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물 갈등관리 연구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물을 둘러싼 갈등을 적절히 관리하기 위해 미국과 같은 선진외국의 경험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 이에 경기개발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물과 관련된 갈등이나 분쟁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는지를 다룬 ‘미국의 물 갈등관리 연구’를 발표했다. 본 연구는 경기도가 물 갈등을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는데 필요한 선진국의 지식과 정보를 구한다는 취지에서 미국의 경험을 제도와 사례에 중심을 두고 분석한 후 우리 사회에 적절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 몇 가지 정책제언을 하고 있다.
미국의 물 갈등관리 제도
미국의 경우 물 갈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상 유역의 물이용을 놓고 사법적 소송을 거친 재판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전통적으로 주를 이루어 왔다. 그런데 사법적 소송 방식은 재판 지연, 과다한 비용, 재판과정의 기술적 난해성, 경미한 사안에 대해 소송절차상의 부적합성 등의 문제점을 지니므로 이러한 취약점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비사법적 갈등해결 장치를 모색하는데 그 대표적인 경우로 대안갈등해결제도(ADR: 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를 적극 활용하게 된다.
이러한 ADR 방식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ADR법이 1998년에 제정되었다. 이 법에 의해 지방법원도 모든 민사소송의 당사자들이 소송의 적당한 단계에서 ADR 제도를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ADR 관련 제도적 뒷받침을 위해 해당 법률 이외에도 법령, 주무부서의 정책, 양해각서 등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한편, 미국은 물 관련 갈등을 조정하는 지원시스템이 정부 내부에서 잘 조직화되어 있으며 민간의 인적, 사회적 상호 연계체계가 이를 뒷받침해 준다. 미국의 대표적인 물 갈등 조정기관으로 주로 연방차원의 환경갈등 문제를 조정하고 해결하는 미국 환경갈등해결원(US IEDR)과, 미국 환경청(EPA) 내에 갈등예방⋅해결센터(CPRC)가 있어 연방정부의 부처별 갈등조정 지원 역할을 한다. 그리고 물 갈등을 다루는 관련 기구로서 미국 환경청 내 행정심판위원회(OALJ)가 있다.
미국의 경우, 물 갈등 내지는 분쟁이 발생하였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차원에서 갈등 조정 착수 절차를 설정해 놓고 있다. 물 갈등 조정 착수 절차는 물 갈등 조정 신청자가 본격적인 물 갈등 조정 절차를 진행하기 전에 밟아야할 절차로 크게 3단계로 구분된다. 즉, 면담-갈등평가-과정설계로 이루어진다. 물 갈등 조정 착수 절차를 거친 후 수립한 갈등조정 추진계획에 대해 갈등 당사자들이 합의를 한 경우에 한해서 그 다음 단계인 본격적인 물 갈등 조정이 이루어진다.
미국의 물 갈등관리 사례
미국의 물 갈등은 대체로 주간(Interstate)의 갈등 특징을 보이며, 이에 물 갈등 문제는 주간의 사법적 소송의 형태를 띠게 되고 대법원 판결에 의해 해결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후 사법소송에 대한 대안으로서 협상의 장점에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협상에 의한 협정을 통해 갈등을 해소하는 추세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물 갈등관리 사례는 크게 수질오염 갈등관리와 수량(수리권) 갈등관리로 대별된다.
