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생계비는 ‘국민이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최소한의 비용’으로서 국민의 소득·지출수준과 수급권자의 가구유형 등 생활실태, 물가상승률등을 고려하여 매년 중생보위에서 결정한다. 그러나 해마다 그렇듯이 최저생계비는 국민의 생활실태를 반영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예산에 맞춰 결정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비계측년도에는 물가상승율 예상치를 약간 웃도는 선에서 결정되곤 하였으며 이는 최저생계비의 상대적 수준을 급격히 하락시키는(99년 최저생계비 : 도시근로자 가구 평균소득의 40.7%→ 08년 최저생계비 : 도시근로자 가구 평균소득의 30.9%) 근본적 결함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올해 중생보위에서는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정부가 내년도 최저생계비 인상률을 실질소득 감소 등의 경제상황과 재정 부담을 고려한다며 내년도 소비자물가상승률 예측치(한국은행 3.0%, 기획재정부 2% 후반, 삼성경제연구소 2.8%)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2% 대 인상안을 주장하고 이를 관철시킨 것이다. 과거 2002, 2005, 2006, 2007년에는 2%대의 물가상승률에도 불구하고 최저생계비 인상률을 3% 이상으로 결정한 바 있는데도 말이다. 1%도 채 안 되는 인상률의 차이지만 최저생계비가 기초생활수급자는 물론, 영·유아 보육과 장애수당 등 복지사업 전반의 대상선정 및 급여의 기준으로 활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의 파급력은 상당하다. 그만큼 기재부는 예산의 숨통이 트였을지 모르나 국민의 숨통은 조여올 것이 분명하다.
한편, 어제(25일)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정책위의장단과의 오찬에서 “4대강 사업 예산 때문에 복지 예산과 사회간접자본 예산이 축소됐다는 주장은 오해”이며 그래서 “실상을 국민에게 잘 알려 달라”고 한나라당에게 당부했다고 한다. 또한 한나라당 관계자는 “올해 예산은 경제위기 속에서 편성한 긴급 예산이므로 단순히 올해와 내년 예산을 비교해서는 안 되고, 경제위기 이전과 비교해 복지나 인프라 관련 예산이 축소되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했다. 과연 그런가. 최저생계비를 부족한 예산에 맞추어 실질적으로 깎는 마당에 도대체 국민들이 뭘 오해했다는 것인지, 올해는 경제위기라 긴급예산을 편성한 것이라면 내년에는 경제위기가 끝나고, 민생이 나아진단 말인지 국민은 묻지 않을 수 없다.
진정 ‘오해’하고 있고 ‘알릴’ 필요가 있는 사람은 국민들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다. 법에 보장된 ‘국민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조차 예산논리로 재단하면서 겉으로 친서민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일이다. 참여연대는 다시 한 번 최저생계비의 실질감소 결정에 매우 큰 유감을 표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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