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 요
최근 국제 유가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입 원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 유종인 두바이유의 현물 가격은 8월 10일 현재 배럴당 70달러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08년말 배럴당 약 36달러 선과 비교해 본다면 불과 7개월여 사이에 두 배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이와 같이 석유 가격이 급등했을 때 개별 국가에 미치는 영향은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상이할 것으로 판단된다. 왜냐하면 석유에 대한 경제, 산업, 에너지 의존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비용 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 경제의 석유 의존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OECD 및 BRICs 국가들과 비교해 보고, 과도한 석유 의존성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2. 에너지의존도의 국제 비교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에너지의존도를 OECD국가들을 중심으로 비교해 볼 경우, 첫째,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에너지 이용의 비효율성이 지속되고 있다. EU-KLEMS통계를 이용하여 분석해 본 결과 2005년 기준 부가가치 생산액 대비 에너지 투입액은 19.4%로 조사 대상 OECD 20개국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OECD 평균 에너지 투입액 비중은 10.0%로 한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이와 같이 과도한 에너지 투입 구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에너지의 석유의존성도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008년 기준 한국의 1차 에너지중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43.0%로 OECD 평균인 40.4%, BRICs 평균치인 28.8%, 세계 평균인 34.8%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2008년 기준 한국의 명목 GDP는 OECD 30개국중 12위에 불과하나, 석유 소비량은 1억 TOE(Ton of Oil Equivalent)로 미국(8.8억 TOE), 일본(2.2억 TOE), 독일(1.2억 TOE)에 이어 OECD 국가중 4위를 기록하고 있다.
3. 석유의존도의 국제 비교
첫째, 경제 규모 대비 석유 소비액 비중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IMF 및 BP(British Petroleum) 통계를 이용하여 추산해 본 결과 2008년 기준 한국의 석유 소비액이 명목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OECD 30개국은 물론 BRICs 4개국과 비교할 때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의 2008년 연간 원유 소비액은 약 813억 달러로 IMF 통계 기준 명목 GDP 9,470억 달러의 8.6%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OECD 국가들은 평균 3.6%, BRICs 국가들도 6.6%로 한국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둘째, 1달러어치의 생산에 사용되는 석유소비량도 한국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국이 1달러어치의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할 때 사용되는 원유 소비량은 0.14리터로 OECD 30개국(평균 0.06리터)은 물론 BRICs 4개국(평균 0.11리터)보다도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별로는 BRICs국가인 인도가 한국과 동일한 0.14리터를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2005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1달러 생산당 석유 소비량은 BRICs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였으나, 2008년에 들어서는 이 관계가 역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셋째, 1인당 석유 소비량도 OECD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석유 소비량은 2008년 기준 약 17.3배럴로 추산되었는데, 이는 OECD 30개국과 BRICs 4개국중 7위에 해당된다. 한국보다 높은 1인당 소비량을 보이는 국가는 벨기에·룩셈부르크(28.0배럴), 카나다(25.2배럴), 미국(23.3배럴), 아이슬란드(23.3배럴), 네덜란드(21.5배럴) 뿐이며, OECD와 BRICs 평균은 각각 13.7배럴과 3.7배럴에 불과하다. 특히 1990년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1인당 소비량은 OECD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하였으나, 1995년 이후부터는 OECD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4. 정책적 시사점
석유 다소비 경제 구조가 지속될 경우 단기적으로 유가 급변동에 따른 경제의 석유 에너지 민감성이 커져 급격한 경기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화석 연료 고갈로 고유가 시대가 대세인 점을 감안할 때 경제의 고비용 구조 문제가 심화될 우려가 존재한다.
따라서 현재의 석유 다소비 경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첫째, 근본적으로 에너지 이용 효율성 제고를 위한 경제·산업 구조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에너지 다소비 산업인 중화학 공업의 에너지 이용 효율성을 제고시켜야 한다. 또한 IT 산업, 제조업 지원 서비스업, 관광업 등과 최근 부상하고 있는 녹색산업과 같은 에너지 저이용 산업 비중(굴뚝 없는 산업)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석유를 대신할 수 있는 미래 신재생 에너지 개발 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재생 에너지 연구에 대한 R&D 투자 확대와 더불어 빠른 상업화가 가능할 수 있도록 관련 시장의 적극적인 육성이 요구된다. 또한 신재생 에너지 개발 연구와 사업 관련 전문 인력이 부족한 현실을 감안하여, 대학 내 관련 학과 확대, 민·관 공동 출연 전문 교육 기관 설립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
셋째, 국제 유가 변동에 민감한 경제 구조 개선을 위해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신재생 에너지의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채산성, 사업성을 감안한다면 단기간 내 화석연료의 대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석유 에너지 비중을 줄이기 위한 과도기적 대안으로 원자력에 대한 에너지의존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다만 원자력 발전소는 핵폐기물 양성과 같이 환경 및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넷째, 국가 안보 차원의 중장기 에너지 자원 확보에도 주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정부 차원의 해외 자원 외교가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 나아가 선진국은 물론 최근 중국의 경우처럼 정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에너지, 원자재 등에 대한 저렴한 공급처를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에너지 자원 개발 사업의 효율성을 제고시키기 위해 민·관 협력이 보다 확대되어야 한다.
다섯째, 민간의 자발적인 석유 소비 절약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 하이브리드카 등과 같은 석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소비재에 대한 녹색소비 문화가 정착되도록 정부와 업계의 홍보 노력과 세제 혜택이 보다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요일별 자동차 운행 제한 정책 참여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
*위 자료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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