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어섰으며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 투자확대는 주식시장의 성장 및 기업의 주주중시경영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는데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의 적대적 M&A 시도 등 경영권 위협, 고배당, 유상감자 등의 단기적 이익추구 성향 등 일부 외국자본의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투기성 외국자본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정부는 공시제도를 비롯하여 국내자본과의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각종 규제를 정비 중에 있고 외국의 유수 언론이 이와 같은 조치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등 외국인투자자들은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는 상태이다. 결국 투기성 외국자본의 위협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면서 건전한 외국자본 투자를 더욱 활성화하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며 이를 위해서는 외국인의 투자행태를 지속적으로 살펴보면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최근 외국인이 투자한 기업은 어떠한 변화를 보였을까? 이하에서는 최근 외국인지분율이 증가한 기업과 감소한 기업을 대상으로 외국인의 투자비율 변화에 따라 기업이 어떠한 특징을 보였는지를 살펴보고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국내 자본시장의 시각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표본의 특징
본 분석의 대상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제조업체 중 2001년 1년간 평균 외국인지분율이 5%이상인 기업으로 하였다. 연간 5%이상의 외국인지분율을 유지한 기업은 외국인이 어느 정도 지속된 관심 및 영향력을 가지고 투자한 기업으로 가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그러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2004년의 지분율을 파악하여 3년간 지분율이 상승한 기업 30개와 하락한 기업 30개를 추출하였다. 지분율 상승/하락 표본은 단순히 지분율이 높거나 낮은 기업표본과는 구별된다. 즉 2001년을 기준으로 외국인이 어느 정도 관심을 보이고 있던 기업들 중 그 이후 지분율이 일정범위 이상 상승했거나 하락한 기업들은 지분율 변화와 기업의 특징 변화의 관계를 살펴볼 만한 요인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분석의 목적이 외국인의 투자비율 변화와 기업특성 변화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므로 비교기간 동안 지분율이 높든 낮든 일정하게 유지됐던 기업군은 분석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였다. 참고로 비교기간 동안 지분율 상승 상위 30개 기업은 지분율이 3년간 평균 52% 상승하였고 하위 30개 기업은 평균 2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표본의 특징을 살펴보면 상승 기업군은 수출비중 50% 미만인 내수기업이 70%이고 하락 기업군은 53%를 차지하고 있어 외국인이 내수기업에도 투자를 많이 하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및 화학업종이 상승 기업군의 33%, 하락 기업군의 47%를 차지해 이들이 외국인이 선호하는 업종으로 파악되었다.
펀더멘탈에 충실한 외국인 투자자
먼저 기업의 기초체력을 측정할 수 있는 펀더멘탈 측면에서의 분석을 하였는데 최근 외국인투자자는 기업의 펀더멘탈에 충실한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펀더멘탈은 기본적인 재무비율을 살펴봄으로써 평가할 수 있는데 기업의 수익성, 안정성 및 성장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대표적인 지표를 선정하여 상승 기업군과 하락 기업군의 차이를 비교해 보았다.
먼저 수익성 지표는 자기자본이익률(ROE)로 측정하였는데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자기자본에 대한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이다. 분석결과 상승/하락 기업군 모두 비교기간 동안 ROE가 상승(상승기업군 4%→16%, 하락기업군 -1%→4%)하였으나 절대적인 수준에서는 상승기업군의 ROE가 하락기업군의 ROE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상승기업군의 수익성이 하락기업군에 비해 우수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결과로 외국인은 수익성이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줄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안정성은 부채비율로 측정하였는데 부채비율은 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이다. 비교기간 동안 상승 기업군의 부채비율은 176%에서 99%로 77%포인트 감소하였으나 하락 기업군의 부채비율은 130%에서 170%로 오히려 40%포인트 증가하였다. 즉 초기에는 하락 기업군의 안정성이 상승 기업군보다 더 양호했지만 이후 상승 기업군은 재무안정성의 개선효과가 큰 반면 하락 기업군은 오히려 악화된 것이다. 성장성은 매출액 성장율로 비교하였다. 비교기간 동안 상승/하락 기업군 모두 매출액이 성장하였으나 상승 기업군의 매출액성장률이 23%로 하락 기업군의 매출액성장률 16%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내었다. 이와 같이 최근 외국인지분율이 상승한 기업은 전반적인 펀더멘탈 측면에서 개선효과가 뚜렷하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고 반대로 하락한 기업은 수익성 및 안정성 측면에서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뒤집어 생각해보면 외국인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투자종목이 펀더멘털 측면에서 개선될 것이 예측되면 투자를 늘리고 악화가 될 것이 예측되면 투자를 회수하는 즉, 펀더멘탈에 충실한 투자를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여 수익을 극대화
두 번째로 대상기업군의 시장가치 상승률을 살펴본 결과, 외국인은 우량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에서 제대로 가치를 평가 받지 못하고 있는 기업을 발굴하여 수익을 얻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주식시장에서 특정 종목이 장부 가치에 비해 시장가치가 얼마나 평가 받고 있는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로 측정해볼 수 있는데 분석결과 2001년 PBR은 상승기업군(0.61)이 하락기업군(0.97)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었으나 2004년 PBR의 경우 상승 기업군은 55% 상승(0.94)하였고 하락 기업은 오히려 2% 감소(0.95)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상승 기업군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장가치가 장부가치에 근접해오는 것에 비해 하락 기업군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이다. 시장가치의 변화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상승/하락 기업군의 주식시장에서의 평가를 살펴보았다. 먼저 기업의 시장가치를 나타내는 시가총액 측면에서 상승 기업군의 경우 비교기간 동안 평균 83%가 증가하였으나 하락 기업군은 오히려 시가총액이 평균 7% 감소하여 상승 기업군의 시장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하였음을 알 수 있다. 시가총액의 경우 유무상증자 및 감자로 인한 자본변경의 효과가 포함되므로 주가상승률을 추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교기간 동안 상승 기업군은 주가가 241% 증가한데 비해 하락 기업군은 43% 증가하는데 그쳤다. 동 기간 동안의 종합주가지수가 45%p 상승(617.91→895.92)하였음을 감안할 때 상승 기업군의 주가상승 효과는 시장평균에 비해서도 월등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외국인이 앞서 언급한 펀더멘털의 개선효과에 따라 투자를 늘리고 그러한 결과로 해당 종목의 거래유동성이 확대되어 전반적인 주가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도 추론해 볼 수 있다.
