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때늦은 감이 없지만 교육과학기술부·보건복지부 등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신종플루에 대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다. 이에 우리는 학교현장에서 아이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교사로서 이를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그러나 핵심을 비켜가며 전시용, 1회용 대책에 그쳐서는 안된다. WHO(세계보건기구)와 전문가들이 지적해 왔듯이, 신종플루의 광범위한 확산이 예정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의지가 면피를 위한 전시용, 1회용 대책에 그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정부는 전교생 발열 감시를 위한 교문 앞 열재기, 고위험군 관리, 행사 자제, 휴교조치, 위생관리 등 신종플루 확산 방지를 위한 주요 대책을 발표하였지만, 이것만으로는 현장의 혼선에 대처하기 어렵고 확산방지가 어렵다. 예를 들어 교문 앞에서 전교생의 열을 재는 것은 외부에서 보기에는 그럴싸하지만 누가, 어떻게 열을 정확하게 잴 것이며, 어디로 보고될 것인가, 그리고 그 결과 열이 있는 학생이 있다면 누가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더 문제이다. 체온계의 센서는 정확하지 않은 경우도 있고, 열은 여러 가지 이유로 날 수 있다. 이를 구분하여 신종플루를 확진하고자 해도 병원이나 보건소가 서로 미루거나 많은 돈이 들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무엇을 기준으로 등교여부를 결정해야 하는지도 혼란스럽다. 더구나 이러한 관리에 대한 실질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학교 현장의 보건교사는 수천명의 학생들 당 겨우 단 1명 뿐이고, 그나마 전국에 70%의 학교에 미치지 못하며, 보건소, 병원의 긴밀한 협력체계도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못하다.
문제점과 제언
“보건교육을 토대로 한 학생 생활주기 조절, 종합적 대처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 매일 1시간, 적어도 주 1시간은 반드시 보건수업을 실시하도록 해야 한다.
신종플루는 바이러스로부터 발생하며, 발병을 예방하려면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즉 학생, 학부모가 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면역력을 높일 수 있도록 일상생활을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적어도 신종플루가 유행하는 이 시기만이라도, 학생 학부모가 적절한 수면과 식이, 휴식의 중요성을 알고 다른 것에 우선하여 이를 실천하도록 해야 할 일이다. 감염의 경로, 손씻기 등 위생, 발생 시 대처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알고 어디에서 문제가 생기고 있는지 함께 점검하는 수업이 필수적이다. 발열감시 역시 열이 날 때 증상에 대하여 학생들이 잘 알고 있을 때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지난 2007. 12, 모든 학교, 모든 학생에게 체계적인 보건교육을 의무화하고, 교과부 장관은 시수, 도서를 정하여 보건교사에게 이를 담당하도록 한 학교보건법이 통과되었던 바 있다(참고자료 참조). 우선은 매일 1시간, 적어도 주 1시간은 반드시 보건수업을 하도록 하여, 학생들이 건강관리 능력을 발휘하게 해야 한다. 나아가 앞으로 OECD각국처럼 교과이기주의에 갇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보건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학생들의 생활주기를 조절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수립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선 학생들이 아침에는 학교에서, 방과 후에는 학원에서, 이후에는 집 혹은 집 주변에서 생활하는 점을 고려하여, 학교, 학원, 가정에서의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발열감시, 위생, 발생시 대처는 학교만이 아니라, 학원, 가정에서도 함께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며, 신종플루가 유행하는 시기만이라도 학생들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도록 학교, 학원에서 수업시간을 단축하고 휴식시간을 늘리는 것도 고려할 일이다.
▷신종플루의 진단, 치료 및 학교등교 여부 기준 및 대처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학교 보건교사들은 열이 나는 학생들에 대해, 병원과 보건소가 서로 신종플루에 대한 진단을 미루거나, 확진에 드는 돈이 10여만원이나 되는 상황에서 진단을 권유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는 학생들이 있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업결손을 우려하는 학생, 학부모들은 확진도 되지 않은 학생들을 등교정지시키는 것에 대해 심한 불만을 나타내는 한편, 감염을 우려하는 학생, 학부모들은 완치가 확인되지 않은 학생들을 등교시키는데 대해 항의하고 있다. 수천명의 학생에 대해 보건교사 1인이 아무런 진단도구도 없이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완치여부와 학교로의 복구에 대한 판단 역시 주먹구구로 이루어지고 있다. 적절한 대처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현장성, 효과성을 높이는 신종플루 대처를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보건교사단체가 참여하는 신종플루 TFT를 구성하고 가동해야 한다.
학교 현장을 잘 알지 못한 채 수립되는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집행되기는 어렵다. 학교는 아직 성장기의 발달 특성을 가진 학생들이 단체로 모인 곳이고, 교과교육으로 하루의 일정이 잡혀있는 공간이며, 지역사회와 상당히 분리되어 운영되어 왔다. 매일 학교에서 실제 상황을 접하는 보건교사를 배제한 중앙공무원들만의 신종플루 TFT로는 탁상행정의 온상이 될 우려가 적지 않다.