한국의 물 갈등관리에 대한 반성
현재 우리나라의 물 갈등 해소 차원의 ADR 제도는 ‘공공기관의 갈등예방과 해결에 관한규정(2007.2.12 제정 대통령령 제19886호)’에 근거해 성립한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첫째, ADR 차원에서 참여적 의사결정방법의 도입을 명문화하고 있다. 다만, 참여적 의사결정방법을 구체적으로 정의하지 않고 있으며 채택 여부를 중앙행정기관의 장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 그만큼 채택 여부는 가변적일 수 있다는 한계를 지닌다. 둘째, 갈등조정협의회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ADR의 조정 제도로서 우리나라가 취하고 있는 정식 제도라 할 수 있다. 다만, 조정, 중재, 조정적 중재, 중립인 평가 등 다양한 ADR 방식을 적용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관계 행정기관과 이해 당사자로 구성되는 조정협의회의 구성에 국한한다는 점에서 그 기능이 대단히 미약하다. 더욱이, 정식 법이 아닌 대통령령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그나마도 ADR의 다양성을 전혀 보장해 주지 못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외에도 갈등조정협의회는 임의의 조직이기에 행정기관의 장의 확신에 그 활용 여부가 달려 있고 더 나아가 이것이 활용된다 하더라도 협의의 구속력이 확보되어 있지 않아 갈등조정의 내용이 이행된다고 확신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는 공공갈등 및 공공분쟁의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한 ADR 제도가 미비하다보니 대체로 입법, 행정 단계에서 조정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은 대화나 협상, 조정 등으로 갈등문제를 해결하려들기보다 힘으로 요구를 관철하거나, 강제성이 담보되는 사법적 절차(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에 의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여기는 관행이 힘을 얻고 있다. 그렇지만 물 갈등이 발생하였을 경우 이해 당사자와 지속적인 협의를 위한 논의구조를 개발하고 연구자료와 정책협상 등의 뒷받침이 있어 원만하게 갈등이 해소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팔당호를 둘러싼 상하류간 갈등을 한강수계특별법의 제정을 통해 해결해 간 사례가 바로 그것이다.
미국 경험으로부터 도출해 낼 수 있는 정책방안
우리나라가 물 갈등관리의 정책 방향으로 가장 고려해봐야 할 것으로 ‘협상을 통한 합의형성 촉진’을 들 수 있다. 물 갈등은 대체적으로 주로 이해관계 갈등의 특성을 보인다. 그런데 이해관계 갈등의 경우, 이익을 갈등당사자간에 적절히 안배해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이해 당사자들간의 차이점을 탐색⋅조정하는 협상을 잘 설계하고 협상에 수반되는 제반 여건이나 제도적 장치, 인적자원을 확보하고 협상문화를 정착시켜간다면 상당수의 물 갈등 문제는 사회적으로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되고 해소될 수 있다. 민주적 협상을 이용한 호혜적 합의 도출 방법의 연장선상에서 다양한 대안적 분쟁해결 기법들을 활용하면 물 갈등관리는 한 차원 발전해 갈 것으로 보인다.
ADR 방식을 포함한 참여적 갈등해결 기법이 적극 도입되고 활용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장애요인을 제거하거나 활용의 법적⋅제도적 토대를 탄탄하게 해주는 작업이 완료되어 있어야 한다. 특히, 참여적 갈등해결 기법 적용에는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는 점을 감안하여 예를 들어, 기금 조성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그 다음으로 이러한 기법들의 적용에 대한 법과 제도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현행 ‘공공기관의 갈등 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에서 대안갈등해결제도(ADR) 관련 부분을 개선하고 더 나아가서 과거에 법률 제정을 추진하다 중지한 ‘갈등관리기본법’으로 승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는 중앙정부 이외에 지자체에도 의무사항을 강제할 수 있게 되어 보다 효과적이고 제대로 된 제도적 뒷받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를 위한 제언
경기도의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물 갈등관리를 위해서 ①물 갈등에 대한 적극적인 중재자로서의 경기도 역할에 대한 인식 전환 필요 ②경기도 차원의 물 갈등관리 전략 모형의 수립 ③경기도 분쟁조정위원회 개편 및 갈등관리 사무국(물갈등관리 분과)의 설치 ④물 갈등관리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연구의 지원 ⑤경기도 내 지자체간 다양한 협의체의 구성과 참여가 필요하다.
웹사이트: http://www.g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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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개발연구원 경제사회연구부
유영성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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