외국인지분율 상승기업의 배당은 대폭 증가
외국인의 투자확대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최근 외국인지분율이 증가함에 따른 배당압력 증대 및 투자 감소 등이 부정적인 영향으로 부각되고 있다. 즉 외국인이 기업으로부터 투자자금을 조기에 회수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투자를 하지 못하게 하고 이익에 대한 배당을 늘리도록 압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배당금이 증가한 것이 외국인의 압력에 의한 것이라고 결론짓기 위해서는 근거가 필요하며 근거가 불확실한 심증적인 우려는 외국자본에 대한 배타성만을 확대시킬 수 있다. 배당에 대한 분석결과, 상승 기업군의 배당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에 관한 지표로 배당성향과 주당배당금의 두 가지로 살펴보았는데 상승 기업군은 배당성향이 3%포인트, 주당배당금이 81%나 상승하였고 하락 기업군은 오히려 배당성향이 11%포인트 감소하고 주당배당금도 상대적으로 소폭 상승(20%포인트)한 결과를 나타냈다. 배당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에는 기업의 배당여력 증대나 주주중시경영의 확산에 따른 자연스런 배당증가현상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외국인지분율 상승이 기업의 배당압력을 증가시켰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락 기업군에 비해 상승 기업군의 배당이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한 것은 눈여겨볼 만한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투자위축 현상은 나타나지 않아
기업은 장기적 성장을 위해 이익에서 배당을 제외한 나머지를 유보하여 향후 기업성장을 위해 R&D 및 설비에 재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외국인지분과 관련하여 배당과 기업의 투자위축 현상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투자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는 R&D 투자액과 설비투자액을 각각 매출액으로 나눈 R&D투자율과 설비투자율을 사용하였다. 그 결과 R&D는 상승 기업군의 경우 1.18%에서 1.23%로 소폭 상승(0.05%포인트)한데 비해 하락 기업군의 경우 1.70%에서 2.55%로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0.85%포인트)하였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상승/하락 기업군 모두 비슷한 상승세 (상승기업군 1.06%포인트, 하락기업군 0.87%포인트)를 나타내어 외국인지분율의 변화가 기업의 투자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외국자본을 활용하라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최근 외국인지분율이 증가한 기업은 펀더멘탈 측면에서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고 주식시장에서의 가치도 꾸준히 상승하였다. 또한 주주에 대한 배당이 증가하고 성장을 위한 투자는 큰 변화 없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려했던 기업에 부담을 줄 정도의 배당압력이나 투자위축 효과는 발견되지 않았다. 반면에 외국인지분율이 하락한 기업은 펀더멘탈 측면에서 초기에는 상위 기업군보다 우수한 부분도 있었으나 이후 대체로 수익성 등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대상기업 내에서 외국인 투자는 기본에 충실히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폐해에 대한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자본자유화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은 확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투기성 외국자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으나 외국자본의 기여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일부 투기성 외국자본의 경영간섭 및 단기이익추구 행위를 보면서 이를 전체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우리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외국 선진국에 비해 공시제도 및 각종 규정에 있어서 미비한 부분은 그 수준에 맞추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할 것이고 기업의 건전한 발전 및 자본시장의 안정에 해가 되는 투기자본의 교란행위를 무방비로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투기성 외국자본이 아닌 건전한 외국자본은 더욱 활성화시켜 기업과 자본시장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펀더멘탈이 튼튼하고 주주중시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으로 건전한 외국자본이 유입되는 것은 분명 기업과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지분율 확대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지만 외국인주주는 일부 우량종목에 편중되어 있고 아직까지 증시에 상장되어있는 기업 중 상당수는 외국인의 관심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기업들은 펀더멘탈의 개선 및 적극적인 IR 등의 노력을 통해 외국인투자를 제고하여야 한다. 투기적인 외국자본 유입에 대한 규제와 더불어 건전한 외국자본유입을 촉진 및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LG경제연구원 배지헌 경제연구그룹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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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 선임연구원 3777-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