▷적어도 매주 1시간씩, 신종 플루 관련 수업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나아가 법률에 따른 학교보건교육을 의무화하고 보건교사 배치, 승진 등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매일, 적어도 매주 1시간씩 신종 플루 관련 보건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교육은 권위 있는 정규수업시간에, 학생들 간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상황에 대해 적절한 대처 방법을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2007년 개정된 법률(학교보건법)에 따라 모든 학교에서 체계적인 보건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소 주당 1시간의 수업시수를 의무화하고, 이를 담당할 보건교사를 모든 학교에 두고, 36학급 이상의 거대학교에는 2인을 두도록 해야 한다. 또한 모든 학교, 교육청에서 보건교사의 승진을 원천봉쇄하여 학교와 교육청에서 보건교육정책이 우선순위에서 항상 뒤로 밀리고 마는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도록 해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보건복지부·행자부의 협동행정으로 종합대책을 발표해야 한다.
학교, 보건소, 병원 등이 각각 칸막이 행정에 갇혀서 학생과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상황은 개선되어야 한다. 학교-보건소-병원이 효과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협의체를 구성하고 종합대책을 발표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의 전문성을, 교육과학기술부는 보건교육과 보건생활지도의 전문성을, 행자부는 국가와 지역사회의 보건행정을 가동시킬 수 있는 능력을 상호 종합적으로 발전시켜가야 한다.
[참고자료 1] 보건교육을 의무화한 개정 학교보건법개정안(2007. 12.14)
제9조(학생의보건관리) 학교의 장은 학생의 신체발달과 체력증진, 질병의 치료 및 예방, 음주·흡연, 약물남용의 예방, 성교육 등을 위하여 보건교육을 실시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제9조의 2(보건교육) 1.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초중등교육법 제2조의 규정에 의한 학교에서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보건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여야 한다.2. 제1항의 보건교육 실시를 위해 시수, 도서 등 그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정하도록 한다.제15조의 2 (학교의사, 학교약사 및 보건교사) 모든 학교에 제9조의 2에 따른 보건교육과 학생들의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보건교사를 둔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규모 이하의 학교에는 순회 보건교사를 둘 수 있다.
[참고자료 2] 현장사례 (단체의견 아님, 일선 교사의 주장 글, 홈피)
서울 P보건교사 : 2009-08-27 08:49:37 어제, 오늘 각 뉴스마다 신종플루에 대한 교과부의 대응방안이 연일 메스컴을 타고 있습니다.
모든 학생들마다 등교할 때 체온을 잰다고 합니다.
참, 제가 무식해서 그런지 몰라도 그것이 얼마나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심입니다.
그리고 교실마다 매일 방역을 한다고 합니다. 우리학교는 인문계라 밤 10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그 다음날에는 새벽 6시면 학교를 등교하는 학생들고 있는데 그것이 가능할까요...지난번에 교과부에서 보내준 손소독제도 16개 밖에 오지않아서 우리학교같이 33학급은 학급마다 줄 엄두도 못내고 화장실에 두니 하루도 못가더군요. 얼마나 많은 손소독제를 줄지 의문이고 그냥 홍보용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교과부의 신종인플루엔자와 관련해서 보건교육강화나 위생교육강화는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미국은 보건교육이 잘 이루어지는 나라인데도 위생교육을 더 강화하겠다는데, 우리나라는 그나마 보건교육이 잘 이루어지지도 않는데 보건교육이나 위생교육이나 그야말로 “교육”은 어디가고 일시적인 생색내기용 대책들만 남발하고 있습니다.
교과부에 보건관련 일을 맡는 사람들이 모두 보건직이라서 그런지 교육은 전무하고 보건질관련 방역이나 시설적인 것에만 모두 촛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 같아서 참 씁쓸합니다. 정말 중요한 교육은 어디로 가고 시설적인 것과 생색내기용 정책들안 쏟아져 나오는 것 같습니다. 교과부에 보건 연구사님이 한분밖에 안 계셔서 보건교육 강화에 대한 내용을 신종인플루엔자 예방대책에 실을 만큼 힘이 없는 것인지, 아님 교과부의 보건직들이나 기타 장학사나 정책자들이 아직도 보건교육의 중요성은 무시한 채 전시행정만 하는 것이 아닌지 정말 우울합니다.
경기도 초등학교 j보건교사 (2009-08-27 09:22:34)
연일 메스컴에서 말하니 학생들이 신종 인플루엔자를 인지하고는 있으나, 정확하게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 입니다.
