔스럽다.

그만한 공간
할머니 아가씨
색시도 앉았는데
그들의 목소리
어서 오이소
이리 오이소
한결 같더라

아 -
정답기는 한결 인데
어디로 가얄지
잠시 머뭇거린다.
그러다가 나의선택
할머니!
키위 주세요
나는 싱긋 웃는다.
이리 오이소
이리 오이소
ㅡ<과일 공판장에서>전문

따옴 시 는 걸리는 데가 없다. 순하게 읽힌다. 적당한 행갈이와 말의 진행이 자연스럽다. 그러면서 생활 속의 한 장면이 카메라에 찍힌 것처럼 소박한 일면을 드러내 준다. 말 짓 하는 여러 과일가게 앞에서의 머뭇거림, 이웃 가게 아가씨와 색시들에게 미안한 마음 이 들었다는 선택의 여지에서 미안함과 소박함이 어울린 표현, 소박한 것일 때 진정성을 드러낼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이 시에서는 비유나 상징이 성취하고자하는 “내포”를 외면한 것이라 보면 안 된다. 문맥을 자연스레 끌고 가는 가운데 그 흐름에서 내용이 만들어 진다는 점에 유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반면에 정시인은 자연 현상 속에서 불가적 사유를 드러내기도 한다.
강 희 근(시인,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부 이사장)

<작품 소개>

‘들꽃의 노래’

버들가지 흔들며 바람 타고 놀아요.
산천 웃는 들 마당에
오롯 오롯 그루터기
따사로운 봄 들판에
언제든지 앉았으니
아지랑이 은빛 가물 춤출라치면
치맛자락 흔들리며
이리 한번 오셔요

말 없는 가슴에 그리움 하나
노랑 하양 민들레도 앉았답니다.
들녘 한 켠 길 섶 가에
파릇파릇 돗나물
개울도랑 습습한데
보드라운 돌미나리
양지쪽 묏등 위엔
보송보송 할미꽃이
그리움 살랑살랑 꽃 피우지라
다정한 눈길로만 살짝 앉았다
돌아서는 길목에 쉬이 밟지 마셔요.

‘제비꽃 기지개’


심장이 멈출 것 같네

꿀참나무 가랑 잎새
비집고 올라온
실낱같은 꽃대에 꽃이 피었네.

가녀린 몸짓 수줍은 아림
누가 볼까 수줍어

사르르
숨 기우네.

‘행(行)’

그대
지금
무얼 찾고 있는가

삶의 길목에
덫을 놓고
사슴을 훔치는가

어제 핀 장미가
저리도
탐스럽기로

흔적 없는
바람이
앉았던 자리

구하든지
버리든지
마음.

한비출판사 개요
한비출판사는 자비출판 전문 출판사로 문학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문예지인 월간 한비문학을 출간하고 있다. 월간 한비문학은 참신하고 역량있는 문인을 배출하며 전국 서점에서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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