확실히 모르다 보니 두려움만 커져 조금만 감기 증상이 있어도 신종 인플루엔자가 아닌지 의심하고, 어디서 들었는지 미국은 예방접종을 하는데 우리는 왜 안해주냐고 우리나라 욕을 하고, 우리학교는 왜 교문에서 체온검사를 안하느냐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신종플루가 단순히 넘길 수 없는 전염병임에는 틀림없으나 도가 지나친 감이 듭니다.
강원도 K 보건교사 (2009-08-26 12:38:45)
-원주의 모여중의 사례
신종플루 확진을 받은 학생이 보건소에서 타미플루를 처방받고, 복용후 완치되었습니다. 완치 후에 등교를 하려고 했는데, 그 학급의 아이들이 신종플루 전염을 너무 염려하며 심지어 “확진받았던 아이가 학교에 나오면, 우리반 모든 학생들이 등교거부를 하겠다”고 담임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보건소에서도 완치판정에 대한 확인서를 발부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하여 보건샘과 담임교사가 곤란에 빠져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는 신종플루에 대한 보건교육이 없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신종플루에 대한 정보를 메스컴을 통해서만 접하다보니, 아이들은 무조건 <무서운 병>이라는 생각만 하는 것 같아요.
-원주 모학교 사례
교장이 보건교사에게 매일 아침 1교시부터 전교생을 대상으로 체온을 측정하라고 지시했답니다. 하여, 보건샘은 매일 아침마다 체온계를 들고, 학교전체를 순회하면서 1500명의 체온을 측정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37.8도 이상만 병원진료 보낼 것인지, 그 이하는 안전한 것인지 판단을 할 수가 없잖아요. 이런 경우에 37.6도라서 보건샘이 병원진료 권고를 하지 않았는데, 귀가 후에 발열이 되고 후에 신종플루확진이 된다면 이것도 문제구요.
조기발견을 위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체온을 매일 측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충북 CH 교사 (2009-08-26 16:19:56)
방금 기사에서 본 바로는 등교시 모든학생들을 교문에서 발열체크를 하겠다고 교과부와 복지부가 지침을 세웠나봅니다..이게 얼마나 비 효율적이고 무리한 방안입니까..천여명의 아이들이 등교시간이 제 각각이고 발열 학생은 한 명 있을까 말까한데 매일 매일 등교시에 체크라니요..누가 어찌 체크를 할까요..아니 과연 빈대 한마리 잡자고 초가삼간 태운다고..그 격 아닙니까.. 그렇지 않아도 발열 학생을 항시 모니터하고 있고 체크하고 있는데..정말 내놓는 방안이라는 것이 충분히 검토가 된건지 아연실색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어떠세요..과연 실효성이 있는 방책인지..참 하루하루가 전쟁입니다..이러다 내가 신종에 걸릴것 같아요..
경북 K교사 (2009-08-26 16:25:06)
맞습니다. 저도 교문앞 발열체크 신문보도를 보고... 학교 교문이 무슨 공항의 입국장이라고 생각하는듯하네요. 아침마다 아습시간에 모든 교실을 돌면서 결석학생 및 발열 학생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눈병까지 의심되는 학생들이 많아서(전부 알레르기성 결막염이었지만요) 눈도 보고 다니는데... 열이 있다면 바로 보건실로 방문하라고 하면 되지..무슨 교문에서...웃기는 일이죠...아이들이 위의 상황처럼 신종플루에 대해 오히려 과민반응을 하도록 조작하는듯 합니다.
포항 L보건교사 (2009-08-27 11:57:51)
어제 집에서 38도 고열과 콧물나서 동네 병원에 가니 인플루인자인는 확진할 수 없고 약만 주더랍니다/ 보건소에 <급성열성호흡기질환으로 인한 보건실 방문자수와 결석자수>를 <매일 오후 3시까지 보건소에 팩스보고>토록 내려온 공문을 담당자에게 질의하니 왈.-열성 기준은.. 체온보다 높은 미열이상 ... 인플루확진 및 명단보고는 병원의사들이 내리고, 그들이 보건소에 명단을 보고해야 알 수 있답니다. 결국 의사에게 떠넘겼다는 뜻입디다.
경기 K교사(2009-8-27 12:00 )
일선 학교에서는 전교생 체온을 재는 것에 대해 아주 부정적입니다. 재려거든 인력보강을 해줘야 한다고 하고(우리 교감 샘), 우리 지역 샘이 매일 교실 소독하는 것에 대해서도 보건소에 요구했더니 호흡기전염병인데 교실 소독하라고 했다면서, 질병관리본부지침에는 없다고 하더랍니다.
보건교육포럼 개요
사단법인 보건교육포럼은 아이들을 위한 보건 교육과 학교 보건 교육을 위해 일하는 단체다.
웹사이트: http://www.gsy.or.kr
연락처
사단법인보건교육포럼
이사장 우옥영
010-2533-2532
이메일 보내기
